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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닫으면 인구 위기, 열면 사회 갈등” 프랑스 폭동發 반이민 정서에 딜레마 빠진 유럽, 이민 정책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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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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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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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규모 폭동에 유럽 각국 이민 통제 강화 필요성 주장
저출생·고령화 속 EU 인구 위기 심화, 이민자 유입 명암 뚜렷
무분별한 이민 제한 시 지방 소멸·공공서비스 기반 약화 가능성

유럽 내 반이민 정서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역내 일부 정치권이 프랑스 전역을 휩쓴 대규모 폭동과 약탈 사태를 이민 정책 실패와 연계하며 강경한 국경 통제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럽이 지금까지 인구 위기 및 노동력 부족을 이민으로 일정 부분 보완해 온 만큼, 이민 축소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문제가 오히려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헝가리·폴란드, 反이민 기조 시사

18일(이하 현지시각) 유로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총리와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프랑스 전역에서 격화한 폭력 시위를 서유럽식의 관대한 이민 정책이 낳은 실패 사례로 규정하고, 자국의 국경 봉쇄 노선을 강하게 옹호했다. 머저르 총리는 18일 불타는 프랑스 건물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고 "무분별한 파괴와 정당화할 수 없는 폭력을 목격했으니, 헝가리가 왜 이민에 가장 엄격한 입장을 취하는지 이제 모두에게 분명해졌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압도적 다수의 유럽 국가가 정신을 차리고(have woken up), 과거의 관대한 정책과 결별하려 한다"며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같은 날 밤 SNS에 프랑스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폴란드는 다른 유럽 국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도, 그 대가를 대신 치르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불법 이민에 맞서 확고하게 국경을 방어하고 있고, 자체적인 망명 정책을 시행 중이며 폴란드 법을 어기는 자들은 추방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19일에는 내년 11월 총선을 앞두고 투스크 총리와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전(前) 폴란드 총리 역시 "프랑스가 불타고 있으며, 우리는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현명해져야 한다"며 자신이 이끄는 중도우파 연합이 폴란드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만들 종합 해법을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프랑스서도 이민 이슈 부각돼

앞서 지난 17일 프랑스에서는 생활비 상승에 항의하는 전국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추산 55만 명이 거리로 나왔으며, 시위자 약 2,400명이 체포되고 1,000명가량의 경찰이 다쳤다. 파리·리옹·마르세유에서는 상점 약탈이 이어졌고, 중부 도시 리모주에서는 19세기에 지은 시청 건물이 불타기도 했다. 여기에 시위 현장 곳곳에서는 이민자 문제와 맞물린 정치 상징물들도 등장했다.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남부 도시 툴루즈에서는 시위대가 프랑스 구국 영웅이자 가톨릭 성녀(聖女)인 잔 다르크 기마상 머리에 히잡처럼 보이는 노란 조끼를 씌우고, 손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게 했다. 파리 도심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광장에서는 복면을 쓴 시위대가 잔 다르크 동상에 올라 정치 구호가 적힌 스티커를 붙였고, 레퓌블리크 광장에서는 불타는 버스정류장 옆에서 시위 참가자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프랑스 극우 정치권은 이번 폭동을 이민 문제와 연계하며 공세에 나섰다.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지난 18일 "우리는 수십 년간 통제받지 않은 이민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폭력 사태의 원인으로 기존 이민 정책을 직접 지목하기도 했다. 다만 현 상황을 이민자나 이민자 가정 출신이 주도했다는 객관적 근거는 없다. 프랑스 경찰과 정부 당국이 체포자 가운데 이민자나 이민 2·3세가 차지하는 비율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평화 시위에 침투한 극좌 급진 세력과 전문 약탈범들을 폭력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인구 위기 이민자로 일부 상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여태껏 역외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온 배경에는 인구 감소 및 노동력 부족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7월 EU 집행위원회가 공개한 제3차 인구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EU 인구는 현재 4억5,060만 명에서 2029년 4억5,330만 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감소 전환할 것으로 예측됐다. 2050년에는 약 4억4,500만 명으로 줄고, 2100년에는 2025년 대비 11.7% 쪼그라든 3억9,880만 명에 그칠 것이라는 추산이다. 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저출생이 꼽힌다. EU의 연간 출생아 수는 1964년 680만 명에서 지난해 약 350만 명으로 줄었다. 60여 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여기에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EU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현재 약 5명 중 1명에서 2050년에는 3명 중 1명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80세 이상 인구 비중 역시 2025년 6.2%에서 2070년 13.3%로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이민자들은 이러한 인구 위기를 일부분 상쇄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실제 유럽연합 통계청(유로스타트)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EU의 사망자 수는 출생아 수를 약 135만 명 웃돌았지만, 순이민 및 통계 조정에 따른 인구 증가분이 205만 명에 달하면서 전체 인구는 오히려 71만 명가량 늘었다.

