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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성은 외면, 위험성은 제거? 외국인 정책 둘러싼 일본의 위험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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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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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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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우익 세력 숙원 재점화
부동산 규제 명분에 반중 정서 결합 
‘산업 생명선’ 외국인 취업자 사상 최대

일본이 외국인 규제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 사회 전반의 긴장감 또한 고조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위시한 일본 정부는 안보와 질서 유지를 명분으로 불법체류와 부동산, 노동 분야 전반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외국인 배제 기조가 노동력 부족과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일본이 성장과 안보의 균형점을 잃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안보와 문화 보전, 정책 의제로 복귀

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관료 회의에서 “일부 외국인의 위법 행위 등으로 우리 국민이 불안이나 불공평을 느끼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하며 과거 정권의 기조를 바꾸는 정책 전환을 시사했다. 그는 “실행 가능한 시책은 순차적으로 시행하되, 제도의 미비는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하며 내년 1월까지 기본방침을 마련하도록 못 박았다. 이러한 발언은 ‘속도감 있는 검토’와 ‘순차 시행’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조한다는 점에서 개별 부처 차원의 관리 개선을 넘어 총리 주도형 정책 재정립을 예고하는 신호로 읽힌다.

이번 조치는 조직과 절차의 재편까지 포함한다. 구체적으로는 ‘외국인 수용 및 질서 있는 공생사회 실현 관계 각료회의(공생회의)를 구성해 △불법체류자 대응 △사회보험 관련 의무 이행 △체류자격 심사 등 현장 과제를 일괄 점검하고, 필요시 법·제도 보완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배외주의와는 선을 긋겠다”면서도 “규칙과 법을 지키지 않는 행위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엄정 대응을 천명했다. 외국인들의 자국 내 체류 절차는 물론 운전면허 전환과 같은 생활형 위반 영역까지 현장 집행 관행의 허점을 메우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구상이다. 

향후 정치 일정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자민당은 일본유신회와 연립 합의에서 외국인 수용 수치가 반영된 ‘인구 전략’을 내년 수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는 각 당이 제시하는 기본방침을 한데 모아 중장기적으로는 인구 전략 논의를 지속 가능한 정책 궤도로 올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닛케이는 이 같은 흐름을 “외국인들의 규범 위반에 대한 여론의 관심사에 신속히 반응해 지지 기반을 닦으려는 시도”로 정의하며 “정책 범위가 체류관리에서 노동시장, 지역사회 질서 등 광범위한 영역을 건드리는 만큼 부처 간 이해 조정과 현장 집행의 세부 설계가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 자본 부동산 매입 ‘경제 침투’로 해석

외국인을 향한 일본 내 비판 여론의 배경에는 뿌리 깊은 반중 정서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논의에 부동산 규제가 포함된 것도 그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공생회의를 총괄하는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외국인들의 토지 취득 규정 등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는 발언으로 일본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인 투자자들을 간접 겨냥했다. 이는 대도시 중심부 고급 맨션 등에 중국 자본이 집중 유입되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단기간 내 대규모 자본이 몰려들면서 시장을 왜곡시키고, 주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단 지적이다. 

일례로 도쿄 중앙구 ‘하루미 플래그’ 단지는 입주 가구의 15~20%가 중국인 소유로 추정된다. 애초 올림픽 선수촌 부지였던 해당 지역은 분양가가 주변보다 30%가량 저렴했으나, 외국 자본 유입으로 두 배 이상 급등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가 잇따르면서 공실과 불법 민박 같은 부작용이 속출했다는 점이다. 입주민들은 치안 문제를 호소하고 나섰으며, 커뮤니티에는 ‘중국인 민박 금지’ 경고문이 붙기도 했다. 일본에 정착한 중국인들은 편견이 과도하다는 입장이지만, 비판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취임 직전 중국의 국가정보법과 국방동원법을 거론하며 “일본 내 중국인과 중국 기업은 잠재적 스파이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중국이 평시에도 정보 협력을 의무화한다는 점을 꼬집으며 일본 내 중국 자산이 유사시 군사·정보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일상적 갈등이 안보 문제로 비화하는 전형적 사례로 평가된다. 현지 언론들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집중 조명하면서 중국인들의 일본 침투는 잠재적 위험이라는 인식 또한 고착하는 형국이다. 

노동시장 위협하는 ‘배타적 일본’의 역설

전문가들은 일본의 외국 인력 의존도가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점에 주목하며 “배제 일변도로 가면 임금·비용 상승과 성장 둔화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법무성 산하 출입국재류관리청의 집계에서 일본 내 체류 외국인은 2024년 말 기준 약 376만9,00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이들 외국인 대부분이 기능실습, 유학, 특정기능 등 취업·준취업 비자를 통해 일본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제조와 요양, 서비스 등 다수 업종이 외국인 인력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배타적 기조가 강해지면 채용 비용과 이직률이 동시에 높아지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정치권의 과격한 발언이 관광과 고용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파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시절부터 “외국인들이 나라 공원의 사슴을 발로 찬다”는 주장을 공개석상에서 반복했지만, 현지 당국은 순찰 결과 폭력 행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 다카이치 총재는 “외국인 범죄가 통역 미확보로 불기소된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으나, 검찰 간부와 사법통역사 단체는 “지난해 경찰이 적발한 체류 외국인은 1만2,000명 수준인데, 통역 인력은 민간 위탁을 포함해 1만4,000여 명이 활동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발언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별도의 사과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공공 부문에서 확산하는 외국인 배제 정서는 정책 실행의 비용을 키우는 또 다른 경로로 지목된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가 아프리카 교류 확대를 위한 홈타운 사업을 추진하다가 해당 지자체에 항의가 쇄도하자 결국 철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사업에 반대한 이들은 ‘이민자 급증’과 같은 허위 정보를 믿고 이 같은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사업이 가짜 정보 확산으로 중단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안으로, 외국인 이슈가 지역정치와 일상생활의 갈등으로 증폭되는 메커니즘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의 외국인 정책을 둘러싼 최대 과제는 ‘질서 있는 공생과 개방의 유지를 동시에 구현하는 설계’로 압축된다. 정부가 규범 위반에는 엄정히 대응하되, 다수 산업의 인력 수급과 관광 수요를 떠받쳐 온 외국인 유입 채널을 불확실성 없이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일본 내부에서도 이 같은 현실 인식이 조금씩 확산하는 분위기다. 교도통신은 “외국인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기 꺼리는 태도가 지속될수록 일본 경제는 더 비싼 노동 단가와 낮은 성장률이라는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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