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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까지 번진 중국산 K-뷰티 가품, 소모전 차단 위한 프리미엄 전략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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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9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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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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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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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수출 급증, 중국 복제 산업의 새 먹잇감
루마니아 세관 적발로 확인된 동유럽 유통망
소모전 종식 이끌 프리미엄 브랜드 전환 불가피

K-뷰티가 미국과 유럽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중국산 위조품도 서구 시장으로 퍼지고 있다. 루마니아 세관에서는 중국산 메디큐브 모방품이 적발됐고, 지난해 관세청이 압수한 K-브랜드 위조물품의 97.7%는 중국에서 발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업체들은 제품과 포장은 물론 매장 간판과 인테리어, K-팝 마케팅까지 베끼며 한류가 쌓은 신뢰를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 정부가 해외 신고·단속망을 가동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에는 가품 추격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가 정품을 선택하도록 이끌 브랜드 권위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루마니아서 적발된 메디큐브 '짝퉁'

10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뷰티 기업 에이피알은 지난달 루마니아 티미쇼아라 공항 세관에서 자사 브랜드 메디큐브의 'PDRN 핑크 콜라겐 캡슐크림' 위조 의심 제품 100여 점이 압류된 사실을 확인했다. 적발된 제품은 외형과 용기 디자인이 정품과 매우 흡사해 일반 소비자가 맨눈으로는 진품과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품 산업의 팽창은 K-뷰티의 급성장과 맞물려 있다.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올해 상반기 70억 달러(약 9조9,25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미국이 14억5,000만 달러(약 2조560억원)로 최대 수출시장에 올랐고 유럽 판매도 가파르게 늘었다. 정품의 성장축이 중국에서 미국과 유럽으로 이동하자 가품 유통망도 서구 시장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그동안 K-뷰티 가품은 중국과 홍콩, 대만,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루마니아 적발은 K-뷰티 위조품 유통이 동유럽으로까지 뻗어나가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티미쇼아라는 헝가리·세르비아 국경과 맞닿은 루마니아 서부의 교통 요충지다. 루마니아가 지난해 1월 유럽연합(EU)의 무비자 이동 구역인 솅겐 지역에 전면 편입되면서 현지에서 통관된 상품은 별도의 국경 검사 없이 유럽 각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상품 발송국 97.7%가 중국

물론 주요 생산·유통 거점은 중국으로 꼽힌다. 지난달 초 중국 광저우시 백운구 공안국과 시장감독관리국의 합동 단속에서는 메디큐브 6개 품목의 모방품 6,000여 개가 압수됐다. 당시 단속 과정에서는 스킨1004와 아렌시아 등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다른 국내 브랜드 제품도 함께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일대에는 K-뷰티 위조품 생산 시설이 집중돼 있어 일부 국내 업체들은 현지 법률대리인과 공안당국의 협조를 받아 정기적으로 현장 단속을 벌이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해 적발한 K-브랜드 위조물품은 11만7,005점에 달했다. 발송국 기준으로 중국이 97.7%를 차지했고 베트남은 2.2%였다. 화장품류가 4만1,903점으로 전체의 35.9%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완구·문구류가 33%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해외 수사·단속기관과의 공조를 기업이 자체적으로 지속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표1. 가짜 K-브랜드 신고센터 운영 체계 및 대응 방안

구분핵심 내용
추진 배경해외 위조·유사 제품 확산에 따른 국내 기업의 수출 피해와 ‘K-’ 국가 브랜드의 신뢰도·품질 평가 하락 방지
신고 대상한국 생산 또는 국내 기업의 지식재산권(IP)과 무관하면서 ‘K-’ 브랜드를 표방해 소비자의 오인·혼동을 유발하는 제품·마케팅
운영 기관한국지식재산보호원
신고 창구‘K-브랜드 보호 포털’ 내 가짜 K-브랜드 신고센터
신고 방식전용 QR코드와 이미지·위치 기반 기능을 활용한 온라인 신고
주요 신고 경로해외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플랫폼, 소셜미디어(SNS)
검토 기준한국 상표와의 유사성, 소비자 오인·혼동 가능성, 지식재산권 침해 개연성
분류 유형상호·간판 도용, 위조상품 유통, 한류 정체성 훼손
후속 조치유효 제보를 K-브랜드 관리자에게 신속히 통보하고 침해 증거 수집, 행정·형사 단속 등 지원
권리 불분명 사례부정경쟁행위 및 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를 토대로 대응 방안 검토
단속 강화지식재산권 단속 기관·외교 채널과 협력해 제조·유통업자에 대한 법적 대응과 재판 단속 확대
자료: 지식재산처

韓 정부, '가짜 K-브랜드 신고센터' 개설

이에 정부는 소비자를 교란하는 가짜 K-브랜드 제품을 소탕하기 위해 ‘가짜 K-브랜드 신고센터’를 신설하며 대응에 나섰다. 신고센터는 실제로 한국에서 생산되지 않았거나 한국 기업의 지식재산권(IP)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한류의 높은 신뢰도와 인지도에 기생하기 위해 ‘K-’ 브랜딩을 표방하는 교묘한 마케팅 행위를 철저히 차단하는 역할을 맡는다.

