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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디플레 시대 끝났다" BOJ 긴축에 날개 단 日 은행주, 가계·채권시장엔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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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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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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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은행주, BOJ 긴축 행보 속 주가 상승세 뚜렷
"물가·임금·부동산 동반 상승" 디플레이션 해소 흐름
금리 인상에 요동치는 금융 시장, 日 정부 진화 나서 

도쿄 증시에서 은행주 주가가 나란히 상향곡선을 그렸다. 일본은행(BOJ)이 디플레이션 해소 흐름 속 연속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은행의 예대마진·운용 수익 개선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이러한 긴축발(發) 시장 변화는 증시 외에도 다방면에서 관찰된다. 일본 국채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며, 가계의 대출 이자를 비롯한 일본 경제 전반의 금융 비용도 나날이 불어나고 있다.

日 은행주 주가 강세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이날 도쿄증권거래소 업종별 지수에서 은행업에 속한 25개 종목은 일제히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같은 날 닛케이225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18.35포인트(0.81%) 하락한 6만3,492.99에 거래를 마치며 약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되는 흐름이다.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은 이날 전일 대비 1.61% 오른 3,720엔(약 3만2,450원)에 마감했다.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SMFG) 역시 1.7%가량 뛴 7,030엔(약 6만1,330원),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0.8% 상승한 8,721엔(약 7만6,080원)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중견 금융그룹과 지방은행주에도 매수세가 확산했다. 리소나홀딩스는 2,540엔(약 2만2,160원) 수준으로 올라섰고, 지바은행은 2,770.5엔(약 2만4,170원), 시즈오카파이낸셜그룹은 3,589엔(약 3만1,310원)까지 주가가 상승했다. 이러한 오름세는 가격 비교 기준점을 연초로 바꾸면 한층 명확하게 두드러진다. 닛케이는 일본 은행주 지수의 연초 대비 상승률이 약 50%로, 같은 기간 닛케이평균 상승률(약 26%)의 두 배에 가깝다고 전했다. 이는 상반기 일본 증시의 열기를 주도했던 도쿄일렉트론 등 주요 기술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상승 탄력이다.

BOJ의 금리 인상 기조

이처럼 일본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일본의 금리 인상 흐름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BOJ는 1999년 2월 정책금리인 무담보 콜금리를 사실상 0%로 유도하는 '제로금리' 정책을 처음 도입했고, 2000년 8월 이를 일시적으로 해제한 뒤 2001년 3월부터 다시 양적 완화 정책을 가동했다. 이후 2010년 10월에는 단기금리 유도 목표를 0~0.1%로 두는 포괄적 금융 완화 정책을 시행했으며, 2013년에는 양적·질적 금융완화(QQE)를 도입하고 장기 국채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매입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이어 2016년 1월에는 금융기관이 BOJ에 예치한 당좌예금 일부에 연 -0.1% 금리를 적용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본격화했고, 같은 해 9월에는 10년물 국채금리를 0% 수준에서 관리하는 수익률곡선제어(YCC)까지 도입됐다.

상황이 뒤집힌 것은 2024년부터다. BOJ는 2024년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016년 이후 8년간 유지했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고, 무담보 콜금리 유도 목표를 0~0.1%로 설정했다. YCC는 이와 함께 폐지됐으며, ETF와 부동산투자신탁(J-REIT)의 신규 매입도 중단됐다. 장기간 이어진 대규모 금융 완화 체제가 막을 내린 것이다. 같은 해 7월에는 정책금리가 0.25%로 상향 조정됐고, 지난해 1월과 12월에도 0.25%P 인상이 단행됐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 흐름은 지속됐다. BOJ는 지난 6월 정책금리를 0.75%에서 1.0%로 올려 잡았다. 이는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이후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금리가 동결됐지만, BOJ는 같은 달 "경제·물가와 금융 여건이 전망에 부합할 경우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해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디플레이션 터널 빠져나와

이러한 긴축 행보를 떠받친 것은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탈피 신호였다. 최근 일본에서는 임금과 소비자물가, 부동산 가격이 나란히 우상향하고 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총연합인 렌고에 따르면 올해 춘투(매년 봄 일본 노동조합과 경영자 측이 집중적으로 벌이는 임금 인상 협상)에서 렌고 산하 노조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5.01%로 집계돼 3년 연속 5%대를 유지했다. 월별 임금지표에서도 개선세가 뚜렷하다. 지난 7월 일본의 명목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4.7% 늘었고, 기본급에 해당하는 소정내급여도 4.1% 뛰어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실질임금 역시 같은 달 2.4% 확대되며 7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 갔다.

