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이어 손해배상까지” 구글 정조준한 EU 규제 칼날, 여타 美 빅테크도 제재 압박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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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구글에 19억7,000만 달러 규모 손해배상 명령 EU 전반서 구글 대상 과징금 부과 조치·후속소송 빗발쳐 애플·X 등 빅테크 다수가 제재 영향권, 美-EU 갈등 불씨

스웨덴 법원이 구글에 대규모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령했다. 구글이 의도적으로 자사 서비스를 검색 결과 상단에 배치해 시장 경쟁을 왜곡하고, 자국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에 인수된 가격 비교 서비스 프라이스러너에 손해를 입혔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미국 빅테크에 대한 강력한 제재 기조는 비단 스웨덴을 넘어 유럽연합(EU) 전반에서 꾸준히 강화돼 가는 추세다.
구글, 스웨덴서 '손해배상 철퇴'
1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스톡홀름 특허시장법원은 “구글이 수년간 자사 가격 비교 서비스를 불법적으로 우대해 클라르나의 자회사인 프라이스러너가 손해를 입었다”며 구글에 이자 포함 19억7,000만 달러(약 3조42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스웨덴 반독점 소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배상 판결이다. 앞서 클라르나는 구글이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 스웨덴, 덴마크에서 검색 결과 페이지에 자사 가격 비교 서비스를 프라이스러너보다 유리하게 표시해 큰 손해를 입었다며 80억 달러(약 12조3,55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소송의 시발점은 2017년 6월 EU 집행위원회가 구글에 부과한 24억2,000만 유로(약 4조2,730억원)의 과징금이다. 당시 집행위는 구글이 일반 검색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이용해 자사 가격 비교 서비스인 구글 쇼핑을 검색 결과 상단에 배치하고, 경쟁 서비스를 일반 검색 링크 하단에 밀어내는 방식으로 시장 경쟁을 왜곡했다고 판단했다. 구글은 이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이어갔지만, 유럽 사법부의 판결은 변하지 않았다. EU 일반법원은 2021년 집행위 결정을 대부분 인정했고, 2024년 9월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CJEU)도 구글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후 유럽 각국에서는 후속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후속소송은 경쟁 당국이나 법원이 이미 위법성을 인정한 사건을 기반으로 피해 기업들이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절차다. 관련 청구는 스웨덴 외에도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에서 제기됐으며, 판결 흐름은 원고 측에 우호적으로 기우는 추세다. 스웨덴의 판례가 나오기에 앞서, 지난해 독일 베를린 법원 역시 구글이 자국 가격 비교 플랫폼 아이디알로와 프로덕토에 대해 총 5억7,200만 유로(약 1조99억원) 규모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EU의 구글 제재 전례
유럽은 비단 가격 비교 서비스를 넘어 다방면에서 구글에 대한 제재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관련 조치다. 앞서 지난 2015년 집행위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가 EU 경쟁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공식 조사를 개시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하려면 사실상 구글 플레이스토어 접근권이 필수적이었는데, 구글이 이러한 필수 경로를 활용해 자사 검색·브라우저 서비스를 함께 확산시켰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2018년 집행위는 구글이 2011년부터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 업체와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불법적 제약을 가해 일반 검색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했다고 판단, 구글에 43억4,000만 유로(약 7조6,6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은 이에 즉각 불복했다. 안드로이드는 애플 iOS와 경쟁하는 개방형 플랫폼이며, 제조사와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데 기여해 왔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EU 일반법원은 2022년 집행위 판단의 골격을 대부분 유지했고, 상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 역시 지난 2일 집행위의 손을 들어줬다.
구글과 EU는 광고기술 부문에서도 충돌했다. 집행위는 2021년 구글의 광고기술 사업에 대한 공식 조사를 시작했고, 지난해 9월 구글이 최소 2014년부터 출판사용 광고 서버 DFP와 광고 구매 도구인 구글애즈·DV360을 통해 자사 광고 거래소 애드익스체인지(AdX)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로 인해 경쟁 광고 거래소와 광고주, 온라인 출판사 등이 불이익을 받았다는 것이다. 해당 사안에서 구글에 부과된 과징금은 29억5,000만 유로(약 5조2,080억원) 규모였다. 구글은 이에 불복해 항소 방침을 밝히면서도, 지난해 말 EU에 시정안을 제출했다. 다만 시정안에는 광고기술 사업 일부 매각과 같은 구조적 분리안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구글은 디지털시장법(DMA) 집행 대상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앞서 EU는 2024년 구글, 애플, 메타 등 EU가 지정한 ‘게이트키퍼’ 기업들에 DMA상 핵심 의무를 본격 적용한 바 있다. DMA는 대형 플랫폼이 핵심 디지털 관문을 장악한 뒤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거나 경쟁사의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행위를 사전에 금지하는 법안이다. 집행위는 의무 적용 직후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상대로 공식 비준수 조사를 개시했고, 지난해 3월 구글이 검색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경쟁 서비스보다 우대해 DMA상 의무를 위반했다는 잠정 결론을 냈다. 이후 지난 5월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집행위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사안에 대한 제재 결정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으며, 벌금 규모가 수억 유로 선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美 빅테크 옥죄는 규제 사슬
이러한 EU의 강력한 규제는 비단 구글을 넘어 여타 빅테크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행위는 2024년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해 음악 스트리밍 앱 배포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18억 유로(약 3조1,780억원)에 육박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스포티파이 등 음악 스트리밍 사업자가 앱 밖에서 보다 저렴한 구독 상품을 안내하지 못하도록 한 이른바 ‘안티스티어링’ 조항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후 집행위는 DMA 의무가 본격 적용됨에 따라 애플 앱스토어의 외부 결제·외부 구매 유도 제한 행위를 공식적으로 조사했고, 지난해 애플이 DMA상 앱 개발자의 외부 구매 안내 권리를 침해했다며 5억 유로(약 8,830억원)의 과징금을 추가로 매겼다.
X는 EU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인 디지털서비스법(DSA)의 첫 집행 대상이 됐다. 집행위는 2023년 X를 상대로 DSA 공식 절차를 개시했고, 2024년에는 △유료 회원에게 제공되는 아이콘인 '블루체크'가 이용자에게 검증된 계정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 △광고 저장소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 △연구자 데이터 접근이 제한됐다는 점 등을 들어 예비 위반 판단을 통보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X는 DSA상 투명성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1억2,000만 유로(약 2,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올해 1월에는 X의 추천 알고리즘, X의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범용 인공지능(AI) 챗봇 '그록' 관련 리스크까지 별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 같은 EU의 행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항의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USTR은 “EU와 일부 EU 회원국은 미국 기업을 상대로 차별적이고 괴롭히는 소송, 세금과 벌금 부과, 지침 발령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며 “미국은 수년간 EU에 우려를 제기해 왔지만, EU는 실질적인 소통이나 미국의 우려에 대한 기본적인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EU의 기업들은 미국에서 수십 년 동안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었으며, 공정한 경쟁 환경에서 우리의 시장과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혜택을 누려 왔다”며 “미국은 이러한 부당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