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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임금·고령화 건설 현장, 내년부터 외국인 ‘기능인력’ 투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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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외국인 숙련공 투입 추진, 철근·형틀 등 담당
건설 현장 청년층 이탈 및 기능인력 고령화 대응 차원
양적 증대 있으나 구체적인 관리 방안 제시는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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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외국인 근로자도 국내 건설 현장에서 단순업무뿐 아니라 형틀을 제작하거나 콘크리트 타설을 하는 기능공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 국토교통부가 내국인이 기피하는 공종(공사 종류)의 기능인력 비자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건설 현장 내 청년층 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인건비 절감까지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국토부, 외국인 기능인력 비자 확대 '형틀·철근·콘크리트 업종' 등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내년부터 일부 공종에 E7-3(일반기능인력) 비자를 도입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그동안 외국인 건설 근로자는 주로 E9(비숙련 인력) 비자로 국내에 들어와 주로 자재 나르기 등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만 담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 건설 노동자가 E7-3 비자를 받게 되면 건물 뼈대인 골조 공사를 할 때 투입되는 형틀공이나 철근공, 콘크리트공으로 활동할 수 있다. 형틀 작업이나 철근 조립, 콘크리트 타설은 작업이 힘들고 위험해 국내 건설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공종으로 꼽힌다.

그간 건설사들은 E7-3 비자 도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국내 건설 기능공들의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반발이 컸다. 현재 E7-3 비자가 허용된 업종이 동물사육사와 조선 용접공, 항공기 정비원 등 10개 업종으로만 한정된 것도 국내 건설 기능인력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였다.

그러나 청년층이 공사 현장을 외면하면서 건설인력의 고령화가 심해졌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건설 기능인의 평균 연령은 51.4세로 파악됐으며 60대 이상 비중도 24.6%에 이른다. 2004년 평균 연령이 37.5세, 60대 이상 비중은 3.5%로 집계된 것과 확연히 대조된다.

'공사비 쇼크' 핵심 인건비, 외국인 투입으로 절감 기대

이렇다 보니 형틀 목공과 철근, 콘크리트처럼 힘이 많이 드는 공종일수록 기능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졌고 인건비도 치솟았다. 대한건설협회의 ‘2024년 상반기 건설업 임금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형틀 목수의 평균 일당은 27만4,978원으로, 10전 전(12만8,790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다. 한 달 근무 일수(22일)로 계산하면 283만원에서 604만원으로 뛰었다.

하지만 이는 ‘평균 노임’일 뿐, 건설 현장에서 체감하는 인건비는 상승폭이 훨씬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중견 건설사 임원은 “현장 잔뼈가 굵은 숙련공은 상당수 은퇴해 숙련공 수가 10년 전의 절반도 안 된다”며 “미숙련공 인건비도 2배가 됐으니 공기 연장까지 감안하면 현실은 4배가량 오른 셈”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급등한 최저임금과 주52시간 근로제 도입 여파는 인건비는 물론 공사비와 분양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로 오른 2018년과 2019년 건설 노임단가도 각각 9.0%, 13.5%씩 급등했는데, 같은 시기 주52시간제까지 도입되면서 콘크리트 타설을 비롯해 장시간·연속 근로가 필요한 공종도 중간에 작업을 중단하고 정시 퇴근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이에 공사비에서 노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확대됐다. 국내 한 대형 건설업체의 경우 지난 2021년 3월 기준 1,000가구(연면적 16만5,000㎡) 규모 아파트 공사비는 3.3㎡당 500만원으로 총 2,500억원 수준이었고, 이 가운데 노무비는 675억원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 3월 기준 평균 공사비는 3.3㎡당 725만원으로 늘었고 총공사비는 3,625억원에 달했다.

특히 노무비는 1,015억원으로 치솟았다. 불과 3년 사이 인건비만 34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가구당 분양가를 10억원으로 가정할 때 34채 값이 임금으로 사라진 셈이다. 이는 결국 분양가에 전가돼 실수요자의 부담을 가중시키게 된다. 이에 정부는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인 근로자 투입을 통해 인건비 부담이 낮아져 분양가 상승에 제동을 거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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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사고 사망자 3년 연속 증가, "현장 관리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기능인력 비자 도입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는 분위기다. 먼저 최근 건설 현장에서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사고와 관련한 대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산업재해 사고 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건설업 내국인 사고 사망자는 연평균 412.2명이었고 이 가운데 외국인이 11.6%(47.8명)를 차지했다.

