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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에듀] 학위 장벽 낮춘 기업들, 그러나 실제 고용 확대는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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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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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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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 기준 완화에도 달라지지 않은 채용 관행 
기업 비용 절감 기조에 신규 인재 진입 위축 
채용 수요 회복이 청년 고용의 관건

본 연구 기사는 글로벌 교육 전문지 The EduTimes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duTime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duTimes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직무 역량을 중시하는 채용 방식을 확대하면서 대학 학위의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커지고 있다. 기업의 85%가 ‘능력 중심 채용’을 도입했다고 밝힐 만큼 학위 요건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이 채용공고에서 학위 요건을 없앤 뒤에도 이전과 비슷한 인력을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새로운 외부 인력을 뽑기보다 기존 직원을 활용하는 쪽으로 무게를 옮기면서 외부 채용 자체가 줄어드는 흐름도 뚜렷해졌다.

학위 요건 폐지에도 실제 채용 변화 미미

버닝글래스연구소(Burning Glass Institute)와 하버드경영대학원은 2024년 2월 대기업의 1만1,300개 직무를 대상으로 학위 요건 폐지 전후의 채용 변화를 분석했다. 학사 학위가 없는 인력의 채용 비중은 학위 요건을 없앤 뒤에 평균 3.5%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를 미국의 연간 전체 채용 규모인 7,700만 건에 적용하면 새롭게 취업 기회를 얻은 인원은 약 9만7,000명으로 전체의 0.1% 수준이다. 기업별 차이도 컸다.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 가까이는 학위 요건을 없앤 뒤에도 채용 인력 구성에 변화가 없었고, 20%는 오히려 학사 학위가 없는 인력의 채용 비중이 줄었다. 실제 비학위자 채용을 확대한 기업은 전체의 37%에 그쳤다. 연구진이 ‘능력 중심 채용 선도기업’으로 분류한 이들 기업에서는 비학위자 채용이 평균 18% 증가했다.

실제 채용 결과는 기업들이 내세우는 채용 방침과도 차이를 보였다. 사전 채용 평가 플랫폼 기업 테스트고릴라(TestGorilla) 조사에서 지난해 능력 중심 채용을 도입했다고 답한 기업은 85%에 달했으며, 일부 채용공고에서 학위 요건을 없앤 기업도 전년 30%에서 53%로 증가했다. 미국대학고용주협회(NACE) 조사에서도 학점(GPA)을 채용 기준으로 활용하는 기업 비중은 2019년 73%에서 올해 42%로 낮아졌다. 채용 담당자의 72%는 직무 능력과 대인관계 능력, 조직문화 적합성을 함께 평가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이와 같이 기업들의 인식과 채용 기준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지만, 실제 채용 인력의 변화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비용 부담에 내부 인력 활용 확대

이러한 격차에는 기업의 외부 채용 비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위 요건을 낮춰 지원 대상을 넓히더라도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는 것보다 기존 직원을 승진시키거나 다른 직무에 배치하는 편이 비용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매슈 비드웰 와튼스쿨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외부에서 채용한 직원은 내부 승진자보다 임금이 약 18% 높았지만, 입사 후 2년간 업무 성과는 낮고 퇴사율은 높았다. 최근 업계 조사에서도 외부 채용 비용은 내부 인력 이동보다 18~20% 많았으며 입사 첫해 해고될 가능성도 최대 61%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에 걸리는 시간에서도 내부 인력 활용이 유리했다. 기존 직원을 다른 직무로 이동시키는 데는 평균 10~20일이 걸린 반면, 외부 인력을 채용하는 데는 약 40일이 소요됐다. 이미 회사의 업무 방식과 고객, 내부 시스템을 파악하고 있는 직원을 활용하면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직원 유지 측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LinkedIn) 분석에 따르면, 내부 이동이 활발한 기업의 직원 근속 기간은 외부 채용에 주력하는 기업보다 50% 이상 길었다. 이 같은 비용과 인력 관리상의 이점을 고려해 기업의 약 3분의 1은 향후 외부 채용보다 기존 직원의 승진이나 직무 이동에 채용 역량을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임금과 고용 안정성, 채용 속도, 근속 기간 등 모든 지표에서 내부 채용이 외부 채용보다 유리했다. 기존 직원의 업무 능력과 성과를 이미 파악하고 있어 채용에 따른 비용과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채용 줄며 청년 취업난 심화

기업들의 내부 인력 활용이 늘면서 외부에서 노동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청년층의 취업 여건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22~27세 대졸자의 실업률은 약 5.6%, 불완전취업률은 약 42%를 기록했다. 대졸 청년 실업률은 전체 노동시장 실업률도 웃돌았다. 주요 채용 플랫폼에서는 신입 채용공고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한 반면, 공고당 지원자는 크게 늘면서 취업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러한 흐름은 대졸자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대학 학위가 없는 청년의 실업률도 2024년 초 이후 약 1.2%포인트 상승했다. 학위 요건이 완화되면 비학위자의 취업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제로는 학력과 관계없이 청년층 전반의 취업 여건이 악화한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신입 직원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지고 있다. NACE에 따르면 신입 채용공고의 3분의 1 이상이 AI 활용 능력을 요구했으며, 이는 지난해 말의 약 세 배에 달한다. 외부 채용 감소와 업무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청년 구직자들은 줄어든 일자리를 놓고 더 높은 수준의 직무 역량까지 요구받는 상황에 놓였다.

주: 과거에는 대졸자가 비대졸자보다 취업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이러한 격차는 2026년 이전부터 좁혀지기 시작해 2024년에는 사실상 사라졌다.

외부 인재 취업 기회 확대 필요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이 단기 자격증 과정이나 부트캠프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학생들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학위나 자격 요건을 완화해 지원 대상을 넓히더라도 기업이 외부 채용을 늘리지 않으면 실제 고용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링크드인 연구에서도 능력 중심으로 지원자를 선별하면 지원 가능한 인재가 최대 10배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채용이 같은 폭으로 증가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학은 학생들이 기업에 진입해 업무 능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인턴십과 견습 프로그램, 기업 협력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기업 역시 채용공고에서 학위 요건을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지원자 선별 시스템과 면접 방식을 개선해 능력 중심 채용이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정책당국도 신입을 비롯한 외부 인력에 대한 기업의 수요 감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원 대상을 넓히더라도 기업이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으면 청년층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능력 중심 채용의 확산을 대학 학위의 가치 하락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기업들이 학위 요건을 낮추는 동안 실제 채용 대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외부 채용 축소로 대졸자와 비학위자 모두 취업 기회가 줄었다. 이에 능력 중심 채용의 성과를 판단할 때는 지원 자격이 얼마나 넓어졌는지보다 실제 채용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채용 기준의 변화가 고용 기회의 확대로 이어질 때 비로소 능력 중심 채용의 실질적인 효과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Skills-Based Hiring Has Not Made the College Degree Obsolet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duTime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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