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반도체
  • “메모리 게임체인저부터 AI 신경망 칩까지” 美 규제 뚫은 中 반도체, 기술 패권 향한 전방위 질주 가속

“메모리 게임체인저부터 AI 신경망 칩까지” 美 규제 뚫은 中 반도체, 기술 패권 향한 전방위 질주 가속

Picture

Member for

1 year 8 months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수정

미국 수출 규제 돌파한 중국 반도체 기술 진전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 개발로 기술 패러다임 전환
논문 통제·특허 확대 병행한 기술 주도권 전략도

중국이 메모리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차세대 컴퓨팅 기술 전반에서 독자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첨단 장비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D램·낸드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대학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차세대 칩 개발과 대규모 특허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핵심 기술 관리 강화까지 병행하며 미래 반도체 주도권 경쟁에서 존재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中 반도체 생태계 확장, 기술 격차 축소 목표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의 본진으로 불리는 안후이성 허페이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공장에서는 최근 극비리에 최첨단 R&D 라인 건설 공사가 시작됐다. 이는 ‘본딩 D램’으로 불리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생산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성능과 용량을 극대화할 수 있어 ‘메모리 반도체 게임체인저’로 통한다. ‘포스트 HBM’으로 불리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D램에서도 중국은 속도전을 펴고 있다. CXMT는 서버용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양산 경험을 발판으로 CXL 3.0 시장 개척을 공식화했다. 핵심인 컨트롤러를 확보하기 위해 자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인 몽타주테크놀로지 등과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D램 전문 CXMT와 낸드플래시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메모리 기업은 2년 전만 해도 저사양 칩 제조에 매달리며 매년 조(兆) 단위 손실을 보던 업체에 불과했다. 당시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집계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1분기 CXMT의 D램 시장 점유율은 8%로 치솟았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자족’ 드라이브가 성과를 내면서다. 현시점 CXMT는 부품사 선정에 깐깐하기로 유명한 애플의 신규 D램 공급사로 거론될 정도로 성장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중국이 미국의 규제를 뚫고 미래 기술 선점에 나섰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제재로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네덜란드 ASML의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입이 전면 차단돼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빠른 속도로 우회로를 찾았다. 현재 CXMT는 구형 공정을 고도화하는 멀티패터닝 기술 등을 총동원하면서 HBM 개발을 눈앞에 둔 상태다. 또한 생산라인의 20%를 HBM 전용으로 전환하고 HBM3와 HBM3E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범용 D램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최신 서버와 PC의 주력 제품인 DDR5 시장에서 중국의 공세가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중국산 수요도 커지는 추세다. 낸드플래시에선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0단대 후반에서 300단대 낸드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400단 이상의 극초고적층 시대로 향하면서 물리적 한계에 맞닥뜨렸다. ‘웨이퍼-투-웨이퍼(W2W)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이 필수화된 것이다.

이는 칩과 칩 사이에 전도성 돌기(범프) 없이 반도체 웨이퍼 두 개를 직접 맞붙여 회로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첨단 후공정 기술로, 이 영역의 특허 장벽을 선점한 곳이 YMTC다. YMTC는 독자 기술인 엑스태킹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160단부터 최신 270단 제품까지 대량 생산에 성공했다. 핵심 특허만 119건으로 한국 기업(2023년 기준 삼성전자 83건, SK하이닉스 11건)을 압도한다. 낸드 1위인 삼성전자가 차세대 V10(430단대) 이상의 트리플스택 낸드를 개발하기 위해 YMTC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을 정도다.

메모리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린 중국은 AI 반도체의 새로운 설계 방식과 시스템 아키텍처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가 지난 5월 공개한 ‘타우의 법칙’과 관련한 기술은 AI 반도체 경쟁의 판도를 바꿀 것이란 관측이 팽배하다. 한·미 기업이 주력하는 칩 미세화가 아니라 데이터가 이동하는 시간을 줄여 전체 시스템 성능을 높이는 새로운 차원의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베이징대·중국과학원 연합, 인간 뇌 모방한 ‘차세대 칩’ 개발

중국은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징대 집적회로학부 양위차오 교수 연구팀과 중국과학원(CAS) 공동 연구진은 최근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통합 인공 신경망을 탑재한 ‘40nm 컴퓨팅 인 메모리(Computing-in-Memory, CIM)’ 반도체 소자의 독점적 개발 성과를 확정 발표했다. 이 장치는 기존 컴퓨터 아키텍처의 물리적 한계를 청산하고, 복잡한 인간 뇌 표면 구조를 단 0.5초 이내에 재구성하는 가이드라인을 입증했다. 연산 속도 면에서는 업계 표준인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 시스템보다 최소 50배에서 최대 478배 높은 수율로 평가된다.