더욱이 내국인 사고 사망자는 2020년부터 4년째 감소했지만, 외국인 사고 사망자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국적을 막론하고 건설노동자 안전보호와 사전 교육 강화 등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며 “최근 산재 사고에 대해 기업에 책임을 크게 묻는데,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같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외국인력의 경력관리에 대한 방안이 미흡한 점도 우려 사항으로 지목됐다. 외국인력을 단기적 인력난 해소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접근은 한계가 분명한 만큼 일정 경력을 쌓아 숙련된 기능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인력도 산업 인력으로 받아들여서 산업 인력 관리 체계를 갖추면 안전 관리, 기술 축적 부분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현장 관리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증가로 인해 건설 현장에서 소통 장애와 현장 전문성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들이 현장에 대거 투입되면 부실시공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는 공사 기한을 맞추는 데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정부의 본래 취지와는 달리 외국인 근로자의 한국어 교육 및 통번역 시스템 구축에 추가 비용이 발생해 공사 비용 절감에 되레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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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1만 명은 러시아 쿠르스크에" 美 국방부 공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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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최소 1만 명, 우크라이나-러시아 격전지 쿠르스크行
궤멸한 러시아 특수부대 '스페츠나즈' 빈자리 채울까
러시아 파병 북한군 월급 인당 2,000달러, 한반도 정세 악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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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최소 1만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미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과의 교전이 시작됐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美 "북한군 전투 돌입 가능성 커"

4일(현지시간)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최소 1만 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에 있다고 믿는다”며 “북한군의 현지 주둔 상황을 지속적으로 평가하며 러시아 내 북한군 전체 병력이 약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내 북한군 전체 병력은 1만1,000명에서 1만2,000명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쿠르스크는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북한군의 참전 여부와 관련해서는 "전투 참여 여부는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면서도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북한군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한 전투에 돌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며, 그렇게 할 경우 북한군은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북한군의 파병 성격에 대한 질문에는 "현시점에서는 알 수 없지만, 러시아가 겪는 엄청난 손실을 대체하기 위해 들어온 잠재적 병력이라는 것이 아마 공정한 분석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이미 북한군과 교전이 시작됐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우크라이나 매체인 RBC-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4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북한 군대가 쿠르스크 지역에서 처음으로 공격받았다"는 글을 게재했다. 다만 북한군의 피해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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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추정 병력들이 러시아 군사 기지에서 보급품을 지급받고 있다/사진=우크라이나 전략소통센터(SPRAVDI) 페이스북

파병 북한군, 러시아 특수부대 대체하나

전쟁 전문가들은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 특수부대 '스페츠나즈'의 빈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해 4월 미국 정보 당국 문건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개전 이후 러시아군은 군사력 증강을 위해 스페츠나즈를 일반 보병처럼 전방에 투입해 왔다. 스페츠나즈는 매우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정예부대로 암살 등 은밀함이 요구되는 고위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결과 스페츠나즈는 다른 러시아 부대와 마찬가지로 큰 피해를 봤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 남부에 있는 스페츠나즈 주둔지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비교한 결과를 근거로 "2022년 늦여름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작전을 수행하고 복귀한 5개 스페츠나즈 여단 중 4개가 중대한 손실을 봤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수개월 전인 2021년 11월 촬영된 제22 스페츠나즈 여단의 주둔지에는 군용 차량이 다수 주차된 모습이 포착됐지만, 1년 뒤에 찍은 사진에서는 차량 수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문건에는 제22 여단과 다른 두 개의 스페츠나즈 여단이 병력의 90∼95%를 소모한 것으로 기재됐다.

당시 미국 당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남부 주둔지로 복귀한 모든 스페츠나즈 여단을 추적했지만 제25 여단의 행방은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문건은 여단이 주둔지로 복귀했다는 명확한 정보가 없는 원인이 심각한 인력·장비 손실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귀환할 병력이 없을 정도로 부대가 큰 피해를 봤다는 의미다.

스페츠나즈 군인들은 최소 4년의 특수 훈련을 받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들 병력을 보충하려면 길게는 10년 이상의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러시아 파병 북한군이 이들의 빈자리를 대신할 만한 전투력을 갖춘 경우, 러시아 입장에서는 눈에 띄는 전력 증강을 기대할 수 있다.

