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수요 포화" 생산 능력 한계 부딪힌 CXMT, 기술 격차·원천기술 의구심 속 글로벌 확장도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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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 내수 수요 빨아들이며 공급 역량 사실상 소진 메모리 3사와 기술 격차 여전, 원천 기술력도 의문 메모리 수급난 속 CXMT 주시하던 애플, 출하 물량 축소 전망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역량이 한계에 부딪혔다. 중국 내수 시장의 물량 흡수력이 급성장하며 기존 설비가 사실상 포화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설비투자 속도 역시 수요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는 양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내수 중심의 성장세가 곧장 CXMT의 글로벌 시장 입지 확대로 이어질 확률은 낮다고 본다. 선두 업체 대비 뒤처진 공정 기술, 불확실한 수율·품질 안정성 등이 대형 고객사 공급망 진입 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CXMT로 몰리는 中 메모리 수요
24일(현지시각) 미국 IT 전문 매체 WCCF테크는 CXMT의 생산 물량이 오는 2027년 말까지 사실상 모두 예약됐다고 보도했다. CXMT가 빠른 속도로 설비 가동률을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메모리 수요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공급 여력이 빠르게 소진됐다는 것이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제출된 자료를 살펴보면 CXMT의 가동률은 2023년 87.06%에서 2024년 92.46%, 지난해 95.73%까지 올랐다. 기존 생산라인의 가동 시간을 추가로 늘려 생산량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생산 능력 확대 속도 역시 시장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에 따르면 CXMT의 D램 생산 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월 24만 장이었으며, 2027년 말에는 월 38만2,000장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 생산량 전망치(73만7,000장)의 5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또 다른 글로벌 IB 골드만삭스 역시 CXMT의 메모리 생산량이 2028년 약 100억 기가바이트(GB) 선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으나, 동시에 중국 전체 메모리 수요도 약 200억GB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CXMT가 계획대로 생산 능력을 늘리더라도 내수 시장 전반을 떠받치기는 역부족인 셈이다.
메모리 3사 수급난도 여전
이 같은 공급 부족 흐름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에서도 확인된다. 대만 반도체 전문 매체 디지타임스는 이달 초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메모리 3사가 2027년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능력 배분 협상을 이미 마쳤으며, 여유 물량이 거의 남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형 인공지능(AI)·클라우드 사업자들이 향후 3~5년에 걸친 장기 계약을 줄줄이 체결하면서 물량을 빠르게 선점했다는 전언이다. 현재 3사가 AI 수요에 대응해 건설 중인 상당수 신규 설비의 실질적인 공급 기여 시점은 2027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각 업체 역시 공급 한계를 속속 시인하고 나섰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27년은 공급 측면에서 업계 역사상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메모리 수요가 2030년 이후까지 공급 능력을 웃돌 수 있다는 예측이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4월 실적 발표에서 올해 HBM 생산능력이 이미 모두 예약됐으며, 2027년 물량에 대한 사전 주문을 접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7년에는 HBM 수급 격차가 올해보다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CXMT 발목 잡는 기술 격차
이러한 글로벌 메모리 공급난은 업계 후발 주자인 중국 업체들에 있어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CXMT가 메모리 3사의 공급 공백을 단기간에 메우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생산 여력이 충분치 않은 것은 물론, 선두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도 아직 상당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분석 업체 테크인사이츠가 CXMT의 16기가비트(Gb) 더블데이터레이트(DDR)5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16나노급 공정을 통해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3사가 12~14나노 공정에서 DDR5를 생산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뒤처진 수준이다. 테크인사이츠는 CXMT가 2024년 말 상용화한 DDR5 기술이 선두 업체들이 2021년 양산에 들어간 세대와 비슷하다며 기술 격차를 약 3년으로 평가했다.
