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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컬쳐] “AI 도입만으로는 부족” 교육 현장서 드러난 활용 한계, 조직 역량 강화·장기 지원체계 구축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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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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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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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확산에도 성과 제한, 조직 역량이 성패 좌우 
인터넷·언어·교육과정 등 현장 적합성이 효과 결정 
지속적 기술지원·효과 입증·정부 지원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맥킨지가 105개국 1,9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최소 한 개 업무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정기적으로 활용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AI 도입 이후 영업이익에 변화가 있었다고 답한 비율은 39%에 그쳤으며, 이들 대부분은 그 영향이 5% 미만이라고 평가했다. AI 활용을 전사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한 기업도 전체의 약 3분의 1에 그쳤다. 이처럼 AI 활용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실제 경영 성과로 연결하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격차를 단순히 도구 접근성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언어모델 구독료가 월 20달러(약 2만6,600원) 안팎으로 낮아지면서 도구를 확보하는 비용 자체는 큰 장벽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 분야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난다. 세계 각국의 비정부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조직 및 기술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팀포테크(Team4Tech)는 지난 2년간 80개 이상의 기관을 대상으로 AI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공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들 기관을 통해 교육 서비스를 제공받는 학생은 총 100만 명이 넘는다. 그러나 프로그램 초기에는 상당수 참가자가 소속 기관에서 생성형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일부는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AI 도구의 이름만 적었다. 교육을 마친 뒤에는 AI 활용 방안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참가자 비율이 34%에서 78%로 높아졌다. 이는 AI 도구를 확보하더라도 활용 목적과 방법을 명확히 설정하지 못하면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AI 도입 확산에도 조직 활용 역량 부족

이러한 문제는 일반 기업의 AI 도입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기업이 AI 라이선스를 구매하거나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부서별로 요구사항이 달라 어려움을 겪는다. 영업부서와 회계부서가 필요로 하는 기능이 다를뿐더러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팀도 업무 속도와 방식에 따라 도구의 활용도가 달라진다.

도입 이후에는 직원 교육과 운영 관리에 따른 부담도 발생한다. 별도의 교육 담당자가 없는 조직에서는 특정 직원이 본래 업무와 관계없이 동료들에게 시스템 사용법을 반복해서 설명하는 경우가 생긴다. 교육받은 직원들도 시간이 지나면 사용법을 잊어버려 다시 도움을 요청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AI가 잘못된 결과를 내놓을 경우 시스템을 개선할지, 사람의 검토와 감독을 강화할지 판단해야 하는 문제까지 뒤따른다. 이에 따라 기업과 교육기관 모두 AI 도구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업무에 적용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이 뒷받침돼야 기술에 대한 신뢰도 형성될 수 있다.

교육 환경에 맞춰야 AI도 효과 발휘

조직의 활용 역량과 함께 교육 현장에서는 지역별 인프라와 교육 환경도 중요한 변수다. 특히 인터넷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기술의 성능보다 실제 사용 가능 여부가 우선적인 과제로 떠오른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리카의 인터넷 이용률은 36%에 불과했다. 도시 지역은 55%였지만 농촌 지역은 21%에 그쳤다.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과 학생 한 명당 컴퓨터 한 대를 전제로 한 AI 도구는 이러한 환경에서 시범사업 단계부터 활용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주: 아프리카 농촌 지역의 인터넷 이용률은 20%에 불과해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AI 도구를 교육 여건이 열악한 학교에서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나이지리아의 라이징호프걸스교육재단(Rising Hope Girls Educational Foundation)은 이러한 교육 환경을 고려해 음성 기반 독서 학습 도구인 ‘리드버디(ReadBuddy)’를 선보였다. 재단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학생의 70% 이상은 학급당 학생 수가 많고 교재가 부족한 농촌 학교에 다닌다. 이에 최신 AI 모델 대신 GPT-3.5를 기반으로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학생이 현지 문화가 반영된 이야기를 소리 내 읽으면 AI가 발음 오류와 어려운 단어를 찾아내 교사에게 간단한 보고서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존 수업시간표를 바꾸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재단이 발표한 시범사업 결과 학생 1,200명의 읽기 정확도는 6주 만에 25% 향상됐다. 또한 이 도구를 활용한 교사 약 200명은 수업계획 등 행정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이 절반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케냐커넥트(Kenya Connect)는 교육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이 단체는 AI를 활용한 수업계획 수립을 추진했지만 일반 챗봇이 생성한 내용이 케냐의 역량기반 교육과정(Competency-Based Curriculum)에 맞지 않아 적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국가 교육과정의 구체적인 학습목표를 반영한 프롬프트 체계를 마련하고 교사들의 기술 활용 능력에 맞춰 도구를 조정했다. 한편 케냐 17개 카운티의 2,500개 이상 학교와 협력하는 디그니타스(Dignitas)는 언어와 교육 콘텐츠의 적합성 문제에 직면했다. AI 도구가 영어에서는 상대적으로 좋은 성능을 보였지만 스와힐리어를 사용하는 현장 교육 담당자들에게는 활용이 어려웠다. 생성된 콘텐츠 상당수도 비공식 정착촌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실제 생활과 동떨어져 있었다. 이에 디그니타스는 현장 코치들이 AI가 생성한 피드백을 교사에게 전달하기 전 모두 검토하고 국가 교육과정에 맞게 수정하도록 하는 절차를 운영 중이다. 이들 사례는 AI 도구의 성패가 모델의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표 1. 아프리카 4개 AI 도입 사례의 제약 요인과 대응 방안

