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해외정부정책
  • "무역 장벽 뚫고 수출 공세" 유럽 시장 파고드는 中 전기차, EU ‘전방위 통상 압박’으로 맞불

"무역 장벽 뚫고 수출 공세" 유럽 시장 파고드는 中 전기차, EU ‘전방위 통상 압박’으로 맞불

Picture

Member for

1 year 9 months
Real name
이시호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수정

中 전기차, 관세 장벽에도 유럽 시장서 성장세 지속
꺾이지 않는 가격 경쟁력, 규제 우회 행보도 가시화
EU, 단순 전기차 제재 넘어 對중국 무역 관계 전반 압박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역대 최고 점유율을 경신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 대상으로 무역 장벽을 강화하며 역내 산업 보호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성장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양상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수직계열화 역량과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규제 비용을 흡수하고, 현지 생산 규제·탄소 규제 우회책까지 마련하며 추가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EU는 대중국 무역 규제 범위를 대폭 넓히며 맞불을 놓는 추세다.

中 전기차의 유럽 질주

12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유럽에서 판매된 중국 브랜드 순수 전기차는 17만1,800대였다. 같은 기간 중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14.2%로, 전년 동기 9.4%에서 4.8%P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통계는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등을 포함한 서유럽 18개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집계됐으며, 산정 기준은 차량 생산지가 아닌 제조사·브랜드의 중국계 여부다.

해당 기간 판매된 중국 브랜드 순수 전기차 4대 중 1대는 영국으로 향했다. 영국이 중국산 순수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시장 진입로를 열어 둔 결과다. 이탈리아에서 판매된 중국 브랜드 순수 전기차의 비중도 전체 중 20%에 육박했다. 마티아스 슈미트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 대표는 "이탈리아 판매 비중이 높아진 것은 리프모터가 정부 보조금으로 늘어날 수요를 겨냥해 소형 순수 전기차 T03 수천 대를 집중 공급한 데 따른 예외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탈리아 경제력 지표인 ISEE 요건을 충족하고 △지정된 도시권에 거주하면서 △기존 내연기관차를 폐차한 소비자에게 최대 1만1,000유로(약 1,800만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한 바 있다.

EU는 수년째 '경계 태세'

시장은 중국 브랜드가 EU의 고율 관세를 뚫고 현지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추세다. 앞서 EU는 2023년부터 약 1년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진행하고, 2024년 7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역내 시장 경쟁을 왜곡했다는 판단하에 중국산 전기차에 잠정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첫 대규모 무역 제재였다. 이후 같은 해 10월 EU는 회원국 승인을 거쳐 중국산 전기차에 업체별로 최대 35.3%의 추가 관세를 매기기로 최종 확정했다. 현재 양국은 중국 업체가 일정 수준 이상의 최저 판매가격을 보장하면 관세를 일부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실질적인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제도적인 장벽도 높아져 가고 있다. 지난 3월 초안이 공개된 산업가속화법(Industrial Accelerator Act·IAA)이 대표적인 예다. IAA는 공공 조달, 정부 보조금, 기업용 차량 지원 등 공적 혜택을 ‘유럽산 제품’에 집중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안에 따르면 공공 조달에 참여하거나 공적 지원을 받는 전기차는 최종 조립을 EU 역내에서 진행해야 하며,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부품의 최소 70%가 EU산이어야 한다. 단순히 중국산 부품을 들여 와 유럽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는 유럽산 지위를 얻기 어려운 구조다.

배터리에도 별도의 현지화 요건이 적용되며, 시행 3년 뒤에는 전기 모터·인버터 등 전동화 구동계 부품과 차량용 주요 전자 시스템의 EU산 비중 요건도 가격 기준 50% 이상으로 높아진다. 아울러 IAA는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핵심 광물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 세계 생산 능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의 기업이 EU에 1억 유로(약 1,700억원) 이상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경우, EU가 해당 기업에 별도의 투자 조건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는 사실상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조항으로 풀이된다.

