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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압박이 밀착 가속화" 유럽과 맞손 잡는 캐나다, 대미 보복관세로 중간선거 표심까지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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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11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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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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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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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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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 제안한 EU, 캐나다도 '환영'
"외교·안보부터 통상까지" 美-캐나다 관계 균열 커져
협상 재개 여부 안갯속, 美 중간선거 표심 흔들린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의 협력 구도가 강화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간 갈등의 골이 나날이 깊어져 가는 가운데, EU가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제안하며 공조 확대에 나선 것이다. 캐나다 역시 핵심 광물, 방위 산업, 첨단 기술 등의 분야에서 유럽과의 연계를 늘리겠다는 뜻을 밝히고,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한 보복에 나서며 대미 의존도를 낮춰 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캐나다의 노선 변화가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및 공화당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U, 캐나다와 밀착 가능성

16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유럽의회에서 열린 연례 정책 연설에서 "캐나다가 EU의 첫 번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문을 열고 싶다"고 제안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와 캐나다는 인공지능(AI)부터 기후 변화, 지정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방, 원자재, 공급망 문제 등 여러 사안에서 결속했으며, 무엇보다도 민주주의를 믿는다"고 짚었다. 이어 "파트너십은 유럽의 전략적 선택이며, 국제 규칙 기반 체제의 균열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7일 유럽의회에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다수의 캐나다인이 유럽과 더 긴밀한 관계를 지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미래를 위한 동맹은 우리가 함께 정의해 나갈 독특하고 긍정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화답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34가지 넘는 핵심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 동맹은 유럽이 필요로 하는 안정적 공급, 캐나다가 원하는 첨단 가공 역량, 에너지 전환과 방위 분야에서 가치사슬을 완성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기후의 격변, 민주주의 규범의 침식, 무기로서의 무역 같은 새로운 폭풍에 휩싸였으며, 의존해왔던 다자간 기구는 약해졌다"며 "오늘날 주권과 개방은 양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적 통합은 무기로, 관세는 압박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며 "강대국과 경쟁하기 위해 제3의 블록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게 아니라, 단지 더 나은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깊어지는 美-캐나다 갈등

이러한 카니 총리의 발언은 명백히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캐나다와 미국은 최근 다수의 분야에서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1월 7일 기자회견에서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기 위해 ‘경제적 강압(economic force)’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고, 쥐스탱 트뤼도 당시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즉각 반발했다. 이후 같은 해 5월 백악관에서 열린 미·캐나다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51번째 주 구상이 거론됐고,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결코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보 분야에서도 균열이 표면화했다. 카니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 15일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88대를 도입하는 190억 캐나다달러(약 18조8,000억원) 규모 계약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 같은 달 17일에는 캐나다의 안보 관계가 미국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며 국방 협력과 무기 조달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공개적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캐나다 국방 지출의 약 80%가 미국산 무기에 투입되고 있었다. 이에 더해 캐나다 정부는 이미 계약이 확정된 F-35 16대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을 다른 기종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렸고, 유럽과의 국방 협력 확대에도 나섰다. 지난해 12월 1일 EU의 1,500억 유로(약 238조3,140억원) 규모 공동 방위 조달 프로그램인 ‘유럽 안보 행동(SAFE)’ 참여에 합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표1. 미국·캐나다의 갈등 상황

분야주요 갈등
외교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51번째 주’ 구상과 경제적 강압 가능성을 언급, 캐나다 정부 강력 반발
안보캐나다의 미국산 F-35 도입 계약 재검토, 유럽과 국방 협력 확대로 무기 조달선 다변화
통상미국의 대캐나다 고율 관세 부과, 캐나다의 ‘달러 대 달러’ 원칙에 따른 보복관세 시행
자료: 미국 백악관·무역대표부, 캐나다 국방부

관세 전쟁도 격화 흐름

통상 분야에서도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고율 관세를 일종의 협상 카드로 활용해 왔다. 취임 첫날인 지난해 1월 20일에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같은 해 3월에는 캐나다산 제품에 25%, 에너지에 10% 관세를 매겼다. 이에 캐나다 역시 300억 캐나다달러(약 30조186억원) 규모 미국산 제품에 25% 보복 관세를 적용했다. 품목별 관세 압박도 비슷한 시기에 확대됐다. 미국은 지난해 3월 캐나다를 포함한 모든 국가의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매겼고, 같은 해 4월에는 수입 자동차에도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캐나다는 미국산 철강·알루미늄을 포함한 298억 캐나다달러(약 29조8,180억원) 규모 제품에 25%의 추가 보복 관세를 적용했고, 미국산 비(非)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자동차에도 같은 수준의 관세를 매겼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8월 캐나다가 펜타닐 유입 억제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고, 미국의 관세 조치에 보복했다는 이유로 기존 25%였던 비USMCA 캐나다산 제품 관세를 35%로 인상했다. 당시 미국은 관세 회피를 위한 환적이 적발된 캐나다산 제품에는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엄포를 놨다.

캐나다, 협상 대신 보복 선택

이후 미국은 지난 7월 캐나다의 미국산 주류, 유제품 및 자동차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문제 삼아 관세법 제338조에 근거한 3건의 포고문을 발표하고, 일부 캐나다산 물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양국은 해당 관세 발효 전 포괄적인 무역 합의 도출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했지만, 막판에 미국 측이 기존 협상 범위를 넘어선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타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미국의 요구가 자국 근로자와 기업, 전략 산업 및 국가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해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으며, 미국은 같은 달 22일부터 예정대로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캐나다는 미국과 추가 협상을 이어가는 대신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강경책을 택하고, 이른바 “dollar-for-dollar” 원칙을 공식화했다. 이는 대미 의존도를 줄이고자 하는 카니 총리의 정치적 방향성이 반영된 결단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8일부터 276억 캐나다달러(약 27조6,17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 약 700개 품목에 15~50%의 보복 관세를 부과 중이다.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는 기존 보복 관세를 두 배로 높여 50%의 관세율을 적용하며, 미국산 가구와 의류에도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매긴다. 치즈, 가전제품, 일부 수산물, 철강·알루미늄 파생 제품 등에는 25%, 기계류와 산업용 공구, 농기계 등에는 15%의 관세가 각각 부과된다.

중간선거 앞두고 공화당 '비상'

양국 간 갈등이 나날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무역 협정이 조만간 타결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펼치고 나섰다. 그는 12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양자 회담 직후 USMCA 탈퇴를 검토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캐나다가 우리 농부들에게 400%의 관세를 매기고 있는데, 그것들이 사라지면 조만간 캐나다와 합의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캐나다는 합의를 매우 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양국 간 공식 협상 재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향후 미국과 캐나다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는 상당한 타격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가 이번 보복 관세를 공화당 표심을 압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가들을 인용해 "캐나다의 관세 조치가 위스콘신의 가공치즈, 메인의 수산물, 켄터키의 세탁 · 건조기 등 의회 선거 격전지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정조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기에 캐나다 국경과 인접해 교역량이 많은 메인, 미시간, 오하이오, 알래스카 등 지역의 표심도 들썩이는 추세다. AP통신은 “해당 주에서는 북부 국경을 넘어 캐나다로 수산물, 자동차 부품, 목재 등을 수출하는 산업이 활성화돼 있고, 캐나다산 수입품을 많이 소비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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