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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아시아 결제시장 파고든 달러 스테이블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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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2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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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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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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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스테이블코인 결제 급성장 
싱가포르·홍콩·일본, 규제 체계 차별화
동남아 실수요 확대에 따른 달러 자금 유입 가속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아시아 역내 스테이블코인 자금 이동 규모는 12조5,000억 달러(약 1경7,325조원) 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임금과 납품대금, 무역대금 등을 은행 송금 대신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면서 거래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주도한다.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의 99% 이상이 미국 달러에, 연동된 가운데 싱가포르와 홍콩, 일본이 아시아 시장의 주요 거점으로 부상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확산 배경

가상자산 전문 조사기업인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에 따르면, 2024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유입된 암호화폐 규모는 약 2조3,600억 달러(약 3,271조원)로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시아 금융기관의 56%가 스테이블코인을 실제 업무에 활용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으며, 동남아시아에서는 기업 간 해외 결제의 43%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확대와 함께 규제 환경도 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제정된 미국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차원의 규제 체계를 마련해 아시아에서 유통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규제 불확실성을 낮췄다.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해외 결제와 자금이동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한층 강화된 셈이다.

주: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기업 간 거래에서 가장 활발하지만, 전체 결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다.

싱가포르, 다중통화 시장 선점

아시아 금융허브 가운데 싱가포르는 달러와 자국 통화에 시장을 동시에 개방하는 전략을 택했다. 싱가포르통화청(MAS)은 2023년 8월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확정했으며, 관련 제도는 올해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규제 대상은 싱가포르달러와 미국 달러를 비롯한 주요 10개국(G10) 통화에 연동된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이다. 시장 개방에 맞춰 발행 요건도 엄격하게 적용된다. 발행사에는 준비자산 100% 유지와 매월 독립기관의 검증, 연례 감사가 의무화됐다. 최소 기본자본은 100만 싱가포르달러(약 10억8,890만원) 또는 연간 운영비의 50% 가운데 더 큰 금액으로 정했으며 상환 요청이 들어오면 5영업일 이내 액면가로 지급해야 한다.

규제 체계가 구체화되면서 시장 참여도 늘고 있다. 올해 초 기준 스트레이츠엑스(StraitsX), 서클(Circle), 리플마켓츠APAC(Ripple Markets APAC), 팍소스디지털싱가포르(Paxos Digital Singapore) 등 6~8개 사업자가 주요 결제기관 라이선스나 예비 승인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스트레이츠엑스의 XSGD와 XUSD는 누적 온체인 거래액이 180억 달러(약 24조9,480억원)를 넘어섰으며 XSGD는 동남아시아 비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달러와 싱가포르달러 연동 상품을 함께 허용한 만큼 달러 기반 상품으로 수요가 쏠릴 경우 디지털 결제시장에서 싱가포르달러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리플은 지난해 12월 라이선스를 확대해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리플USD(RLUSD)’ 발행을 허가받았다. 싱가포르는 이에 맞춰 시장 개방과 역내 결제망 확대를 함께 추진하는 모습이다. 싱가포르통화청은 ‘프로젝트 블룸(Project BLOOM)’을 통해 카시콘은행(KASIKORNBANK), 오빅스테크놀로지(Orbix Technology), 스트레이츠엑스와 태국·싱가포르 간 실시간 해외 결제망을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인도네시아와 일본, 대만, 홍콩으로 결제망을 넓혀 역내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선점에 나섰다.

주: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온체인 가상자산 유입 규모가 전년 대비 가장 빠르게 증가하며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홍콩 페그제, 스테이블코인 확산 기반

싱가포르가 다중통화 시장을 앞세웠다면, 홍콩은 미국 달러와 연동된 환율 체계가 강점으로 작용한다. 홍콩달러는 연계환율제도를 통해 미국 달러와 일정 범위에서 연동돼 있어 두 통화 간 환율 변동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홍콩 금융·결제시장에 유입되기 유리한 환경인 셈이다. 이 같은 여건 속에서 홍콩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도 구체화됐다. 지난해 8월 1일 시행된 ‘스테이블코인조례(Stablecoins Act)’에 따라 홍콩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해외에서 홍콩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사업자는 홍콩금융관리국(HKMA)의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최소 납입자본금은 2,500만 홍콩달러(약 44억1,220만원)이며 300만 달러(약 41억5,800만원) 이상의 유동자금과 100%의 준비자산을 확보하도록 했다.