北 외화 유입·군사력 증강 수혜 예상

문제는 이 같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한반도 안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 전문가는 “북한이 러시아에 특급 전투 병력을 파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북러가 혈맹 관계가 됐다는 의미”라며 “북한은 이번 파병을 계기로 (러시아로부터) 상당한 경제·군사적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적 이익은 병사들의 급여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북한군이 파병에 대한 대가로 1인당 월 2,000달러(약 277만원)를 받는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한 달 치로 환산하면 13만2,400원 수준인데, 이 돈의 스무 배가 넘는 액수를 러시아 파병 북한군이 월급으로 받는다는 얘기다. 러시아 파병 북한군 수가 1만 명이라고 가정하면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매월 2,000만 달러(약 277억원), 1년으로 계산하면 2.4억 달러(약 3,280억원)의 외화를 받게 된다. 

이에 더해 북한군은 이번 파병을 통해 실제 전투 경험을 축적하고 데이터를 확보, 낙후된 북한의 무기 체계를 현대화할 수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경험을 통해 무기 체계를 혁신했듯, 북한도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군사력 제고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북한 측의 경제·군사력이 향상되고 북-러 동맹이 본격적으로 강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정세가 유의미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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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더 빨리 공급해달라" 엔비디아 요청에 차세대 HBM 경쟁 격화 전망

"HBM4, 더 빨리 공급해달라" 엔비디아 요청에 차세대 HBM 경쟁 격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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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 SK하이닉스에 신속한 HBM4 공급 요구
"내년 하반기 중 HBM4 선보인다" 경쟁사 삼성전자도 개발 박차
HBM 시장 승부처 된 HBM4, 최대 2.56TB 대역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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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엔비디아로부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제품 공급을 앞당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수요에 발맞춰 차세대 HBM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의 이목은 차후 SK하이닉스와 HBM 부문 경쟁사 삼성전자가 펼칠 '패권 경쟁'에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 SK하이닉스에 '재촉'

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최근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던 일화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황 CEO는 뼛속까지 엔지니어인데 마치 한국인 같다”면서 “스피드를 강조하면서 만날 때마다 제품 공급을 빨리해달라는 요구를 해온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와 HBM4 공급 계획 일정이 끝나 있었는데 황 CEO가 일정을 6개월 앞당겨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나올 때마다 필요로 하는 HBM을 적시에 개발하고 양산 수율을 맞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행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데이비드 패터슨 UC버클리대 교수와의 영상 대담으로 ‘깜짝 등장’했다. 그는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함께한 HBM 덕분에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진보를 지속할 수 있었다”면서 양 사 간 협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현재 HBM 메모리 기술 개발과 제품 출시 속도는 매우 훌륭하지만 여전히 AI는 더 높은 성능의 메모리가 필요하다”면서 “지금보다 더 많은 메모리 대역폭을 이용해야 하는데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제품 출시 계획이 빠르게 실현되는 게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측이 SK하이닉스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현시점 SK하이닉스가 HBM 분야의 명백한 선두 주자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했으며, 지난달에는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도 했다. HBM3E 12단 제품은 4분기부터 본격 출하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SK하이닉스는 내년 중으로 HBM4 12단 제품을 출하하고 오는 2026년 수요 발생 시점에 맞춰 HBM4 16단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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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HBM에 힘 싣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를 등에 업고 시장을 질주하는 가운데, 경쟁사인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HBM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진행된 콘퍼런스 콜을 통해 "2025년까지 DDR 메모리의 생산량 증가가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면서 "이에 5세대 HBM인 HBM3E 제품의 판매를 늘리는 동시에, 6세대인 HBM4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주요 고객사의 품질 테스트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를 완료했다"며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할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감이 커진 이유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엔 HBM3E가 전체 HBM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고객사가 요구할 경우 HBM 생산 시 삼성 파운드리 대신 TSMC 공정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TSMC와 협력해 HBM4 개발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복수 고객사와 맞춤형(커스텀) HBM 사업화를 준비 중"이라며 "맞춤형 HBM은 고객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게 중요하므로, 베이스 다이(HBM층의 1층 단) 제조와 관련된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내·외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HBM4, 실제 성능은?

