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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압박 이어 유학생 ‘인턴십 기회’까지 제한한 트럼프 행정부, 글로벌 인재 놓친 英 전철 밟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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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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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학위 필수 실습으로 CPT 인정 범위 축소
인턴 경력 막히며 OPT·H-1B로 이어지는 취업 사다리 흔들
미국 유학 수요 및 해외 인재 공급 기반 동반 위축 가능성

각국 대학이 해외 인재 유치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미국은 유학생의 재학 중 인턴십 통로부터 좁히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교육과정 실무 연수(Curricular Practical Training·CPT)'를 학위 취득에 반드시 필요한 실습으로 한정하면서, 선택과목을 활용해 기업 실무 경력을 쌓아 온 유학생들의 취업 준비에도 제동이 걸렸다. 선택적 실무연수(OPT)의 실업 허용 기한과 전문직 취업비자(H-1B) 추첨 부담까지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미국 유학을 결정하는 셈법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졸업 후 취업 통로를 닫았다가 유학생을 경쟁국에 빼앗긴 영국의 실패가 미국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학업과 직접 연결된 인턴십만 허용 지침

31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DHS)는 최근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유학생 인턴십 조건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그동안 유학생들은 CPT를 통해 학생 비자만으로도 여름방학 등에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학과 고용주 간 공식 협약이 체결돼 있고, CPT가 해당 전공생 모두에게 필수인 경우에만 인턴십을 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를 준수하지 않는 대학에 대해서는 외국인 유학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규정 8 CFR 214.2(f)(10)(i)는 CPT를 대학과 고용주의 협약에 따라 제공되는 인턴십·산학협력·필수 실습 가운데 기존 교육과정의 구성 요소로 규정한다. 국토안보부는 관련 규정 자체는 그대로라고 설명했지만,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학교가 선택과목 수강만으로 교육과정 연계성을 인정해 온 관행을 더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연방정부의 경고 이후 미국 대학들은 즉각 유학생들의 CPT 신청을 중단하거나 제한하고 나섰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는 최근 연방정부의 지침을 검토하는 동안 일부 CPT 승인을 일시 중단했다. UCLA 측은 새로운 연방 지침을 검토한 뒤 향후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UC버클리도 일부 CPT 신청 처리를 사실상 중단했다. 학교 국제처는 지난달 24일 전달된 메모가 이전보다 범위가 좁고 직접적이며 제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도 지난달 24일부터 학위 취득에 필수인 실습에 한해서만 신규 CPT를 승인하기로 했다.

졸업 전 경력 쌓는 CPT

이번 조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미국 대졸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CPT는 F-1 비자를 가진 유학생이 재학 중 전공과 연계된 인턴십이나 현장실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기업 인턴십과 산학협력, 전공 실습 등이 주요 대상에 포함돼 왔다. 유급·무급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업무가 정규 교육과정에 편입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 요건이다. 유학생에게 CPT는 교실에서 익힌 지식을 기업 현장에 적용하고, 졸업 전 직무 경력까지 쌓을 수 있게 해주는 통로인 셈이다.

CPT의 승인권이 대학에 있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유학생 담당 지정교직원(DSO)은 실습 내용과 전공의 연계성을 확인한 뒤 학생·교환방문자정보시스템(SEVIS)에 근무 정보를 등록하고 새 I-20를 발급한다. 학생은 I-20에 적힌 고용주와 근무 기간 안에서만 일할 수 있으며, 별도의 취업허가증(EAD)은 필요하지 않다. 반면 OPT는 미국 시민권·이민서비스국(USCIS)의 심사를 거쳐 EAD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이러한 제도적 특성은 CPT를 유학생 취업 준비의 핵심 경로로 만들었다. 미국 기업 상당수가 인턴십을 정규직 후보의 업무 역량과 조직 적응력을 검증하는 채용 절차로 활용해 온 까닭이다. 미국대학고용주협회(NACE)가 247개 기관을 조사한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2023~2024학년도 인턴 대상 정규직 제안 비율은 평균 62%였고 실제 채용 전환율은 51%를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동일 기업이나 동종 업계에서 쌓은 경험 역시 채용 과정에서 우위를 가르는 주요 평가 요소라는 게 NACE의 설명이다.

