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또 라벨 논란” 美 유제품 기업 초바니, 요거트 단백질 함량 두고 佛 다논과 법정 공방

Picture

Member for

1 year 8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프랑스 다논, 유제품 부문 경쟁사 美 초바니에 소송 제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사용 늘며 단백질 요거트 경쟁 격화
'아메리칸드림' 상징 등극한 초바니, 성장 이면에 수많은 법정 공방

프랑스의 다국적 식음료 기업 다논과 미국의 유제품 기업 초바니가 요거트 제품의 단백질 함량을 둘러싸고 법정 공방에 돌입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고단백 요거트 수요가 대폭 증가한 가운데, 치열한 경쟁에서 기인한 양 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가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2010년대 초반부터 반복적으로 성분·라벨 표기 관련 소송에 휘말리던 초바니가 재차 유사한 성격의 분쟁에 직면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논-초바니 소송전 본격화

22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논은 지난 15일 미국 법원에 초바니가 제품 라벨에 기재된 단백질 함량을 부풀렸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핵심 쟁점은 초바니의 ‘20G 프로틴’ 그릭요거트 32온스 대용량 제품 라벨이다. 다논 측 소장에 따르면 초바니의 32온스 대용량 제품은 1회 제공량을 3/4컵, 190g으로 표시했다. 미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따라 계산하면 해당 제품의 올바른 1회 제공량은 2/3컵(약 168.9g)이며, 이 경우 단백질 함량은 17.78g으로 계산돼 라벨에는 18g으로 표시돼야 한다는 것이 다논의 주장이다.

다논은 이러한 차이가 자사의 경쟁 제품인 ‘오이코스 프로’와 20G 프로틴의 비교를 왜곡한다고 봤다. 초바니가 제품의 1회 제공량을 FDA 기준보다 크게 잡으면서 20G 프로틴이 1회 제공량당 단백질을 최소 20g 함유한 오이코스 프로와 비슷한 수준의 고단백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논은 20G 프로틴이 오이코스 프로가 아닌 비교적 단백질 함량이 낮고 가격대도 낮은 자사 제품군 ‘오이코스 트리플 제로’에 더 가깝다고 꼬집었다.

다논의 결론은 초바니의 행위가 허위광고, 소비자 기만, 부정경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청구 내용에는 초바니가 32온스 대용량 제품을 20G 프로틴 또는 1회 제공량당 단백질 20g으로 표시·광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영구적 금지명령, 라벨 변경, 손해배상, 부당이득 반환 등이 포함됐다. 초바니 측은 로이터 보도 당시 이 사안에 대해 즉각 답변하지 않았으며, 현재 공개 보도 기준으로 법원의 본안 판단이나 합의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요거트 시장의 경쟁 구도

이번 소송은 단순한 라벨 표기 분쟁을 넘어 미국 요거트 시장의 경쟁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다논은 미국 요거트 시장에서 오래전부터 입지를 구축해 온 전통적 대형 식품 기업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다논 요거트, 오이코스, 액티비아 등을 앞세워 다수의 요거트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고, 실크 등 식물성 식품·음료 브랜드도 보유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생수 에비앙을 비롯한 워터 및 특수영양식 사업까지 영위 중이다.

이 중 오이코스는 다논이 미국 요거트 시장의 판도 변화에 발맞춰 내세운 핵심 브랜드다. 최근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를 투약하는 소비자들은 급격한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량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추세다. 요거트 시장에서도 단순한 간식보다 ‘고단백 식사 대용’ 이미지를 강조하는 제품군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초바니는 해당 분야에서 다논을 압박해 온 대표적인 후발 경쟁자다.

초바니 창업자 함디 울루카야는 튀르키예 출신 이민자로, 2005년 뉴욕주 북부의 폐쇄된 요거트 공장을 인수해 사업을 시작했다. 울루카야가 내세운 핵심 제품은 요플레, 다논 등 기존 시장 강자들이 취급하는 일반 요거트가 아닌 정통 그릭(그리스식) 요거트였다. 직접 레시피를 개발해 콜레스테롤과 설탕 함유량이 적으면서 단백질은 더 풍부한 요거트를 판매한 것이다. 이후 초바니의 요거트는 건강하다는 이미지와 함께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초바니는 창업 5년 만에 매출 10억 달러(약 1조5,390억원)를 달성했다. 초바니의 등장 이전까지만 해도 1% 수준이었던 그릭 요거트의 미국 요거트 시장 내 점유율은 현시점 50% 안팎까지 치솟았다.

초바니 둘러싼 라벨·성분 잡음

하지만 이 같은 고속 성장의 이면에는 반복적인 잡음도 뒤따랐다. 초바니가 그릭요거트 시장을 키우는 과정에서 내세운 건강한 이미지가 집단 소송의 단초가 된 것이다. 초기 쟁점은 ‘증발 사탕수수 주스’라는 표현이었다. 지난 2012년 소비자들은 초바니가 요거트에 들어간 첨가당을 설탕이 아니라 증발 사탕수수 주스로 표시해 제품을 더 건강하게 보이게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초바니가 제품을 ‘천연 원료’로 만들어졌다고 밝힌 것과 달리, 실제로는 인공 성분이나 색소가 포함됐다는 주장도 덧붙었다. 1심 법원은 2014년 소송을 기각했지만, 2016년 항소법원은 FDA가 천연 원료와 증발 사탕수수 주스라는 표현을 검토 중이라는 이유로 사건을 되돌려보냈다. 이후 FDA는 사탕수수 유래 감미료를 증발 사탕수수 주스로 표시하는 것은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으며, 성격상 설탕이라는 점을 드러내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비슷한 문제 제기는 2014년에도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초바니의 과일 함유 요거트, 블렌디드 요거트, 심플리 100, 플립, 어린이용 제품 등을 상대로 별도 집단 소송을 냈다. 쟁점은 다시 증발 사탕수수 주스였다. 원고들은 해당 표현이 실제 설탕 성분을 숨겼고, 포장에 표시된 ‘0%’ 문구도 무엇을 뜻하는지 불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다른 사건과 병합된 뒤 2016년 원고 측이 자진 취하하면서 종결됐다. 최근 들어서는 천연 원료 표시와 함께 ‘무설탕’ 여부가 새로운 논란거리가 됐다. 2023년 제기된 초바니 무설탕 제품 관련 소송에서 소비자들은 제품에 알룰로스가 들어 있음에도 무설탕이라는 단어를 표기한 것은 소비자를 오도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해 초바니 측 손을 들어주며 FDA 지침상 알룰로스는 영양성분표의 총당류·첨가당에 포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다만 천연 원료 표시를 둘러싼 소송은 일부 살아남았다. 2024년 제기된 소송에서 소비자 측(원고)은 초바니 무설탕 제품에 스테비아잎 추출물, 나한과 추출물, 일부 색소와 구연산 등이 포함돼 천연 원료 표시를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지난해 인공색소 관련 일부 주장을 기각했지만, 제조 과정을 거친 감미료 성분을 둘러싼 핵심 주장에는 쟁점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개별 합의 기록은 확인되지만, 집단 전체에 대한 확정적 배상 절차가 공개적으로 정리되지는 않았다. 같은 해 프탈레이트 검출 주장을 둘러싼 별도 소송도 제기됐다. 원고는 초바니의 일부 플레인 그릭요거트 제품에서 플라스틱 화학물질인 프탈레이트가 확인됐다는 제3자 테스트 결과를 근거로, 천연 원료만 사용했다는 표시가 소비자를 오도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올해 일부 청구를 기각했지만, 핵심 허위 광고에 대한 논의는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8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