한편 양 사의 '승부처'로 꼽히는 HBM4는 이전 세대 대비 눈에 띄게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미국 IT매체 WCCF테크는 미국 컴퓨팅 기업 램버스의 정보를 인용해 HBM4의 세부 성능을 공개한 바 있다. WCCF테크는 "HBM4는 AI와 데이터센터 진화의 다음 장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더 빠른 메모리 속도와 스택 당 더 높은 용량을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램버스에 따르면 HBM4의 시작 대역폭은 1,638GB(기가바이트)/s로 평가된다. 이는 HBM3E보다 33%, HBM3보다 2배 더 큰 수준이다. 현재 HBM3E는 최대 9.6GB/s 속도로 작동하며, 스택당 최대 1,229GB/s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HBM4는 최대 10GB/s 속도를 자랑하며 인터페이스당 최대 2.56TB(테라바이트)/s의 대역폭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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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12년 만에 분기 적자 기록, 구조조정 박차

'엔씨소프트' 12년 만에 분기 적자 기록, 구조조정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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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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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3분기 매출액 4,019억원, 전년 동기 比 5% 감소
경쟁 MMORPG에 매출 줄고 이미지 하락, 신작도 부진
신작 흥행 다짐, 투자 계약 및 협업도 적극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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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가 12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시장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했다. 대규모 업데이트와 신작 출시로 인한 고정비 부담과 마케팅비 확대가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순손실 265억원, 예상치 하회

4일 엔씨소프트는 2024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019억원, 영업손실 142억원, 순손실 26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영업비용은 4,1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전분기 대비 16% 증가했고, 마케팅비는 전년 동기 대비 76%, 전분기 대비 180% 늘어난 487억원이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분기 대비 16% 증가한 2,534억원을 기록했다. '리니지M'이 1,589억원, '리니지W'는 469억원, '리니지2M'은 431억원, ‘블레이드앤소울2’는 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PC온라인 게임 매출은 전분기 대비 6% 감소한 807억원으로 집계됐다. ‘리니지’ 264억원, ‘리니지2’ 202억원, ‘길드워2’ 190억원, ‘아이온’ 118억원 순이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매출이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작 '쓰론앤리버티(TL)'와 '블레이드앤소울'의 신규 서버 출시로 마케팅비가 전분기 대비 180% 증가해 487억원에 달했다”며 비용 증가가 적자 전환의 주요 원인임을 밝혔다. 영업비용 증가에 대해선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 관련 손실이 겹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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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택진,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사진=엔씨소프트

쇄신 칼 빼든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측은 고정비 비중이 높아 적자가 불가피했으나, 내년부터는 비용 구조를 개선해 수익성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고정비용 감소에 박차를 가한다. 전사적 희망퇴직을 시행해 연말까지 인력 규모를 4,000명대 중반으로 줄이고, 내년에 3,000명대를 유지할 계획이다. 인건비와 고정비에 대한 예측 가시성을 높이고자 향후 4분기 발표 때 보다 구체적인 현황과 계획을 공유할 예정이다.

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튜디오 체제 전환도 진행 중이다. 조직별 독립성과 창의성을 살리는 한편, 운영에 대한 자율성을 부과하고 이에 따른 책임도 명확히 따진다. 아울러 기업상장(IPO)에 대한 방향도 열어놓고 프로젝트 속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외부 개발사도 활용한다. 국내외 1곳씩 투자 및 판권 계약을 협의 중이며, 이를 통해 신작 타이틀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신작 1종은 내년 출시, 나머지 1종은 멀지 않은 시점에 선보일 예정이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외에도 슈팅, 서브컬처, 전략 게임 등 장르 다각화도 시도 중이다. 아울러 PC와 콘솔 등 플랫폼 확장에도 집중한다. 특히 아마존게임즈와 손잡은 쓰론앤리버티의 글로벌 사례와 같이 필요한 경우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도 적극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신작을 출시해 흥행에 성공하는 한편 기존 IP의 성과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실적 개선도 꾀한다. '아이온2'와 'LLL', '택탄' 등 2025년 출시 예정작 외에도 기존 IP 기반 신규 장르 게임 1종을 내년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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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호요버스

2021년 이후 출시작 대부분 흥행 실패, 시장 흐름 놓쳐

다만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신작 출시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분위기다. 2021년 이후 엔씨소프트가 출시한 신작 게임들은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유사 리니지'라는 혹평을 받던 '트릭스터M'은 올해 초 서비스를 종료했고, 장르 다변화의 선봉장 역할을 하던 퍼즐게임 '퍼즈업 아미토이'도 지난달 말 서버를 닫았다. 난투형 액션게임 '배틀크러쉬'는 동시접속자 수가 1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쓰론앤리버티이후 1년 만에 나온 대작 '호연' 역시 한국과 일본에서 대대적으로 펼친 마케팅이 무색하게 한 달 만에 매출 순위에서 '차트 아웃'되고 말았다.

