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연안국" 이란과 호르무즈 '서비스 이용료' 구상 구체화한 오만, 트럼프 군사 대응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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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하면 폭격하겠다" 트럼프, 오만 겨냥해 경고 이란-오만, 호르무즈 해협 서비스 이용료 부과 방안 추진 중 연안국 관리로 유지되는 해양 질서, 호르무즈 치안 유지 부담 부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만을 향해 강한 경고를 보냈다. 오만이 이란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에 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며 본격적인 압박에 나선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만이 이란과의 공동 관리 협상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고 본다.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의 핵심 연안국으로서 선박 통항 관리, 해상 안전, 사고·오염 대응 등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져 온 국가이기 때문이다.
오만 압박하는 트럼프
17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와 백악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란은 항복의 백기를 들어야 한다"며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를 연장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체결한 휴전 합의가 양국의 무력 공방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가운데, 양국 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동맹이자 이란 전쟁 중재국인 오만에 대해서도 "오만이 방해한다면 가차 없이 폭격할 것"이라며 욕설을 섞어 경고했다.
이는 이란과 오만이 추진 중인 호르무즈 해협 서비스 이용료 부과 방안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할 수 있는 항로를 담은 지도를 교환했다"며 "2~3개의 분리된 항로가 아닌 양방향 통항이 가능한 단일 항로를 오만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란 당국자들은 NYT에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는 부과되지 않겠지만, 환경 영향·보안·인력 배치 등에 필요한 비용을 이유로 서비스 이용료가 부과된다"며 "서비스 이용료는 이란과 오만이 절반씩 나눠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오만發 호르무즈 관리 계획
이후로도 양국은 관련 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꾸준히 내왔다. 지난 8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오만과 임시 통항로에 관한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발언했다. 영구적인 항로를 둘러싼 법률·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임시 항로를 먼저 운영하는 방안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오만도 같은 날 외무부 명의의 성명을 내고 양측의 항행 협상이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17일에는 이란이 협상이 한 단계 더 진전됐다는 발표를 내놨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과 오만이 새 통항로의 지도에 합의했으며, 지도와 공동성명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최종안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란과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통항로를 실제로 어떻게 관리할지 △서비스 이용료를 어떤 방식으로 부과할지 △서비스 이용료 체계를 해협의 전면적인 재개방과 어떻게 연계할지 등을 두고 이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해협 관리와 서비스 제공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확보하고자 하는 반면, 오만은 국제법상 자유로운 항행 원칙과 주변국의 이해관계를 함께 반영하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오만, 중재국 넘어선 '이해당사자'
이처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관련 사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단순히 이란과 미국의 '중재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북쪽의 이란과 남쪽의 오만 무산담반도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가장 좁은 구간의 폭은 약 21마일에 불과하다. 국제법상 연안국이 최대 12해리까지 영해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해협 대부분이 양국의 관할 수역과 맞닿는 구조다. 페르시아만을 드나드는 선박이 이란과 오만의 관할 수역을 모두 피해 별도의 공해 항로를 이용하기는 지리적으로 쉽지 않다.
기존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체계도 이 같은 지형적 특성을 반영해 운영돼 왔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간 충돌을 방지하고 통항 흐름을 관리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에 통항분리방식(TSS)을 적용했는데, TSS 설계상 선박은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하거나 빠져나갈 때 이란과 오만의 연안을 따라 형성된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 운항 방식 등을 어느 한쪽의 결정만으로 조정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형태다. 이는 오만이 지난 6월 이란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국을 나란히 '호르무즈 해협의 연안국'으로 규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표1. 오만의 호르무즈 해협 개입 수준
| 항목 | 주요 내용 |
|---|---|
| 관할권 | 이란·오만 관할 수역을 중심으로 통항 체계 형성 |
| 관리 책임 | 선박 통항, 해상 안전, 사고·오염 대응 등 해협 운영에 직접 관여 |
| 전략적 영향력 | 해협 질서와 운항 방식, 관리 비용 논의 등에 참여하는 직접적 이해당사자 |
호르무즈 해협 질서 흔들려
오만이 해협 관리 비용을 요구할 만한 현실적인 배경도 있다. IMO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 운용과 해상 안전에 대한 실무 책임이 연안국에 있다고 규정하며, 오만은 연안국으로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통항 관리, 해상 안전 확보, 사고·오염 대응, 구조·구난 체계 유지 등에 직접 관여해 왔다. 현재 이란과 오만이 마련한 대체 항로 역시 북쪽 항로는 이란, 남쪽 항로는 오만 당국이 각각 운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한 상황은 이러한 관리 부담을 한층 가중했다. 기존 TSS는 기뢰 등 안보 위험으로 정상적인 이용이 어려워졌고, 지난 6월에는 페르시아만에 선박들이 대거 고립되면서 별도의 대피 항로까지 마련해야 했다. IMO는 당시 오만과 협력해 선박 대피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6월 23~26일에 걸쳐 136척의 선박과 선원 약 2,900명이 해협을 빠져나왔다. 당시 IMO 측은 대피 체계 구축 과정에서 오만의 역할을 별도로 언급하며, 기존 TSS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항로를 실제로 운용하려면 연안국의 협조가 필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해상 치안 관리의 중요성
이 같은 해상 치안 유지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소말리아·아덴만 일대에서의 해적 활동 확산이다. 올해 들어 소말리아 북부와 아덴만에서는 상선 납치 및 무장 접근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유조선 ‘아너 25’가 소말리아 북부 해상에서 해적들에게 나포된 데 이어, 같은 달 26일에는 시멘트 운반선 ‘스워드’가 푼틀란드 가라카드 인근에서 해적의 손에 점거됐다. 지난달에는 탄자니아 선적 유조선 ‘아사나’가 예멘 무칼라 남서쪽 약 65해리 해상에서 피랍됐고, 지난 17일에는 최소 8명의 해적이 소말리아 남부 해안에서 화물선 한 척에 올라 선박의 통제권을 확보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해상 치안 유지 역량이 분산된 결과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4월 소말리아 해역에서 수년 만에 해적 활동이 뚜렷하게 재확산했다고 전하며, 국제 해군 전력이 중동의 다른 분쟁 지역으로 흩어진 상황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가디언 역시 국제 해군이 홍해의 후티 반군 대응 등에 자원을 배치하면서 소말리아 연안의 감시 역량이 상대적으로 약해지자, 해적 조직들이 이러한 빈틈을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유럽연합(EU) 해군은 이 같은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 '아탈란타 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다국적 해군인 연합해군사령부(CMF)도 소말리아와 아덴만 일대를 순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