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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꺼지면 청구서 온다" AI 낙관론에 경고장 날린 BIS, 빅테크 차입 경쟁 속 금융시장 리스크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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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8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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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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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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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AI發 금융시장 신용 여건 악화 가능성 경고
높아진 빅테크 사모신용·채권 의존도, 뇌관으로 부상
채권 시장서 대규모 자금 끌어모은 알파벳, 사모펀드와 협력까지

국제결제은행(BIS)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 생성형 AI를 둘러싼 낙관론이 대규모 설비투자로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수익화 속도가 시장 기대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급격한 신용 경색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시장에서도 AI 인프라 자금이 사모신용, 회사채 시장 등을 통해 조달되는 사례가 급증하며 금융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가 가중됐다는 우려가 속속 제기되고 있다.

BIS의 AI 투자 열기 분석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BIS는 최근 발간한 연례 경제 보고서에서 “현재의 AI 낙관론이 장기간의 투자 침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AI 기업들의 투자 수익률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시, 투자자들이 자금 지원을 급격히 줄이면서 금융시장 전반의 신용 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경고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천문학적 규모의 AI 투자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 메타, 오라클 등 초대형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 5곳의 2025~2026년 AI 인프라 구축 비용은 1조 달러(약 1,553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BIS는 최근의 AI 투자 열풍이 1830년대 운하 건설 붐, 1840년대 영국 철도 투자 열풍,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등 과거 세계 경제를 뒤흔든 투자 거품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고 진단했다. 이들 사례는 모두 혁신 기술이 등장하면서 관련 분야에 막대한 자금이 몰렸지만, 결국 실제 수익성을 뛰어넘는 과잉 투자로 거품이 꺼지며 투자 급감과 경기 침체를 초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BIS는 AI 거품이 꺼질 경우 그 충격이 과거 사례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고, AI 기업들의 대규모 부채 발행으로 금융 시스템 자체도 더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비은행 금융기관 중심의 사모신용 의존도도 뇌관으로 꼽혔다. BIS에 따르면 AI 기업 대상 사모신용 대출 규모는 2010년 30억 달러(4조 6,600억 원)에서 지난해 400억 달러(약 62조1,360억원)로 급증했다. 사모신용 시장은 펀드·보험사·연기금·자산운용사 등이 복잡하게 얽힌 구조인 데다, 대출 조건과 자산가치 평가가 공개시장에 즉각 드러나지 않아 손실이 어디에 얼마나 전이될지 파악하기 어렵다. 은행권처럼 예금 기반 수신 기능이나 중앙은행 유동성 지원망을 갖추고 있지 않은 만큼, 투자자 환매 요구가 몰릴 시 자산 매각 외에는 대응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향후 AI 열풍이 꺾이고 투자자들이 위험을 뒤늦게 인식할 경우, 자산가치 하락 및 자금 회수 압력이 맞물리며 관련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채권 시장發 금융 리스크

채권 시장 역시 또 다른 불안 요소로 지목된다. 과거 빅테크 기업들은 막대한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신사업 투자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AI 투자 규모가 현금 흐름 증가 속도를 앞지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빅테크들이 인프라 선점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공격적으로 채권 발행에 나서며 공개 신용 시장이 주요 자금 출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액시오스가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알파벳, 아마존, 메타, MS, 오라클 등 5개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부채와 지분 발행을 통해 2,553억4,000만 달러(약 396조6,450억원)를 조달했다.

채권은 공개 시장에서 거래되는 만큼 사모신용보다 가격 발견이 빠르고 정보 접근성도 높지만, 그만큼 투자 심리 변화가 금리 및 채권 가격에 즉각 반영된다. 향후 AI 투자의 성과가 불분명하거나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기존 채권 가격 역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여기에 신용등급이 낮아질 시 차환 비용 부담까지 더해진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데이터센터는 감가상각이 빠르고 전력·냉각·반도체 공급 병목에 민감한 자산"이라며 "투자 회수 시점이 늦어질수록 채권 시장 내 차입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자본 지출 속도를 늦추거나 투자를 중단할 때도 문제가 생긴다. 데이터센터 건설사, 전력 설비 업체, 서버·반도체 공급 업체 등 AI 투자 사이클에 기대 부채를 늘린 기업들이 줄줄이 매출 감소 및 상환 부담을 떠안는 구조다. BIS는 이와 관련해 “일부(AI 공급망) 기업들의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이미 확대되기 시작했다”며 “이는 주식시장이 여전히 상당한 강세 여력을 반영하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BBB 등급 이상 AI 기업들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스프레드는 올해 1분기부터 눈에 띄게 확대됐고, 3월 한때는 20bp 가까이 커졌다. CDS는 기업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사고파는 신용위험 보장 상품이며, CDS 스프레드가 확대됐다는 것은 시장이 해당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알파벳, 외부 자금 대거 동원

이 같은 공격적 자금 조달 전략을 채택한 대표적 기업으로는 알파벳이 꼽힌다. 지난 4월 알파벳은 올해 연간 설비투자 전망치를 1,800억~1,900억 달러(약 275조3,820억~290조7,000억원)로 조정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월 제시된 기존 전망치(1,750억~1,850억 달러·약 267조7,500억~283조500억원) 대비 대폭 증가한 수준이다. 알파벳 측은 추가 투자액 대부분이 서버, 데이터센터 등 기술 인프라 구축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알파벳의 투자 비용이 영업이익이 아닌 외부 조달 자금을 통해 충당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자금 조달처는 채권 시장이다. 알파벳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175억 달러(약 26조원), 유럽에서 65억 유로(약 11조5,500억원)를 확보했으며, 지난 2월에는 추가로 150억 달러(약 22조9,500억원) 상당의 채권 발행을 추진했다. 해당 채권은 투자자 주문이 1,000억 달러(약 153조원)를 넘어서는 등 수요가 폭주함에 따라 최종 발행 규모가 200억 달러(약 30조6,000억원)로 확대됐고, 발행 금리도 당초 예상보다 낮게 결정됐다. 이후 알파벳은 파운드화와 스위스 프랑화 채권도 발행했는데, 이 중 10억 파운드(약 2조500억원) 규모의 100년 만기 파운드화 채권에는 95억 파운드(약 19조5,100억원)에 육박하는 주문이 몰렸다.

알파벳은 지난달 5일에도 공시를 내고 90억 유로(약 15조7,000억원)와 85억 캐나다 달러(약 9조2,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통해 170억 달러(약 25조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달 로이터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은 알파벳이 엔화 표시 회사채(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주간사는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미즈호증권 미국 법인,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공모 규모는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수천억 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조만간 금리 등 세부 조건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구글은 AI 인프라 확장 비용의 일부를 외부 투자자와 분담하는 구조도 마련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대규모 합작회사 설립에 나선 것이다. 양 사가 지난달 발표한 합작회사 설립 계획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초기 지분 투자금으로 50억 달러(약 7조7,670억원)를 투입하고, 앞으로 부채 조달 등을 포함해 250억 달러(약 38조2,500억원)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 투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구글은 자체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양 사는 이 같은 협력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500메가와트(MW) 수준의 데이터센터 전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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