게임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또다시 시장 트렌드를 놓쳤다는 평가가 비등하다. 지난 2014년 모바일 시장 대응이 늦어지며 넷마블에 주도권을 내줬을 때와 유사하게 게임 시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소비자들이 어디에 돈을 쓰고 싶어 하는지 감각을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는 작품들은 '오공', '워해머 40K-스페이스마린2'처럼 거대한 볼륨에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는 대작이거나, 캐릭터 자체에 매력이 있는 게임으로 양분된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는 중국 호요버스의 '원신(Genshin Impact)'이 대표적이다.

원신과 같이 캐릭터의 매력과 서사로 매출을 일으키는 게임은 그간 서브컬쳐로 분류돼 왔지만, 현시점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이 같은 서브컬처 게임이 대부분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시장 내 서브컬쳐 게임 비중은 2015년 6%에서 지난해 12%까지 2배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8년~2023년 사이 게임 시장의 전체 성장률(CAGR)은 5.2%,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률은 7.8%였지만, 서브컬쳐 장르 성장률은 16.7%에 달했다. 글로벌 주요 서브컬쳐 게임 10종의 연간 매출액 합계는 지난해 6조원을 넘어섰다.

서브컬쳐 장르는 고객들의 충성도도 높은 편이다. 서브컬쳐 게임의 첫 분기 매출액을 100으로 봤을 때, 서브컬쳐 장르는 10개 분기 후에도 매출 규모가 평균 70 이상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명일방주', '벽람항로' 등 일부 게임은 오히려 매 분기 매출 규모가 상승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리니지류의 MMORPG는 매 분기 매출이 줄어드는 경향이 강했고, 10개 분기 이후에는 평균 매출 규모가 첫 분기에 비해 무려 75%나 쪼그라들었다. 매출을 일으켜야 할 '제품' 자체가 소비자의 취향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엔씨소프트가 추진하는 개혁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노우 브레이크'라는 한 중국 게임은 유저들의 외면으로 출시 후 3달만에 서비스 종료의 위기에 몰렸다가 남성향, 하렘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며 월 매출 200억원, 연 매출 2,000억원을 넘보는 글로벌 흥행 게임의 반열에 올랐다"며 "엔씨소프트도 어떤 소비자층에, 어떤 재미를 주고 싶은 건지 원점에서 다시 고민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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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XMT, 마이크론 추월 임박, 'D램 3강 체제' 위협

中 CXMT, 마이크론 추월 임박, 'D램 3강 체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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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CXMT, 올해 D램 생산능력, 점유율 12%까지 올라
내년 점유율 15% 넘어서며 글로벌 3위 자리 위협
中 반도체 저가 물량 공세에 삼성·SK도 전략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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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D램 1위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체 3위 미국 마이크론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2020년 이후 구형 공정 반도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급성장한 CXMT는 공격적으로 물량을 늘리면서 D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국내 메모리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발 물량 공세로 촉발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에 따라 선단 공정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할 계획이다.

中 보조금과 자국산 부품 이용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

4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생산능력(CAPA) 비중이 올해 말 12%로 확대되고 내년에는 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D램 시장의 1~3위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생산 비중은 각각 37%, 25%, 17%로 4위 CXMT가 3위 마이크론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CXMT는 2016년 설립된 신생 D램 업체로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시작된 2020년 이후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장해 왔다. 실제로 2020년 월 4만 장(웨이퍼 기준) 수준이던 D램 생산능력이 올해 16만 장까지 오르며 점유율에서 4위였던 대만의 난야를 제쳤다.

CXMT의 생산능력 확장은 현재진행형이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CXMT의 D램 생산능력은 올해 말 월 20만 장으로 늘어나고, 내년 말에는 30만 장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월평균 투입량은 올해 17만5,000장에서 내년에는 42.9% 증가한 25만 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투입량은 각각 60만1,000장, 42만1,000장, 31만1,000장으로 예상되는데, 내년 이들 기업의 웨이퍼 투입량은 올해 대비 10% 안팎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CXMT의 증가세가 메모리 '빅3'를 위협하고 있다는 뜻이다.

