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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LNG 공급망 충격까지" 치솟는 日 전력 가격, LNG선 부활 구상도 불확실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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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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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日 전력 가격 급등, 하반기 상승세 지속 전망
LNG 전량 해외서 조달, 중동發 공급망 리스크에 '치명타'
日 LNG 운반선 부활 구상, 시장 혼란 속 불확실성 가중

일본 전력 가격이 가파른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이은 폭염으로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시장 충격이 가시화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는 일본 특유의 액화천연가스(LNG) 중심 에너지 구조와 중동발(發) 공급 리스크가 중첩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산 LNG의 생산·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글로벌 현물 가격까지 뛰면서, 수입 연료 의존도가 높은 일본 에너지 공급망의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日 전력 가격 오름세

28일 일본전력거래소(JEPX)에 따르면, 지난 24일 일본의 전국 익일 전력 가격(next-day power price)은 킬로와트시(kWh)당 25.18엔(약 218원)으로 2023년 1월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전주와 비교하면 20% 상승한 수준이다. 이는 일본 전역을 덮친 폭염으로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한 결과물로 풀이된다. 일본은 지난달 기후 관측 이래 처음으로 닷새 연속 40도 이상의 고온을 기록했고,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에서는 41.1도까지 기온이 뛰었다. 당시 일주일 동안 열사병으로 병원에 이송된 인원만 1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달 들어서도 폭염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추세다.

분석 기관들은 이 같은 가격 상승 흐름이 여름이 끝난 뒤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JEPX의 현물 가격 추이와 유럽에너지거래소(EEX)에 상장된 도쿄 지역 전력 선물 가격을 종합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하반기 일본의 평균 도매 전력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105달러(약 14만4,700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0% 급등한 수치이자, 같은 기간 유럽연합(EU)의 전력 도매가 상승률 전망치(약 2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에너지 공급망의 구조적 한계

일본의 전기료가 오른 배경에는 높은 외국산 에너지 의존도가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활용을 줄이며 LNG 화력발전 늘려 왔다. 원전 재가동 및 재생에너지 확대 흐름이 가시화한 현재도 LNG가 발전 믹스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정도다. 문제는 일본이 LNG를 사실상 전량 해외에서 조달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구조 속 일본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호주 중심이었던 LNG 공급망을 미국과 중동 등으로 꾸준히 분산해 왔다. 올해 2월 일본 최대 발전사 JERA가 카타르에너지와 2028년부터 연간 300만 톤(t)의 LNG를 27년간 공급받는 장기 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올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마비되면서 이러한 다변화 전략의 한계가 드러났다. IEA에 따르면 지난해 카타르 LNG 수출량의 약 93%, 아랍에미리트(UAE) 수출량의 96%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는 전 세계 LNG 교역량의 약 19%에 육박하는 규모이며, 이 중 약 90%가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에너지 수급난이 속속 가시화한 이유다. IEA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진 LNG 물량이 글로벌 공급의 약 20%에 달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석탄 발전도 해답 못 돼

일본은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일본 LNG 공급 가운데 카타르와 UAE산 비중은 약 6% 수준이다. 일본석유개발(JAPEX)은 이들 국가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2026 회계연도 1분기 중 페르시아만에서 들여올 예정이던 LNG 화물 2척을 비중동 지역 현물 물량으로 긴급 대체했고, 이 과정에서 LNG 조달비가 중동 긴장 고조 이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LNG 현물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영향이다. 런던 증권거래소(LSEG)가 집계한 동북아시아 LNG 현물 가격 지표(JKM)는 지난 6월 기준 100만Btu당 평균 17.33달러(약 2만3,900원)로, 같은 기간 유럽(TTF) 가격보다 약 31% 높았다. IEA 집계상으로도 올해 2분기 아시아 현물 LNG 가격은 평균 17.5달러(약 2만4,100원)로 전년 동기 대비 45% 뛰었다.

