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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돈줄 죄자" UAE 압박하는 美, 두바이 경제 충격·확전 위험에 전면 동참 부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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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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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美 요구 발맞춰 이란과 무역·상업 교류 축소
"두바이 무너진다" 경제·안보 이해관계상 완전 차단은 어려워
대미 강경 대응 기조 유지하는 이란, 유럽까지 겨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에 대이란 압박 동참을 요구하고 나섰다. UAE를 거치는 이란의 금융·무역망을 차단해 외화 조달 능력을 떨어뜨리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UAE가 미국의 주문에 발을 맞추고는 있지만, 향후 이란과의 거래를 전면 차단할 확률은 사실상 낮다고 본다. 제재가 강화될수록 이란발(發) 군사적 긴장이 재차 고조되고, 두바이 중심의 UAE 비석유 경제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함께 커지는 탓이다.

美, UAE-이란 관계 정조준

19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수 주 동안 UAE에 이란 금융망 단속을 요구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자금 흐름을 막는 것이 미 해군의 이란 항구 봉쇄보다 테헤란에 더 큰 경제적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UAE 측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는 UAE가 이란의 핵심 교역·금융 통로라는 점을 고려한 판단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UAE는 지난 2024년 이란 전체 수입의 30% 이상인 210억 달러(약 29조원)어치 상품을 공급하며 중국을 제치고 최대 수입 상대국에 등극한 바 있다.

UAE를 통해 자금을 세탁하는 이란 기업·개인도 많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은행의 환거래 계좌를 거친 자금 중 90억 달러(약 12조4,400억원)가량이 이란의 비공식 금융 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62%에 UAE 기업들이 엮여 있었으며, 이들 기업 대부분은 두바이 소재였다. 이란의 원유 수출에도 UAE가 밀접히 연결됐을 확률이 높다. 이란은 서방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소유 구조와 이동 경로를 감춘 노후 유조선인 ‘그림자 선단’을 활용해 왔는데, 관련 선박 상당수가 UAE 소재 기업 산하에 있다. 원유 거래 대금 결제가 UAE에 설립된 위장 회사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UAE의 대응 기조

UAE는 이러한 미국의 대이란 압박 전략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 18일 이란과의 모든 무역·상업 교류 및 금융 거래를 별도 통보 때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정 제재 대상이나 의심 거래를 선별적으로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 정상적인 상거래를 포괄하는 사실상의 경제 관계 동결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이는 최근 이란이 UAE의 해상 물류 및 에너지 수송 체계를 직접 위협한 데 따른 조치다. 앞서 UAE 정부는 지난 8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관련 선박을 미사일로 공격했다"며 "IRGC가 해협을 경제적 위협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행보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UAE의 이번 대응은 즉각적인 경제 단절이 아닌 단계적 압박 조치에 가깝다. WSJ에 따르면 UAE 당국은 우선 이란행 화물 운송을 제한하고, 향후 IRGC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에 한해 규제 대상 기업 및 금융망 단속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전쟁 초기 UAE가 단행했던 대이란 제재와 유사한 방향이다. UAE는 당시에도 이란행 직접 화물 운송을 중단하고 일부 이란인의 비자를 취소했지만, 이후 긴장이 완화되자 교역과 항공편을 일부 복원하고 해외에 머물던 UAE 거주 이란인 약 2만 명의 귀환도 허용했다.

이란發 군사적 긴장 지속

UAE가 대이란 제재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경제 및 안보 이해관계가 있다. 미국의 이란의 금융망을 강하게 짓누를 경우, 이란 내부 강경파는 이를 전쟁 수행 능력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이란 IRGC는 미국이 군사·경제적 압력을 가할 때마다 이라크·시리아와 걸프 지역의 미군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해 왔으며, 지난달 말에도 미국의 압박 수위에 맞춰 군사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근에는 이란의 공격 범위가 중동을 넘어 유럽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이란 정권과 가까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이란군이 불가리아 등 동남유럽의 미군 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가리아는 최근 미국 급유기에 베즈메르 공군기지를 제공한 국가다. 이와 관련해 한 외교 전문가는 "IRGC는 미국의 공격에 활용되는 해외 군사기지가 합법적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며 "기존 중동 지역 미군 기지에 한정됐던 보복 범위가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이란 전쟁 영향권 든 두바이

이러한 군사적 긴장 상황이 유지되는 이상, UAE를 비롯한 걸프 지역의 항만·선박·관광지 등 경제 인프라는 언제든 이란의 추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전쟁 이후 '안정적인 글로벌 허브'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두바이에 특히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바이는 역대 최대인 1,959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80.7%에 달하는 호텔 평균 객실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관광 사업 호조를 누려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직후 이란이 걸프 지역에 잇달아 보복 공습을 가하면서 사태가 급변했다. 두바이의 핵심 관광·물류 인프라가 줄줄이 타격을 입은 것이다. 두바이국제공항에서는 터미널 일부가 파손돼 부상자가 나왔고, 공항이 폐쇄되며 수만 명의 승객이 고립되는 상황도 연출됐다. 두바이의 상징적 고급호텔 부르즈 알 아랍, 고급 호텔·주거시설이 밀집한 인공섬 팜주메이라, 두바이의 핵심 물류 거점인 제벨알리항 등에서는 드론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떨어진 잔해로 화재와 시설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표1. 이란 전쟁으로 인한 두바이 관광 산업 타격

구분주요 내용
전쟁 직전해외 관광객·호텔 객실 점유율 역대 최고 수준 기록
인프라 피해공항·고급 호텔·팜주메이라·제벨알리항 등 핵심 관광·물류 시설에 피해 발생
관광 수요 위축호텔 점유율 및 객실 가격 급락, 객실당 매출 대폭 감소
정부 대응관광업 지원책 마련, 관광 유치 프로그램 시행
장기 리스크군사적 긴장 지속 시 두바이의 ‘안정적인 글로벌 허브’ 이미지 회복에 제약
자료: 외신 종합

두바이 관광 산업 '치명타'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시화하며 두바이 관광 수요는 급격히 위축됐다. 호텔 데이터업체 코스타 등에 따르면, 두바이 호텔 객실 점유율은 3월 중순 한때 20% 안팎까지 급락했다. 객실 가격도 함께 뚜렷한 내림세를 보였으며, 일부 호텔들은 해외 관광객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UAE 거주자를 대상으로 스테이케이션 할인 상품을 확대하기도 했다. 5월에는 이드 알아드하 연휴로 인해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반등하기도 했지만, 6월에는 다시 50%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같은 달 객실 평균단가(ADR)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하락 폭을 기록했고, 객실당 매출(RevPAR)은 40% 가까이 줄었다.

이런 가운데 두바이 당국은 관광 산업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총 25억 디르함(약 9,4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마련했고, 지난달에는 주민들을 사실상의 관광 홍보대사로 동원하는 'A Dubai Invite' 프로그램까지 시작했다. UAE 거주자가 해외의 친구나 가족을 두바이로 초청하면 호텔 숙박, 식음료, 관광 시설 이용 등의 분야에서 최대 3,000디르함(약 113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출시 48시간 만에 1만 건이 넘는 신청이 몰렸고, 당국은 수요에 맞춰 지원 규모를 세 차례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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