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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년 금리 4.75%가 ‘적정 가치’”, 40조 달러 빚진 美 정부엔 ‘이자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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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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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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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인플레·재정적자, 美 10년물 4.7%선 압박
채권시장 4.75% 적정가치론 확산, 재무부 바이백 확대
미미한 매입액·국채 수요 둔화, 장기금리 진정 효과 제약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연준의 정책금리 동결 기조에도 4.7%선에 바짝 다가섰다. 성장률과 물가, 재정적자를 감안하면 4.75%가 적정 가치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40조 달러(약 5경5,040조원)에 육박한 연방부채를 떠안은 미국 정부에는 감당하기 버거운 조달금리다. 미 재무부가 장기채의 회당 바이백(재매입) 한도를 두 배 이상 높이자 금리는 잠시 진정됐으나, 매입 물량은 전체 시장 잔액에 견줘 미미하고 재무부 일반계정(TGA)을 추가로 동원할 여지도 크지 않다. 재정적자로 신규 국채 발행이 이어지는 데다 연준과 해외 투자자의 매입 비중도 낮아지면서 바이백 효과가 오래가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책금리와 엇갈린 美 장기금리

27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뉴욕시장 마감 가격 대비 3bp 오른 4.68%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유지한 상태에서 장기금리가 정책금리 상단을 0.93%포인트 웃돈 수준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서도 9월 동결 가능성이 인상 가능성보다 우세했다. 시장이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막대한 국채 발행 부담을 금리에 반영하면서 통화정책과 장기금리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당장의 추가 긴축을 기본 경로로 보지 않으면서도 투자자들은 10년간 자금을 묶는 대가로 훨씬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셈이다.

이에 채권시장에서는 4.75%를 미국 경제의 성장·물가·재정 여건을 반영한 적정 가치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4.75% 논리의 출발점은 명목 성장률이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으며,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1.5% 성장했다. ING는 두 수치를 더한 4.8%를 장기물의 상대가치를 가늠하는 간이 준거로 제시했다. 단기물은 연준의 정책 경로에 민감한 반면 10년물은 경제의 중장기 성장률과 물가 추세를 함께 반영해 명목 성장률과 일정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는 설명이다. ING는 GDP의 약 6%에 이르는 재정적자까지 반영할 경우 5% 안팎의 10년물 금리도 현 경제 여건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금리의 구성도 4.7%대에 별도의 근거를 제공한다. 27일 10년물 명목금리 4.68%는 물가연동국채에서 산출한 실질금리 2.35%와 10년 기대인플레이션율 2.33%로 나뉜다. 특히 10년 실질금리는 1월 초 1.94%에서 8월 말 2.34%로 0.4%포인트 상승했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 부근을 유지했지만 높은 실질금리와 기간 프리미엄이 전체 금리를 밀어 올린 구조다.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7월 말 뉴욕 연은의 10년물 기간 프리미엄 추정치가 70bp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40조 달러 안팎의 연방부채와 대규모 국채 공급, 인공지능(AI) 시설투자에 나선 기술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맞물리면서 장기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국채 이자, 美 국방예산 추월

문제는 4.75%가 채권시장에서는 적정 가치로 받아들여지더라도 미국 정부에는 감당하기 버거운 조달비용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채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과거 저금리로 발행한 채권이 고금리 채권으로 교체되면서 평균 이자율이 단계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 의회예산처(CBO)는 2026회계연도 연방정부의 순이자 지출이 1조390억 달러(약 1,432조3,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체 지출 7조4,490억 달러(약 1경269조1,910억원)의 약 14%로, 국방 분야 재량지출 8,850억 달러(약 1,220조610억원)보다 1,540억 달러(약 212조3,040억원) 많은 규모다. 이자 지급에 재원이 우선 투입되면서 인프라와 교육·국방 등 정책 분야에 배정할 수 있는 재정 여력도 줄어들게 된다.

이자비용 증가는 재정적자를 다시 국채 공급으로 되돌리는 자기증폭 구조를 형성한다. CBO가 예상한 올해 재정적자는 1조8,530억 달러(약 2,554조5,460억원)며, 이 가운데 순이자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달했다. 부족한 재원을 채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 투자자에게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고, 높아진 조달금리는 다음 회계연도의 이자비용을 재차 끌어올리게 된다. CBO는 공공보유 연방부채가 올해 GDP의 101%에서 2036년 120%로 상승하고, 같은 기간 연간 순이자 지출도 2조1,440억 달러(약 2,955조7,18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의 충격이 해마다 누적되면서 재정 운용의 경직성도 한층 커지는 구조다.

