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컬쳐] 교육 성과와 보상 따로 가는 교직사회, 성과 중심 개편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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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속연수·연구 실적 중심 평가 관행 성과급·코칭 결합 효과 확인 보수·승진·교사 양성체계 개편 필요
본 연구 기사는 글로벌 교육 전문지 The EduTimes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duTime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duTimes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교사의 낮은 처우와 교육의 질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 미국 교사의 평균 임금은 같은 교육 수준의 다른 직종 근로자보다 26.9% 낮았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여기에 수업 능력이 보수나 승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보상체계도 문제로 꼽힌다. 그동안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은 교과과정과 멘토링, 연수 등 교사 훈련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훈련으로 수업 역량을 높여도 그에 따른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교사 훈련과 함께 수업 역량을 평가하고 보상하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채용·승진에서 밀려나는 교수 역량
이 같은 문제는 대학에서 먼저 확인할 수 있다. 대학에서 교수상을 받을 정도로 강의 능력을 인정받아도 교수 채용에서는 연구 실적에 밀리는 경우가 많다. 2020년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실린 초기 경력 연구자 317명 대상 조사에서 교수 경험은 채용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대학들은 논문 수와 피인용 횟수, 저명 논문의 공동저자 경력 등 연구 실적에 더 높은 비중을 뒀다. 연구 실적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교수로 임용되기 전부터 형성된다. 박사과정은 학위논문과 학술지 게재, 연구비 신청, 학회 발표 등 연구 활동에 초점을 맞춘다. 이에 비해 교수법을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는 적고 관련 교육도 몇 시간의 오리엔테이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대학의 지원체계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연구 분야에는 연구윤리위원회와 연구비 지원 조직, 동료평가, 연구방법론 교육 등 체계적인 제도가 마련돼 있다. 그러나 교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러한 차이는 승진과 정년보장(테뉴어) 심사로 이어진다. 오랫동안 우수한 강의를 해도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반면, 강의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아도 우수한 연구 실적을 갖추면 승진에 유리하다. 물론 연구에 체계적인 지원과 평가 제도를 마련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연구비와 동료평가, 연구방법론 교육은 지식 생산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도 대학의 주요 역할인 만큼 교수법에 이에 준하는 훈련과 평가체계가 필요하다.

초·중등학교도 근속연수 중심 보상
대학의 연구 중심 평가와 형태는 다르지만, 초·중등학교에서도 수업 성과가 보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미국 공립학교 교사 대부분은 근속연수와 학력을 기준으로 임금이 오르는 단일 호봉제를 적용받는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크게 높여도 같은 근속연수와 학력을 갖춘 교사라면 임금 인상 폭에는 차이가 없다.
시장 경쟁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사립학교도 교사의 수업 역량에 따라 더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구조와는 거리가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공립 초등학교 교사의 연봉 중간값은 6만1,760달러(약 8,730만원)로 사립 초등학교 교사의 4만7,480달러(약 6,710만원)를 웃돌았다. 사립학교는 학비와 교육 방향 등을 놓고 경쟁하기 때문에 시장 경쟁이 교사의 수업 역량에 대한 보상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게다가 노조의 보호도 상대적으로 약해 교사의 처우는 공립학교보다 열악한 편이다.

안정성 중심의 공공 교육체계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교사의 수업 성과를 보수와 연계하는 성과급제가 도입됐다. 관련 연구에서도 성과급이 교육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밴더빌트대 피바디칼리지가 2017년 교사 성과급 관련 연구 44건을 분석한 결과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약 4주 반의 추가 학습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특히 금전적 보상만 제공했을 때보다 교사 코칭을 병행한 경우 효과가 더 컸다.