신고센터는 우리 국민이 해외 매장이나 온라인 플랫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발견한 가짜 K-브랜드 의심 사례를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센터는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운영하는 ‘K-브랜드 보호 포털’ 내에 개설하며 신고 전용 QR코드나 이미지·위치 기반 기능을 통해 국민이 해외 현장에서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다.

접수된 신고는 한국 상표와의 유사성이나 오인·혼동 가능성, 침해 개연성 등을 검토한 뒤 상호·간판 도용, 위조상품 유통, 한류 정체성 훼손 등의 유형으로 분류해 자료를 축적하게 된다. 유효한 제보로 판단된 경우 K-브랜드 관리자에게 신속하게 통보, 후속 대응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현지 상표권이 없는 경우에는 침해증거 수집과 행정·형사단속 등 상표권 침해 대응으로 연계한다. 현지 권리가 없거나 권리관계가 불분명한 경우에도 부정경쟁행위, 소비자보호법 위반 등 법과 제도에 근거해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정부는 위조 및 유사 제품의 확산이 한국 기업들의 수출 실적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K-’라는 국가 브랜드 자체의 신뢰도와 품질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IP 단속 기관 및 외교 채널과 협력해 가짜 K-브랜드 제조·유통업자에 대한 법적 대응과 세관 단속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가격 경쟁 끝, 가치 전쟁 시작해야

다만 가품이 발견될 때마다 판매자를 추적하고 물량을 압류하는 방식으로는 소모전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위조업자는 단속망이 좁혀오면 계정을 폐쇄하고 법인을 바꾼 뒤 다른 지역에서 생산을 재개한다. 그때마다 한국 기업에는 해외 법률대리인 선임과 증거 수집, 현지 소송에 따른 비용 부담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결국 소비자가 정품을 고집할 만큼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복제에 따르는 비용을 높여야 추격전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유럽 명품 기업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방어막도 여기서 출발했다. 유럽 명품업계는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과 희소성, 엄격한 유통 통제를 결합해 위조품과 정품 사이에 거대한 가치 격차를 만들었다. 세계 주요국에 상표와 디자인을 선제적으로 등록하고 직영점과 공인 판매처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특히 고유한 디자인과 일관된 품질, 수선·보증 서비스를 브랜드 역사와 결합해 정품 구매의 이유를 축적했다.

K-뷰티도 빠른 유행과 가격 경쟁에 기대온 성장 공식을 재정비할 시점에 접어들었다. 연구개발(R&D) 역량과 원료 안전성, 임상자료, 제조 품질을 브랜드 서사와 결합하고 글로벌 소비자가 인정할 독자적인 자산으로 축적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품 인증기술과 유통이력 추적, 국가별 공식 판매망도 함께 정비해야 한다. 신제품이 흥행할 때마다 복제품이 쏟아지는 악순환을 끊을 열쇠는 출시 속도에 걸맞은 브랜드 권위 확보다.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 있는 뷰티 매장 '온리영' 모습/사진=온리영 공식 더우인

‘한국산 착시’ 노리는 중국, 매장 분위기까지 ‘통째 복제’

중국이 한국 브랜드의 성장 경로를 집요하게 추격한다는 점도 장기 전략의 필요성을 키운다. 중국에서는 제품 복제에 이어 매장 명칭과 로고, 인테리어까지 베끼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 후난성 창사(長沙)시에는 최근 올리브영을 연상시키는 뷰티 매장 ‘온리영(ONLY YOUNG)’이 문을 열고 점포를 확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장은 인근 리우양(浏阳)시까지 영업망을 넓히며 전국 무료 배송을 내세우고 있다. 매장 명칭과 로고 디자인, 대표 색상, 상품 진열 방식까지 국내 올리브영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쇼핑백 디자인 역시 비슷해 브랜드 정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가 한국 브랜드로 오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케팅 방식에서도 ‘한국 이미지’ 활용이 두드러진다. 온리영은 중국 숏폼 플랫폼 도우인에 공식 계정을 개설해 K-팝을 배경 음악으로 한 홍보 영상을 게시하고 있다. 매장에서는 나스, 디올, 키엘 등 글로벌 뷰티 브랜드 제품이 판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유사 브랜드가 아닌 소비자 혼동을 전제로 한 ‘의도적 모방’ 사례로 보고 있다.

이런 모방 사업은 소비자가 한국 브랜드로 착각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정품 인증과 공식 판매망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현지 상표권 집행이 빨라지면 위장 판매가 설 자리는 그만큼 좁아진다. 중국의 거대한 제조 기반은 복제품을 쏟아내는 동력이지만 생산시설과 판매 계정, 발송 경로가 일부 지역과 플랫폼에 몰리면서 단속의 표적도 함께 노출된다. 중국 업체가 복제 속도에서 우위를 점해도 브랜드 신뢰를 둘러싼 장기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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