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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용·저성장에 中·日 약진까지" MMORPG 성장 공식 무너진 韓 게임업계, 폴란드서 새 성장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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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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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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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게임 산업, 투자 부족·콘텐츠 경쟁력 약화에 '휘청'
막대한 인건비, 중국·일본發 압박 등도 부담 요소
"비용·제도 효율적" 폴란드 등 해외 게임사 투자 증가

한국 게임 산업의 경쟁력이 나날이 약화하고 있다. △투자 위축 흐름 △MMORPG·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획일화된 수익 구조 △인건비 부담 △중국·일본의 약진 등 성장 여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누적된 탓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은 폴란드 등 해외 개발사 투자를 확대하며 PC·콘솔 중심의 신규 지식재산권(IP)과 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추세다.

韓 게임 글로벌 점유율 하락

28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한국산 게임의 존재감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6월 발간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2024년 한국 게임 매출은 158억3,300만 달러(약 21조9,300억원)로 1년 전(160억6,000만 달러)보다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 게임의 시장 점유율 역시 7.8%에서 7.2%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시기 중국은 점유율을 20.9%에서 24.2%로 끌어올리며 처음으로 미국(20.9%)을 제치고 글로벌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일본도 10%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지켰다. 중국을 중심으로 시장 판도가 급변하는 가운데, 한국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약화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연출된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투자금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게임 분야에 투입된 신규 벤처투자액은 424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1,788억원)와 비교하면 76.3%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신규 벤처투자액은 5조7,476억원에서 8조8,676억원으로 54.3% 증가했다. 인공지능(AI), 드론, 바이오 등 유망한 투자 분야가 속속 주목받는 가운데, 특유의 선투자·후검증 구조로 인해 투자 리스크가 큰 게임업계가 외면받기 시작한 것이다.

MMORPG 중심 수익 구조

획일화된 콘텐츠 방향성 역시 한계로 꼽힌다. 국내 게임업계는 1996년 출시된 넥슨 ‘바람의 나라’, 1998년 출시된 엔씨소프트 ‘리니지’ 등의 성공 이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위주로 성장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MMORPG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기준 56.2%에 달했으며, 2020년에는 78.8%까지 치솟은 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MMORPG는 캐릭터 성장과 장비 경쟁이 핵심인 게임인 만큼, 희귀 아이템 수요 및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지불 유인이 크다"며 "한국 게임 시장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과 소위 '고래'(고액 이용자)를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는 특유의 구조가 수십 년째 고착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매출 구조에 대한 이용자 반감도 큰 실정이다. 업계 내에서 수차례 반복돼 온 확률 조작 논란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다. 메이플스토리는 2010년 5월 장비 아이템의 잠재 옵션을 무작위로 재설정하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도입한 뒤, 같은 해 9월부터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옵션이 상대적으로 덜 나오도록 확률을 변경했다. 2011년 8월에는 이른바 ‘보보보’·‘드드드’·‘방방방’ 등 특정 인기 중복 옵션의 출현 확률을 별도 고지 없이 0%로 낮췄으며, '블랙 큐브'의 최고 등급 상승 확률 역시 출시 당시 1.8%에서 2013년 말 1.4%, 2016년 1월 1%로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2021년 확률형 아이템 구조에 대한 이용자 반발이 확산하고, 넥슨이 큐브 관련 확률 정보를 공개하며 이러한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1월 넥슨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확률을 변경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고지했다고 판단해 시정명령과 약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당시 전자상거래법 위반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코로나19發 인건비 부담 여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형성된 고비용 인력 구조도 국내 게임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2021년 비대면 산업 호황과 전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맞물리면서 개발자 품귀 현상이 심화하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줄줄이 개발직군 연봉을 높여 잡으며 인재 유치에 공을 들였다. 엔데믹 국면이 본격화한 뒤로도 이 같은 임금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각 사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1인 평균 보수는 2024년 1억900만원에서 2025년 1억2,900만원으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펄어비스는 9,848만원에서 1억3,405만원으로 뛰었다. 엔씨소프트는 1억800만원에서 1억1,700만원, 넷마블은 7,700만원에서 8,700만원, 카카오게임즈는 8,8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시프트업 역시 2024년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이 1억3,164만원에 달했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 외형 성장이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작 출시·흥행이 지연되거나 기존 게임 매출이 감소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기존 작품의 현금 흐름만으로 개발 인력에 투입되는 고정비를 감당하기가 빠듯해진 것이다. 결국 게임사들은 잇달아 팬데믹 당시 확장한 조직을 다시 축소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엔씨소프트는 2024년부터 희망퇴직과 권고사직, 개발·지원 조직 분사를 잇달아 실시했고, 2024년 4,886명이던 인력을 지난해 말 3,170명까지 줄였다. 크래프톤도 지난해 말부터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넥슨 역시 신규 채용을 억제하고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조직 효율화에 나섰다.

