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어도어와 전속계약 소송서 '완패', 민희진 해임 정당성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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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뉴진스 전속계약 소송 1심 선고 법원 “민희진 해임은 전속계약 사유 아니야” "민희진, 뉴진스 보호 아닌 독립 위해 여론전" 지적

법원이 그룹 뉴진스와 소속사 어도어 사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해임으로 양측의 신뢰관계가 파탄 났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전속계약 유효 판결을 내렸다. 뉴진스 측이 전속계약 해지 사유로 제시한 음반 밀어내기 등 문제들이 소속사의 중대한 의무 위반 때문이 아니라, 민 전 대표가 하이브(어도어 모회사)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준비하고 찾아낸 '사전 작업'의 결과물이라는 판단이다. 이는 민 전 대표의 배임 무혐의 결정 이후 약해졌던 하이브의 논거를 다시 강화한 판결로, 법원이 민 전 대표의 ‘뉴진스 이탈 시도’를 실질적 행동으로 본 이상, 해임의 정당성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 “전속 계약 유효” 판결
3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 정회일)는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5명을 상대로 '전속계약이 유효함을 확인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뉴진스 측은 민 전 대표의 해임이 전속계약 위반이며, 양측의 신뢰관계 파탄 역시 전속계약의 해지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를 어도어에서 해임한 사정만으로는 뉴진스를 위한 매니지먼트에 공백이 발생했고, 어도어의 업무 수행 계획이나 능력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민 전 대표가 어도어를 반드시 맡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전속계약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민 전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어도 사외이사로 프로듀서 업무에 참여할 수 있었다”며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대표이사 직위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었다고 봤다”면서 “민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20일 사내이사직에서 스스로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뉴진스 측이 주장한 어도어의 의무 불이행과 관련해서는 “하이브와 어도어·뉴진스 사이 자료를 꼼꼼히 확인해 하이브에 대한 부정 여론 등을 위해 찾아낸 민 전 대표의 사전작업 결과로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또 “매니지먼트 계약의 경우 뉴진스와 같이 데뷔 전 계약을 체결한 경우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거액의 투자가 이뤄지고 성공해야 회수할 수 있는 게 일반적”이라며 “전폭적 지지로 충분한 팬덤이 쌓인 뒤 콘텐츠 제작 등에 대해 결정권을 행사하고 무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들어 ‘전속 활동이 강제됐다’, ‘인격권이 침해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어도어 측 강제 신청 받아들인 법원 "독자 활동 시 1회당 10억원 지급하라"
앞서 뉴진스는 지난해 11월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간 어도어에 시정을 요구한 사항들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뉴진스는 지난해 8월 하이브와의 갈등으로 해임된 민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 뉴진스는 새 그룹명 NJZ(엔제이지)를 발표하는 등 독자 활동에 나섰으나, 어도어는 전속 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지난해 12월 법원에 전속 계약 유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어도어는 이어 지난 1월 뉴진스 멤버 5명을 상대로 "독자적으로 광고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도 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뉴진스 멤버들의 독자 활동이 금지됐다. 이 같은 결정에 뉴진스 멤버들은 이의신청과 이의신청 항고를 제기했지만 법원이 이를 모두 기각하며 가처분 결정이 확정됐다. 법원은 또 어도어 측의 간접강제 신청도 받아들여 뉴진스가 독자 활동을 할 경우 멤버별로 위반행위 1회당 10억원을 어도어에 지급하라고도 결정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뉴진스 멤버들은 소송의 결론이 확정될 때까지 어도어의 승인이나 동의 없이 뮤지션으로서의 활동 및 방송 출연, 광고 계약의 교섭·체결, 광고 출연이나 상업적인 활동 등 독자적인 연예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상태다. 이후 법원이 뉴진스와 어도어에 두 차례 조정 절차를 제안했으나 합의엔 도달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1심 판결에 뉴진스 멤버들이 항소를 결정하면서 소송 장기화는 불가피하게 됐다.

하이브에 기운 저울추, 해임 정당성 강화
엔터테인먼트업계와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에 따라 민 대표와 하이브 간 배임 관련 소송에서도 하이브에 유리한 쪽으로 판결 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민 전 대표는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4월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이유로 고발장을 제출하며 대표직 해임을 단행했지만, 1년 3개월간 이어진 경찰 수사 결과 민 전 대표에게 위법성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앞서 법원은 민 전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방법을 모색했다고 지적했으며, 이는 하이브-어도어-뉴진스로 이어지는 통합 구조의 근간을 흔드는 시도로 판단했다. 다만 업무상 배임죄는 ‘미수’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않은 이상 범죄 성립이 어렵다는 점에서 경찰은 무혐의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업계에서는 민 전 대표의 배임이 인정되지 않은 만큼 대표 해임도 무효가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뉴진스-어도어 간 전속계약 소송 1심은 민 전 대표의 뉴진스 분리 시도를 실제 행위로 인정하며 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에 대한 부정 여론을 조성하고, 뉴진스를 하이브의 통제 밖으로 빼내려는 구체적 시도를 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한 내부 갈등이 아닌 조직 이탈 행위로 본 것으로, 민 전 대표 해임의 정당성을 뒷받침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