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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DR5’ 쌍 축으로 재편되는 중국 반도체, 메모리 세대교체·자본 무장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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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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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IC 수출 1년 사이 24% 급증
가격 곡선 급등락 변수는 생산전환 속도
CXMT 등 IPO 통한 자본력 무장 움직임

중국이 메모리 산업의 세대교체를 본격화하며 글로벌 시장의 균형점 또한 흔들리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5를 동시에 키우는 중국 업체들의 전략이 단기적 가격 변동을 넘어 공급망의 우선순위를 재편하는 등 산업 전반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AI 서버 수요까지 결합하면서 중국 반도체는 더 이상 후발주자가 아닌 흐름을 주도하는 변수로 부상했다. 급등과 조정이 반복되는 가격의 이면에는 자본 확충과 기술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중국의 ‘큰 그림’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DDR4 공급 축소로 단기 가격 왜곡

12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의 집적회로(IC)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7% 급증한 1조1,600억 위안(약 238조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총 상품 무역액 증가율이 3.6%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7배 가까운 성장세다. 이 같은 수출 확장은 AI 서버 수요 폭증과 메모리 가격 급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전 세계 월간 D램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흡수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공장 가동률도 빠르게 회복된 것이다. AI 시장 확대가 메모리 산업의 체질 변화를 촉발한 셈이다. 

중국 메모리 제조사들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생산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변화의 선봉에 선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DDR4 생산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DDR5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이다. 연말까지 전체 생산량의 60% 이상을 DDR5로 바꾸고, 나머지를 LPDDR4·LPDDR5 등 저전력 제품군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AI·클라우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자, 미국의 대중 기술 규제 속에서 고부가 메모리를 통한 수익성 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CXMT가 주도한 세대교체 움직임은 시장 가격에 즉각 반영됐다. 선전 화창베이 전자시장에서는 DDR4 모듈이 420위안(약 8만,6000원)을 넘어선 수준으로 거래되면서 ‘금보다 비싼 메모리’라는 표현이 심심찮게 나온다. 이는 DDR4 공급 축소에 따른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자, 중국이 DDR5로 본격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으로 읽힌다. 이 때문에 업계는 CXMT의 본격적인 DDR5 진입이 현실화할 경우, 가격경쟁 재연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DDR4에서 경험한 가격 붕괴가 DDR5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가격 폭등에 시장 불안, D램 생태계 재편 신호

업계는 중국의 IC 수출이 폭증한 배경에 이러한 단기 가격 상승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봤다. DDR4 생산 축소와 AI 서버 확산이 겹치며 메모리 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가격 급등을 반영하기 위해 고객사와의 거래가를 이달 말로 연기한 바 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HBM·D램·낸드 제품이 모두 품절 상태”라고 밝히며 수요 초과 상황을 인정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DR5 현물 가격은 지난달 말 10달러에서 불과 2주 만에 16달러로 60% 급등했다.

이 같은 급등세는 불과 1년 전 중국발 ‘반값 메모리’ 공세에 따른 가격 폭락기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지난해 CXMT와 푸젠진화가 DDR4를 시세의 절반 수준인 0.75~1달러에 공급하자, 8기가비트(Gb) 제품의 평균 거래가격은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넉 달 새 36% 급락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IT 수요 위축과 채널 재고 누적까지 맞물리며 범용 D램의 낙폭을 키웠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국 업체들이 DDR4 생산라인을 잇따라 멈춰 세우면서 재고 비축 심리에 불이 붙었고, 단숨에 공급 부족 국면이 재개됐다. 이는 시장이 공급자 전략 변화에 따라 극단적으로 출렁인다는 점을 극명히 드러낸다. 

가격 상승은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수익성 구조까지 바꿔놓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차세대 DDR5는 고대역폭메모리(HBM)3E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의 서버 증설이 그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AI 데이터 학습용 서버는 기존보다 8배가량 많은 D램을 필요로 하는 만큼 공급자 우위의 협상 구조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기업의 평균판매단가(ASP)와 영업마진 개선을 의미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진다는 한계 또한 안고 있다. 지금과 같은 고가 기조가 유지되면 신규 투자와 공급 확대가 이어지고, 이후엔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압력으로 바뀌는 순환 구조를 불러올 가능성이 큰 탓이다. 이 때문에 시장의 초점은 중국이 DDR5를 언제, 어떤 속도로 본격 양산에 나서느냐로 좁혀지는 형국이다. 글로벌 D램 시장의 가격 곡선은 단기 급등, 중기 조정, 전환 완료 이후 재균형의 3단계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고, 향후 중국 메모리 기업들의 움직임이 그 변곡점을 결정지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도체 자립·시장 점유율 확대’ 동시 겨냥

중국 내 양대 메모리 기업인 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기업공개(IPO)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두 회사 모두 자금 조달을 통해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미국의 수출 규제 속에서도 자립형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먼저 CXMT는 지난 7월 시작된 상장 지도 절차를 마치며 IPO 준비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생산라인 확충과 HBM 개발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증권가는 CXMT의 상장이 성사될 경우 조달 규모가 최대 400억 위안(약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방증권은 “CXMT가 확보한 자금이 생산능력 확충으로 이어지면, 중국 D램 공급망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CXMT는 상하이에 HBM 패키징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 중 HBM3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여기에 DDR5 전환과 LPDDR5 비중 확대 등 제품 구조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이는 단순한 물량 확대를 넘어 고부가 제품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CXMT의 글로벌 D램 점유율이 1분기 6%에서 연말 8%로 오르고, DDR5와 LPDDR5 점유율 또한 각각 7%, 9%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YMTC도 모회사 YMTC홀딩스가 주식회사로 전환하며 상장 전 필수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현재 YMTC의 기업가치는 1,616억 위안(약 32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YMTC는 최대 3,000억 위안(약 6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 인정을 추진 중이다. 한때 미국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혔지만, 내수 중심의 생산 확대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회복한 만큼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2분기 YMTC 우한 2공장의 낸드 생산량은 웨이퍼 기준 13만 장으로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CXMT와 YMTC의 IPO가 계획대로 실현되면 중국 증시는 2022년 이후 최대 규모의 상장을 맞게 된다. 이처럼 중국 증시 내 반도체 섹터 전반에 활력이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심리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AI 반도체 기업 캠브리콘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90% 이상 급등했으며, 이 같은 상승세를 확인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스타트업 무어스레드 역시 상하이 스타마켓 상장 심사를 통한 상태다. CXMT와 YMTC의 IPO가 두 기업의 성장 동력에 그치지 않고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본 무장’이 본격화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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