표1. 한국 게임업계가 직면한 성장 제약 요인

요인주요 내용업계 영향
투자 위축2026년 상반기 게임 분야 신규 벤처투자액 전년 대비 76.3% 감소신작 개발, 장르 다변화에 필요한 자금 부족
MMORPG 편중MMORPG 장르에 성장 동력 편중확률형 아이템·고액 이용자 중심의 수익 구조 고착
이용자 신뢰 저하확률 조작 및 정보 미공개 논란 반복기존 이용자 이탈, 신규 이용자 유입 악화
고비용 인력 구조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등한 개발자 인건비가 엔데믹 이후에도 유지고정비 부담 확대, 인력 감축 가속
해외 경쟁 심화중국은 라이브서비스·장르 실험, 일본은 강력한 지식재산권을 바탕으로 성장한국 게임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및 경쟁력 약화
자료: 중소벤처기업부, 센서타워, 공정거래위원회

中·日 게임 산업 '질주'

국내 게임업계의 위기감을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은 중국·일본 게임사들의 약진이다. 중국은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축적한 라이브서비스 운영, 과금 설계,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 등을 바탕으로 시장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텐센트·넷이즈 등 대형 게임사는 물론, 센추리게임즈·퍼스트펀 등 신흥 업체들도 주요 시장에서 잇달아 흥행작을 내놓으며 존재감을 키우는 추세다. 장르 실험과 현지화 속도도 강점으로 꼽힌다. 기존 전략 게임에 퍼즐·생존·도시건설 등 대중적인 요소를 결합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장기간 이용자를 붙잡아 두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PC·콘솔 시장에서도 ‘검은 신화: 오공’ 등 세계적인 흥행작이 배출됐다.

일본은 강력한 IP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닌텐도의 ‘마리오’·‘젤다’, 캡콤의 ‘몬스터헌터’·‘바이오하자드’ 등 주요 IP들은 후속작, 리메이크, 영화·애니메이션, 완구·캐릭터 상품 등으로 반복해서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장기 자산이다. 닌텐도가 지난해 출시한 '스위치 2'가 출시 나흘 만에 350만 대 이상 판매되며 품귀 현상을 일으킨 것도 기존 닌텐도 IP를 즐기고자 하는 글로벌 이용자 기반이 이미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작이 흥행하면 과거 시리즈 판매까지 함께 늘어나는 특유의 구조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폴란드, 유력 투자처로 떠올라

이런 가운데 국내 게임업체들은 해외 개발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대표적인 투자처 중 하나가 폴란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26년 폴란드 게임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24년 12월 폴란드 개발사 버추얼 알케미에 투자하고 이 회사가 개발 중인 PC 전략역할수행게임(SRPG)의 글로벌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했다. 버추얼 알케미는 ‘위쳐3’, ‘사이버펑크 2077’ 등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업계 경력자들이 설립한 스튜디오로 알려져 있다. 엔씨소프트는 해당 투자를 통해 기존 MMORPG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PC·콘솔 분야의 신규 IP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크래프톤은 폴란드 PC·콘솔 개발사 피플캔플라이에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피플캔플라이는 ‘불렛스톰’, ‘아웃라이더스’ 등을 개발하고,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 제작에도 참여한 슈팅게임 전문 개발사다.

이처럼 폴란드 게임사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폴란드가 유럽 내에서도 특히 손꼽히는 '게임 제작 허브'이기 때문이다. 폴란드 게임 제작사 중 약 71.8%는 콘솔 및 PC 플랫폼을 주력으로 삼으며, 서사 중심의 AAA급 대작 게임 개발에 최적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력 확보 역시 용이하다. 폴란드 52개 대학에서 65개 이상의 게임 관련 학위 과정이 운영돼 고숙련 인력이 대거 배출되지만, 평균 연봉은 5만3,000~6만600달러(약 7,500만~8,500만원)로 서유럽이나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폴란드 정부 역시 연구개발(R&D)을 통해 창출된 IP 수익에 일반 법인세율(19%) 대신 5%의 세율을 적용하는 ‘IP 박스’ 제도를 운영하고, R&D 과정에서 발생한 인건비·자재비에 최대 200%까지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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