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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청소년 SNS ‘2시간 사용제한’, AI 나이 조작·VPN 우회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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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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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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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청소년 중독 소송에 180억 달러 합의·서비스 개편 수용
호주·영국·EU 이어 미국도 플랫폼 운영 방식에 직접 제동
생성형 AI·VPN 우회 확산에 실제 이용 감소 효과는 미지수

메타가 청소년 중독을 부추겼다는 미국 48개 주 등의 소송을 끝내기 위해 180억 달러(약 24조8,150억원) 규모의 합의와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받아들였다. 호주와 영국·유럽연합(EU)이 청소년 계정 차단과 서비스 설계 규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플랫폼 운영 방식에 직접 제동을 거는 합의가 나온 것이다. 다만 생성형 인공지능(AI)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한 우회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는 만큼, 규제가 청소년의 실제 이용 감소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48개 주와 청소년 중독 소송 합의

2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메타는 전날 미국 48개 주 법무부와 180억 달러 상당의 합의에 동의했다. 합의안은 법원 승인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에 제출된 합의안을 보면, 메타는 우선 121억9,000만 달러(약 16조8,050억원)를 합의안에 서명한 주들의 인구수에 비례해 10년간 매년 분할 지급할 예정이다. 주별 합의금은 소송을 이끈 캘리포니아주(15억~22억 달러·약 2조680억~3조330억원)와 뉴욕주(8억~11억 달러·약 1조1,030억~1조5,160억원)가 가장 높다. 합의 대상에는 미국 48개 주와 수도 워싱턴, 미국령 3곳(푸에르토리코, 아메리칸사모아, 북마리아나 제도)이 포함됐다. 올해 초 유사한 독자 소송에서 승소한 뉴멕시코주와 이번 합의안을 거부한 플로리다주는 제외됐다.

메타가 180억 달러(약 24조8,150억원) 전액을 무조건 지급하는 구조는 아니다. 알파벳의 유튜브와 틱톡 등 경쟁 플랫폼이 메타와 동일한 수준의 운영 방식 제한을 수용하고 합의금 지급에 동의할 경우, 주정부에 지급하는 금액이 171억 달러(약 23조5,740억원)로 늘어난다. 여기에 기타 개인정보 침해 관련 소송 합의금 및 변호사 비용 등을 더해 전체 규모가 180억 달러(약 24조8,150억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2010년 멕시코만 딥워터 호라이즌 원유 유출 사고 당시 환경 피해 복원을 위해 합의된 배상금(187억 달러·약 25조7,8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18세 미만 하루 2시간·야간 접속 차단

메타는 합의의 일환으로 18세 미만 청소년의 이용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18세 미만 사용자의 이용 시간을 하루 2시간으로 제한하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플랫폼 접속을 차단한다. 수업 시간에는 알림도 제한한다. 해당 제한은 부모 승인이 있어야 해제할 수 있다. 청소년들은 알고리즘 기반 피드 대신 시간순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기능을 선택할 수 있으며, 부모가 이를 기본 설정으로 지정할 수 있다.

학기 중에는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학교 모드’가 적용돼 개인 간 메시지를 제외한 알림이 비활성화된다. 특히 청소년 계정은 AI가 끊임없이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을 배제하고 자신이 팔로우한 계정의 게시물만 시간순으로 보여주는 ‘비개인화 피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청소년 이용자는 자기 게시물이나 타인의 게시물에 달린 ‘좋아요’ 등 반응 수를 볼 수 없으며, 성형수술이나 화장을 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사진 필터를 사용하는 것도 차단된다. 청소년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 처리되며 낯선 성인이 청소년을 찾거나 연락할 수 없도록 막는 조치도 시행된다.

