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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한도로는 커버 어려워" 커지는 AI 데이터센터 ‘보험 공백’, 글로벌 보험업계 선점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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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9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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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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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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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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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보험업계, 데이터센터 사업자 겨냥 상품 강화에 박차
규모 급성장한 데이터센터 시장, 리스크도 덩달아 불어나
기존 보험 체계만으로는 보장 공백 뚜렷, 과도기 경쟁 불붙어

보험업계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수요 흡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 선점을 노리는 보험사들이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및 보험료율 산정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자산가치 및 손실 가능성이 단일 보험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커지면서, 건설부터 운영까지 보장을 연계하고 여러 보험사·재보험사와 자본 시장 등이 위험을 분산하는 구조가 빠르게 확산하는 양상이다.

글로벌 보험 시장의 변화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보험·재보험 시장은 데이터센터 보장 구조를 급속도로 고도화하고 있다. 일례로 영국계 글로벌 보험중개사 에이온은 데이터센터 전 생애주기를 포괄하는 ‘데이터센터 라이프사이클 보험 프로그램(DCLP)’의 보장 한도를 2026년 4월 35억 달러(약 5조원)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출시 당시 15억 달러(약 2조1,000억원)였던 한도를 지난 1월 25억 달러(약 3조6,000억원)로 높인 데 이어, 재차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증액한 것이다. 이 한도는 건설공사보험, 준공지연손실, 운영 단계의 재산손해·영업중단 등의 영역에 적용된다. 별도로 사이버·기술전문인배상책임은 최대 4억 달러(약 5,680억원), 프로젝트 화물·운송은 최대 5억 달러(약 7,100억원)까지 담보한다.

미국계 글로벌 보험중개사 마쉬도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위한 ‘님버스(Nimbus)’ 프로그램의 보장 한도를 최대 27억 달러(약 3조8,000억원)로 늘렸다. 적용 지역 역시 유럽을 넘어 미국, 영국, 캐나다,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까지 넓어졌다. 해당 프로그램은 준공 지연, 영업 중단 등으로 인한 손실까지 통합 보장해 주는 구조를 띤다. 영국계 글로벌 보험중개사 윌리스는 건설 단계의 운송·설비 위험에서 운영 단계의 사이버·환경·에너지 위험으로 이어지는 보장 체계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대형 데이터센터 단지는 여러 건물이 서로 다른 시점에 완공·가동되는 만큼, 건설보험에서 재산보험·사이버보험으로의 전환 과정에 보장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發 수요 '정조준'

영국 보험 언더라이팅·솔루션 제공업체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어슈어런스(ATA)는 미국 보험사 아치 인슈어런스, 독일 재보험사 뮤닉리, 프랑스 재보험사 스코르, 영국 보험시장 로이즈의 신디케이트 등 10여 개 보험·재보험사가 참여한 컨소시엄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데이터센터 & AI 인프라 보험’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재산, 컴퓨터 하드웨어, 화물·운송, 사이버 및 기술 오류·누락(E&O), 환경 책임, 테러 등 다수의 보험 라인을 하나의 계약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 운영 중단 위험을 자본 시장으로 분산하려는 시도도 관찰된다. 독일 재보험사 하노버리는 올해 클라우드 서비스 중단 위험을 담보하는 3,500만 달러(약 497억원) 규모의 대재해채권 ‘Cumulus Re’를 통해 위험 일부를 자본 시장 투자자에게 이전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클라우드 장애 손실은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부담하지만,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가 장시간 중단될 경우 동시다발적인 보험금 청구가 발생해 재보험사 측의 손실이 급증할 수 있다. 하노버리는 이 같은 대규모 동시 손실에 대비해 자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평상시에는 투자자가 채권 이자를 받되,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지역에서 사전에 정해진 수준 이상의 장애가 발생하면 투자금 일부 또는 전부가 하노버리의 손실 보전에 사용되는 구조다.

