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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웨이트’로 문턱 낮춘 中 vs ‘토큰 효율’로 맞선 美, 작업당 비용이 가르는 AI 주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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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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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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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개방성 앞세운 중국 AI, 글로벌 시장 점유율 빠르게 확대
토큰 효율·평가 방식 따라 실제 작업비용은 美 모델이 더 낮기도
美 빅테크까지 요금 인하 가세, AI 경쟁축 ‘단가’서 ‘종합 효율’로

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이 가격과 개방성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최근 확산세가 두드러지는 지역은 아프리카로, 민감한 데이터를 자체 서버에서 처리할 수 있고 현지 언어와 산업별 수요에 맞춰 모델을 조정하기 쉬워 금융·농업 분야를 중심으로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일부 실전 평가에서는 미국의 폐쇄형 모델이 중국 오픈웨이트(open-weight·개방형 가중치) 모델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높은 품질의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오픈AI·앤트로픽·구글이 중·경량 모델의 요금을 잇달아 낮추며 중국 모델의 가격 경쟁력을 압박하고 있다.

아프리카 파고드는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

25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 본사를 둔 아프리카 최대 인슈어테크 기업 큐라셀(Curacel)은 최근 자사의 AI 기반 보험 청구 및 사기 탐지 시스템에 기존 미국산 모델 외에 중국 즈푸AI(Zhipu AI)의 'GLM-5.3' 모델을 추가했다. 큐라셀의 헨리 매스콧(Henry Mascot) 최고경영자(CEO)는 "코딩, 데이터 추출, 문서 분류, 고객 응대 등 대규모 트래픽이 발생하는 반복 업무에서 중국 주요 모델들이 서구 독점 시스템과의 성능 격차를 거의 좁혔으며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동일한 결과물을 낸다"며 "품질과 비용을 기준으로 작업을 유연하게 배분하는 멀티 모델 구성을 통해 특정 빅테크 벤더에 종속(Lock-in)되는 위험을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테크 기업들이 알리바바의 '큐원(Qwen)', 문샷 AI의 '키미(Kimi)', '딥시크(DeepSeek)', 즈푸의 'GLM' 등 중국산 모델에 주목하는 핵심 이유는 모델 가중치(weights)를 직접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독립 구동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 특성 때문이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은행 거래 기록과 고객확인(KYC) 서류를 외부 API로 전송하지 않고 기업 내부 서버에서 처리할 수 있어 금융·의료·공공 부문의 규제 부담을 줄여준다. 케냐 나이로비의 엔터프라이즈 AI 컨설팅사 사니푸 AI(Sanifu AI)의 버나드 모마니 냐가카 공동 창립자는 "은행 거래 기록, KYC 서류 등 최고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금융 데이터를 해외 제3자 API로 전송하지 않고 자체 인프라 내에 호스팅해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라며 "금융업에서 데이터 주권은 특정 벤더의 기능이 아니라 핵심 설계 원칙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언어와 현지 적합성도 중국 모델 확산을 견인한 요소다. 우간다 연구진이 개발한 ‘선플라워(Sunflower)’는 미국과 중국 모델을 비교한 뒤 큐원3을 기반 모델로 채택했으며, 30여 개 현지 언어로 농민에게 기상 정보와 농업 자문을 제공한다. 국제 학술지 PMLR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선플라워 14B·32B 모델은 우간다 주요 언어의 이해도 평가에서 기존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확보했다. 중국에서 개발된 기반 모델에 아프리카 언어 데이터와 산업별 용례를 결합하는 방식이 현지화 비용을 낮추고 서비스 출시 속도를 높인 셈이다.