인간의 뇌는 두개골이라는 좁은 공간 내에 수십억 개의 뉴런을 수용하기 위해 표면적을 극대화한 가혹한 홈과 주름 구조를 지니고 있다. 기존 표준 컴퓨터의 ‘폰 노이만’ 아키텍처는 연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CPU/GPU)와 데이터저장장치(메모리)가 철저히 분리돼 있는 탓에, 초장기 뇌 구조 데이터를 처리할 때 두 장치 사이를 끊임없이 왕복 수송해야 하는 지연 마찰과 전력 소비 족쇄에 묶여 정체 부침을 겪어 왔다. 이 때문에 미세한 뇌 표면을 실시간 렌더링하려면 수천억원 규모의 초대형 서버 인프라 조달이 필수적이었다.

중국 연구팀은 신경동학(Neurodynamics) 시스템을 차세대 메모리 배열 내에 직접 이식하는 공학적 실리 전술로 이 장벽을 허물었다. 특히 차세대 메모리 칩인 위상변화 멤리스터(Phase-change Memristor) 소자의 물리적 결함으로 꼽히던 ‘전도 드리프트(시간에 따른 전류 변동으로 데이터가 불안정해지는 현상)’ 리스크를 역발상으로 활용,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뇌 신호를 정밀 계산하는 강력한 컴퓨팅 자산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사이언스지에 논평을 게재한 독일 율리히 연구센터(Juelich Research Centre)의 핵심 석학들은 중국의 메모리 패러다임을 두고 “원유를 멀리 떨어진 가공 공장으로 매번 수송해 처리하는 대신, 축산 농장 현지에서 즉시 신선한 우유로 제품화하는 원스톱 공정과 유사하다”고 극찬했다.

논문 통제·특허 공세, 선도국 전략 답습

더 무서운 건 중국이 미국과 같은 기술 선도국들의 전략까지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해외 유수 학술지에 논문을 잇따라 게재하며 연구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데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핵심 기술의 외부 유출을 막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교수진 등을 채용할 때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등에 부여해 온 가점의 비중을 줄이거나 없애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중국 연구진들은 네이처, 셀 등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면 채용과 승진, 연구 지원 평가 등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었으나, 학술 논문이 산업 및 기술 유출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논문 투고를 제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8월부터 해외 학술 출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국내 학술지에 영향력 있는 논문을 게재하도록 장려해 왔다. 이런 추세 속에 한 국제 과학 출판계 임원은 올해 초부터 중국에서 접수되는 논문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미·중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과학에서도 안보 문제가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아울러 최근 중국의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한 점도 영향을 줬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데니스 사이먼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과학 시스템이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던 '추격형'에서 벗어나 강대국형으로 거듭났다"며 "이제는 지식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국가안보를 지키고 과학적 위상을 높이는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D 성과를 대규모 특허 물량으로 압도하는 점도 기술 선도국의 전략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미 국가과학위원회(NSB)의 ‘2026년 미국 과학·공학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국제 특허 패밀리 기준으로 중국 발명자가 획득한 AI 분야 특허는 8만2,708건으로 세계 1위였다. 같은 기간 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도 2만1,329건으로 1위로 집계됐다. 양자 정보 기술 분야에서도 중국(4,319건)이 1위를 차지했으며, 바이오 기술에서 중국은 5만7,146건으로 2위 미국(8,891건)의 6배를 넘어섰다.

이 같은 경쟁력은 중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한 결과다. 중국은 2024년 R&D 지출에서 1조280억 달러(약 1,576조원)로, 미국(1조90억 달러·약 1,546조원)을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만 해도 중국은 세계 R&D 지출의 5% 비율에 불과했고, 당시 미국이 39%로 압도적 1위였는데 역전된 것이다. 전 세계 과학·공학 논문 약 350만 편(2024년 기준) 중에서도 중국 비율은 31%로 압도적 1위였고, 미국(12%)과 인도(7%)가 뒤를 이었다. 인재 양성에서도 중국은 이미 2019년에 과학·공학 박사 학위 수여 건수에서 미국을 추월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8 months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