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글로벌시장
  • "인프라 한계 뚜렷" 폭염·AI 수요 속 美 전력망 취약성 부각, 빅테크는 자체 에너지 확보에 박차

"인프라 한계 뚜렷" 폭염·AI 수요 속 美 전력망 취약성 부각, 빅테크는 자체 에너지 확보에 박차

Picture

Member for

1 year 8 months
Real name
이시호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수정

폭염 덮친 美, 재생에너지 비용 상승·전력 수요 폭증에 '비상'
노후화 설비 한계 부딪혀, 곳곳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까지
빅테크 자체 에너지 공급망 구축 가속화, AI 경쟁 판도 변화

미국의 전력 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노후화한 인프라가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동시에, 재생에너지 보조금 축소 및 폭염·데이터센터발(發) 전력 수요 등 변수가 누적되며 공급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대규모 전력 수요의 핵심 축인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발전소·송전망·원자력 등 에너지 자산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경쟁력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美 전력망 과부하 목전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청정에너지 거래 플랫폼 레벨텐에너지의 미국 태양광·풍력 개발업체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미국 청정전력 전력구매계약(PPA) 가격이 보조금 종료 이후 40~120% 상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공되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대상 세제 혜택을 종료한 상태다. 해당 혜택은 지금까지 미국 태양광·풍력 개발비의 약 30%를 경감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가격 인상 압력은 수요 측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강력한 열돔 현상과 기록적인 폭염이 미국을 덮치며 전력망 부하가 가중된 것이다. 지난 2일 미국 최대 전력 운영사 PJM인터커넥션의 예비 전력은 오전 22기가와트(GW)에서 저녁 무렵 약 5GW로 80% 가까이 급감했고, 최대 전력 수요는 166GW 안팎까지 치솟았다. PJM의 전력 가격 벤치마크 지표로 통하는 웨스턴 허브 권역의 피크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479.27달러(약 73만2,400원)로 150% 폭등했으며,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버지니아주 북부 도미니언의 실시간 전력 가격은 MWh당 2,500달러(약 380만원)를 웃돌기도 했다.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역시 미국의 전력망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에 따라 급증한 데이터센터 시설은 이미 막대한 규모의 전력을 상시 소비 중이며, 최근의 폭염 국면에서는 그 부하가 한층 가중됐다. 외부 기온이 올라가면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설비 가동이 늘어나고, 냉각 효율이 떨어질수록 같은 연산량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전력 소비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PJM 측은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대규모 산업 고객에게 전력망 사용을 줄이고 자체 백업 전력을 활용하라는 요청을 전달한 상태다.

정전 등 현지 혼란 이어져

노후화한 미국 전력망은 이 같은 변수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 전력 인프라의 송전선과 전력용 변압기 가운데 70% 이상은 사용 연한이 25년을 넘긴 노후 설비다. 송전선과 변압기는 고장 시 광범위한 정전이 일어날 수 있는 전력망의 핵심 병목이지만, 주문 제작·인허가·설치에 긴 시간이 소요돼 단기간 내 공급 확대가 쉽지 않다. PJM 이사회는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지난해 말 이해관계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2026∼2027년 공급연도부터 발전 용량 부족 문제가 가시화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 전력 체계의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현지에서 반복적인 혼란을 야기 중이다. 지난 2일 미국 뉴욕시 및 웨스트체스터 지역 에너지 공급 기업인 콘에디슨은 폭염이 시작된 이후 산발적 정전 피해를 입은 고객 약 3만1,000명에 대한 전력 공급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주요 피해 지역으로는 리버데일·브롱크스 북동부·퀸스 리치먼드힐·플러싱 등이 거론됐다. 이후 3일에는 뉴욕시 일부 지역에서 직접적인 전력 공급 차단 조치도 이어졌다. 높은 전력 수요로 발생한 설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퀸스 남서부의 주거·상업 고객 약 9,800명에 대한 전력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이다.

비슷한 시기 PJM 역시 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한 비상조치를 확대했다. 지난 2일 모든 발전기에 최대 출력 운전을 지시하고, 유휴 발전소를 잇달아 재가동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3일 PJM은 "관할 지역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연방 차원의 경보가 발령됐다"며 각 전력 회사에 비상 상황에 전력 사용을 줄이기로 계약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력 공급을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빅테크의 전력 확보 전략

이런 가운데 AI 서비스 유지를 위해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빅테크 업계는 자체 인프라 확충을 위한 공격적 투자를 단행 중이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딜로이트에 따르면, 미국 전력·유틸리티 업계의 올해 1~5월 인수합병(M&A) 규모는 2,036억 달러(약 316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거래 규모인 1,417억 달러(약 220조원)보다 40%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최근 빅테크들은 그저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발전소, 송전망, 전력 회사 등 인프라를 함께 확보하는 추세"라며 "단순히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거나 대량의 메모리 반도체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 ‘누가 서버를 돌릴 전기를 확보하느냐’가 AI 경쟁의 핵심 축이 된 것"이라고 짚었다.

직접 전력을 조달하고자 하는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일례로 메타는 지난 4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를 위해 10기의 초대형 천연가스 발전소를 직접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의 전력 설계 용량은 7.5기가와트(GW)로, 루이지애나주의 전체 전력 발전 설비 용량(약 24.7GW)의 30%에 육박한다. 자체적인 전력 수급 통로를 마련하지 않으면 지역 전력망에 엄청난 부하를 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메타는 지역 전력 회사인 사우스웨스턴 일렉트릭 파워 컴퍼니와 협력해 필요한 전력 인프라 비용을 100% 부담하고, 자연 공기를 활용한 냉각 방식을 도입해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원자력 관련 투자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4년 9월 사고로 폐쇄됐던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를 재가동해 20년간 전력을 독점 공급받기로 결정했다. 가동 목표 시점은 오는 2028년이다. 구글은 같은 해 10월 4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인 카이로스파워와 기업용 SMR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양 사는 2030년 첫 가동을 시작으로 2035년까지 6~7기의 원자로를 순차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아마존도 비슷한 시기 SMR 개발사인 X-에너지에 5억 달러(약 7,53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으며, 향후 미국 전력 회사 에너지 노스웨스트와 손을 잡고 SMR 단지를 건설해 전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8 months
Real name
이시호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