표1. 메타의 18세 미만 청소년 계정 보호 조치

규제 항목청소년 계정 적용 내용
이용 시간18세 미만 사용자의 플랫폼 이용 시간을 하루 2시간으로 제한
심야 접속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플랫폼 접속 차단
학교 모드학기 중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개인 간 메시지를 제외한 알림 비활성화
제한 해제이용 시간 및 접속 제한 등을 해제하려면 부모의 승인 필요
피드 설정알고리즘 추천 대신 팔로우한 계정의 게시물을 시간순으로 보여주는 ‘비개인화 피드’ 선택 가능, 부모가 기본 설정으로 지정 가능
반응 수 비공개자신이나 다른 이용자의 게시물에 표시된 ‘좋아요’ 등 반응 수 확인 제한
사진 필터성형수술이나 화장을 한 것처럼 외모를 바꾸는 사진 필터 사용 차단
계정 공개 범위청소년 계정을 기본적으로 비공개 처리
성인 접촉 차단낯선 성인이 청소년 계정을 검색하거나 청소년에게 연락하지 못하도록 제한
자료: 메타

재판 일주일 만에 합의, 벌금·설계 변경 동시 압박

이번 사건은 미국 29개 주가 메타가 청소년 정신 건강에 미치는 위험을 알면서도 이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무한 스크롤과 알림, 추천 알고리즘 등을 사용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출발했다. 29개주 법무장관들은 메타가 소비자보호법과 아동온라인개인정보보호법(COPPA)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의도적으로 청소년의 중독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부인했지만, 재판이 시작된 지 약 일주일 만에 주정부들과 합의했다. 천문학적인 배상과 추가 소송 위험을 줄이고, 경쟁사에도 같은 청소년 보호 기준을 적용하도록 유도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9개 주는 거액의 벌금과 함께 서비스 운영 방식을 바꾸는 법원 명령도 요구했다. 주 정부 측은 관련 법률이 적용되는 청소년 이용자 수천만 명을 각각의 위반 건수로 보고, 주별 소비자보호법이 정한 최고 제재액을 곱해 민사제재금과 부당이득 환수액을 산정했다. 그 결과 청구 규모는 최대 1조4,000억 달러(약 1,930조400억원)로 불어났다. 메타는 같은 이용자가 여러 법률의 위반 건수에 중복 반영됐고 실제 문제 기능에 노출됐는지도 개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산정 방식이 과도하다고 맞섰다. 주 정부의 요구액은 당시 메타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으로, 과거 미국 담배회사들이 부담한 2,060억 달러(약 283조9,920억원) 규모의 합의금보다도 7배가량 많은 규모다.

‘중독 설계’ 겨눈 줄소송, 빅테크 전반으로 확산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의 의미가 SNS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플랫폼 기업들은 유해 콘텐츠는 이용자가 올린 것이라며 법적 책임을 피해왔지만, 이번 소송은 콘텐츠가 아니라 플랫폼의 설계 자체가 청소년에게 위해를 준다는 논리로 접근해 성과를 거뒀다. 메타가 설계 변경을 받아들이면서 같은 논리를 적용한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미국에서는 메타와 구글, 틱톡, 스냅 등을 상대로 한 개인 손해배상 소송 3,000여 건과 교육청 소송 1,300여 건이 진행 중이다. 지난 3월에는 로스앤젤레스 배심원단이 10년 넘게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이용한 20대 여성에게 600만 달러(약 80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뉴멕시코주는 별도 소송에서 10억 달러(약 1조3,790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 이번 합의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조건부 지급 구조도 경쟁사를 겨냥했다. 유튜브와 틱톡, 일부 주가 포함 대상으로 지목한 스냅까지 같은 보호 조치를 도입해야 메타의 지급액이 늘어난다. 이들이 참여하면 청소년 계정의 하루 사용시간은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고, 야간 차단 시간도 자정∼오전 6시에서 오후 10시∼오전 7시로 강화된다. 메타의 제니퍼 뉴스테드 최고법무책임자(CLO)는 “이번 합의는 업계 전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틱톡과 유튜브도 같은 체계를 도입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주는 계정 차단·영국은 설계 통제, 촘촘해지는 청소년 SNS 규제