낮은 '토큰 단가' 강점

중국 AI가 세계 시장으로 보폭을 넓힌 또 다른 배경은 가격이다. 미국산 AI는 최첨단의 성능을 제공하지만 대부분 폐쇄형 유료 서비스이며 사용량에 따라 비용이 계속 발생한다. 반면 중국산 AI는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어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아 수정할 수 있고 별도의 승인도 필요하지 않다. 서버 비용만 부담하면 자체 AI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케냐에서 디지털 마케팅 사업을 하는 모세스 케미바로는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데 도요타 해치백으로 충분하지, 왜 비싼 페라리를 쓰겠느냐"면서 "중국 AI는 전체 구축 비용을 최대 9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기업 결제 플랫폼 램프가 7만 개 기업의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앤트로픽의 최고급 모델 ‘클로드 페이블 5’에 지출된 금액은 램프 고객사가 앤트로픽 모델에 지출한 전체 금액의 11.4%에 그쳤다. 성능이 한 단계 낮은 ‘오퍼스 4.8’과 ‘오퍼스 5’의 비중은 각각 34.9%, 19.1%로 집계됐다. 페이블 5의 100만 토큰당 입력·출력 요금은 각각 10달러(약 1만3,800원)와 50달러(약 6만9,300원)로, 오픈AI의 ‘GPT-5.6 솔’보다 약 2배 비싸게 책정돼 있다.

표1. 미·중 AI 모델 비용 및 사용량 비교

구분미국 모델중국 모델비교
이커머스 웹사이트 제작 비용앤트로픽 페이블 5
48.99달러
알리바바 큐원 3.7 맥스
4.08달러
페이블 5가 약 12배 비쌈
기능적 정확도대부분 모델 100%완성도는 대체로 유사
세계 월간 토큰 점유율-2025년 초 10% 미만
→ 2026년 7월 60% 이상
중국산 모델 점유율 급증
주간 사용량 순위
(2026년 8월 3~9일)
-1~4위 석권
상위 10개 중 6개
중국산 모델이 상위권 장악
자료: 블룸버그, 발스AI, 오픈라우터

‘최고’보다 ‘가성비’ 찾는 글로벌 AI 수요

가격 차이는 실제 작업에서도 확인됐다. 블룸버그와 독립 AI 평가 플랫폼 발스AI가 미·중 대표 모델 7종에 같은 이커머스 웹사이트를 제작하도록 한 실험에서 대부분 모델의 기능적 정확도는 100%였다. 그러나 앤트로픽의 페이블 5에는 48.99달러가 청구된 반면 알리바바의 큐원 3.7 맥스는 4.08달러(약 5,660원)로 과제를 마쳤다. 딥시크 V4의 청구액은 이보다도 적었다. 비슷한 완성도의 결과물을 두고 비용이 최대 12배나 갈린 것이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사용량 지표에도 반영됐다.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서 중국산 모델의 세계 월간 토큰 점유율은 지난해 초 10% 미만에서 올해 7월 60% 이상으로 뛰었다. 8월 3~9일 주간 사용량 순위에서는 중국 모델이 1~4위를 석권했고, 상위 10개 가운데 6개를 차지했다. 미국 AI 비서 스타트업 린디는 지난 6월 주력 모델을 앤트로픽 제품에서 딥시크로 바꿔 비용을 90% 줄였다. 업무 자동화 스타트업 폴시아도 실시간 고객 응대에는 앤트로픽을 쓰고, 야간이나 처리가 급하지 않은 업무에는 중국 미니맥스 모델을 배정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러한 흐름을 소프트파워 확대의 기회로 삼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딥시크·큐원·GLM을 제공하는 화웨이 클라우드의 서비스형 모델(MaaS)을 출시한 데 이어, 7월에는 29개국이 참여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를 출범시켰다. 이와 함께 향후 5년간 개발도상국에 AI 연수·세미나 참여 기회 5,000건을 제공하고, 아프리카연합(AU) 등 주요 다자기구와 국제 AI 응용협력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저가 오픈웨이트 모델에 클라우드·교육·데이터센터 구축을 결합해 글로벌 사우스의 AI 생태계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실전 비교선 美 모델이 ‘더 싸고 정확’

다만 중국 모델의 확산 속도를 곧바로 시장 지배력으로 환산하기에는 기술적 변수가 적지 않다. AI 기반 검색·시장조사 업체 알파센스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폐쇄형 모델이 일부 작업에서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보다 오히려 비용이 저렴하다는 연구 결과를 이달 초 공개했다. 실험에서 오픈AI의 ‘GPT-5.6 솔’과 앤트로픽의 ‘오퍼스 4.8’은 중국 문샷AI의 ‘키미 K3’, 즈푸AI의 ‘GLM-5.2’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높은 답변 품질을 보였다.