최선단 공정의 경우 진입장벽이 한층 높다. CXMT는 미국의 규제로 인해 네덜란드 ASML이 사실상 독점 생산하는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수입할 수 없는 상황이며, 기존 심자외선(DUV) 장비로 동일한 회로를 여러 차례 노광하는 멀티패터닝 방식을 통해 공정 미세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수율과 원가 측면에서 상당히 불리한 전략이다. HBM 부문의 격차 역시 좁혀지지 않고 있다. CXMT가 4세대 HBM(HBM3) 상용화에 난항을 겪는 동안, 메모리 3사는 이미 5세대 HBM(HBM3E) 공급을 확대하고 6세대 HBM(HBM4)으로 경쟁의 중심축을 옮겼다. 여기에 양산 규모, 수율, 고객 인증을 포함한 생태계 등까지 감안하면 CXMT의 실질적인 시장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표1. CXMT의 기술력 한계
| 항목 | 한계 |
|---|---|
| DDR5 공정 | 선두 업체보다 3년가량 뒤처진 공정 사용 |
| 첨단 장비 | EUV 장비 수입이 막혀 수율과 원가에 불리한 DUV 멀티패터닝에 의존 |
| HBM 기술 | HBM3 상용화에 난항을 겪는 동안 선두 업체들은 HBM3E·HBM4로 전환 |
| 양산 생태계 | 생산 규모, 수율, 고객 인증 경험 부족 |
삼성전자 발판 삼아 성장
원천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 역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24년 1월 삼성전자 전직 부장 김 모 씨를 삼성전자의 18나노 D램 공정 기술을 빼돌려 CXMT의 제품 개발에 사용한 혐의로 구속기소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삼성전자 출신 연구원 전 모 씨를 유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모 씨는 2016년 CXMT가 중국 지방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직후 개발실장으로 합류했고, 삼성전자와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출신 인력들을 추가로 끌어들이면서 관련 기술 확보를 주도했다. 전 모 씨는 CXMT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수백 단계에 달하는 삼성전자 D램 공정 정보를 직접 손으로 옮겨 적어 반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는 SK하이닉스의 D램 공정 관련 기술이 SK하이닉스 출신 인력이 근무하던 협력 업체를 통해 CXMT로 흘러 들어간 정황도 확인됐다. 검찰은 CXMT가 삼성전자의 핵심 공정 기술을 기본 골격으로 삼고, 여타 한국 업체의 관련 기술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D램 양산 기술을 빠르게 구축했다고 판단했다. 법원 역시 삼성전자의 핵심 기술이 CXMT로 유출됐다는 점을 잇달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4월 전 모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전 모 씨가 삼성전자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개발한 정보를 외국 기업에 넘겨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에도 손실을 입혔다고 판결했다. 같은 달 서울고등법원도 김 모 씨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6년 4개월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글로벌 입지 확대 가능할까
업계는 이 같은 CXMT의 기술·생산 능력 한계가 향후 글로벌 시장 내 입지 확대 과정에서 결정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대형 고객사가 요구하는 성능과 수율, 품질 안정성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실제 공급 계약을 따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각계의 주목을 받은 애플의 CXMT 메모리 도입 논의도 사실상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애플이 아이폰과 맥북을 포함한 여러 제품군에서 CXMT 메모리를 테스트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애플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부 기기에 CXMT 부품을 사용하는 방안을 두고 초기 협의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이러한 행보는 기존 맞춤형 메모리 수급처인 글로벌 메모리 3사의 공급 능력 한계에 따른 것이다. 중국산 메모리를 통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물량 안정 및 원가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만약 CXMT 메모리 구매 논의가 무산될 경우, 애플은 메모리 물량 한계로 인해 실질적인 제품 출하 규모를 줄이게 될 확률이 높다. 실제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인 결과 애플이 메모리 부족으로 인해 올해 하드웨어 출하 계획을 축소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출하량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제품군으로는 올해 출시 예정인 아이폰18 프로 시리즈,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아이폰 울트라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