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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MEMO] 美 AI 반도체 수출통제는 중국 추격 늦추는 시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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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8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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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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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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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반도체 수출통제 한계 
中 기술 자립·우회 대응 확산 
동맹 공급망·인프라 구축 과제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4년 미국의 민간 인공지능(AI) 투자 규모는 1,091억 달러(약 117조5,630억원)로 중국의 93억 달러(약 10조199억원)보다 약 12배 많았다. 같은 해 공개된 주요 AI 모델은 미국이 40개, 중국이 15개로 집계됐다. 투자 규모는 큰 격차를 보였지만 AI 모델 수는 2.7배 차이에 그쳤다. 이는 미국이 자금 조달과 컴퓨팅 인프라, 반도체 설계, 동맹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 기반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격차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수출통제의 핵심은 시간 확보

AI 반도체 수출통제를 둘러싼 논쟁은 양극단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측은 미국의 기술 우위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반면, 회의적인 시각은 미국 기업의 매출 감소와 중국의 기술 자립만 앞당길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는 정책 효과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국가안보와 직결된 전략기술을 개발하는 주요 국가는 외부 규제만으로 핵심 산업을 포기하지 않는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 전략도 최근 수출통제가 도입되기 훨씬 이전부터 추진돼 왔다. 따라서 수출통제의 현실적인 목표는 중국의 최첨단 기술 확보 속도를 늦춰 미국과 동맹국이 경쟁 우위를 유지할 시간을 확보하는 데 맞춰야 한다. 다만 시간을 버는 것 자체가 정책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확보한 시간을 전력망 확충과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 연구개발 투자, 동맹국 간 정책 공조로 연결해야 수출통제의 전략적 가치도 커질 수 있다.

주: 미국의 투자 우위는 AI 모델 격차를 크게 앞서지만, 자본력만으로 지속적인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는 없다.

수출통제 성패 좌우할 새로운 기준

정책 목표가 달라지면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수출통제의 목적이 중국의 기술 발전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확보하는 데 있다면 시장점유율만으로 정책 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중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점유율이 더 이상 핵심 지표가 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은 성능 차이가 있더라도 자국산 반도체를 우선 채택할 유인이 크다. 미국의 수출 허가 정책이 언제든 변경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산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의 수출통제가 실제 기술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평가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정책 성과도 실질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점검해야 한다. ▲중국의 최첨단 AI 개발 속도 지연 ▲규제 우회에 따른 AI 모델 개발 비용 증가 ▲반도체 국산화와 기술 자립 진전 ▲미국과 동맹국의 컴퓨팅 인프라 확충 ▲제3국을 통한 우회 조달 억제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수출통제의 실효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 결국 정책의 가치는 확보한 시간을 산업 경쟁력으로 얼마나 연결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주: 중국 기업의 자국 시장 점유율은 크게 높아졌지만, 출하량 증가만으로 최첨단 컴퓨팅 역량까지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예측 가능한 규제와 핵심 기술 중심 통제

수출통제의 투명성을 높이려면 미국 정부의 정책 일관성도 뒷받침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규제 강화와 예외 허용이 반복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미국 기업의 사업 예측 가능성도 낮아졌다. 반면 중국은 미국산 반도체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을 더욱 강화하며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는 계기로 활용했다. 투명한 제도는 규제를 완화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무엇을 왜 통제하는지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를 일관되게 적용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특히 통제 대상은 첨단 AI 개발과 군사 분야에 직접 활용되는 핵심 기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통제 범위를 넓힌다고 정책 효과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범용 제품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면 관리 대상만 늘어나 집행 효율이 떨어지고 정상적인 거래까지 위축시킨다. 반면 연산 성능과 메모리 대역폭, 입출력(I/O) 속도, 대규모 컴퓨팅 클러스터 구축에 필요한 핵심 사양처럼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분야에 통제를 집중하면 정책 목적은 더욱 분명해지고 집행력도 높일 수 있다.

