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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에듀] 부실 논문 잇단 적발에도 뒤늦은 제재, 학술지 책임성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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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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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철회 급증으로 학술지 심사 역량 한계 노출
부실 학술지 사후 제재보다 선제적 심사 필요
철회 이력 반영한 질·신뢰성 중심 연구 평가

본 연구 기사는 글로벌 교육 전문지 The EduTimes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duTime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duTimes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3년 전 세계에서 철회된 논문은 1만4,000편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4년에도 9,000편 이상이 철회됐고, 2025년에는 늦여름까지 5,000편을 넘어섰다. 10년 전 연간 약 1,000편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이처럼 철회 논문이 급증하면서 부실 연구를 사전에 걸러내야 할 학술지의 심사 체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부실 논문을 반복적으로 게재한 학술지가 받는 불이익은 크지 않다. 이에 따라 논문 철회 이력을 평가에 반영하고 문제가 반복되는 학술지에 책임을 묻는 ‘학술지 책임성(journal accountability)’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투고 급증에 심사 역량 한계

학술지의 검증 기능이 약화된 배경에는 급격한 논문 투고 증가가 자리한다. 대표적인 인공지능(AI) 학술대회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의 투고 논문은 2017년 약 3,240편에서 2024년 1만5,671편, 2025년 2만1,575편으로 늘었다. 국제표현학습학회(ICLR) 역시 2024~2025년 투고량이 약 60% 증가했다.

반면 심사 인력은 투고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에 학회가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심사위원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늘면서 심사의 일관성도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2021년 같은 논문을 다시 심사한 실험에서는 처음 채택된 논문의 약 절반이 두 번째 심사에서 탈락했다. 유명 학술대회에 채택됐다는 사실만으로 연구의 질을 판단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이러한 문제는 컴퓨터과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암 연구 분야에서도 돈을 받고 허위·재활용 논문을 만들어주는 ‘논문공장(paper mill)’의 연구물이 잇따라 발견됐다. 특히 논문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난 국가에서는 철회 건수도 함께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주: 2023년 논문 철회 건수 급증은 전반적인 추세가 아닌 힌다위 사태의 영향이다.

제재는 늦고 피해는 먼저 발생

심사 단계에서 부실 논문을 걸러내지 못하더라도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 대응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학술지에 대한 제재는 대부분 부실 논문이 상당수 쌓인 뒤에야 이뤄진다. 출판사 와일리(Wiley)의 자회사인 힌다위(Hindawi)는 2023년 논문공장 문제가 불거진 뒤 학술지 19종이 주요 색인에서 제외되고 8,000편 넘는 논문이 철회되자, 결국 브랜드를 폐지했다. 환경 및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케모스피어(Chemosphere)’와 의학 학술지 ‘큐리어스(Cureus)’도 의심스러운 논문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주요 색인에서 제외됐다. 글로벌 학술출판사 엘스비어(Elsevier)의 스코퍼스(Scopus)는 2025년에만 56개 학술지를 색인에서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제재가 이뤄질 무렵이면 해당 논문이 이미 유통·인용되고 채용이나 연구비 지원에도 활용됐다는 점이다. 반면 문제가 제기돼 심사가 시작된 학술지의 약 85%는 실제 색인 제외로 이어지며 대부분 6주 안에 결론이 난다. 문제를 가려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라 심사에 들어가는 시점 자체가 늦은 셈이다.

주: 조사 대상 142개 학술지 중 절반은 철회 논문이 1편에 그친 반면, 4곳은 100편을 넘어섰다.

데이터 활용한 선제적 심사 필요

따라서 일정한 기준에 따라 조기에 심사를 시작하는 체계가 요구된다. 필요한 자료도 이미 확보돼 있다. 주요 학술 색인 데이터베이스가 학술지별 논문 철회율을 집계하는 만큼 이를 심사 착수 기준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일정 기간 발행 논문 가운데 철회 비율이 기준치를 넘으면 자동으로 공개 심사에 착수하도록 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단기간 철회 건수 증가만으로 제재하기보다 문제가 반복되는 양상을 기준으로 삼아 정상적인 논문 철회는 보장하고 부실 운영이 이어지는 학술지를 선별해야 한다. 학술출판사 스프링거네이처(Springer Nature)는 2024년 발행한 약 48만2,000편 가운데 2,923편을 철회했다고 공개했다. 이처럼 출판사의 철회 현황 공개를 의무화하면,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문제가 커지기 전에 대응할 수 있다.

학술지 철회 이력 반영한 연구 평가

그러나 선제적 심사만으로 연구 현장의 유인을 바꾸기는 어렵다. 문제가 있는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해도 연구 실적으로 동일하게 인정받는다면 논문 편수를 늘리려는 유인이 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제가 제기돼 심사를 받거나 색인에서 제외된 학술지의 논문은 임용과 승진, 연구비 평가에서 반영 비중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실제 부실 학술지가 색인에서 제외된 뒤 일부 대학이 논문 게재 관행을 빠르게 개선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를 위해 새로운 조직이나 복잡한 제도를 만들 필요는 없다. 출판사가 영향력지수(Impact Factor)처럼 학술지별 철회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대학과 연구비 지원기관이 이를 기존 연구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논문 철회 급증을 연구자 개인의 책임만으로 돌려서는 부실 연구의 확산을 막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부실 논문을 반복적으로 게재하는 학술지를 조기에 가려내고 그 기록이 연구 평가에도 반영되는 구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논문 편수보다 연구의 질과 신뢰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평가 기준을 바꾸는 것이 학술 출판의 신뢰를 높이는 출발점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Journal Accountability: When Retraction Counts Should Cost a Journal Its Standing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duTime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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