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서 유로파이터 무너뜨린 中 J-10CE, 현대 공중전 패러다임 변화가 승패 갈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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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J-10CE 전투기, 모의전서 유로파이터 타이푼 상대로 완승 유럽 레이더 시스템 첨단화 지연, 네트워크 중심 전쟁에도 취약 첨단 공중전 핵심으로 부상한 드론, 유럽 대비 美·中이 뚜렷한 우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공군 전력의 핵심 축인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가 중동 연합 훈련에서 중국산 전투기에 완패했다. 파키스탄 공군이 운용하는 J-10CE 전투기가 장거리 공중전과 근접 기동전 전반에서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압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가 양국이 레이더, 전자전, 데이터링크, 드론 등 차세대 공중전 주요 기술 분야에서 확보한 경쟁력의 격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中 전투기 경쟁력 곳곳에서 입증
4일(현지시각) 체코 유력 군사 전문 분석가 지지 보야체크의 보도 및 중국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국방 데이터 추적에 따르면, 파키스탄 공군 제15비행대대 소속 J-10CE 전투기들은 지난 2024년 카타르에서 전개된 '질잘-II(Zilzal-II)' 다국적 연합 공군 훈련에서 유로파이터 타이푼과 9번의 모의 교전을 실시해 모두 승리했다. 파키스탄 공군은 레이더 탐지 범위를 벗어난 가시거리 밖(BVR) 장거리 교전 가운틀릿 라운드에서 4대 0으로 완승했으며, 기체의 선회 기동성과 추력 제어를 겨루는 근접전에서도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완전히 제압했다.
J-10CE 전투기는 청두항공기설계연구소가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 J-10C의 수출형 모델로, 에이사(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가 탑재돼 있으며 공대공 미사일 운용도 가능하다. J-10CE와 모의 훈련을 진행한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1980년대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이 공동 개발한 전투기이며, 2007년부터 여러 유럽 국가에 실전 배치돼 NATO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돼 왔다. 두 기체의 모의전 결과는 단순 승패를 넘어 중국 항공우주 산업이 서방 경쟁국들과의 기술력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산 전투기의 경쟁력은 모의전을 넘어 실제 전장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앞서 파키스탄군은 작년 5월 카슈미르 등 국경 지역 분쟁에서 프랑스산 최신예 전투기 라팔 3대를 포함한 인도군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때 파키스탄군이 운용한 전투기도 J-10CE였다. 이는 중국산 전투기의 첫 실전 공중 격추 사례로, 올해 초 중국국방과학기술공업국(SASTIND)이 '2025년 중국 국방산업 10대 성과' 자료에서 "(J-10CE가) 실제 전투 환경에서 적 항공기 여러 대를 격추했다"고 밝히면서 공식적인 성과가 됐다. 미 국방부 등도 관련 사실을 자체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무기 시스템의 허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당 모의전 결과가 유럽 무기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럽이 공중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레이더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J-10CE는 최신 AESA 레이더를 통해 다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지만,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운용 국가와 배치 시기에 따라 구형 기계식 레이더를 사용하는 기체가 여전히 존재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차세대 AESA 레이더 '캡터-E(Captor-E)' 통합 계획도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는 실정이다.
두 기체의 모의전이 센서, 데이터링크, 전자전 장비, 미사일 등이 통합된 네트워크 중심 전쟁(Network-Centric Warfare)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현대 공중전에서는 상대를 먼저 탐지하고, 수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장거리에서 선제 타격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조기경보기나 지상 레이더가 탐지한 정보를 데이터링크를 통해 전투기에 전달하면, 전투기가 해당 정보를 활용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전자전 장비는 적의 레이더와 통신 체계를 교란하고, 네트워크에 연결된 각 플랫폼은 실시간으로 표적 정보를 업데이트하며 공격 정확도를 높인다.
유럽은 이미 이러한 네트워크 시스템에서 중국을 상대로 허점을 드러낸 전례가 있다. 지난해 남중국해 하이난다오 인근 해역에서는 영국 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를 가장한 드론의 저공 선회 비행이 포착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해당 지역에는 영국 전투기가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영국 항공모함도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 근처에 배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중국이 전자전 정찰기를 통해 서방 전투기의 ADS-B(위성항법시스템(GPS)을 활용해 항공기의 비행 정보를 자동 송출하는 차세대 항공감시시스템) 신호 특성을 수집하고, 이를 모방해 윙룽-2 등 장거리 정찰용 드론에 탑재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적국의 공군 및 해상 감시 체계를 교란해 방공 대응 능력을 약화하는 효과가 있다.

첨단 기술이 지배한 현대 전장
무인 기술이 접목된 공중전 역시 유럽의 약점으로 꼽힌다. 드론, 인공지능(AI),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등의 고도화 속도가 여타 주요국 대비 느리기 때문이다.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이 각각 차세대 전투기와 무인기 사업을 추진 중이나, 실질적인 개발은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와 방산 체계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핵심 개념으로 제시한 유럽 차원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 미래전투항공체계(FCAS) 및 글로벌전투항공프로그램(GCAP)의 실전 배치도 2030년대 후반 이후에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은 차세대 공중전의 핵심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전부터 무인 전투기와 협업전투기(CCA·Collaborative Combat Aircraft)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F-35 전투기와 차세대 제공전투기(NGAD) 주변에 다수의 AI 기반 무인기를 배치해 정찰, 전자전, 미사일 운반, 방공망 교란 등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중국 역시 스텔스 무인기 GJ-11 및 각종 공격형 드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AI 기반 자율비행 기술과 데이터링크, 전자전 역량을 빠르게 발전시키며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에도 힘을 싣는 추세다.
이 같은 첨단 공중전 역량의 중요성은 최근 수년 사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통해 명확히 입증됐다. 전투기, 전차, 항공모함 등 고가의 전략 자산을 보유한 국가라고 해도 첨단 공격 대응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투기 개발 경쟁의 기준 역시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세대별로 이어지는 플랫폼 중심의 성능 향상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전투기 자체의 기동성이나 엔진 성능보다도 첨단 기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가 최종적인 경쟁력을 좌우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