물가 상방 압력도 지속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9% 높아졌고,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1.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가격 강세가 유지됐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2026년 공시지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평균 지가는 전년 대비 2.8% 높아지며 5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주거용 지가는 2.1%, 상업용 지가는 4.3% 각각 올랐고, 3대 도시권 전체 지가는 4.6% 뛰었다. 올해 상반기 도쿄·가나가와·사이타마·지바 등 수도권 신축 맨션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3.1% 비싸진 1억135만 엔(약 8억8,960만원)으로 사상 처음 1억 엔(약 8억7,800만원)을 넘어섰으며, 도쿄 23구 평균 가격 역시 9.1% 오른 1억4,249만 엔(약 12억5,070만원)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표1.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피 지표

부문기준 시기주요 상승률
임금2026년 춘투·7월춘투 임금 5.01%, 명목임금 4.7%, 실질임금 2.4% 상승
물가2026년 7월소비자물가 1.9%, 근원 소비자물가 1.8% 상승
부동산2026년 1월·상반기전국 지가 2.8%·수도권 신축 맨션 가격 13.1% 상승
자료: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일본 후생노동성·총무성·국토교통성

가계 이자 비용 부담 가중

이 같은 상황 속 잇달아 단행된 금리 인상 조치는 금융 시장에 막대한 변화를 야기했다. 대표적인 예가 가계의 이자 비용 부담이다. 일본 주택금융지원기구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공시 누리집인 ‘플랫 35’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21~35년 장기 고정형 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들이 가장 많이 제시하는 금리(최빈 금리)는 3.46%(융자율 90% 이하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 후반대로 유지되던 수치가 1년여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변동형 금리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최우대 조건)는 이달 기준 1.525%로 나타났다. 수년 전만 해도 0.5% 안팎의 초저금리가 흔했던 일본에선 이례적인 상승세다.

장기 저리로 목돈을 마련해 주택을 샀던 이들은 일제히 낭떠러지에 몰렸다. 일본 간사이티비는 8일 “오랜 기간 이어졌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과거의 금리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 도래했다”며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이 (차주의) 생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15년 전 변동금리 대출로 4,200만 엔(약 3억6,750만원)짜리 주택을 구입한 한 60대 남성은 간사이티비에 “최근 (금리 상승으로) 대출 상환액이 커져 한 달 10만 엔(약 87만원)을 넘었다”며 “정년 은퇴 뒤여서 아르바이트라도 하려고 했지만, 60살을 넘어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日 국채금리도 급등

채권시장 역시 금리 인상 흐름에 즉각 반응하고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 2일 3.017%까지 치솟은 뒤 2.9%대 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장기물 금리도 줄줄이 4% 안팎까지 뛰었다. 이는 초저금리 시기와는 확연히 다른 움직임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채 투자 기반을 넓히는 방안을 잇달아 논의 중이다. 세계 최대 규모 공적연금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의 자산 배분 재검토가 대표적이다. 앞서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지난 7월 "GPIF의 운용 환경이 크게 달라질 경우 기본 포트폴리오를 적절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국내 채권 비중 역시 고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시장에서는 GPIF가 일본 국채 보유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했다.

개인 자금을 국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제도 개편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개인용 국채를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적용 대상에 포함해 이자와 매매차익에서 발생하는 세액을 줄이고, 상속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GPIF가 국내 채권 비중을 늘리거나 개인 자금이 해외 금융 상품 대신 일본 국채로 이동할 경우, 국채 수요가 채권 금리 상승 압력을 낮추고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무역 적자 확대가 엔화 약세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확률도 높아진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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