CXMT가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린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자국산 부품 이용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중국 IT 제조사 대부분은 한국산 D램을 제품에 탑재해 왔는데 CXMT가 이 자국 수요를 빠르게 흡수한 것이다. 샤오미·트랜션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지난해부터 CXMT의 저전력 모바일 D램 ‘저전력(LP) DDR5’를 장착하기 시작했다. 공정 안정도와 수율도 빠르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1분기에는 19나노미터 공정 제품의 비중이 91.9%였다가 올해 2분기 17나노 비중이 48.1%까지 확대됐고 내년에는 16나노 비중이 35.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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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의 LP DDR5/출처=CXMT

삼성·SK "中 레거시 제품 물량 공세로 부정적 영향"

CXMT가 주력하는 제품은 2012년 상용화된 레거시(범용) D램 DDR4다.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력하는 고성능 DDR5의 상용화 시점이 2020년임을 감안하면 기술력 면에서는 7~8년 정도 뒤처진 제품이지만 여전히 PC·스마트폰·가전 등 소비자용 IT 제품을 비롯해 자동차, 방위산업 분야에 두루 쓰이고 있다. 더욱이 첨단 반도체로 분류되지 않아 미국의 제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물량 공세가 가능했다. 실제로 CXMT가 물량을 쏟아내면서 16Gb DDR4의 현물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평균 3.5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3.3달러로 5.7% 떨어졌다.

CXMT가 구공정 제품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점유율 하락과 가격 하락이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 제품 공급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는 별도 설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DDR4 D램 등 구공정 분야 생산라인과 인력을 최소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선단 공정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3분기 실적 부진을 계기로 DDR4 D램을 생산하는 경기 화성 13라인과 15라인의 가동률을 낮추고 인력을 재배치했다.

레거시 제품의 비중이 삼성전자보다 낮은 SK하이닉스도 지난달 말 골드만삭스와의 미팅에서 DDR4와 LP DDR4의 생산 비중을 올해 2분기 40%에서 3분기 30%, 4분기 20%까지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중국 공급사의 레거시 진출 가속화로 D램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수급에 부정적 영향이 증가했다"며 "레거시 제품 생산 규모 줄이고 선단 공정 전환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LP DDR5 D램 첨단 제품 시장은 부문별로 양상이 달라 아직은 후발 업체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MTC·SMIC 등 中 메모리 반도체 회사 영향력 확대

반도체 시장의 중국 바람은 비단 CXMT만이 아니다.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지난해 10월 독자 기술로 232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낸드 양산 최대 단수는 각각 238단, 236단으로 YMTC와의 격차가 크지 않다. 올해 1분기에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중신국제(SMIC)가 8인치 웨이퍼 생산량을 확대하며 대만 UMC를 제치고 세계 3위(점유율 5.7%)에 올랐다. SMIC는 이어진 2분기에도 매출 19억 달러를 달성하며 17억6,000만 달러를 기록한 UMC와의 격차를 넓혔다.

이러한 중국 반도체 산업의 급성장은 미국의 전방위 제재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 더욱 예사롭지 않다. 미국은 2022년 최첨단 반도체 장비와 AI 칩에 대한 대중국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이를 저사양 칩까지 확대했다. 네덜란드와 일본 등 우방국에도 동참을 요구하며 강도를 더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연구개발과 자체 생산 반도체를 자체 소비하는 방식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특히 광반도체 기술은 극자외선 노광 장비도 필요하지 않아 미국의 규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제재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경쟁력만 키워준 꼴이다.