비용 역전의 원인은 모델마다 다른 토큰 효율에 있었다. 출력 토큰 100만 개당 요금은 키미 K3가 15달러(약 2만800원)로 오퍼스 4.8(25달러·약 3만4,650원)과 GPT-5.6 솔(30달러·약 4만1,600원)보다 저렴했지만, 답변을 완성하는 데에는 더 많은 토큰이 들었다. 질문 1건당 총비용의 중윗값은 GPT-5.6 솔이 키미 K3보다 13% 낮았고 품질 점수는 20% 높았다. 오퍼스 4.8도 키미 K3의 절반 비용으로 13% 높은 품질 점수를 기록했으며, GLM-5.2는 키미 K3보다 두 배가량 비싸면서 점수는 낮게 집계됐다.

평가 방식에 따라 순위는 엇갈렸다. AI 모델 평가업체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A)는 별도 비교에서 키미 K3와 GLM-5.2의 작업당 비용을 미국 모델보다 낮게 산정했다. 실험 문항과 추론 강도, 답변 길이, 재시도 횟수가 달라지면 작업당 비용도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AA의 최근 지표에서도 딥시크 V4 플래시는 3센트로 고성능 모델군 최저 비용을 기록한 반면, 큐원 3.8 맥스는 1.13달러로 오퍼스 5 중간 추론 모드(72센트)와 GPT-5.6 솔 고강도 모드(81센트)보다 비쌌다.

고성능·저비용 양립 노리는 美 AI 기업들

여기에 미국 AI 기업들의 가격 인하까지 이어지면서 중국 모델의 비용 경쟁력도 압박받고 있다. 오픈AI는 지난달 30일 GPT-5.6 시리즈의 중간급 모델 ‘테라’와 경량·고속 모델 ‘루나’의 API 요금을 각각 20%, 80% 내렸다. 두 모델을 공개한 지 약 3주 만이었다. 100만 토큰당 입·출력 요금은 테라가 각각 2달러와 12달러, 루나가 0.2달러와 1.2달러로 낮아졌으며 최고급 모델 ‘솔’은 종전 가격을 유지했다.

가격 인하의 초점은 대규모 반복 업무를 처리하는 중·경량 모델에 맞춰졌다. 오픈AI는 모델 구조와 추론 시스템, 문맥 관리 기술을 개선해 같은 작업에 필요한 연산량과 토큰 수를 줄였다고 밝혔다. 회사가 공개한 고객사 평가에서 노션은 테라가 GPT-5.5와 비슷한 품질을 내면서 작업당 비용은 절반, 처리 시간은 60% 적게 들었다고 평가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블릿지는 루나가 GPT-5.4 미니보다 2.2배 많은 문맥을 처리하면서 출력 토큰은 8.5분의 1, 비용은 87% 낮았다고 전했다.

앤트로픽도 저비용·고효율 제품군을 강화했다. 앤트로픽은 지난달 클로드 오퍼스 5를 전작 오퍼스 4.8과 같은 100만 토큰당 입력 5달러·출력 25달러에 내놨다. 최고급 모델 페이블 5의 절반 가격으로, 코딩 평가에서는 페이블 5 최고점과 0.5% 이내의 격차를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구글도 출력 토큰 사용량을 전작보다 17% 줄인 ‘제미나이 3.6 플래시’를 입력 1.5달러·출력 7.5달러에, 대량 처리용 ‘3.5 플래시-라이트’를 각각 0.3달러와 2.5달러에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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