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글로벌 테크
  • “폐배터리도 국가 관리망으로” 中, 단속 강화하며 배터리 생애주기 통제·재활용 패권 구축 속도

“폐배터리도 국가 관리망으로” 中, 단속 강화하며 배터리 생애주기 통제·재활용 패권 구축 속도

Picture

Member for

1 year 8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中 정부, 자국 내 폐배터리 관리·단속 체계 구축에 박차
쏟아져 나오는 폐배터리 물량, 자원 안보 강화·규제 대응 기반 확립해야
배터리 재활용 기술 급성장, 원재료 추출부터 직접 재활용까지

중국 정부가 폐배터리에 대한 전국 단위 단속에 나섰다. 지난 수년간 전기차 시장의 규모 확대에 집중하던 중국이 배터리 생애 주기의 후단까지 국가 관리망 안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급증하는 폐배터리 물량을 통제해 자원 안보 및 글로벌 규제 대응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육성에 힘을 싣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中 정부의 폐배터리 관리 기조

27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지난 4월부터 생태환경부, 교통운수부, 상무부, 시장감독총국 등과 함께 폐배터리 회수·재활용 관련 합동 단속을 벌이고 있다. 단속은 이달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집중 점검 요소는 불법 해체, 무허가 영업, 폐배터리의 비공식 매각, 추적 정보 미제출 및 허위 보고 등이다. 폐배터리를 전기자전거, 전동 킥보드, 전동 밸런스카 등에 무단 재사용하는 행위도 핵심 단속 대상에 올랐다. 자동차용으로 설계된 퇴역 배터리가 안전 검증 없이 저가 이동 수단용 배터리로 전용되면 화재·폭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단속은 돌발 조치라기보다 이미 예고된 제도 전환의 집행 단계에 가깝다. 중국 정부는 올 1월 신에너지차 폐배터리 회수 및 종합 이용 관리 잠정 방법을 발표하고, 지난 4월 초부터 해당 규정을 시행한 바 있다. 규정의 골자는 신에너지차 제조사와 배터리 제조사에 회수 책임을 부여하고, 폐차·정비·배터리 교체·해체·재활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배터리 이동 정보를 국가 플랫폼에 올리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 지침 중심의 관리 체계가 법적 구속력을 갖춘 행정 규제로 격상된 셈이다.

중국은 같은 시기 국가 신에너지차 동력 배터리 추적 정보 플랫폼도 정식 운영하기 시작했다. 해당 플랫폼은 배터리 고유 식별 정보를 바탕으로 배터리 생애 주기 전반의 데이터를 연결한다. 배터리가 어디서 생산됐고, 어떤 차량에 장착됐으며, 어느 시점에 폐기·회수됐는지를 국가 차원에서 추적할 수 있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중국 정부의 시스템이 향후 일종의 공급망 통제 수단으로 기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전기차 급성장 후폭풍 본격화

이처럼 폐배터리 관리가 중국의 정책 우선순위로 부상한 배경에는 막대한 물량 압박이 있다. 중국은 2020년대 초반 전기차 보급을 폭발적으로 늘렸으며, 이 시기 판매된 초기 모델의 배터리는 순차적으로 퇴역기에 들어서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는 성능 저하에 따라 5~8년에 한 차례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MIIT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폐배터리 종합 이용량은 40만 톤(t)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현지 당국은 2030년이면 연간 폐배터리 발생량이 100만 톤 이상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 거대한 시장이 아직 무질서하다는 점이다. 중국 내 폐배터리 회수 업계에는 영세 해체업자, 중간상, 비공식 재판매업자 등이 뒤섞여 있다. 이들은 정식 회수 기업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폐배터리를 선점하거나, 안전·환경 기준을 지키지 않은 채 배터리를 분해해 금속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정식 회수 기업 입장에서는 원료 확보 비용이 올라가고, 당국 입장에서는 배터리 흐름을 추적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다.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통제가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글로벌 규제 환경도 중국의 속도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7년부터 전기차 배터리와 일정 규모 이상의 산업용 배터리에 '디지털 배터리 패스포트' 의무를 적용할 예정이다. 해당 제도는 배터리의 원재료, 탄소발자국, 재활용 함량, 공급망 실사 정보 등을 추적하도록 하는 것으로, 중국의 국가 신에너지차 동력 배터리 추적 정보 플랫폼과 비슷한 성격을 띤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중국이 자체 배터리 디지털 신분증과 국가 추적 플랫폼을 서둘러 구축하는 것은 유럽 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국식 표준을 글로벌 시장에 선제적으로 제시하려는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배터리 재활용, 새로운 경쟁 축으로

재활용 기술의 발전 및 시장 확대도 폐배터리 관리 필요성을 제고하는 요인이다. 최근 중국 배터리 업계 선두 주자들은 재활용 시장을 핵심 사업 영역으로 편입하고 있다. 배터리 생애 주기 전반에 대한 통제력이 높아질수록 원료 조달 및 규제 대응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CATL은 자회사 브룬프(Brunp)를 통해 폐배터리 회수, 계단식 재사용, 금속 회수, 전구체 생산을 연결하는 폐쇄 루프 체계를 구축 중이며, 비야디(BYD) 등 완성차 기업들도 배터리 재활용 체계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분해·선별·파쇄·장비 공급 등 후방 산업계 역시 점차 그 영향력이 강해지는 추세다.

중국 정부도 제도를 정비하며 관련 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일정 기준을 충족한 리튬이온 배터리 재생 블랙매스를 고형폐기물이 아닌 재생 원료로 분류해 수입 가능하도록 했다. 블랙매스는 폐배터리를 방전·해체·분쇄하고 일부 성분을 걸러낸 뒤 남는 검은색 분말 형태의 중간 원료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이 농축돼 있어 재활용 산업의 핵심 투입재로 꼽힌다. 이에 더해 중국은 지난 1월부터 블랙매스 수입 관세를 기존 6.5%에서 3%로 낮췄다. 국내 재활용 업체들이 해외에서 확보한 폐배터리 원료를 보다 낮은 비용으로 들여오도록 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다.

향후 이 같은 폐배터리 재활용 확대 흐름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서는 단순 원재료 재활용을 넘어 수명이 다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직접 회복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과학 매체 뉴아틀라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진은 배터리 전극을 있는 그대로 재생하는 전기화학적 공정을 개발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방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전극 표면에 '고체 전해질 계면(SEI)'이라는 층이 형성된다. 초기 배터리 작동에는 얇은 SEI 층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지만, 사이클이 반복되면 이 층이 점차 두꺼워져 저항이 증가하고 배터리 용량이 감소하게 된다. 이에 연구진은 '직접 전극 간 재생(Direct Electrode-to-Electro-Regeneration, DEER)'이라 불리는 새로운 공정을 제안했다. 공정의 핵심은 폐배터리를 파쇄하지 않고 온전하게 전극을 분리한 뒤, 전극의 성능을 저하하는 두꺼운 SEI 층을 녹여 전극을 새것과 같은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해당 공정을 통해 재생된 배터리는 연구진의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사이클 안정성을 보이며 95%의 회복률을 기록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8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