이에 일본 발전사들은 비싼 LNG를 추가로 사들이는 대신 석탄 발전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이 일본 9개 대형 전력사의 발전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6월 가스화력 발전량은 17.3테라와트시(TWh)로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석탄화력 발전량은 4.6% 늘었다. 다만 이러한 전략도 온전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중동발 불확실성 속 아시아를 중심으로 석탄 조달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체 연료 시장에도 가격 상승 압력이 번졌기 때문이다. 호주 대형 상업은행 웨스트팩은 일본·한국·대만이 LNG 공급 불안을 헤지하기 위해 석탄 구매를 늘리면서 6월 열탄 가격을 밀어 올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 뉴캐슬산 열탄 가격은 6월 한 달 동안 10.4% 뛰었으며, 6월 중순에는 FOB 뉴캐슬 기준 선적분 가격이 톤당 144달러(약 19만8,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LNG선 굴기 계획 '비상'

이 같은 LNG 시장의 불확실성은 일본 전력업계를 넘어 조선업계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마바리조선·가와사키중공업·나무라조선소 등 조선업계와 일본선주협회, JERA 등이 참석한 민관 협의회를 열고, LNG 운반선의 국내 건조 체제를 재구축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LNG선 건조 능력 확보를 경제 안보 차원의 과제로 규정하고, 향후 발주 규모와 설비 투자 비용을 구체화한 뒤 예산 지원 방안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2027년 이후 인도가 예정된 LNG선(260척) 중 약 3분의 2는 한국에서 건조되며, 나머지 물량 대부분은 중국 조선소가 담당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밀려 2019년 마지막 LNG선을 인도한 이후 사실상 관련 선박 건조를 중단한 상태다.

개별 기업의 움직임도 구체화하는 추세다. 일례로 나무라조선소는 2035년까지 주력 생산 거점 이마리사업소가 위치한 이마리만에 LNG선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대형 독을 신설할 예정이다. 일본에서 대형 독이 새로 들어서는 것은 2017년 이마바리조선 마루가메사업본부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일본 정부와 조선업계는 한국 조선 대기업으로부터 LNG선 관련 기술을 공여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탱크 기술 특허를 보유한 프랑스 기업에도 협력을 요청할 방침이다.

표1. 일본의 LNG 운반선 굴기 계획

구분주요 내용
협력 구도조선사·선주협회·JERA 등이 LNG선 국내 건조 체제 재구축 추진
정부 지원예상 발주량 및 설비투자 비용 산정 후 예산 지원 방안 마련
생산시설나무라조선소, 2035년까지 이마리만에 LNG선 건조 가능한 대형 독 신설
기술 확보한국 조선 대기업의 기술 공여 및 프랑스 탱크 기술 보유 기업과의 협력 검토
자료: 출처: 일본 국토교통성, 우드맥킨지, 나무라조선소

시장 전망 불투명

향후 관건은 일본이 확충한 LNG선 생산 능력을 유의미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다. 현재 LNG선 시황은 지정학적 불안 및 우회 운송 수요 증가로 인해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최신형 17만4,000㎥급 LNG선의 평균 현물 운임은 하루 7만7,300달러(약 1억655만원)로 전년 동기 2만4,600달러(약 3,391만원)의 세 배를 웃돌았고, 올해 1분기 신규 발주도 35척으로 지난해 전체(37척) 발주량에 필적했다.

그러나 LNG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가격에 민감한 LNG 수입국들이 거래를 연기하거나 축소할 시, 교역량이 줄며 선박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커진다. 이러한 리스크는 이제 막 LNG선 시장 재진입을 준비하는 일본에 있어 막대한 부담이다. LNG선 생산 재개를 위해서는 조선소 확장, LNG 화물창 기술 확보, 전문 인력 육성 등 대규모 선행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LNG선 굴기의 가장 큰 위험은 설비투자 자체보다 설비투자를 마친 뒤의 업황"이라며 "글로벌 LNG 교역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신규 LNG선 발주가 감소할 경우, 일본 조선업계는 높은 고정비와 일감 부족의 이중고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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