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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단가 급변, 세계 비용 우위 확장 속 미국만 반대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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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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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설치 조건, 원전과 비슷한 단가”
입지 및 규제 따라 국가별 단가 차이 존재
단기 정책 변수+장기 비용 우위=변동성 확대 

전 세계 재생에너지 단가가 지난 수년 동안 꾸준히 낮아지며 전력 시장 구도를 바꾸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비용 하락 속도가 빨라지자, 유럽은 이를 에너지 전환 가속의 근거로 삼아 태양광·풍력 중심의 확장 전략을 굳히는 모양새다. 반면 미국은 전기요금 상승과 정치적 갈등이 얽히면서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의견 또한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미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비용 우위를 기반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미국의 정책 후퇴는 이러한 흐름과 충돌하며 국가별 전력 비용과 전환 속도의 격차를 더욱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기술 효율 개선으로 단가 하락

17일(이하 현지시각) 미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에 따르면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인 선택으로 여겨지지만, 최대 경제국인 미국 내 개발과 확산이 정치적 논쟁에 갇히면서 신규 프로젝트와 전력망 안정에 중대한 장애물을 만난 상태다. 매체는 “지금과 같은 추세로는 오는 2100년께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8°C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미국 내 정치적 공방과 인허가 지연, 송전망 확충 난항이 겹치면서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에서조차 재생에너지 투자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순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발전원별 균등화발전비용(LCOE)을 토대로 한 수치 분석이 깔린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BNL)는 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방법론을 적용한 연구에서 대규모 태양광 발전(20MW, 100MW)의 LCOE는 2030년까지 메가와트시(MWh)당 47~48달러 수준으로 내려가며, 원자력을 포함한 모든 발전원 가운데 가장 낮은 값으로 계산된다고 밝혔다. 같은 시점에 원전 LCOE는 매년 2.6%씩 건설비가 늘어나는 흐름을 반영해 약 50달러/MWh 수준으로 관측됐다.

또 석탄 발전 LCOE는 설비 이용률 저하와 건설비 상승, 연료비 변화가 뒤섞여 현재 수준과 비슷한 궤적을 보였고, 가스 발전 LCOE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았던 연료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전제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일시적인 하락 구간을 거친 뒤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여기에 원전 사고 위험 비용과 석탄·가스 발전의 탄소 배출 비용을 더하는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하면, 2030년 원전 LCOE는 60달러/MWh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올라가고 석탄·가스 LCOE는 각각 113%, 41%씩 뛰었다.

가스·그린수소 혼합 연소 발전과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을 비교한 분석에서도 태양광·ESS LCOE는 설비와 배터리 가격 하락 효과로 시간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반면, 그린수소 가격 부담이 큰 가스·그린수소 혼소 발전 LCOE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대규모 태양광 발전 LCOE가 원전을 앞지르는 시점을 2020년대 후반으로 점 찍고, 이후 2030년경에는 태양광 발전이 원전보다 저렴한 선택지로 전환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태양광과 해상풍력이 더 이상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대안 에너지’가 아니라 주류 발전원으로 자리 잡을 단계에 들어섰다는 진단이다. 

기업의 비용 압력→국가 경쟁력 논쟁

다만 이러한 시나리오는 대규모 설비 구축을 전제로 한 까닭에 입지 제약과 인허가 장벽이 큰 국가에는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한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블룸버그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태양광 LCOE는 MWh당 98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30달러) 대비 3.3배 수준이자, 글로벌 평균(35달러)과 비교해도 2.8배에 이르는 고비용 구조다. LCOE가 발전소 수명 전반의 건설비·운영비·금융비를 모두 반영하는 구조적 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동일한 모듈·동일한 기술을 사용해도 금융비용과 규제 환경 차이만으로 단가가 완전히 달라지는 현실이 다시 확인된다.

