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딥에듀] AI로 달라진 노동시장 풍경, 일반 학위보다 전문성에 무게

Picture

Member for

1 year 10 month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AI 확산에 일반 학위 경쟁력 약화 
고숙련 직무 학위 요구는 지속 
전문·기술교육 중심 교육체계 재편 필요

본 연구 기사는 글로벌 교육 전문지 The EduTimes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duTime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duTimes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이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보완하면서 기업의 채용 기준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고용주 10곳 중 8곳이 학력보다 실제 업무 능력을 중시하는 역량 중심 채용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수천 건의 채용 사례를 분석한 결과, 기업이 채용공고에서 학위 요건을 없앤 뒤 실제 채용 결과까지 달라진 사례는 700건 중 1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AI로 일반적인 업무 역량을 보완하기는 쉬워졌지만, 깊이 있는 전문성은 여전히 별도의 검증이 필요한 만큼 전문직을 중심으로 학위가 주요 채용 기준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AI 경제가 요구하는 세 가지 인적자본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 유형은 세분화되고 있다. 첫 번째는 특정 분야에서 깊이 있는 지식과 경험을 갖춰 동료나 소프트웨어로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전문가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석사학위가 이러한 전문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오랜 기간 체계적인 교육과 연구를 거쳤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두 번째는 한 가지 직무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며, 세 번째는 이들과 전문가를 적절히 배치해 성과를 끌어내는 관리자다.

이 가운데 최근 3년간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은 여러 업무를 맡는 인력이다. 과거에는 한 사람이 다양한 업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려면 수년간 경험을 쌓아야 했다. AI 도구가 확산하면서 이러한 진입 장벽은 낮아졌다. 개인이 AI를 활용해 과거 여러 숙련 인력이 나눠 맡던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를 ‘초인적 노동(superhuman labor)’이라고 한다. 이는 AI를 활용해 개인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와 생산성을 크게 넓힌 노동 형태를 뜻한다.

달라지는 경력과 학위의 가치

초인적 노동의 등장은 경력이 업무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의 한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고객서비스 직원 약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I 도구를 사용한 직원의 생산성은 평균 15% 향상됐다. 특히 경험과 훈련이 부족한 직원의 생산성 증가 폭이 숙련자보다 컸다. AI가 숙련자들이 오랜 경험을 통해 익힌 업무 방식과 지식을 제공하면서 경력에 따른 업무 능력의 격차를 좁힌 것이다.

경력에 따른 격차가 줄면서 학위의 가치도 직무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이다. 과거 교육과 실무 경험을 통해 습득해야 했던 폭넓은 지식을 AI로 빠르게 보완할 수 있게 되면서 일반 학위만으로 차별화하기는 어려워졌다. 반면 오랜 학습과 연구를 통해 쌓는 전문적인 판단력은 쉽게 대체하기 어렵다. 이에 기업들은 다양한 업무 수행 능력을 요구하는 직무에서는 학위 요건을 낮추고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고급 학위를 계속 요구하는 추세다.

주: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은 경력이 짧은 직원에게 집중됐으며, 근속기간이 1년을 넘으면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고숙련 직무에서 이어지는 학위 요구

이 같은 차이는 실제 채용시장에서도 확인된다. 2017~2019년 중간 숙련 직무의 절반 가까이가 학위 요건을 완화한 반면, 고숙련 직무에서는 이 비율이 약 31%에 그쳤다. 폭넓은 업무 역량이 필요한 직무에서는 기술과 경험으로 정규교육의 일부를 보완할 여지가 커졌지만, 전문지식이 중요한 직무에서는 학위가 여전히 주요 검증 수단으로 쓰인다.

학위가 전문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자리 잡은 배경은 유럽의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본인이 희망하면 여권 등 공식 신분증에 학위를 표기하도록 허용한다. 개인의 능력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학위가 교육과 훈련 수준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지표로 활용돼온 셈이다. 문제는 노동시장의 수요와 학위 공급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분야에서는 시장 수요보다 많은 고급 학위 소지자가 배출되는 반면 산업 현장에서는 기술직 인력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주: 학위 요건을 폐지한 이후에도 신규 채용자의 학사학위 보유 비중은 소폭 변하는 데 그쳤다.

노동시장 변화에 맞춘 인재 양성

이러한 인력 수급의 불균형은 대학과 기업, 정부의 역할에도 변화를 요구한다. 대학은 대학원 과정을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 깊이 있는 전문성을 키우는 과정과 폭넓은 지식을 확장하는 과정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AI를 활용해 경험이 부족한 직원의 업무 능력을 높이면서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직무에는 적합한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고객서비스 직원 연구에서 경험이 적은 직원일수록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 폭이 컸던 만큼 업무 특성과 숙련도를 고려한 AI 활용 전략이 중요해졌다.

정부는 고급 학위 인력이 수요보다 많이 배출되는 분야와 기술 인력이 부족한 산업을 함께 살펴야 한다. 유럽연합(EU)에서는 여러 산업에서 기술직 인력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분야에서는 고급 학위 인력의 공급이 수요를 웃돌고 있다. 이러한 인력 수급의 불균형을 줄이려면 공공 재원을 깊이 있는 전문인력 양성과 산업 현장에 필요한 기술인력 교육에 균형 있게 배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AI 확산으로 노동시장이 요구하는 역량이 달라지면서 학위의 역할도 직무에 따라 새롭게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한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AI로 보완할 수 있게 되면서 깊이 있는 전문성과 현장 기술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대학과 기업, 정부도 학위 중심의 교육과 채용 체계를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전문교육과 기술교육을 시장 수요에 맞게 강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Superhuman Labor and the New Meaning of the Master's Degr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duTimes에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10 month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