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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출하 700% 폭증 전망, ‘중국 물량전 vs. 선진국 기술전’ 이중 시장 개막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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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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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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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단가 대폭 인하, 양산 임계점 돌파
기술력 격차·소프트웨어 장벽은 한계
고사양 프리미엄 시장 진입 제한 패턴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 단가를 극단적으로 낮추며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내년 전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이 700%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은 저가 모델을 앞세워 초기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처럼 초기 시장의 흐름이 중국식 양산 체제로 고착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에는 고기술·고부가가치 영역에서 차별화를 모색하는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가격 경쟁력으로 초기 시장 점유 확대 노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9일(이하 현지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6년은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며 내년 출하량이 5만 대를 돌파해 전년 대비 7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특히 중국은 휴머노이드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며 로봇 도입 분야를 제조, 물류, 서비스 영역까지 빠르게 넓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기업들이 생산비 절감과 공급망 효율화를 기반으로 초기 시장의 가격 구도를 재편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중국 로봇 기업들의 양산 속도는 개별 기업 단위에서 이미 검증 국면에 진입했다. 애지봇은 범용 모델을 포함한 주요 라인업 생산량이 5,000대를 넘어섰으며, 산업용·범용·소형 특수 모델별로 1,700~1,800대 규모 라인업이 각각 별도로 축적됐다. 유비테크도 내년 5,000대, 내후년 1만 대 생산 체계 구축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위슈커지는 사족 로봇에서 확보한 양산 역량을 인간형 모델로 확장하는 단계다. 이들 기업은 자국 제조 기업 및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고 공급망을 통합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이 같은 비용 절감 효과는 중국산 로봇 가격 경쟁력의 핵심 근거가 된다. 중국 국가·지방 공동 구축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의 장레이 수석과학자는 “2018년 5~6만 위안(약 7,000~8,500달러·1,000~1,250만원) 수준이던 전기식 관절 비용이 500~600위안(약 70~85달러·10~12만원)까지 하락했다”면서 “이러한 비용 구조 변화를 기반으로 연간 단위 생산비 역시 해마다 20% 안팎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인하를 통한 사용처 증가가 데이터·알고리즘이 축적으로 이어지고, 중국산 로봇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도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 산업정보화부(MIIT)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스마트폰과 전기차에 이어 차세대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며 대량 생산 체제 확립을 목표로 제시했고, 이를 위해 전국에 최소 8개의 로봇 혁신센터를 설립·운영 중이다. 지방정부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상하이는 연내 10개의 최상위 로봇 브랜드, 100개의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 1조 위안(1,416억 달러·208조원) 규모의 산업 육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저장성은 2027년까지 연간 2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해 200억 위안(약 28억 달러·4조원)의 직접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복합 작업 수행 위한 알고리즘 기술 미성숙

다만 이 같은 비용 절감과 산업 육성책의 효과는 물량 확대에 집중되면서 기술력 미비를 둘러싼 중국 로봇업계의 한계를 보다 선명히 드러낸다. 수천 대 단위의 생산 체계를 빠르게 구축했음에도 휴머노이드가 사람과 함께 일하는 환경에서 요구되는 판단·조절·안전성 기반의 핵심 기술은 여전히 취약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일례로 지난 4월 공개된 유니트리 ‘G1’은 저렴한 가격과 유연한 동작 범위를 자랑했지만, 사용자가 개별적으로 프로그래밍해야 작동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됐다. 단순한 동작 시연과 실제 작업 수행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중국 기업들이 당면한 또 하나의 벽은 소프트웨어다. BBC는 “현재의 휴머노이드는 복잡한 작업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완수하는 기본적인 추론조차 도전 과제”라고 단언했다. 로봇이 식당이나 가정, 병원처럼 변화가 잦은 공간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안전하게 행동하려면, 물체의 질량 변화나 위치 오차를 스스로 보정하는 고차원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BBC는 “제조 라인처럼 폐쇄적 공간에서는 동작 재현이 가능하지만,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로봇은 일종의 미세한 오차까지 감안한 판단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기술적 완성도를 가르는 핵심은 결국 연구·개발(R&D)의 균형이다. 김상배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 교수는 “최근 로봇업계는 R(Research·연구)은 미뤄둔 채 D(Development·개발)에만 집중하는 추세”라고 말하며, 휴머노이드 산업 전체가 직면한 공통 과제로 원천 기술과 기초 과학에 관한 탐구를 꼽았다. 로봇이 특정 상황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된 수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물리적 피드백과 감각 모델링, 추론 엔진 등 원천 기술의 축적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전기차 경쟁력 부족 재현 흐름 

중국이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보여주는 초저가·대량 양산 기조는 향후 시장의 양극화를 예고한다. 현재 중국 업체들은 정부 보조금과 지역 생산 클러스터, 공급망 결집을 결합하며 전기차 시장에서와 유사한 흐름을 다시 만드는 중이다. 앞서 중국은 전기차 분야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곳곳으로 차량을 밀어냈지만, 고사양·고부가 시장에서는 번번이 한계를 드러냈다. 전기차 본체의 품질, 배터리 안정성, 차량 내 소프트웨어 완성도 등 핵심 영역에서 테슬라와 서방 업체의 기준을 넘지 못한 탓이다.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들은 양산 라인 확장과 비용 절감을 앞세우는 동안 고난도 로봇 제어·인지·안전 기술은 확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시장이 “대량 공급 중심 중국형 저가 시장”과 “고난도 기술 중심 프리미엄 시장”으로 명확히 갈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은 초저가 라인업을 빠르게 늘리며 신흥국·상업용 수요를 흡수한다는 구상이지만, 품질과 안전, 신뢰성 기준을 중시하는 선진국 규제 환경에서는 이러한 저가 중심 양산 모델이 시장 진입 문턱을 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휴머노이드 시장이 전기차 시장보다 더 극단적인 양극화 형태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휴머노이드는 배터리와 구동계, 본체 품질 외에도 인간형 환경에서 오류 없이 동작해야 하는 고난도 제어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탓이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단순 생산량 확대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고, 고난도 작업을 다루는 로봇일수록 소수 정예 기술 기업 중심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예측이다. 시장 내부의 단가 격차와 기능 격차가 모두 빠른 속도로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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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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