표1. 유럽 내 이민자 유입 관련 갈등 요인

구분주요 문제
사회통합언어·교육·취업 지원 부족, 빈곤·사회적 배제 위험 확대
주거대도시 주택 수요 집중, 난민 수용시설·임시 숙소 확보를 둘러싼 주민 반발
공공 서비스학교·병원 이용자 증가 대비 인력·시설 확충 지연
노동시장저임금 일자리 경쟁 심화, 기존 근로자의 임금·고용 불안 우려
자료: 유로스타트, 외신 종합

이민자發 사회 혼란도 심화

이처럼 인구 감소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음에도 유럽 각국에서 이민 제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이민자 유입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민자들을 지역사회와 노동 시장에 정착시키기 위한 사회통합 정책이 이민자 수용 규모 확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결과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2024년 기준 EU에 거주하는 비(非)EU 국적자의 43.8%는 빈곤 또는 사회적 배제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실업률 역시 12.3%에 달했다.

주택난 역시 이민자를 둘러싼 갈등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주택 공급이 부족한 대도시에 이민자들이 집중되면서 난민 수용 시설과 임시 숙소 확보를 둘러싼 주민 반발이 거세진 것이다. 실제 영국에서는 지난해 7월 에식스주 에핑의 난민 신청자 수용 호텔 앞에서 반이민 시위가 벌어졌으며, 런던에서도 유사한 집회가 잇따랐다. 여기에 학교와 병원에서도 인력 및 관련 시설 확충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해 공공 서비스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노동 시장에서도 저임금 일자리를 중심으로 이민자 유입이 기존 근로자의 임금과 고용 여건을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추세다.

인구 감소 장기화 시 리스크

문제는 이민자 유입을 무작정 제한할 경우,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가 심화하면서 국가 경제와 사회 시스템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세수 기반이 약화하며 학교·병원·행정기관 등 공공 인프라 유지 난도가 상승하게 되며, 특히 인구 유출이 집중되는 지방에서는 이러한 위험이 더욱 두드러진다. 실제 인구 감소가 장기화한 일본에서는 2004~2023년 총 8,850개의 공립학교가 문을 닫았다. 일본 문부과학성 집계상 지역별 폐교 수는 홋카이도가 859개로 가장 많았으며, 이와테현(331개)과 후쿠시마현(330개) 등 여타 지방 지역에서도 폐교가 잇따랐다. 이처럼 생활 인프라가 축소되면 주민들의 대도시 이동이 가속화하고, 청년층 유출에 따른 노동력·소비 수요 감소로 기업 활동과 신규 투자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형성된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7월 발표한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인구 5,182만 명 중 50.9%인 2,638만 명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19년 처음 50%를 넘어선 뒤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전국 229개 시군구 중 147곳에서는 인구가 감소했다. 저출생과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 문제가 맞물리면서 지방의 인구 기반이 약화한 것이다. 이로 인해 지방 지역에서는 학교 통폐합과 폐교가 잇따르는 중이며, 지역 대학들도 학생 모집난과 재정난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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