컴퓨팅 생태계가 만든 미국의 우위

미국의 경쟁력은 AI 컴퓨팅 생태계 전반에 있다. 첨단 AI 가속기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첨단 파운드리, 클라우드 인프라, 동맹국 공급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는 단기간에 구축하기 어렵다. 최첨단 컴퓨팅 역량도 반도체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고속 인터커넥트와 냉각 시스템, 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 설계 기술이 결합돼 수만 개의 반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 중국에서 출하된 GPU 카드의 약 41%를 현지 기업이 공급했지만, 미국이 시스템 통합과 운영 역량에서 여전히 우위를 유지하는 배경이다.

그러나 현재의 우위를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제한된 하드웨어 환경에서도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연산 방식 개선을 통해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는 역량을 보여왔다. 가용한 반도체를 병렬로 활용하고 연산 정밀도를 조정하거나 작업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하드웨어 제약을 보완하고 있다. 생산 공정도 마찬가지다. 첨단 노광장비 확보가 어려워지자 이전 세대 장비를 활용한 다중 패터닝 공정을 적용해 비용 증가와 수율 저하를 감수하면서도 생산을 이어가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중국 견제와 시장 유지의 균형

수출통제가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미국 기업과 동맹국에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초래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엔비디아(NVIDIA)다. H20 반도체의 대중 수출 제한으로 엔비디아는 45억 달러(약 6조8,850억원) 규모의 재고와 구매 약정을 손실 처리했다. 선적하지 못한 물량에 따른 매출 감소도 25억 달러(약 3조8,250억원)에 달했으며, 추가 손실도 예상된다. 이처럼 기업의 매출 감소는 연구개발 투자와 차세대 반도체 개발 여력을 위축시킨다.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잃는 사이 중국 반도체 기업이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키운다면 미국의 기술 우위도 장기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해법은 아니다. 정책의 초점은 중국 이외 시장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 안보 위험이 낮은 동맹국과 우방국에는 안정적인 접근을 보장하는 대신, 최종 사용자 검증과 사후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와 대만의 파운드리, 네덜란드의 노광장비, 일본의 소재·부품, 미국의 반도체 설계 기술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축을 이룬다. 이 같은 동맹국과 정책 공조를 강화해야 수출통제의 실효성도 높일 수 있다.

제3국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중요한 변수다. 중소득 국가의 공공기관과 의료·제조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AI 성능보다 가격 경쟁력과 활용 편의성이 우선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의 허가 절차가 합법적인 AI 활용까지 제약한다면 가격 경쟁력과 접근성을 앞세운 중국 AI 플랫폼이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주: H20 수출 제한은 상당한 상업적 비용을 초래했지만, 매출 감소만으로 수출통제의 전략적 성과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수출통제의 완성은 산업 경쟁력

수출통제는 미국과 동맹국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전력망과 변압기 인프라 확충, 첨단 패키징 생산 기반 구축, HBM 공급망 안정, 전문 인력 양성, 보안성이 검증된 클라우드 인프라 확보까지 아우르는 전략이 요구된다. 집행 체계도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규제 품목을 무분별하게 확대하면 밀수와 우회 조달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고위험 거래 정보를 공유하고, 세관의 기술 식별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조직적인 우회 수출 네트워크를 집중 단속해야 한다. 모든 우회 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는 어렵지만, 대규모 컴퓨팅 클러스터 구축에 필요한 핵심 물량의 유입을 억제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면 수출통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정상적인 민간 경제 활동에 미치는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수출통제의 효과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는 중국이 최첨단 AI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부담하도록 만드는 데는 의미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기술 우위를 유지할 수는 없다. 결국 승부는 확보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신규 팹(Fab·공장) 구축과 전력 인프라 확충, 동맹국 공급망 강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계속 좁혀질 수밖에 없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I Chip Export Controls Must Buy Time, Not Promise Permanent Denial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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