표1. 미국 유학생의 취업 자격 단계

단계취업 자격허용 기간주요 내용
재학 중CPT
(교육과정 실무연수)
재학 기간 중전공과 관련된 인턴십·현장 실무 경험을 쌓는 제도
졸업 후일반 OPT
(선택적 실무연수)
최대 12개월전공 관련 분야에서 취업 가능
실업 허용 기간은 최대 90일
STEM 전공자STEM OPT 연장24개월 추가
(총 36개월)
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자 대상
일반 OPT를 포함한 실업 허용 기간은 총 150일
취업비자 전환H-1B최초 3년
(통상 최대 6년)
고용 기업이 청원서를 제출해야 하며, 연간 쿼터 적용 대상자는 추첨을 거침
요건 충족 시 캡갭 연장 적용 가능
영주권 취득취업이민 영주권별도 심사OPT·H-1B와 별개의 취업이민 절차와 심사를 거쳐야 함
자료: 미 국토안보부(DHS), 미 이민국(USCIS)

CPT 조이면 정규직·H-1B 진입 어려워

이처럼 인턴십과 정규직 채용이 맞물려 있는 미국에서는 유학생의 취업 자격도 단계별로 이어져 왔다. 재학 중에는 CPT로 전공 관련 실무 경험을 쌓고, 졸업 뒤에는 OPT를 활용해 정규직 채용에 도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 OPT의 허용 기간은 12개월이며, 여기에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전공자는 24개월의 추가 근무 기간을 인정받아 미국에서 최장 3년간 일할 수 있다.

OPT 기간 안에 H-1B 후원 기업을 찾는 일은 그다음 관문으로 꼽힌다. 채용 기업이 청원을 제출해야 하며, 연간 쿼터가 적용되는 신청자는 추첨 대상이다. 요건을 충족한 OPT 참가자에게는 H-1B 전환 과정에서 체류와 취업 공백을 막는 ‘캡갭(cap-gap)’ 연장도 적용돼 왔다. 취업이민을 통한 영주권 취득은 이와 별개의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문제는 CPT가 약해질 경우 이 경로의 출발점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졸업 후 OPT 신청 자격은 남아 있지만, 실업 허용 기간은 일반 OPT 최대 90일, STEM OPT 포함 총 150일로 제한돼 있다. 재학 중 현지 경력과 고용주 접점을 확보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이 짧은 기간 안에 첫 정규직과 비자 후원 가능성을 함께 찾아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다. 미국 학위와 현지 취업을 한 묶음으로 설계해 온 유학생에게 CPT 제한은 유학의 효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졸업비자 없앤 英, 5년 새 취업 전환 87% ‘뚝’

취업 경로 축소가 유학 수요 위축으로 이어진 전례는 2012년 영국에서 찾을 수 있다. 테리사 메이 당시 내무장관이 이끈 이민 억제 정책에 따라 영국 정부는 그해 4월 유럽경제지역(EEA) 외 출신 유학생의 ‘졸업 후 취업비자(Tier 1 PSW)’ 신규 신청을 폐쇄했다. 종전에는 영국 대학 졸업생이 고용주의 후원 없이 2년간 체류하며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으나, 제도 폐지 뒤에는 학생 비자가 끝나기 전 정부 인가 기업의 Tier 2 취업비자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학업 종료 후 통상 4개월 안에 정부 인가 기업의 후원을 확보하고, 연봉·직무 요건을 갖춰 Tier 2 취업비자로 전환해야 했다. 대학에서 직장으로 이어지던 통로가 사실상 한 갈래로 좁아진 것이다.

제도가 바뀌자 졸업생의 노동시장 진입은 곧바로 급감했다. 영국대학협회(UUK)가 영국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생비자에서 취업 관련 비자로 전환한 해외 졸업생은 2011년 4만6,875명에서 2016년 6,037명으로 87% 줄었다. 영국 정부는 자국 졸업생조차 일자리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해외 졸업생에게 노동시장을 자유롭게 개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Tier 2 후원 면허가 없는 중소기업은 유학생을 채용하기 어려워졌고, 졸업생이 지원할 수 있는 기업군도 큰 폭으로 축소됐다.