이 같은 효과가 장기간 이어지는지를 살펴본 연구도 있다. 미국 국가경제연구국(NBER)은 2023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교사발전프로그램(Teacher Advancement Program·TAP)을 운영한 학교의 학생들을 장기간 추적했다. TAP는 성과급에 정기적인 수업 관찰과 피드백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조사 결과 해당 학교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제때 졸업할 가능성이 높았고, 중범죄 혐의를 받거나 성인 초기에 공적 지원에 의존할 가능성은 낮았다. 매년 시험성적 개선 폭은 작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장기간 누적되면서 졸업과 성인 초기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성과급의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미국 공립학교의 임금체계는 여전히 근속연수와 학력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 배경에는 공공부문 교직의 높은 고용 안정성이 자리한다. 공공부문 교직은 임금 상승 경로가 예측 가능하고 연금도 안정적으로 보장돼 안정성을 중시하는 인력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인력 유입이 이어지면서 기존 보상체계도 유지되는 흐름을 보인다.
국가 주도 교사 양성체계도 경쟁 제한
보상체계와 함께 교사 양성 방식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일부 국가는 교사의 자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국가가 교사 양성과정을 관리하고 공통 교육과정과 기준을 적용한다. 교사별 교육 수준의 편차를 줄이고 일정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국가가 교사 양성을 주도하면 교육과정 개선을 촉진하는 경쟁이 약해질 수 있다. 더 나은 교육과정으로 학생을 유치하려는 기관 간 경쟁이 줄어들수록 기존 방식을 바꿀 유인도 작아진다.
제도 개선 역시 정부의 정책 결정에 좌우돼 변화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국가 주도의 교사 양성체계는 교육 수준의 편차를 줄이는 데 강점이 있지만 지속적인 개선을 이끌 유인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다. 교육의 질이 떨어질 때 더 나은 기관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변화를 압박하는 경쟁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성과급에 코칭·다면평가 병행 필요
성과급의 효과를 높이려면 평가 방식을 함께 보완해야 한다. 시험성적 하나로 보너스를 결정하면 교사들이 시험 대비 수업에 치중하고 교사 간 협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TAP는 여러 성과지표를 활용하면서 정기적인 수업 관찰과 코칭을 병행해 이러한 문제를 보완했다. 단순한 금전적 보상보다 교사의 수업 능력을 높이는 지원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대학의 교수 평가에도 적용 가능하다. 정년보장과 승진 심사에서 동료 교수의 수업 관찰과 교과과정 개편, 학생들의 학습 성과 등 실제 강의 실적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이다. 연구 실적을 논문과 피인용 횟수로 평가하듯 교수 역량도 구체적인 자료를 토대로 판단할 수 있다. 교수 포트폴리오가 형식적인 제출 자료에 머물 경우 강의 역량을 높일 유인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보수·교원 양성체계도 성과 중심으로 개편
정책의 초점도 교사 연수 확대에서 평가와 보상체계를 함께 개선하는 방향으로 옮겨가야 한다. 주정부 교사 임금체계에 수업 성과를 반영하되 시험성적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지표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수업 관찰과 피드백, 코칭을 병행해 평가와 교사의 역량 향상을 함께 추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교사 양성기관의 평가에도 졸업생의 실제 교육 성과를 반영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인증기관은 양성과정을 이수한 교사가 실제 교육 현장에서 어떤 성과를 내는지 살펴 이를 인증과 재정 지원에 반영할 수 있다. 학생 모집 규모보다 역량 있는 교사를 얼마나 배출했는지가 주요 평가 기준이 되는 방식이다. 대학의 채용과 승진 심사 역시 연구 실적과 함께 구체적인 강의 성과를 반영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는 교사의 역량을 키우는 것과 이를 제대로 평가하는 제도가 함께 요구된다. 그동안 교사 훈련에 비해 보상체계 개편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됐다. 앞으로는 실제 교육 성과가 보수와 승진, 경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교사의 전문성 향상에 합당한 보상이 뒤따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교육의 질을 높이는 출발점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Why Teaching Incentives Keep Failing: What Would Actually Fix Them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duTimes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