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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몸값’ 시험대 오른 무신사, PER 143배 현실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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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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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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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高밸류에이션 신중론 제기
외형 불렸지만 수익성 부담 지속
PER 143배로 업계 10배 웃돌아

10조 대어로 불리는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후보였던 미래에셋증권이 주관사 경쟁에서 자진하차하자, 무신사의 몸값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불과 2년 만에 기업가치가 세 배 가까이 뛰고 글로벌 평균을 크게 웃돌면서 고평가 우려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지표만 봐도 무신사가 시가총액 10조원을 달성하려면 현재 실적 기준 143배가 필요하다. PER은 증권사들이 주관사 입찰을 진행하기 전 가장 경계하는 고평가 우려와 비례한다.

미래에셋, 숏리스트에 올랐는데 PT 자진하차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무신사의 주관사 선정 PT(프레젠테이션)에 불참했다. 회사 측이 10조원의 기업가치를 희망하는 만큼 당초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직접 나설 예정이었으나, 이를 직전에 취소한 것이다. 무신사가 무난하게 상장 절차를 밟는다면 공모 금액만 1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내 주요 증권사가 놓쳐서는 안 되는 빅딜이다.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오른 대형 하우스가 PT에 나서지 않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이를 두고 IB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무신사가 희망하는 몸값을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8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시가총액 10조원 이상인 기업은 54곳으로, 시장이 무신사 몸값에 고개를 끄덕인다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을 확정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HD현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물론, 올 하반기 국내 증시 대세로 떠오른 '조·방·원(조선·방산·원전주)' 테마를 타고 주가가 급등한 한화시스템, HD현대마린솔루션보다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런데 증권플러스 비상장거래소에 따르면 18일 기준 무신사의 추정 시가총액은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주당 1만9,000에 거래되고 있다. 무신사가 목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10조원에는 한참 못 미침에도, 무신사 안팎에선 10조 밸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 무신사는 2023년 시리즈 C 투자 유치 당시 3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당시 영업손실이 68억원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3조원대 밸류를 확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익 체력이 개선된 현재는 더 높은 기업가치가 가능하다는 기대다. 실제로 무신사는 지난해 1,0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과 함께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도 영업이익 589억원, 순이익 372억원을 거두며 순항 중이다.

밸류에이션 부담 여전, 쿠팡보다 2배 고평가

실적 추이를 보면 체급 자체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10조원의 밸류에이션을 줄 수 있는 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무신사의 목표 기업가치 10조원이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대어'로 꼽혔던 쿠팡의 상장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LS증권은 무신사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매출비율(PSR)은 7배 수준으로, 이는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당시 쿠팡의 3.5배보다 2배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쿠팡은 2021년 상장 첫날 공모가(35달러) 대비 40% 이상 급등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으나, 이후 수익성 증명 부담과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해 한때 1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장은 현재 무신사의 현금흐름이 좋지 않다는 점을 우려한다. 재고 자산은 늘었고 금융 비용은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실적 기준 10조원의 가치를 적용하면 PER은 무려 143배에 달한다. 무신사가 시가총액 10조원을 달성하려면 현재 실적 기준 143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플랫폼 특성상 마케팅 비용과 투자 집행에 따라 이익 변동성이 큰 만큼, 매출 대비 기업가치(EV/Sales)로 평가해도 무신사의 목표치는 업계 상단에 위치한다. 회사가 2023년 투자 당시 인정받은 밸류에이션(3조5,000억원)을 2024년 매출(1조2,427억원)에 적용하면 EV/Sales는 약 2.8배지만, 10조원 밸류를 대입하면 8배로 급등한다. 일본 조조타운(2.4배), 독일 잘란도(2.3배), 마이테레사(4.1배) 등 글로벌 주요 피어그룹의 상장 후 EV/Sales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무신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3,34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261억원으로 1,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재고가 쌓였다는 것은 판매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전통적으로 패션 산업은 4분기가 성수기이기 때문에 성수기를 대비해 사전에 재고 확보를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패션 플랫폼 기업 특성상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경향이 짙다. 재고 자산 회전율도 지난해 1.7에서 올 상반기 1.4로 감소했다. 재고 자산 회전율은 며칠에 한 번꼴로 재고가 소진됐는지를 수치화한 것으로, 작년에는 1년 동안 1.7번 재고가 소진됐지만, 올 상반기에는 1년에 1.4번 수준으로 낮아진 상황이다.

사진=무신사

부채 늘고 현금은 줄어, 글로벌 진출 성과도 불확실

늘어나는 부채 비율도 변수다. 무신사는 IPO 준비 과정에서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지난달 30일에도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형태로 300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인해 상반기 기준 자산총계 2조2,270억원, 부채총계 1조9,133억원이었던 무신사는 회사채 규모가 1,000억원으로 늘게 됐다. 부채 비율도 기존 609% 수준에서 620%에 달하게 됐다. 리스부채도 우려 요인이다. 2025년 반기 기준 비유동 리스부채는 1,699억원, 유동 리스부채의 경우 지난해 말보다 17% 증가한 402억원으로 파악된다.

자회사 실적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리셀 자회사 솔드아웃(SLDT)은 2022년 427억원, 2023년 28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또한 경쟁사이자 네이버가 대주주인 크림에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SLDT의 지난해 매출은 183억원으로 크림(1,700억원)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무신사는 지난 3월 SLDT를 흡수합병하고 무료였던 중고거래 수수료를 오는 9월부터 유료화하며 수익 개선에 나섰지만 회복세가 요원하다. 또 다른 자회사 29CM 또한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으로 핵심 사업에 집중한 수익성 확보가 과제로 지적된다.

무신사는 몸값을 높이기 위해 일본,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 역시 성과가 불확실하다. 무신사 측은 지난 6월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Global Partners Day)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기준 연간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수출 비중은 지난해(0.34%)보다 소폭 증가한 0.57%에 불과했다. 일본 법인 무신사재팬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임직원과 시장에서 거론되는 몸값 격차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주요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4월 임직원에게 1주당 1만4,522원에 약 20만 주를 교부한다고 공시했다. 이를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발행주식 총수 2억200만 주로 단순 계산하면, 기업가치는 3조원 수준이다. 임직원에게는 주당 1만5,000원 못 미친 가격에 자사주를 처분하면서 시장에는 이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가격을 부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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