제도 시행 이후 첫 사업자도 선정됐다. 올해 4월 10일 홍콩금융관리국은 HSBC와 앵커포인트파이낸셜(Anchorpoint Financial)에 첫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앵커포인트파이낸셜은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 애니모카브랜즈(Animoca Brands), HKT가 구성한 컨소시엄이다. 두 사업자는 모두 홍콩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홍콩달러의 입지를 유지하려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이 드러났다.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사업자도 적지 않다. 올해 2월 기준 36건의 추가 신청이 심사를 받고 있다. 향후 홍콩 시장의 관건은 현지에서 발행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수보다 해외에서 이미 유통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홍콩 금융·결제망으로 얼마나 빠르게 유입되는지에 달렸다. 미국 달러와 연동된 환율 체계가 이러한 자금 이동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규제 속 단계적 시장 개방

반면 일본은 싱가포르와 홍콩보다 엄격한 규제 아래 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2023년 6월 시행된 개정 ‘자금결제법’은 스테이블코인을 금융청(FSA)의 감독을 받는 ‘전자결제수단’으로 규정했으며 지난해 6월 추가 개정을 통해 관련 제도를 보완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허가받은 은행과 신탁회사, 자금이동업자로 제한된다. 그러나 지난해 개정안에서는 중개·유통사업자의 등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탁형 발행사의 준비자산 가운데 최대 50%를 단기 국채로 운용할 수 있도록 규제 수위를 낮췄다. 발행 단계에서는 통제를 유지하면서 유통과 준비자산 운용의 문턱은 점진적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이 같은 규제 구조로 개인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이용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제도권을 통한 시장 진입은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서클(Circle)의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은 지난해 3월 SBI홀딩스(SBI Holdings)와 손잡고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JPYC가 출시돼 자국 통화 기반 시장도 본격적으로 열렸다. 일본 대형 은행들도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이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 미즈호은행(Mizuho)은 프로그맷(Progmat) 플랫폼을 통해 엔화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시범 운영을 승인했으며 올해 3월 상용화를 목표로 상용화 준비가 이어졌다. 개인 수요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대규모 국채시장과 발달한 금융시장을 갖춘 만큼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달러 유동성을 흡수할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동남아, 스테이블코인 이용 확대

싱가포르와 홍콩, 일본이 제도와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확대하는 사이 동남아시아에서는 해외송금과 환율 위험 회피 등 실제 수요가 확산을 이끌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해외송금의 약 7~8%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장외시장(OTC)에서는 3~5%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한다. 베트남은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지난해 글로벌 암호화폐 도입지수에서 세계 4위를 기록했다.

필리핀에서도 해외송금을 중심으로 이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연간 356억~383억 달러(약 49조3,410억~53조830억원)의 해외송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코인스닷PH(Coins.ph) 등은 페소와 스테이블코인 간 환전 물량의 75~80%를 차지한다. 암호화폐 보유율도 전체 인구의 22~23%에 달해 같은 지수에서 세계 9위에 올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리랜서 소득의 약 35%도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되며 이 가운데 28%는 수령 후 곧바로 소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루피아화 가치 변동을 피하려는 수요가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340% 증가한 123억 달러(약 17조470억원)에 달했으며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오가는 자금도 연간 약 450억 달러(약 62조3,700억원)로 집계됐다. 태국은 위험을 관리하면서 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지 증권당국은 관광객이 디지털 자산을 바트화로 전환해 결제할 수 있는 ‘투어리스트디지페이(TouristDigiPay)’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맹점의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면서 관광객이 보유한 디지털 자산을 실제 소비로 연결하는 구조다.

이처럼 아시아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금융허브의 제도 정비와 동남아시아의 실제 결제 수요가 맞물리며 국경 간 결제 인프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의 초점은 스테이블코인 허용 여부에서 안정적인 규제 체계와 결제망을 누가 먼저 갖추느냐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관련 인프라가 확대될수록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역내 자금 이동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How Dollar Stablecoins Are Reshaping Asia's Financial Hub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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