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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MOU 휴지 조각으로” 다시 불붙은 美-이란 군사 충돌, 양국 경제·정치 리스크 동시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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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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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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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종전 MOU 파기 선언하며 상호 공습 재개
전쟁으로 막대한 비용 부담 떠안은 美, 확전 시 경제·정치 리스크 가중
이란 경제 이미 벼랑 끝, 강경파-협상파 권력 투쟁까지 불붙어 

요르단 암만 주재 미국대사관이 요르단 홍해에 접한 아카바 지역의 국제공항과 항구에 소개령(공습, 화재 등에 대비해 한 곳에 집중되어 있는 주민이나 시설물을 분산시키는 명령)을 내렸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파기하고 무력 충돌을 재개하며 이란의 보복 공격 범위가 확대된 데 따른 조치다.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빠르게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는 향후 확전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과 이란이 대규모 경제·정치적 손실을 동반하는 소모전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美-이란 군사 충돌 재점화

19일(이하 현지시각) 주요르단 미국대사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위협 정보를 입수했다"며 모든 미국인에게 아카바 공항과 항구로의 이동을 즉각 중단하고 해당 지역에서 벗어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아울러 요르단 내 위치한 모든 미군 기지에 대한 일반인의 방문 역시 금지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심화하며 중동 내 미국 자산을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습이 격화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은 4월 초 휴전 합의를 체결하고 지난달 중순 종전 MOU를 발효했지만, 지난 7일부터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다시 강도 높은 무력 충돌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MOU가 이란에 대한 '시험'이었다며 파기를 선언했고,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바레인·요르단·카타르 등의 발전소, 해수담수화 시설, 미군 시설 등을 집중 타격하며 이에 맞섰다. 미군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7월 17일 중부사령부와 동맹국 군이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방어하던 중 요르단에 주둔한 미군 2명이 사망했고, 1명은 실종됐다"고 밝혔다. 공격이 이뤄진 정확한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 등은 요르단의 미 공군기지가 공습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 중이다.

이후 이란 역시 종전 MOU 파기를 공식 선언하며 대응 수위를 한층 높였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교부 차관은 18일 “MOU에 따른 모든 의무 이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고, 몇 시간 뒤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성명을 내고 "미국 대통령의 서명은 가치도, 효력도 없다는 점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일갈했다. 하메네이는 미국을 "대악마"라고 지칭하며 "범죄와 약속 파기의 어두운 경험은 미국의 부정직함과 비합리성, 신뢰할 수 없음, 그리고 비열함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명백한 증거가 됐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CENTCOM은 미군 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고, 19일 이란 국영 이란뉴스통신(IRNA)을 통해 이란 남부 게슘섬과 주요 항구 도시인 반다르아바스 인근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폭발의 정확한 위치와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美, 전쟁發 리스크에 '신음'

양국의 확전 가능성이 뚜렷이 부각된 가운데, 국제사회는 미국과 이란이 떠안게 될 추가 피해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미국의 경우 이미 막대한 전쟁 비용 부담을 짊어진 상황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예비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과정에 지출한 직접 군사 비용은 400억 달러(약 59조2,200억원)로 추산된다. 이는 탄약 사용 비용, 파괴된 장비 및 미군 기지 피해 복구 비용 등이 포함된 수치로, 병력 운영과 장비 유지 등 기존 국방 예산에 반영된 비용은 산출 대상에서 제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전쟁으로 미국 납세자들과 소비자들이 떠안은 비용 부담이 최소 1,320억 달러(약 202조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는 직접적 군사 지출뿐만 아니라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인상 부담 등을 반영한 진단이다.

향후 이란과의 전면전이 지속될 시, 미국은 국내외에서 상당한 위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최근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확전 시나리오 속 미국에 있어 가장 큰 위험은 무기 비축량 고갈이다. 미국은 휴전 합의 전까지 약 40일간 이어진 전쟁에서 이미 막대한 양의 탄약을 소모했다. CSIS는 미국이 이번 작전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비축량의 약 50%를 사용했다고 본다. 단거리·중거리·준중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에 사용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는 절반 이상, 정밀타격미사일(PrSM)은 비축량의 45% 이상이 소진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미 국방부는 2027 회계연도에 사상 최대 규모인 1조5,000억 달러(약 2,220조7,500억원)의 국방 예산을 요청한 데 이어, 소진된 무기를 보충하기 위한 추가 예산도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추가 예산이 실제 확보될지는 불투명하며, 설령 의회가 충분한 예산을 지원한다고 해도 무기 재고가 정상 수준까지 회복되는 데는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공급 차질에 따른 인플레이션 및 경기 침체 가능성도 핵심 리스크다. 미국은 석유 생산국임에도 불구, 중동발(發) 공급 충격을 흡수할 전략비축유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쟁이 재점화해 에너지 가격이 재차 급등할 시, 기업들이 생산과 투자를 줄이고 가격 인상에 나서며 가계의 실질소득·소비 여력이 동시에 위축될 위험이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인플레이션 국면 속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를 섣불리 단행할 수 없다. 고물가와 저성장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여기에 걸프 지역 동맹국들과의 관계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걸프 국가들은 전쟁 초기부터 이란의 보복 공격 대상이 돼 왔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경제적 생명선인 에너지 수출에도 제약이 걸린 상태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 관광과 서비스업 등 비(非)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려는 걸프 국가들의 경제 다변화 정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란의 경제·정치적 위기

이란의 경우 전쟁 발발 이전부터 국제사회의 제재 속 화폐 가치가 폭락하며 경제적 위기에 빠져 있었다. 지난 2월 말 전쟁이 발발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요 원자재를 생산하는 산업 시설과 핵심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단행한 뒤에는 상황이 한층 악화했다. 이란에서는 이미 수천 개 사업장이 문을 닫았고, 상당수는 아직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 정부 당국자인 골람호세인 모하마디는 이란 국영 타스님통신을 통해 전쟁으로 1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200만 명이 직간접적으로 실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전쟁으로 인해 이란 국민 최대 410만 명이 추가로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란 경제가 6.1%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란은 앞서 휴전 기간 대중국 원유 수출을 크게 늘리는 등 경제적 활로를 모색했지만, 이러한 수입마저도 확전이 본격화할 경우 끊길 가능성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해상 봉쇄를 일시 해제한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이란이 수출한 원유는 7,000만 배럴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50억~60억 달러(약 7조~9조원) 규모다. 이러한 민간 경제 악화 흐름은 곧 이란 정부의 위기로 이어지게 된다. 민간에서 거둬들이는 세수가 줄어들면 공공지출이 자연히 감소하며 정부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최근 이란에서는 최고지도자의 장기 잠행으로 인한 정치적 위기까지 가중되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대표적인 강경 보수 정치세력인 파이다리전선 등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 현 지도부의 대미 협상 행보가 최고지도자의 권한을 잠식하는 ‘연성 쿠데타’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달 초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에서는 지도부를 향한 강경파의 반감이 공개적으로 분출되기도 했다.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당시 일부 조문객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향해 “타협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에게도 “배신자에게 죽음을”, “부끄러운 줄 알라”는 구호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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