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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美 14나노 봉쇄 뚫은 중국의 적층 실험? 기술·비용 전선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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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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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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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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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나노 단기 추격 전략 본격화 흐름
미 규제 강화, 기술 경쟁 변수로 부상
발열·수율 한계에도 ‘빠른 추격’ 관측

중국이 구형 공정 칩을 겹쳐 올리는 방식으로 4나노급 첨단 성능을 구현했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술렁이는 모습이다. 최신 공정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성능을 끌어올리겠다는 중국의 시도가 미국의 규제 강화와 맞물려 큰 파장을 낳은 것이다. 업계는 발열과 안정성 같은 기본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중국 특유의 빠른 따라잡기가 이번에도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메모리 경쟁 구도 역시 또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외부 기술 의존 완전 제거”

26일(이하 현지시각) 대만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중국반도체산업협회 부이사장인 웨이샤오쥔 칭화대 집적회로학과 교수는 최근 개최된 ‘ICC 글로벌 CEO 서밋’에 참석해 자국의 차세대 AI 반도체 전략을 공개하며 “14나노 구형 공정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3D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기술로 엔비디아 최신 칩 성능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설계는 실험적 기술을 넘어 이미 기능적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중국이 미세 공정 경쟁을 전면에서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국이 보유한 범용 공정만으로 성능 격차를 메우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의 첨단 장비 수출 통제 속 이뤄낸 쾌거로 해석될 수 있는 까닭이다. 웨이 교수는 “3D 하이브리드 본딩은 단순한 패키징이 아니라, 메모리와 로직 사이의 데이터 이동 거리를 최소화해 병목을 제거하는 ‘대안적 아키텍처’라고 설명하며 “외부 기술 의존도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는 표현을 반복했다. 

이를 위해 웨이 교수는 기술적 구성 요소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먼저 첫 번째는 소프트웨어 정의 로직 구조를 통해 로직 칩 동작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이어 두 번째는 근메모리 컴퓨팅을 통해 메모리와 연산 장치를 3차원 구조로 밀착시켜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는 접근이며, 세 번째는 이를 구현하는 수단으로 3D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사용해 로직과 D램을 물리적으로 결합하는 단계다. 그는 “이러한 조합을 통해 기존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구조에서 발생하는 대역폭 제약을 근본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웨이 교수는 “이번 기술로 120테라플롭스(TFLOPS, 1TFLOPS=1초에 1조 번 연산)급 성능과 와트당 2TFLOPS의 전력 효율을 달성했다”며 설계·배치·적층의 혁신으로 성능을 끌어올린다는 중국의 반도체 청사진을 다시 한번 선명히 드러냈다. 그러나 실물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채 수치만 제시한 점은 중국 안팎에 논란의 여지를 안겼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중국이 성능 증명 그 자체보다 미국의 규제 장벽 앞에서 미세 공정 대체 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적 메시지’를 내보내려는 의도였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비첨단 칩 통제 조치 무력화하나

이번 소식이 알려지면서 올해 초 미국 정부가 내놓은 14나노 이하 칩 판매 시 고객 조사 의무화 조치도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사안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화웨이로 유출된 칩 사건을 재발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내놓은 행정명령 초안에서 출발한다. 미국은 TSMC가 만든 칩이 우회 경로를 통해 화웨이 제품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하고 기존 7나노 이하 규제만으로는 중국의 조달 경로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4나노, 16나노 등 더 넓은 공정 범위를 사전 허가 대상에 포함시키고, 판매 전 고객 신원과 실제 사용처를 세부적으로 확인하도록 요구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이란, 이라크를 포함한 20개국은 아예 AI 반도체 구매가 불가능하도록 제한했고, 동맹 18개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를 대상으로는 구형 공정 칩 판매 시 정부 허가를 의무화했다. 해당 조치에 따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은 고객사 구조와 최종 패키징 위치, 칩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수(300억 개 기준)까지 평가해야 했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비첨단 칩이어도 무조건 통제 대상이 됐다. 미국은 이를 통해 제3국을 통한 우회 조달과 위장 발주, 패키징 단계에서의 공급망 이탈 같은 경로를 한꺼번에 차단하려 했다.

당시 글로벌 산업계는 미국의 조치가 과도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중국의 14나노·18나노 적층 실험이 알려지면서 미국의 규제를 둘러싼 해석도 달라졌다. 일반적으로 구형 공정은 제조 비용이 낮고, 생산 라인이 넓게 깔려 있어 실험 반복 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을 갖는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러한 환경이 새로운 형태의 성능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는 14나노 칩이 새로운 연산 구조 실험의 토대가 된 작금의 상황과 정확히 일치한다. 

저가 시장 잠식 가능성 확대

다만 발열 문제는 중국이 제시한 3D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실제 제품으로 구현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4나노 로직과 18나노 D램을 수직으로 결합하는 방식은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여 성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공정 숫자가 커질수록 기본 전력 소모가 커지고 적층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 밀도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결국 발열이 억제되지 않으면 수율 확보가 불가능해지고, 이는 단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중국이 제시한 성능 수치는 기술 잠재력을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으나, 안정성과 수율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장벽으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중국이 더블데이터레이트(DDR)4·5 시장에서 보여준 추격 속도를 고려하면, 이번 적층 실험 역시 단기간에 완성도를 높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봤다. 앞서 CXMT는 불과 11개월 만에 DDR5와 LPDDR5X 제품을 공식 전시회에서 공개하며 기존 DDR4 중심의 전략에서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선 CXMT가 기술 로드맵 전체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처럼 중국 메모리 기업이 단기간에 기술 격차를 줄인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적층 기반 AI 칩에서도 속도 중심의 추격 전략이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를 위해 중국 D램 업체들도 한국과 일본의 전문 인력을 대규모로 흡수하며 제조 기술 고도화와 생산 라인 확충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현재 CXMT의 월 웨이퍼 투입량은 27만 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비 절반 수준이지만,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품질 검증과 양산 경험을 빠르게 쌓고 있다. 이러한 양산 속도와 인력 기반은 향후 적층 기술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일정 부분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내수 시장을 실험장으로 활용하는 중국 특유의 방식은 반복 검증을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격의 가속 요인이 된다.

나아가 구형 공정 기반의 저원가 구조 또한 중국 기업이 시장을 잠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극자외선(EUV) 장비의 부재는 10나노 이하 미세 공정 경쟁에서 중국에 불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미세화에 의존하지 않는 3D 적층 방식이나 D램 적층 로드맵이 본격화하면, 중국으로선 비용 대비 성능 경쟁력을 내세울 여지가 커진다. 이처럼 비용 경쟁력에 기반한 생산 확장 전략이 현지 정부의 보조금 등과 결합하면, 중국이 저가 시장부터 빠르게 잠식하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은 한층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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