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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부터 생산까지” 글로벌 빅파마 中 투자 확대, 바이오·제약 강국 도약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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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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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릴리, 中 바이오 기업과 신약 공동 개발·기술 도입 확대
'차이나 바이오' 투자 열풍, 글로벌 빅파마 전반으로 확산
中 정부도 제도적 지원 강화하며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박차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중국 바이오 시장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내 생산 시설·공급망 확충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동시에, 현지 바이오 기업과 신약 공동 개발 및 차세대 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대중국 투자 확대 기조는 비단 일라이 릴리를 넘어 글로벌 빅파마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 역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는 추세다.

中 메티스테크바이오, 일라이 릴리와 맞손

1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홍콩 증시 상장사인 중국 바이오테크 기업 메티스테크바이오는 일라이 릴리와 조직 특이적 약물 전달 기술 공동 연구개발(R&D)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지질나노입자(LNP)를 활용해 치료 물질을 특정 조직에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는 차세대 약물 전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메티스테크바이오는 인공지능(AI) 기반 이온화 지질 발굴·최적화 플랫폼인 'AiLNP'를 통해 새로운 약물 전달 소재와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온화 지질은 LNP를 구성하는 핵심 물질 중 하나로, 치료 물질을 입자 내부에 안정적으로 담고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일라이 릴리는 신약 후보 물질 발굴, 임상 개발, 상용화 등 분야의 전문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력에 참여하고, 계약에 따라 메티스테크바이오에 금전적 보상을 지급한다. 우선 수천만 달러대의 선급금을 내주고, 향후 개발·규제 승인·상업화 단계별 목표 달성 상황에 발맞춰 최대 11억 달러(약 1조4,580억원)의 성과보수를 추가로 지불하는 식이다. 이와 별도로 메티스테크바이오는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된 제품이 상용화될 경우 연간 순매출액의 한 자릿수 비율에 해당하는 단계별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

비만·당뇨병 치료제 생산망 구축

일라이 릴리가 중국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일라이 릴리는 향후 10년간 중국에 30억 달러(약 3조9,750억원)를 투자해 현지 의약품 생산 시설과 공급망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의 핵심은 경구용 비만·당뇨병 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생산 능력 확대다. 오르포글리프론은 하루 한 번 복용하는 비펩타이드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로, 일라이 릴리는 지난해 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해당 치료제의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치료 용도에 대한 판매 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향후 일라이 릴리의 투자금은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기존 생산 시설을 보강하고, 베이징에 경구용 고형제 생산 시설을 새롭게 구축하는 데 쓰인다. 여기에 현지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한 의약품 대량 생산 체계도 구축된다. 일라이 릴리는 베이징 소재 제약 CDMO 기업 팜아론과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2억 달러(약 2,650억원)를 투자해 생산 기술과 설비 역량을 확충하기로 한 상태다. 팜아론은 해당 자금을 활용해 오르포글리프론을 비롯한 차세대 경구용 치료제의 생산에 필요한 기술 기반을 확보하고, 향후 수요에 맞춰 생산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약 개발도 中 기업과 함께

일라이 릴리는 지난 5월 중국 하이스코 제약그룹과도 신약 공동 연구 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미국 의약품 전문 매체 피어스바이오테크에 따르면 양 사의 협력 대상은 최대 5개의 신규 신약 표적 발굴·개발 프로그램으로, 복수의 질환 영역에 걸쳐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하이스코 측은 일라이 릴리가 선정한 표적을 대상으로 후보물질 발굴과 초기 연구를 담당하며, 일라이 릴리는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에 필요한 비임상 연구부터 임상시험, 규제 승인, 상업화 등 후속 개발 과정을 주도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질환 분야와 신약 후보 물질은 공개되지 않았다.