표1. 글로벌 보험업계의 데이터센터 보장 프로그램 현황

기업프로그램핵심 구조
에이온데이터센터 라이프사이클 보험 프로그램(DCLP)건설공사·준공지연·재산손해·영업중단을 전 생애주기에 걸쳐 보장, 사이버·기술책임과 화물·운송도 별도 담보
마쉬님버스(Nimbus)공사 중 물적 손해부터 준공지연·영업중단까지 통합 보장, 북미·유럽·오세아니아로 적용 지역 확대
윌리스통합 보장 체계건설 단계의 운송·설비 위험과 운영 단계의 재산·사이버·환경·에너지 위험을 연계
AIA글로벌 데이터센터 & AI 인프라 보험재산·하드웨어·운송·사이버·기술책임·환경책임·테러 위험을 하나의 계약으로 통합
하노버리대재해채권 ‘Cumulus Re’재보험 위험을 자본 시장에 이전
자료: 각 사

데이터센터 보장 리스크 확대

보험업계가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배경에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있다. 미국 경영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2030년까지 현재의 약 3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에 따라 전 세계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되는 자금도 2030년까지 7조 달러(약 9,940조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위스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 역시 AWS, MS, 구글, 메타, 애플 등 5대 빅테크 기업의 올해 데이터센터 설비투자가 6,000억 달러(약 852조3,0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 예상했다. 이 가운데 4,500억 달러(약 639조2,000억원)는 서버, GPU 등 물리적 인프라에 직접 투입될 전망이다.

문제는 시장 규모가 커지며 보험사가 떠안아야 할 위험도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전력, 냉각 설비, 서버, 통신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인프라인 만큼, 하나의 장애가 막대한 재산 손해와 영업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력 변압기, 고성능 냉각 설비 등의 조달에 차질이 생길 경우, 전체 공정이 지연되거나 완공 후 시설을 가동하지 못해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는 좌초자산 위험까지 발생한다. AI 서버의 고발열을 처리하기 위한 액체냉각 시스템과 랙 내부에 장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도 위험 요소다. 냉각액 누출은 기존 수해 담보와 손해 원인을 구분하기 어렵고, 리튬이온 배터리는 과열 시 열폭주와 연쇄 화재 사고를 야기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 공격 역시 전력·냉각 시스템을 교란해 물적 손해와 영업 중단을 동시에 초래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며, 최근에는 중동 지역 데이터센터가 군사적 공격의 대상이 되면서 지정학적 위험까지 보험 인수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로 부상했다.

기존 보험 체계 한계 명확

현재 보험 시장의 보장 능력은 이러한 위험을 온전히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건설 단계 보험가액이 100억~300억 달러(약 14조2,000억~42조6,0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는 통상 교량, 터널 등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 필요한 보험 한도인 50억~100억 달러(약 7조1,000억~14조2,000억원)의 최대 3배에 달하는 규모다. S&P글로벌은 수백억 달러의 자산이 한 곳에 집중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이미 기존 건설·재산보험 시장의 보장 범위를 벗어났다고 분석했다.

실제 보험 현장의 계약 구성 과정에서는 명확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뮤닉리에 따르면 초대형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한 보험사가 전체 위험을 인수하기 어려워 여러 보험사가 일정 금액씩 한도를 나눠 제공하는 공동인수 방식이 흔하게 채택된다. 보험중개사가 가용한 보험사를 최대한 끌어모아도 프로젝트가 요구하는 보장 한도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보험사마다 인수하려는 위험과 약관 조건이 다르고, 여러 회사를 하나의 계약 조건으로 묶는 과정 자체가 복잡한 만큼 손실 규모별로 여러 보험사가 서로 다른 구간을 인수하는 ‘레이어링’ 방식까지 활용되고 있다.

실질적 사업 전개에도 영향

이러한 한도 부족 문제는 데이터센터의 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미치는 추세다. 스위스 글로벌 보험그룹 취리히보험은 "일부 대주단과 투자자가 데이터센터 건설비 전체 또는 시설의 완전대체가치에 해당하는 보험을 요구하지만, 단일 프로젝트 규모가 수백억 달러까지 커지면서 보험시장이 이를 전액 인수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대형 빅테크 기업은 일부 위험만 보험으로 이전하고 나머지를 자체 재무제표나 캡티브 보험사를 통해 보유할 수 있으나, 인프라 펀드나 사모대출기관은 이 같은 위험을 직접 떠안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충분한 보험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주단은 프로젝트 금융 제공 자체에 난색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업계 성장세와 보장 체계의 현실이 어긋나는 과도기적 상황은 자연히 보험업계의 주도권 선점 경쟁을 부채질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일반 기업보험보다 위험 구조가 복잡해 초기 인수 경험과 손해 데이터, 위험평가 역량을 먼저 축적한 보험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특정 보험사가 대형 프로젝트를 반복적으로 인수하면서 시장에서 트랙 레코드를 쌓게 되면 고객이나 보험중개사 사이에서 ‘데이터센터 보험은 이 회사를 찾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인프라 투자 열기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험사들은 향후 수십조원 규모로 커질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는 마음으로 경쟁에 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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