풍력 단가 격차는 더 극단적이다. 중국 육상 풍력 LCOE가 MWh당 30달러로 태양광과 같은 수준인 데 반해, 한국은 126달러로 4.2배 비싸다. 글로벌 평균 육상 풍력 37달러와 비교해도 국내 단가는 압도적으로 높은 구간에 머문다. 해상 풍력의 경우 한국 LCOE는 300달러, 중국은 59달러로 무려 5.1배 차이를 보인다. 중국은 전력망과 저장설비, 송전 인프라에 장기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간헐성 문제를 줄이고 금융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반대로 한국은 제한된 입지와 인허가 지연, 높은 금융비용, 계통 혼잡 비용 등이 누적되면서 동일한 풍력 단지가 글로벌 평균보다 훨씬 비싼 전력을 생산하는 구조가 굳어진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0년 전력생산비용 보고서에서도 이러한 격차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재생에너지 LCOE는 태양광 96.6달러, 육상 풍력 113.3달러, 해상 풍력 161달러로 모두 원전 53.3달러, 석탄 75.6달러, 가스복합 86.8달러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미국과 중국, 유럽, 인도 등 주요국은 태양광·육상 풍력이 석탄·가스보다 저렴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국가별로는 원전보다 더 싼 구간을 형성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인도는 태양광 LCOE 35.5달러가 석탄 70.5달러와 원전 66.1달러보다 낮았고, 미국 역시 태양광 44달러·육상 풍력 39달러가 가스복합발전 45달러보다 저렴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용이 유독 높은 핵심 요인으로는 간접비 부담이 꼽힌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1년 보고서에서 한국 태양광 설비비는 해외 대비 평균 10% 높지만, 기자재 및 시공 비용만 따지면 주요국보다 오히려 18% 낮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금융비용과 인허가 지연 등 간접비가 해외 평균 대비 68%나 더 높다는 점이다. 여기에 기업들이 사옥 또는 공장 지붕에 설치해 충당할 수 있는 전력 비중이 최대 15% 수준에 그친다는 한계, 재생에너지 인증서(REC)·전력구매계약(PPA) 단가가 산업용 전기요금 대비 높다는 점까지 겹쳐 기업의 비용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이는 재생에너지의 가격 경쟁력을 입증한 LCOE 시나리오가 일부 국가에선 비용 구조 전반에 가로막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생에너지 전환 불가피” 전망 강화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 비용을 둘러싼 논의는 세계 곳곳에서 더 뜨거워지는 형국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최근 보고서에서 “‘1년 사이 전 세계 신규 육상 풍력 프로젝트의 평균 LCOE가 kWh당 0.033달러로 15% 하락했고, 태양광과 해상풍력 LCOE도 각각 0.048달러, 0.075달러로 13%씩 내려갔다”고 정리했다. IRENA는 “이런 비용 하락 속도를 바탕으로 지난해 추가된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257GW에 달하며, 전 세계 신규 발전설비의 81%를 차지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작년 완공된 설비 덕분에 올해 세계 발전 비용은 최대 550억 달러(약 80조원)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은 이러한 비용 구조 변화를 정책 전환의 속도를 높이는 명분으로 삼았다. 유럽연합(EU)은 역내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0년 22%에서 2030년 40%로 확대하는 법정 목표를 확정했고, 러시아산 화석 연료 의존 축소와 기후 대응을 동시에 추진한다. 특히 독일은 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을 통해 2030년 태양광 설비를 60GW에서 215GW로, 육상풍력을 56GW에서 115GW로 확장하며, 해상풍력 설비도 8GW에서 30GW로 늘리도록 설정했다. 이 계획이 실제 이행될 경우, 독일은 매년 22GW의 태양광을 추가 확보하게 된다. 

반면 미국은 동일한 비용 구조를 두고도 다른 노선을 택하는 모습이다. 먼저 정부와 공화당은 전기요금 상승 원인을 재생에너지 탓으로 돌리는 메시지를 반복하며 신규 프로젝트 제동과 세제 지원 축소 논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실제 미국의 가정용 전기 요금은 2021년 이후 약 30% 상승했고, 최근 1년 사이에도 5.5% 뛰면서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을 키우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 사례를 언급하며 “재생에너지 도입 주에서 전기요금이 치솟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청정전력협회(ACPA)에 따르면 뉴저지에서 가동 중인 풍력터빈은 6기에 그치고, 주 전체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0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부 정책을 둘러싼 회의론은 한층 짙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천연가스 가격 상승, 노후 송배전망 교체 비용, 변압기 부족,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신규 가스발전소 건설 비용 등이 동시에 얹히면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다방면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글로벌 단가가 꾸준히 내려가는 가운데 각국의 정책 방향과 송전 인프라, 비용 부담 방식의 차이가 체감 비용을 전혀 다른 궤도로 이끄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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