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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방위협정 체결부터 對이란 안보 협의까지” 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 이란 전쟁·후티 공세 속 역내 안보 공조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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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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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 대표단, 이란 방문해 안보 협의 진행
이란 전쟁에 후티-사우디 교전 더해져, 중동 안보 불안 심화
"美 의존 줄여야" 공동방위협정 체결한 3국, 실질적 군사 공조는 과제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튀르키예 고위 대표단이 이란을 찾아 역내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협의에 나섰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재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무장조직 후티의 사우디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자체적인 중재 필요성이 커진 결과다. 협상 테이블에 앉은 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은 최근 3국 간 공동방위협정을 체결하고 독자적인 안보 협력망 강화에 나선 상태다.

중동의 역내 긴장 해소 노력

26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의 고위급 군사·안보 당국자들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지도부와 역내 안보 및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을 제안한 것은 파키스탄 측으로,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이 지난주 테헤란에 방문해 이란 지도부에 다자 협의 구상을 전달했다고 전해진다.

회동의 주요 의제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 재발 방지 △후티의 사우디 공격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 정상화 등이었으며, 4개국은 회동 이후 공동 발표문을 통해 지역 내 협력을 확대하고 안보 안정화를 위한 후속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추가 회담 일정이나 구체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무력 충돌 위험 곳곳에 산적

이번 회동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재공격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양측은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개시된 뒤 장기간 무력 충돌을 이어 왔다. 지난 6월에는 파키스탄과 카타르의 중재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국의 이란 항만 봉쇄 해제 등을 포함한 잠정 합의안이 마련되기도 했으나, 이후 교전이 재개되면서 협상도 중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에도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시사 중이며, 이스라엘에서도 대이란 군사 대응을 둘러싼 강경 발언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11월 3일 중간선거를 전후해 군사적 충돌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역내 국가들의 중재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는 추세다.

사우디와 후티 간 무력 충돌도 회담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들의 교전은 지난 7월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이 후티가 장악한 수도 사나의 국제공항을 공습하면서 본격적으로 재개됐다. 당시 예멘 정부군은 이란 항공기의 착륙을 막기 위해 공항 활주로를 타격했다고 밝혔으며, 후티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사우디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겨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는 양측이 2022년 비공식 휴전에 들어간 뒤 후티가 사우디를 상대로 감행한 첫 공격이었다. 이후 후티는 홍해를 통과하는 사우디 선박을 타격하는 등 공격 범위를 해상으로 확대했으며, 사우디 측도 예멘 내 후티 거점에 대한 추가 공습에 나섰다.

사우디, 후티 공세에 피해 막대

양측의 교전은 8월 들어 에너지 시설 등으로 확산했다. 후티는 사우디 서부 얀부와 남부 지잔의 석유 시설을 겨냥해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했으며, 지난 8월 9일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지잔 정유시설까지 목표물로 삼았다. 같은 날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이 장악한 서부 모카항과 인근 지역에서도 후티의 공격으로 인해 7명이 숨지고 최대 30명이 부상했다. 이에 사우디는 예멘 내 후티 거점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며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였다. 지난 9월 13일에는 후티의 주요 거점인 북부 사다주와 타이즈주 등을 타격했으며, 16일에도 호데이다·마리브·타이즈 일대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들어서는 후티의 사우디 본토 민간 시설 공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10일 후티의 공격을 받은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는 13명이 사망하고 309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11일에도 공항 제4터미널에 발사체가 떨어져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15일에는 후티가 예멘 남부 아덴의 대통령궁 단지를 공격해 5명이 사망했다. 이에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예멘 내 무기 저장시설과 미사일 발사 시설 등 127곳을 파괴했다고 공언하며 맞불을 놨다. 이러한 양측의 교전은 테헤란 회동 직전까지도 이어졌다. 지난 24일 후티는 사우디의 공항·정유시설·송유관 등을 공격했다고 발표했으며, 26일에도 사우디 원유 펌프 시설과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우디 주도 연합군 역시 후티의 탄도미사일 2발을 요격하고 사나에 있는 후티의 탄도미사일 발사대 2기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표1. 이란 전쟁이 사우디·튀르키예에 미친 영향

국가분야주요 내용
사우디후티 공세 피해후티 공세가 에너지·민간 시설로 확산, 인명 피해 및 인프라 위협 심화
튀르키예군사·안보이란발 탄도미사일이 반복적으로 영공 위협·침범
경제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 이란과 연결된 천연가스·교역망 불확실성 심화
자료: 외신 종합

튀르키예도 이란發 위협 직면

사우디와 함께 회동에 참여한 튀르키예 역시 이란 전쟁으로 상당한 피해를 본 국가 중 하나다. 이란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자국 영공을 위협하는 등 직접적인 군사적 영향이 이어진 탓이다. 지난 3월 4일에는 이란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이 이라크와 시리아 상공을 거쳐 튀르키예 영공으로 향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공망에 격추됐고, 같은 달 9일에는 이란발 탄도미사일이 실제 튀르키예 영공에 진입했다가 나토 방공망에 요격됐다. 이어 3월 13일과 30일에도 같은 유형의 사건이 발생했다.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튀르키예의 특성상, 이란 전쟁 이후 지속된 국제유가 상승세가 치명타로 작용한 것이다. 알파르슬란 바이락타르 튀르키예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은 지난 3월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약 1,320원) 오를 때마다 자국의 연간 에너지 수입 비용이 4억 달러(약 5,300억원)씩 늘어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튀르키예는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천연가스 공급 및 교역 관계를 유지 중인 만큼, 공급망 및 물류 불안에도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메카 공동방위협정, 그 실효성은

이란발 안보 충격을 직면한 사우디와 튀르키예는 핵무기를 보유한 군사 강국이자, 양국 모두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파키스탄과 맞손을 잡고 군사·방위 협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 8월 사우디 메카에서 3국 정상회의를 열고 '메카 공동방위협정(Makkah Joint Defence Agreement)'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협정의 핵심은 3국 중 어느 한 국가가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이를 3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집단방위 조항이다. 이 밖에도 합동 군사훈련, 무기 공동 생산, 군사기술 이전, 정보 공유 등 방위협력 확대 방안 등이 협정에 포함됐다.

3국이 미국 중심의 안보 질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방위협력 체계 구축에 나선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당 협정이 실질적인 군사 동맹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예멘과의 갈등(사우디) △인도와의 군사적 대립(파키스탄) △나토 회원국으로서의 의무(튀르키예) 등 3국이 각기 다른 안보 현안을 안고 있는 만큼, 특정 국가가 공격을 받더라도 나머지 국가들이 실제 개입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한 외교 전문가는 "단기간 내에 집단방위 체계가 실질적으로 가동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협정의 이행 범위는 군사 정보 공유, 합동훈련, 방위산업 협력 등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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