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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선 흔들린다" 동유럽 재무장 본격화, 한화 등 韓 방산업체 존재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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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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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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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크로아티아까지 수출 범위 확대
폴란드·루마니아 등 동유럽 공략 박차 가하는 K방산
러시아 공세에 우크라 방공망 '비상', 추가 지원 가속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크로아티아에 국산 다연장로켓 ‘천무’를 수출한다. 폴란드,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등에 이어 크로아티아까지 한국산 무기 도입에 나서면서 동유럽을 중심으로 K방산의 시장 입지가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는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공세 강화로 역내 안보 위기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공백으로 인해 정세가 불안정해지자, 동유럽 국가들이 노후 소련계 무기를 대체하고 자체 방위 역량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크로아티아, 천무 사들인다

10일(이하 현지시각)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이날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크로아티아 국방부 간 천무 수출계약 체결식이 열렸다. 수출 규모는 수주액 기준 4억1,000만 유로(약 6,420억원)다. 천무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부터 배치된 다연장로켓 화력이다. 130㎜(최장 사거리 약 36㎞), 239㎜(약 80㎞), 600㎜(약 290㎞) 등 3종 로켓을 발사할 수 있으며, 발사대 1대당 130㎜ 40발, 239㎜ 12발, 600㎜ 2발을 탑재한다.

크로아티아가 도입하는 18대의 천무는 군 편제상 3개 포대로 구성되는 1개 포병 대대를 통째로 구축하는 규모다. 단순 전력 보강 차원을 넘어, 노후화된 구형 다연장로켓을 전면 교체해 핵심 장거리 타격 체계를 한국산 무기로 일괄 개편하는 대형 사업인 셈이다. 방위사업청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양국 간 방산 협력이 개별 무기 체계 수출을 넘어 현지 기업과의 산업 협력, 후속 군수 지원 등 장기적·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화의 동유럽 내 입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크로아티아 외에도 다수 동유럽 국가와 수출 계약을 맺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폴란드다. 폴란드는 2022년 한화와 K9 자주포 672문 도입을 골자로 한 기본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천무를 기반으로 현지화한 다연장로켓 '호마르-K(HOMAR-K)' 218대를 35억5,000만 달러(약 4조7,830억원)에 주문했다. 2024년에는 호마르-K 72대와 사거리 80㎞·290㎞급 유도탄 수천 발을 추가로 도입하는 16억 달러(약 2조1,560억원) 규모의 2차 계약도 맺었다. 이에 더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방산 업체 WB일렉트로닉스와 239㎜ 유도탄 CGR-080의 폴란드 내 생산 계획에도 합의한 상태다.

루마니아에서는 K9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루마니아 국방부와 10억 달러(약 1조3,47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 2월에는 루마니아 남부 담보비차주 페트레슈티에서 유럽 내 첫 생산 시설인 'H-ACE Europe' 건설에 착수하기도 했다. 발트 지역에서는 에스토니아가 주요 고객으로 자리 잡았다. K9을 이미 운용 중인 에스토니아는 지난해 12월 2억9,000만 유로(약 4,540억원) 규모의 계약을 통해 천무 6대와 CGR-080·CTM-MR·CTM-290 등 3종 미사일, 운용·교육 지원 패키지 등을 주문했고, 지난 5월에는 천무 3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하면서 운용 대수를 9대로 늘렸다.

표1.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동유럽 수출 사례

국가주요 수출 사례
크로아티아천무 18대 수출 계약 체결, 1개 포병 대대 구축
폴란드K9 자주포와 현지형 천무 ‘호마르-K’ 대규모 공급
루마니아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 공급
에스토니아천무 9대와 사거리별 유도탄·운용 지원 패키지 공급
자료: 방위사업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방산, 동유럽 침투 가속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이달 8~11일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6)에서도 K9·천무, 다층 방공 체계, 레이저 무기, 보병전투장갑차, 지상·해상 무인체계, 155㎜ 탄약 및 장약 체계 등을 대거 출품했다. 발트해 연안 국가들의 해군 현대화 수요를 겨냥해 천무 발사대를 탑재한 무인수상정 '스트라이커-S(Striker-S)'도 함께 공개됐다. 한화 측은 이번 전시 포트폴리오가 폴란드뿐 아니라 동유럽 및 발트 지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해당 전시회에서는 여타 한국 방산업체들도 잇달아 동유럽 공략 의지를 표명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현지 요구사항을 반영한 K2PL 전차를 최초 공개했다. K2PL에는 대전차유도탄과 드론 위협에 대응하는 능동방호체계(APS), 드론 재머, 원격무장장치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전시 기간 폴란드 후속 사업을 모색하는 동시에 루마니아·불가리아·슬로베니아 관계자들과 신규 사업을 논의했으며,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는 동유럽 각국의 방공망 확충 수요를 겨냥한 유도 무기 체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지 사업 참여 범위 확대

한국 방산업계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 행보는 현지 영향력 확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폴란드 북동부 기갑부대를 중심으로 전력화되고 있으며, 기존 PT-91 등 소련계 전차를 대체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현대로템은 지난 4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 산하 부마르 와벤디와 K2PL 및 구난전차의 현지 생산·정비 계약을 체결했으며, 개척전차와 교량전차의 현지 생산도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다.

항공 분야에서는 KAI의 FA-50이 폴란드 공군 전력에 편입됐다. 폴란드는 2022년 KAI와 FA-50 48대 도입 계약을 맺은 뒤 초도 물량을 인도받아 기존 MiG-29 등 노후 소련계 전투기를 대체해 나가고 있다. 방공 분야에서는 LIG D&A가 천궁-II, L-SAM 등 한국형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를 중심으로 NATO 동부전선 국가의 신규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한국 방산업체들의 동유럽 공략은 향후 폴란드 후속 사업을 넘어 주변국의 신규 전차·전투기·방공 체계 도입 사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폴란드에서 확보한 운용 실적과 정비·생산 기반을 레퍼런스로 활용해 루마니아·불가리아·슬로베니아 등까지 수출 대상을 넓히는 구조"라고 짚었다.

위기 빠진 우크라이나

이처럼 동유럽 국가들이 방위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으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황 변화가 지목된다. 9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는 유럽 국가들에 270억 달러(약 36조3,780억원)의 추가 국방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연초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1,000억 달러(약 134조7,340억원)에 육박하는 대출 지원을 확정했음에도 불구, 재차 대규모 추가 예산을 요구한 것이다. 이는 러시아의 공습이 눈에 띄게 거세지며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공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러시아는 저가 드론을 대량 투입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분산·소모시킨 뒤, 탄도·극초음속 미사일을 집중적으로 꽂아 넣는 복합 포화 공격을 강화 중이다.

지원국들은 부랴부랴 추가 지원을 위한 지출을 확정 지어 나가고 있다. 지난 8일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국가들이 PURL 출연금을 이용해 미국으로부터 새로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패키지를 구매하는 계획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PURL은 미국이 자국산 무기와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고, 그 비용을 NATO 회원국과 파트너국이 부담하는 조달 체계다. 영국은 이미 PURL에 1억 파운드(약 1,820억원)를 추가 출연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구매에 사용될 예정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10일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후 우크라이나의 방공 요격미사일 확보를 위한 3억5,000만 캐나다달러(약 3,410억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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