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세력 생존 어렵다” 스페이스X 주가 약세 속 엄포 놓은 머스크, 스타십 성과 부진에 투자심리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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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확률 낮아" 머스크, 스페이스X 공매도 세력에 경고 스페이스X 신사업 동력 '스타십', 수년째 기술력 입증 차질 이달 예정돼 있던 시험비행도 2차례 연속 연기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들을 향해 공개적인 경고를 보냈다. 기업공개(IPO) 흥행 직후 뛰었던 주가가 미끄러지며 공매도 수요가 급증하자, 직접 주가 방어를 위한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순한 경고만으로는 최근의 투자 심리 위축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려면 스타십 등 핵심 프로젝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스페이스X 주가 추락
18일(이하 현지시각) 머스크 CEO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 구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스페이스X에 상당한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는 기업들의 생존 확률은 매우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2일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스페이스X는 상장 3거래일째인 지난달 16일 장중 주가가 225달러(약 37만3,600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는 공모가(135달러·약 19만7,790원)를 약 66% 웃도는 수준이다. 시가총액 순위 역시 아마존닷컴을 제치고 5위까지 높아지며 마이크로소프트(MS)를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이후 고점 논란이 계속되면서 주가는 상승 동력을 잃었고, 23일 종가 기준으로는 118.24달러(약 17만3,230원)까지 떨어졌다.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스페이스X에 대한 공매도 베팅은 급격히 늘었다. CNBC는 미국 금융 데이터 분석 기업 S3파트너스의 추정치를 인용, 시중에 거래되는 스페이스X 주식 중 약 32%가 공매도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는 한 달 전(5~7%) 대비 눈에 띄게 증가한 수준이다. 스페이스X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공매도 포지션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S3파트너스의 리서치 책임자인 매슈 운터먼은 "회사 상장 후 첫 실적 발표, 보호예수 해제 등 몇 가지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공매도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포지션을 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 데이터 분석 업체 오르텍스는 스페이스X 주가 하락으로 공매도 투자자들의 장부상 이익이 지난달 초 마이너스 6억7,700만 달러(약 9,918억원)에서 지난 16일 87억 달러(약 12조7,460억원, 16일 종가 기준)로 플러스 전환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피터 힐러버그 오르텍스 공동 창업자는 "스페이스X의 공매도 투자자들은 IPO 이후 험난한 여정을 겪었고, 이런 변동성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스페이스X는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롤러코스터와 같은 존재였지만, 결국 그들에게 확실히 유리하게 끝났다"고 평가했다.
스타십 발사 둘러싼 잡음
증권가 등에서는 머스크 CEO의 구두 개입만으로는 주가 하락세 및 공매도 수요를 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결국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에 기대하는 것은 유의미한 '성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지점은 발사 뒤 회수해 재사용이 가능한 초대형 로켓 스타십의 개발 상황이다. 스타십은 로켓 발사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핵심 열쇠이자,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스타링크 통신망 확장, 달·화성 탐사 등 머스크 CEO가 추진하는 신사업을 떠받칠 기반으로 꼽힌다.
문제는 스타십의 개발 여정이 상당히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4월 스타십의 첫 통합시험비행에서는 일부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며 기체가 발사 약 4분 만에 공중 폭파되고, 발사대까지 크게 파손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사고 조사를 통해 스페이스X에 63건의 시정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 해 11월 진행한 두 번째 시험에서는 스타십과 1단 재사용 가능 초중량 추진체 슈퍼헤비 부스터의 분리가 최초로 성공했지만, 부스터는 복귀 기동 과정에서 폭발했고 상단부 스타십도 비행 도중 파괴됐다. 2024년 3월 세 번째 시험에서는 스타십이 처음으로 우주 공간에 도달하는 진전을 이뤘으나,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해 통신이 두절된 뒤 소실됐다.
이후 지난해 1월 일곱 번째 시험비행에서는 개량형 스타십이 상승 도중 추진 계통 이상으로 통신이 끊긴 뒤 카리브해 상공에서 공중 분해됐고, 두 달 뒤 진행된 여덟 번째 시험에서도 엔진 정지 및 자세 제어 능력 상실 문제로 기체가 파괴됐다. 3개월 사이 두 차례나 반복된 폭발의 잔해는 광범위하게 낙하하면서 주변 항공편의 운항에 영향을 미쳤고, FAA는 재차 사고 조사와 후속 안전성 검토에 나섰다. 같은 해 5월 아홉 번째 시험에서는 스타십이 우주 공간에 도달했지만 화물칸 문이 열리지 않아 모형 스타링크 위성을 방출하지 못했다. 이후 기체는 내부 누출로 탱크 압력과 자세 제어 능력을 상실했고, 계획된 비행경로를 유지하지 못한 채 인도양 상공에서 통신이 두절됐다.

성장 동력 입증 과제 여전
스타십의 시험비행은 올해 들어서도 상당한 잡음을 낳았다. 지난 5월 진행된 열두 번째 시험비행에서는 차세대 스타십 V3가 우주 공간에 도달하고 대기권 재진입을 견뎌냈지만, 상단부 랩터 엔진 1기가 상승 과정에서 조기 정지했다. 슈퍼헤비 부스터에서도 상승 중 엔진 1기가 꺼졌고, 복귀 연소 과정에서도 여러 엔진이 정상적으로 재점화되지 않았다. 부스터는 계획된 궤적에서 벗어나 멕시코만에 추락했으며, 우주 공간에서 실시할 예정이던 재점화 시험도 취소됐다.
지난 16일 예정됐던 스타십의 열세 번째 시험비행도 순항하지 못했다. 스페이스X는 이번 시험에서 최신형 스타링크 V3 위성 20기를 방출해 궤도상 기존 위성과 통신하도록 하고, 위성에 장착된 카메라로 스타십의 열 차폐막 상태를 촬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발사 직전 슈퍼헤비 부스터에 장착된 랩터 엔진 일부가 정상적으로 점화되지 않으면서 자동 중단 시스템이 작동했고, 기체는 발사탑 주변으로 연기가 뿜어져 나온 뒤에도 발사대에 그대로 남았다. 머스크 CEO는 이후 엑스를 통해 문제가 발생한 엔진 2기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스페이스X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약 3% 하락했으며, 다음 거래일에도 5% 넘게 밀렸다.
스페이스X는 23일 텍사스 남부 스타베이스 기지에서 다시 시험비행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해당 일정마저 기상 여건을 이유로 하루 연기됐다. 열 차폐막 촬영에 필요한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름이 짙게 낀 데다, 열대성 폭풍의 영향까지 겹친 탓이다. 이와 관련해 미 금융 리서치·자문사 타이그리스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아이반 파인세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반복되는 시험발사 실패는) 스타십을 고빈도·재사용 운영 체제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스페이스X의 실행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반복되는 지연이 매출과 마진 궤적을 뒤로 늦출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부각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