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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직무에 맞는 근무 설계가 생산성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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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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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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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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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회 출근 실험으로 확인된 대면 협업 효과 
직무·경력·국가 여건 따라 달라지는 하이브리드 전략 
출근 횟수 아닌 업무 목적 중심 근무 설계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튀르키예의 한 원격 고객서비스 팀을 대상으로 9개월간 진행한 실험에서 직원들에게 한 달에 하루만 사무실에 출근하도록 한 결과 생산성은 8% 높아지고 이직률은 33% 감소했다. 급여와 성과 목표, 교육 프로그램, 근무 형태, 콜 시스템 등 다른 업무 조건은 그대로 유지한 채 출근 방식만 바꾼 결과다. 생산성이 높아진 배경에는 대면 접촉을 통해 원격 근무 환경에서 약해지기 쉬운 소통과 피드백, 구성원 간 신뢰가 회복된 점이 있었다. 이는 원격근무와 사무실 근무 가운데 어느 한 쪽이 절대적으로 우수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근무 방식마다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운영 부담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대면 접촉이 만든 협업 효과

튀르키예의 원격 고객서비스 팀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는 원격근무를 해오던 인바운드 콜센터 직원 248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는 무작위로 두 집단으로 나뉘었으며, 한 집단은 매달 하루 사무실에서 근무했고 다른 집단은 기존처럼 원격근무를 이어갔다. 실험 시작 전 두 집단의 시간당 처리 콜 수는 모두 약 10.8건으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월 1회 출근을 시작한 지 5개월이 지나자 출근 집단의 시간당 처리 건수는 12.4건으로 늘어난 반면, 원격근무를 유지한 집단은 11.5건에 머물렀다.

고객 만족도와 내부 품질평가 점수는 이전 수준을 유지해 생산성 향상이 업무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동료와의 주간 접촉 시간은 평균 36분 늘었고 이직률도 13.7%로 낮아졌다. 원격근무를 유지한 집단의 이직률은 21%였다. 이 같은 변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해졌고 지정 출근일 운영이 끝난 뒤에도 이어졌다. 이는 구성원 간 관계 형성과 피드백이 활발해지고 팀 결속력이 강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주: 생산성 격차는 실험 기간 동안 확대됐으며, 사무실 출근이 종료된 이후에도 유지됐다.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출근 목적

그러나 이를 근거로 하이브리드 근무가 항상 더 높은 성과를 내는 방식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면 근무의 효과는 모든 조직에서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협업과 의사소통이 중요한 조직에서는 대면 접촉이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관리자는 구성원이 겪는 어려움을 초기에 파악해 업무 오류를 줄일 수 있고, 동료들은 서로의 업무 방식과 의사소통 특성을 이해하면서 이후 원격 협업도 한층 원활해진다. 대면 접촉을 통해 형성된 신뢰는 원격 근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협업 부담을 줄이는 기반이 된다. 반면 협업 체계가 이미 자리 잡은 조직이나 업무가 대부분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팀, 구성원이 여러 지역에 분산된 조직에서는 출근 자체만으로 큰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

이 같은 차이는 성과관리 방식에도 변화를 요구한다. 여전히 일부 조직은 업무 성과보다 사무실 출근 여부를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나 원격·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적시에 이뤄지는 피드백과 체계적인 업무 기록, 공정한 목표 설정, 안정적인 지원 체계다. 사무실에 머무는 시간을 성과의 기준으로 삼는 관리 방식은 변화한 근무 환경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이에 따라 근로계약과 조직 운영 방식도 개편이 불가피하다. 근무시간과 임금을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 수행 장소와 필수 출근 기준, 일정 통보 방식, 교통비 지원 기준, 성과 평가 절차 등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사무실에서 이뤄지는 비공식적인 의사소통 과정에서 원격 근무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주: 매달 한 차례 사무실에 출근한 집단은 실험 기간 내내 누적 이직률이 더 낮게 나타났다.

직무에 따라 달라지는 근무 방식

업무의 성격과 직무 특성에 따라 대면 근무의 필요성도 달라진다. 콜센터는 시간당 통화 건수나 품질평가 점수처럼 생산성을 비교적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반면 창의성과 전문성이 중요한 업무는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평가 기준도 상대적으로 모호하다. 경력에 따라서도 적합한 근무 환경이 구분된다. 신입 직원은 즉각적인 피드백과 밀접한 지도가 필요한 반면 숙련된 인력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가까운 공간에서 함께 근무할 경우 코드에 대한 피드백이 18.3%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숙련된 개발자가 동료를 지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자신의 코드 생산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 근무는 직무 특성과 경력 수준을 함께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 신규 입사자나 직무 교육을 받는 직원에게는 일정 기간 대면 근무를 확대하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숙련자에게는 출근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관리자 역시 코칭과 갈등 조정, 업무 계획 수립에 역량을 집중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모든 직원에게 같은 출근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은 업무와 경력에 따른 차이를 반영하기 어렵다. 숙련된 직원에게는 불필요한 이동 부담을 안기고 정작 지원이 필요한 신입 직원은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입사 초기 교육과 신제품 출시, 조직 개편처럼 대면 협업이 필요한 시기에는 출근을 늘리고 업무가 안정되면 원격근무를 확대하는 등 업무의 특성에 맞춰 근무 방식을 조정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국가와 계층에 따라 달라지는 근무 환경