메타가 제시한 업계 공통 기준은 이미 진행 중인 세계적 규제 흐름에 합류한 조치다. 미국에서 이번 합의가 이뤄지기 전부터 각국 정부는 주요 플랫폼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규제를 마련해 왔다. 이 흐름을 먼저 제도화한 곳은 호주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12월 10일부터 16세 미만 이용자가 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유튜브·엑스(X) 등에서 계정을 만들거나 유지하지 못하도록 했다. 부모 동의에도 예외를 두지 않았으며, 합리적인 차단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플랫폼에는 최대 5,460만 호주달러(약 540억원)의 민사 벌금이 부과된다. 시행 직후인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470만 개의 미성년 계정이 차단·삭제되면서 연령 확인과 계정 정리가 규제의 핵심 집행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호주가 계정 자체를 차단했다면 영국은 연령별 이용 제한과 서비스 설계 규제를 결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영국 정부는 16세 미만에게 SNS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16~17세 계정에는 야간 이용 제한과 무한 스크롤 차단을 기본값으로 적용할 방침을 세웠다. 연령 확인을 강화하는 한편, VPN을 이용한 우회 접속까지 플랫폼이 탐지하도록 요구해 집행 책임도 기업에 지우기로 했다. 내년 봄 시행을 목표로 제도 설계가 진행되는 가운데, 메타의 미국 합의는 영국이 마련할 시간 제한과 야간 차단 기준을 한층 높이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비슷한 움직임은 EU와 아시아에서도 구체화되고 있다. EU는 미성년자 계정을 기본 비공개로 전환하고 자동재생·푸시 알림·연속 이용 보상·읽음 표시를 기본 해제하도록 권고하는 동시에, 추천 시스템에는 이용자가 직접 표시한 선호를 행동 데이터보다 우선 반영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튀르키예는 지난 4월 15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고, 말레이시아는 6월부터 16세 미만의 신규 계정 등록 차단에 들어갔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최소 이용 연령을 15세로 정했으며, 덴마크와 스페인은 별도의 연령 제한 입법을 추진 중이다.

청소년 SNS 규제의 빈틈

다만 이 같은 규제가 청소년의 실제 이용 감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먼저 시행에 들어간 호주의 초기 성적표에서는 계정 차단과 실제 이용 중단 사이의 간극이 확인됐다. 호주 온라인안전위원회(eSafety)가 4,000여 명 규모의 아동·가족 표본을 추적한 결과, 16세 미만의 계정 보유율은 52.4%에서 42.1%로 낮아졌지만 실제 이용률은 85.9%에서 81.5%로 4.4%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뉴캐슬대 연구진의 조사에서는 12~13세의 15%, 14~15세의 19%가 가짜 계정을 썼고 약 3%는 VPN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0~12세와 여아를 중심으로 부모가 자녀의 SNS 이용을 파악하는 비율까지 낮아져, 청소년의 활동이 부모의 시야 밖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령 확인을 강화해도 생성형 AI가 새로운 우회 통로를 열어줄 수도 있다. 지난 2월 공개된 사전논문(프리 프린트)에 따르면 수염·백발·화장·주름을 합성한 얼굴로 8개 연령 추정 모델을 시험한 결과, 애초 미성년자로 판정됐던 이미지 가운데 최대 83%가 성인으로 재분류됐다. 호주 정부가 48개 업체의 60여 개 연령 확인 기술을 시험한 보고서도 실제 적용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16세 전후의 오판과 불필요한 개인정보 장기 보관 위험을 함께 짚었다. 이달 프랑스 헌법위원회가 15세 미만 SNS 금지 조항을 무효화한 것도 모든 이용자에게 연령 증명을 요구하면서 검증 방식과 사생활 보호 장치를 법률에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술적 허점을 봉쇄하더라도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2시간과 유해 콘텐츠를 반복 추천받는 2시간을 같은 위험으로 묶기는 어렵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은 기존 연구를 검토한 결과 SNS가 인구 전체 수준의 청소년 건강 변화를 일으킨다고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친구·가족과 소통하고 성소수자나 질병·사별을 겪는 청소년이 도움을 얻는 창구로 기능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외모 비교를 부추기고 수면·운동·학습 시간을 잠식하는 사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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