규제 효과 상쇄 가능성 커져

다만 이러한 조치만으로 중국 전기차 업계의 공세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기업들이 EU의 무역 제재를 상쇄하기 위해 현지 생산 기지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일본 닛산은 중국 체리자동차와 영국 선덜랜드 공장 내 위탁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체리자동차가 닛산 선덜랜드 공장에 일정 규모 이상의 생산을 위탁하면서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양 사는 닛산이 가동을 중단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에서 체리자동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오모다 5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계 자동차 그룹인 스텔란티스 역시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리프모터의 전기 SUV B10을 생산할 예정이며, 중국 둥펑자동차와 제일자동차그룹(FAW) 산하 고급차 브랜드 ‘훙치’도 스텔란티스에 위탁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중국 샤오펑과 공장 인수 및 수탁 생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탄소 배출 규제 우회책도 속속 마련되고 있다. 지난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베칼 테크놀로지스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기반의 제로 탄소 산업단지 조성을 확대 중이라고 보도했다. EU의 배터리 규제 강화가 중국 업체들의 관련 움직임을 재촉했다는 분석이다. EU는 내년 2월부터 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및 산업용 배터리를 대상으로 전 생애주기의 탄소 배출 정보를 검증·기록하는 ‘디지털 배터리 여권’ 제도를 의무화하고, 2028년부터는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자체를 제한하는 ‘탄소 상한선’ 제도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EU는 중국 배터리 출하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수출 시장"이라며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규제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변화하는 시장 여건에 적응해 나가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표1. 중국 전기차 업계의 EU 시장 공략 전략

공략 전략주요 내용
역내 생산유럽 완성차 업체의 현지 공장을 활용한 위탁 생산·공장 인수로 EU 무역 제재 부담 완화
탄소 배출 규제 대응재생에너지 기반 제로 탄소 산업단지를 조성해 디지털 배터리 여권과 탄소 상한선에 대응
가격 경쟁력 유지수직계열화, 저비용 공급망,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유럽 업체보다 낮은 판매가격 유지
자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가베칼 테크놀로지스, 국제에너지기구

'저렴함'도 여전히 무기

중국산 전기차들의 가격 경쟁력 역시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강점은 유럽 주요 대중 브랜드의 동급·인접 차종과 비교했을 때 특히 뚜렷하게 드러난다. 일례로 독일 기준 비야디(BYD) ‘돌핀 서프’의 판매가격은 2만2,990유로(약 3,751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르노 ‘5 E-테크’의 2만8,000유로(약 4,568만원)보다 5,010유로(약 817만원) 낮은 수준이다. 3만3,995유로(약 5,547만원)에 판매되는 폭스바겐 ‘ID.3’와 비교하면 가격 차이는 1만1,005유로(약 1,796만원)까지 확대된다.

이처럼 중국산 전기차가 낮은 판매가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배터리부터 핵심 부품, 완성차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체계 및 저비용 공급망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의 배터리 전기차 생산비는 선진국보다 30% 이상 낮으며,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은 배터리 비용 차이에서 발생한다. 중국의 배터리 셀 가격 역시 유럽보다 평균 30% 이상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구조를 떠받치는 핵심 동력은 중국 정부의 장기적 산업 지원이다. 핵심 광물 공급망, 연구·개발(R&D), 생산 설비 등에 대한 정책 지원이 대규모 내수 시장과 결합하면서 중국 업체들의 외형 성장을 촉진한 것이다.

中 향해 칼 빼든 EU

이 같은 중국의 공세 속에서 EU는 전기차를 넘어 중국과의 무역 관계 전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50유로(약 24만5,900원) 미만 소액 직구 상품에 품목 범주당 3유로(약 4,900원)의 임시 관세를 매기면서 테무, 쉬인,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성장에 제동을 건 것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는 러시아 군수산업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 중국 기업들이 줄줄이 제재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으며, 2027년 12월부터는 강제노동 제품 금지 규정이 전면 적용돼 △태양광 패널 △배터리 △섬유제품 등 중국의 주력 수출품에도 원료·부품 공급망 입증 의무가 부과된다.

EU의 이러한 제재는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해 유럽으로 수출 물량을 돌리던 중국에 있어 치명적인 악재다.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로 수출 의존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 가운데, 유럽마저 시장 접근을 제한할 경우 중국 제조업계의 쇠락이 가속화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EU의 최근 움직임은 단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견제를 넘어, 중국의 과잉 생산과 저가 수출 구조 자체를 정면 겨냥한 강경 대응인 셈이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9 months
Real name
이시호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