하이브리드 근무의 효과는 국가별 여건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인다. 디지털 산업 비중이 높고 주거 공간에 업무 환경을 갖추기 쉬우며 초고속 인터넷과 체계적인 성과관리 시스템이 마련된 국가에서는 원격근무가 빠르게 확산됐다. 반면 주거 공간이 협소하거나 대면 중심의 관리 문화가 강한 조직, 현장 업무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는 원격근무를 확대하기 쉽지 않다. 이 같은 차이는 지난해 40개국의 대졸 근로자 1만6,4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2022년 이후 재택근무를 주된 근무 방식으로 선택하는 비율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됐지만 국가별 격차는 여전히 크게 나타났다.

국가 간 차이는 같은 사회 안에서도 확인된다. 영국에서는 2025년 초 기준 학사 학위 이상을 가진 근로자의 41%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근무한 반면 학위가 없는 근로자는 4%에 그쳤다. 연소득 5만 파운드(약 1억208만원) 이상 근로자는 절반 가까이가 전면 재택근무를 했지만, 연소득 2만 파운드(약 4,083만원) 미만 근로자는 8%만 같은 방식으로 근무했다. 사무실 출근을 둘러싼 논쟁은 근무 장소를 선택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직업과 소득, 주거 여건에 따라 원격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직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근무 정책은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종과 반드시 현장에서 근무해야 하는 직종 간 격차를 더욱 키울 가능성이 있다.

근무 방식별 장점과 한계

원격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 사무실 근무는 각각 장점과 함께 감수해야 할 부담도 안고 있다. 원격근무는 출퇴근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기업의 인재 확보 범위를 넓혀준다. 또한 근로자는 돌봄과 건강, 생활 여건에 맞춘 근무가 가능해진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20~64세 근로자의 유급 근무일 가운데 약 25%가 재택근무로 이뤄졌다. 영국의 재택근무자는 출근하지 않는 날 평균 56분의 이동 시간을 절약했으며 이를 휴식과 운동, 가족 돌봄 또는 추가 업무에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원격근무가 늘어날수록 구성원 간 학습과 협업은 줄고 조직의 지원 체계도 느슨해질 수 있다. 화상회의가 잦아지면서 업무 피로도가 높아지고 신입 직원은 조직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커진다. 관리자가 문제를 뒤늦게 발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미국의 여러 연구를 종합한 분석에서는 원격근무의 생산성이 사무실 근무 대비 약 1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무실 운영 비용을 줄이고 더 넓은 지역에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선택 가능한 근무 방식이다.

사무실 근무는 즉각적인 코칭과 협업, 보안이 필요한 업무, 신속한 의사결정에 강점이 있다. 반면 개방형 사무실은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출퇴근은 근로자의 시간과 체력을 소모한다. 채용 가능한 인재의 범위도 제한된다. 2024년 중국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이 실시한 무작위 대조실험에서는 주 2일 재택근무를 도입한 결과, 업무 성과와 승진율은 유지된 반면 퇴사율은 3분의 1 감소했다. 사무실 출근이 항상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하이브리드 근무도 예외는 아니다. 운영 방식이 잘못 설계되면 온라인 회의가 이어지는 일정에 출퇴근 부담만 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사무실 근무자와 원격근무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격차가 생기고 출근 여부를 중시하는 조직 문화가 형성될 가능성도 커진다. 이로 인해 함께 수행할 업무가 없는 날에도 출근을 요구하면 구성원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업무에 맞는 근무 설계가 경쟁력

기업은 어느 한 가지 근무 방식에 얽매이지 말고 업무 특성에 맞는 운영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서비스 조직이라면 월 1회 팀 출근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반면 신제품 개발 조직은 일정 기간 대면 협업을 강화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근무 제도를 변경할 때는 생산성과 품질, 결근율, 이직률, 채용 비용, 직원 만족도 등 핵심 지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구성원과 함께 점검하는 체계가 요구된다. 중요한 것은 출근의 목적이다.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근무 장소를 근태 관리의 기준이 아니라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의 하나로 바라봐야 한다. 출근 일수를 일률적으로 늘리기보다 업무의 목적과 특성에 맞춰 근무 방식을 설계하는 조직이 하이브리드 근무의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Hybrid Work Productivity Depends on Design, Not Office Day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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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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