취업길 막히자 유학 수요도 냉각

취업 통로가 좁아진 여파는 곧 입학 시장으로 번졌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인도였다. 영국국제학생협의회(UKCISA)는 상업대출로 학비를 마련하는 인도 가정이 많은 상황에서 졸업 후 취업을 통한 상환 계획까지 불투명해지자 영국 유학 수요가 급속도로 식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영국고등교육통계기관(HESA) 기준 인도 출신 학생은 2010~2011학년도 약 3만9,000명에서 2012~2013학년도 2만2,375명, 2016~2017학년도 1만6,550명으로 줄며 절반 아래로 내려앉았다. 중국 학생 증가가 전체 수치를 떠받쳤으나, 남아시아 수요가 큰 대학들은 모집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영국이 주춤한 시기는 경쟁국들이 빠르게 몸집을 키운 때와 겹쳤다. UUK 집계에 따르면 2012~2015년 국제학생 등록 증가율은 영국이 0.7%에 그친 반면 호주 18.0%, 캐나다 26.9%, 독일 16.3%, 미국 22.5%에 달했다. 영국의 해외 학생 수는 2012~2013학년도에 1990년대 초 이후 처음 감소한 뒤 44만 명 선에서 6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이어갔다. 영국 글래스고대에서는 2011~2013년 인도 학생 등록이 40%, 수업형 대학원생이 54% 감소했으며 대학 측은 2013년 등록금 손실을 150만 파운드로 추산했다. 유학생 등록금 수입이 영국 대학 총수입의 23%를 차지한다는 하원도서관 집계는 특정 국가의 수요 변화가 대학 운영에 미칠 파장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유학생 이탈, 대학 재정·인재 확보 압박

유학생 이탈이 대학 재정과 국가의 인재 확보를 압박하자, 영국 의회에서는 PSW 폐지의 득실을 다시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영국 상원 과학기술위원회는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4개월의 구직 기간이 지나치게 짧고 PSW 폐지가 국제 학생에게 해를 끼쳤다고 판단하며 즉각적인 재도입을 권고했다. 영국 정부가 실제로 방향을 튼 시점은 그로부터 7년 뒤였다. 2021년 7월 문을 연 ‘졸업생 비자(Graduate Route)’는 학사·석사 졸업생에게 2년, 박사에게 3년의 구직·취업 기간을 허용했으며 고용주의 사전 후원과 일자리 제안, 최저연봉 요건도 두지 않은 제도다. 영국 정부는 세계 인재를 붙잡고 2030년까지 연간 유학생 60만 명을 유치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내세웠다. 다만 2027년 1월부터 일반 졸업생의 체류 기간은 18개월로 단축될 예정이어서, 이민 억제와 대학 경쟁력 사이의 충돌은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영국의 전례는 CPT 제한이 미국 대학에 가져올 파장을 가늠할 단서다. PSW는 졸업 뒤 체류와 구직을 허용했고, CPT는 재학 중 전공 실습을 허용한다는 차이가 있지만, 두 제도 모두 값비싼 해외 학위와 현지 경력을 잇는 접점으로 기능해 왔다는 점은 동일하다. 영국 하원 도서관이 인용한 56개국 예비 유학생 조사에서도 유학지 선택 요인은 취업 전망 64%, 대학 명성 61% 순이었으며 졸업 뒤 비자 정책도 상위권에 꼽혔다. OPT의 실업 허용 기간과 H-1B 추첨 부담에 CPT 제약까지 겹치면 학생들은 미국 유학 계획 자체를 다시 짤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발길이 취업 경로를 안정적으로 열어둔 국가와 자국 대학, 유럽·아시아의 영어 학위 과정으로 옮겨갈 경우 미국 대학은 등록금 수입과 연구 인력을 잃고, 기업 역시 미래 인재의 공급 기반이 약해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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