계약에 따라 하이스코는 선급금과 단기 지급금으로 최대 8,700만 달러(약 1,150억원)를 받고, 향후 임상 개발·규제 승인·상업화 단계별 성과에 따라 최대 29억6,700만 달러(약 3조9,310억원)를 추가로 수령할 수 있다. 이를 합산한 최대 계약 규모는 30억5,400만 달러(약 4조470억원)이며, 개발된 치료제가 실제 판매될 경우 매출액에 연동되는 단계별 로열티도 별도로 지급된다. 일라이 릴리는 일부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전 세계 독점 권리를 확보하고, 나머지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중국 본토·홍콩·마카오·대만을 제외한 해외 시장의 독점 권리를 갖는다.

표1. 일라이 릴리의 중국 투자·협력 현황

부문협력 대상주요 내용투자·계약 규모
약물 전달 기술메티스테크바이오AI 플랫폼을 활용한 조직 특이적 LNP 전달 기술 공동 개발수천만 달러 선급금, 최대 11억 달러 성과보수 및 한 자릿수 단계별 로열티
생산·공급망팜아론 등쑤저우 생산시설 보강, 베이징 경구용 고형제 생산 역량 확충, 오르포글리프론 현지 공급망 구축향후 10년간 30억 달러 투자, 팜아론 협력에 2억 달러 배정
신약 공동개발하이스코제약하이스코가 일라이 릴리가 선정한 최대 5개 표적의 후보물질 발굴·초기 연구 담당선급금·단기 지급금 최대 8,700만 달러, 성과보수 최대 29억6,700만 달러 및 단계별 로열티
자료: 외신 종합

中 신약 찾는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가 기존 파이프라인의 빈틈을 채우기 위해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의 중국 법인인 딜로이트차이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혁신 신약 관련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997억 달러(약 132조1,070억원)로 2024년 연간 규모(520억 달러, 약 68조9,030억원)의 두 배에 육박했다. 최근에는 단기간에 잇달아 글로벌 빅파마와 중국 업체들의 대형 거래가 체결되며 시장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미국 머크(MSD), 덴마크 노보노디스크, 스위스 노바티스가 중국 제약사들과 맺은 계약의 최대 금액은 총 125억3,000만 달러(약 16조6,030억원)에 달했으며, 선급금만 12억7,500만 달러(약 1조6,890억원)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 속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계약금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 자료를 살펴보면 글로벌 빅파마와 중국 바이오테크 기업 간 거래의 평균 선급금은 2022년 5,200만 달러(약 690억원)에서 올해 1억7,200만 달러(약 2,280억원)로 약 231% 증가했다. JP모건 역시 선급금이 5,000만 달러(약 660억원) 이상인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기술 도입 계약 중 중국 기업의 신약 후보 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래 건수 기준 2021년 5%에서 올해 1분기 50%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中 정부 '지원사격' 강화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자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달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국가약품감독관리국 등 10개 부처가 2026~2030년 적용되는 '제15차 5개년 제약산업 발전 계획'을 공동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계획에는 2030년까지 세계 최초로 새로운 표적이나 작용 기전을 적용한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FIC)' 신약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25% 이상으로 높이고, 전 세계 연간 매출액이 10억 달러(약 1조3,250억원)를 넘는 의약품을 5개 이상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혁신 신약 산업 규모도 연평균 20%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해외 제약사와의 협력 방식도 고도화한다. 기존에는 중국 기업이 자체 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의 해외 개발·판매 권리를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하는 기술수출 계약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신약 발굴 단계부터 공동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해외 임상시험과 상업화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중국 정부는 제약산업 상장 기업의 평균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을 연간 10% 이상으로 높이고, 2030년까지 연 매출 100억 위안(약 1조9,840억원) 이상인 제약 기업을 50개, 연간 산업 규모가 1,000억 위안(약 19조8,420억원) 이상인 제약산업단지를 20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신약 심사·허가 절차를 개선하고, 의약품 가격 책정, 의료보험 급여, 임상 현장 사용 등에 관한 정책을 정비해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제품 출시와 판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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