표1. 미국 연방정부 재정·부채 전망

구분2026회계연도2036회계연도주요 내용
연방정부 전체 지출7조4,490억 달러-순이자 지출이 전체 지출의 약 14% 차지
순이자 지출1조390억 달러2조1,440억 달러2026년 국방 분야 재량지출보다 1,540억 달러 많음
재정적자1조8,530억 달러-순이자 지출이 재정적자의 약 56%에 해당
공공보유 연방부채GDP 대비 101%GDP 대비 120%국채 발행과 이자비용이 서로 늘리는 자기증폭 구조 심화
자료: 미국 의회예산처(CBO)

30년물 5%대, 외자 이탈 땐 ‘트리플 약세’

이 같은 우려는 만기가 길어질수록 더 높은 국채 수익률을 요구하는 시장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5일 5.17%를 기록했으며, 앞서 17일에는 5.311%까지 치솟았다. 2007년 이후 19년 만의 고점이다. 달러 발행 권한과 방대한 세원을 보유한 미국의 즉각적인 채무불이행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환 가능성에서 장기간 미국 국채를 보유하는 데 필요한 보상 수준으로 옮겨갔다. 재정적자 축소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만기가 긴 국채일수록 높은 재정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여기에 해외 자본 의존이라는 취약성도 겹친다.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은 25조 달러(약 3경4,460조원), 국채는 9조 달러(약 1경2,407조4,000억원)로 총 34조 달러(약 4경6,872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BE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미국의 대외 금융부채는 64조6,400억 달러(약 8경9,112조7,040억원), 대외 금융자산은 43조3,700억 달러(약 5경9,789조8,820억원)로 순대외투자포지션 적자가 21조2,700억 달러(약 2경9,322조8,220억원)를 기록했다. 재정 신뢰가 흔들려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 비중을 줄일 경우 국채 가격과 주가가 하락하고, 자금 환류 과정에서 달러 가치까지 약해지는 ‘트리플 약세’ 위험이 커진다.

바이백 한도 두 배 높이자 30년물 급반락

장기금리 급등이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미 재무부는 장기채 바이백 확대 카드를 꺼냈다. 바이백은 만기 전 국채를 시장에서 사들여 유통 물량을 줄이는 부채관리 수단이다. 재무부는 지난 19일 잔존 만기 10~20년물과 20~30년물의 회당 매입 한도를 20억 달러(약 2조7,55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높이고, 이를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발표 직전 5.34%까지 치솟았던 30년물 금리는 장중 5.187%까지 떨어졌고, 10년물도 약 6bp 내린 4.66%로 내려왔다. 재무부가 장기채 매도세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자 채권시장이 곧바로 반응한 것이다.

하지만 ING는 당시 금리 하락이 매입 물량 자체보다 재무부의 개입 신호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을 내놨다. 회당 40억 달러는 장기물 발행액과 시장 잔액에 견주면 작은데도 불구하고,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발표 직후 5~10bp 낮아졌기 때문이다. ING는 재무부가 불과 2주 전에 공개한 분기 일정을 고쳐가며 장기물 매수자로 등장한 점이 채권 매도 심리를 누그러뜨린 것으로 봤다. 실제 매입 물량과 함께 향후 추가 조치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회당 20억 달러 늘려도 장기금리엔 ‘역부족’

실제 수치를 대입하면 바이백의 영향 범위는 더욱 좁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회당 증액분 20억 달러는 32조2,000억 달러(약 4경4,390조9,200억원) 규모의 미 국채시장과 5조5,000억 달러(약 7,582조3,000억원)에 달하는 20·30년물 잔액에 견줘 미미하다. ING도 이번 바이백을 ‘제로섬 거래’로 평가하며, 상당한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려면 뒤이은 차환 과정에서 재원을 다시 조달해야 한다고 짚었다. 재무부가 구채권을 거둬들여도 재정적자에서 비롯된 신규 국채 공급은 그대로 남는다. 바이백이 낮출 수 있는 영역도 거래 부진에 붙은 유동성 프리미엄으로 제한된다.

정책 효과가 오래가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는 바이백 발표 다음 날 금리 하락분 상당 부분이 되돌려졌다며, 장기채 공급 조절과 수익률곡선의 추세 전환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스가 꼽은 핵심 변수는 악화하는 재정 전망과 가격 변화에 민감해진 국채 투자자층이다. JP모건도 대규모 재정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재무부가 금리를 직접 통제하려 할 경우 정책 신뢰가 훼손되고 기간 프리미엄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리를 누르기 위해 꺼낸 대책이 시장의 재정 불안을 확인시켜 반대 방향의 압력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TGA 활용 여력 줄고 국채 수요도 약화

1조 달러(약 1,377조3,000억원)에 이르는 TGA을 바이백 재원으로 활용해 매입 여력을 넓히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미국 정부부채가 40조 달러에 육박하고 이자비용도 늘어난 만큼, 재무부가 보유해야 할 유동성 수준도 높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처럼 TGA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때문에 TGA 잔고를 계속 줄이지 않는다면 이를 활용한 바이백 효과도 시간이 갈수록 약해질 수 있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재정이다. 장기물 금리 불안을 낮추려면 재정 건전화 방안이 필요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감세로 재정수입은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과 의무지출은 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수입으로 세수 부족을 메우려 했으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계획이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월 중간선거 이후 정치 지형에 따라 복지 지출 확대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재정적자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채를 사줄 주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코로나19 이후 양적완화 과정에서 6조 달러(약 8,266조8,000억원)에 육박했던 연준의 미 국채 보유액은 4조5,000억 달러(약 6,200조원)까지 줄었다. 미 국채 보유 비중도 26.4%에서 13.5%로 낮아졌다. 해외 투자자의 보유 잔고는 늘고 있지만, 전체 미 국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7.3%에서 2025년 말 32.9%로 하락했다. 국채 발행 증가 속도에 비해 수요 증가가 더딘 것으로, 결국 미국 내 가계와 금융기관이 더 많은 국채를 소화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 진통제는 들어갔지만 병의 원인은 아직 남아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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