기관국가주요 제약 요인대응 방안주요 성과
라이징호프걸스교육재단나이지리아농촌 지역의 낮은 인터넷 접근성과 과밀학급저대역폭 환경에 맞춘 음성 기반 독서 도구 ‘리드버디’ 개발, 현지 문화 반영6주간 학생 1,200명의 읽기 정확도 25% 향상(자체 보고)
케냐커넥트케냐일반 AI 챗봇의 결과물이 국가 교육과정과 불일치교육과정의 학습목표를 반영한 프롬프트 체계 구축실제 수업 성과를 수집하기 위한 평가체계 마련
디그니타스케냐영어 중심 AI 도구의 스와힐리어 지원 한계현장 코치가 AI 피드백을 교사에게 전달하기 전 전수 검토피드백 작성 속도 최대 3배 향상
에듀케이트!르완다국가 평가 시스템의 데이터 소유권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CAMIS 분석 기능을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전환400만 명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저비용 정부 관리 시스템 구축

일회성 교육 넘어 지속적인 사후지원으로

현장 환경에 맞는 AI 도구를 도입한 뒤에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교육과 기술지원이 필요하다. AI 역시 설정 변경과 버전 업데이트,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하는 소프트웨어인 만큼 일회성 교육만으로는 지속적인 활용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세탁기를 구매할 때 고장에 대비한 사후 서비스를 고려하듯 AI 도구도 도입 이후 문제를 해결할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

반복 교육의 필요성은 인간의 기억 특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1885년 연구에서 학습한 내용이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잊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학습 하루 뒤에는 같은 내용을 다시 익히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초 학습 때보다 약 3분의 1 정도만 줄어드는 데 그쳤다. 2015년 암스테르담대 연구진이 진행한 재현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소프트웨어 역시 사용법을 익힌 뒤 꾸준히 활용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쉽다. 특히 메뉴와 기능이 수시로 바뀌고 명령어도 정확하게 입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반복적인 학습과 지원이 요구된다.

기업 현장에서도 교육 여부에 따라 AI 활용에 차이가 나타났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11개국 근로자 1만6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앳 워크 2025(AI at Work 2025)’ 조사에 따르면 충분한 AI 교육을 받았다고 답한 근로자는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반면 5시간 이상 교육을 받고 대면수업과 코칭을 제공받은 직원들은 AI를 정기적으로 활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교육기관에서도 후속 지원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팀포테크 협력기관들이 교육 프로그램 종료 후 가장 많이 요청한 것은 지속적인 코칭과 기술지원이었다.

주: 지난 2년간 AI 활용률은 55%에서 88%로 상승했지만, AI 도입이 기업 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비율은 39%에 그쳤다.

시범사업 확대의 과제, 성과 검증과 재원 확보

그러나 AI 도구를 지속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교육과 기술지원에는 상당한 비용이 따른다. 따라서 AI 교육 프로그램이 시범사업을 넘어 확대되려면 실질적인 효과를 입증하고 장기적인 운영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일부 학교에서 성과를 거두더라도 안정적인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을 확대하기 어렵다. 이에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AI 교육 도구를 정식으로 도입하고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는 각국 교육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케냐의 디그니타스는 이러한 과제에 대응하고자 팀포테크의 교육 프로그램에 두 차례 참여해 ‘리드나우(LeadNow)’ 플랫폼의 AI 코칭 보조 기능을 개발한 바 있다. 현장 코치들에 따르면 해당 기능을 활용한 뒤 교사에게 전달하는 피드백 작성 속도가 최대 세 배 빨라졌다. 이후 디그니타스는 기술 개선을 넘어 케냐 공립학교의 시스템 도입과 장기적인 운영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를 위해 케냐 교육부에 제시할 비용 대비 효과 분석과 교육 성과 평가체계도 마련했다.

르완다의 에듀케이트!(Educate!)는 정부가 AI 시스템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이 단체는 400만 명이 넘는 학생의 학습평가 자료를 수집하는 르완다 국가 평가 시스템 ‘CAMIS’의 개선 작업에도 힘을 보탰다. 이후 AI 분석 기능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소유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정부의 운영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전환하게 됐다.

정부는 이처럼 교육 현장에 적용할 기술의 성과와 품질을 검증하고 소프트웨어 구매뿐 아니라 유지보수와 기술지원에 예산을 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제도는 여전히 부족하다. 유네스코가 2023년 450개 이상의 학교와 대학을 조사한 결과 생성형 AI에 관한 자체 정책이나 공식 지침을 마련한 기관은 10% 미만이었다. 관련 제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재원 확보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교육기관들이 확보한 자금은 규모가 작고 여러 지원처에 분산돼 있다. 나이지리아의 라이징호프는 포드재단을 통해 500만 나이라(약 500만원)를 지원받고 아마존웹서비스(AWS)로부터 1만 달러(약 1,330만원) 상당의 크레딧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 자금으로는 디지털 교육시설 두 곳을 마련하고 사업을 제한적으로 확대하는 수준에 그친다. 전국 단위의 교육체계로 확대하기에는 부족한 규모다. 결국 AI 교육의 성패는 도구를 얼마나 널리 보급하느냐보다 실제 성과를 내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도입 이후에도 교육과 지원을 이어갈 수 있는 운영체계가 필요하며, 초기 보조금이 종료된 뒤에도 관련 비용을 충당할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I in Education Fails When Institutions Start With the Tool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는 외부 기고문의 국문 번역본이며, 원문의 견해는 저자 개인의 견해입니다.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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