전문가들은 한때 세계 최대 반도체 수입국이었던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인해 앞으로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중국 메모리의 파급력을 고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아직은 자국 수요에 대응하는 게 대부분이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간 CXMT의 생산량 증가로 중국 내 저사양 스마트폰·PC용 D램 시장은 이미 자국 기업에 잠식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국내 메모리 업계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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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통했나" 얼어붙은 서울 부동산 시장, 강남권은 나 홀로 신고가

"대출 규제 통했나" 얼어붙은 서울 부동산 시장, 강남권은 나 홀로 신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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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량 34.9% 급감, 매물 쌓인다
"가계대출 조여라" 정부 규제가 시장에 찬물 끼얹어
대출 규제 영향 덜한 강남에서는 상승 거래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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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를 속속 강화하는 가운데, 전반적인 매매 수요가 얼어붙으며 매물이 적체되는 양상이다. 다만 대출 규제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강남권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부동산 시장 내에서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위축된 서울 부동산 매매 수요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량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9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7~8월 두 달 연속 1만 건을 웃돌던 서울 주택 거래량은 9월 8,206건까지 떨어졌다. 특히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951건으로 8월(7,609건) 대비 34.9% 줄어들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7월 9,518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2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도 위축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28일 조사 기준 10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6으로 지난주(101.0)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대상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상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0~200 사이로 표시하며,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아파트 매매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고 풀이한다.

거래가 줄어들면서 매물 역시 자연히 쌓여가고 있다. 부동산 정보 제공 애플리케이션(앱)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5,105건으로 두 달 전(8만2,274건) 대비 3.4% 늘어났다. 시장 전반이 얼어붙자 집값 상승세 역시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10월 마지막 주(28일) 기준 전주 대비 0.08% 상승, 전주(0.09%)보다 상승률이 소폭 하락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

서울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있다. 정부는 지난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조치를 시행, 본격적으로 차주들의 대출 한도 조이기에 나섰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 금리에 ‘스트레스(가산) 금리’를 더하는 제도다. 2단계 스트레스 금리는 0.75%p 수준이며,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1.2%p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다.

이에 더해 정부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디딤돌 대출 한도를 축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디딤돌 대출은 부부 합산 연 소득이 6,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5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할 때 연 2~3%의 금리로 최대 2억5,000만원의 자금을 빌려주는 정책 상품이다. 한도 내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최대 70%(생애 최초 구입 시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연 소득이 8,500만원 이하인 신혼부부는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경우 최대 4억원을 빌릴 수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6일 디딤돌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생애 최초 주택 마련 시 적용되던 LTV(담보인정비율) 80% 기준을 70%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실수요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규제를 유예한 바 있다. 이후 국토부는 같은 달 23일 ‘비수도권 적용 배제’ 등을 포함한 개선 방안을 다시 확정·발표하겠다고 선언, 사실상 수도권을 '정조준'한 디딤돌 대출 규제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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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은 여전히 과열 상태

문제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 대출 규제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강남권에서는 속속 상승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동 소재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7일 2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같은 달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의 신현대9차 전용 108㎡은 50억5,000만원에, 신현대11차 전용면적 183.41㎡는 81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전용 99㎡ 역시 지난달 40억원에 손바뀜됐다.

재건축 바람이 거센 여의도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여의도 삼부아파트 전용 175㎡는 지난달 1일 지난 6월(38억5,000만원) 대비 5억원 상승한 4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달 또 다른 재건축 단지인 수정아파트 전용 150㎡은 27억9,000만원에, 시범아파트 전용 156㎡는 35억2,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비강남권과 강남권 시장의 분위기가 엇갈리며 가격 양극화 역시 심화하는 추세다. KB부동산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10.85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집값 양극화가 심하다고 풀이한다. 전국 1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올 1월 1억1,815만원에서 10월 1억1,683만원으로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1,982만원에서 12억6,829만원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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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애국 소비’ 덕 톡톡히 본 화웨이, 대대적 인력 충원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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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연구소 직원 최대 3만5,000명 채용
스마트폰 끌고 자동차 밀고, 매출 ‘껑충’
미 제재에 5%까지 떨어진 순이익률 대부분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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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보기술(IT) 업체 화웨이가 인재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꾸준한 매출 상향이 몸집 불리기를 가속화하는 중에 중국 상하이에 개설된 대규모 연구소에만 2만 명이 넘는 인력을 채용하고 나선 것이다. 여타 글로벌 IT 업체들이 시장 불황을 이유로 감원 행렬에 동참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시장 불황 ‘나홀로’ 피해 간 화웨이

5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10월 25일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200만㎡(약 60만 평)) 규모 연구소의 인력 채용에 한창이다. 화웨이는 내년 2월까지 해당 연구소에서 근무할 2만 명의 직원을 확충하고, 향후 1만5,000명을 추가 채용할 방침이다. 상하이 연구소는 화웨이의 IT 제품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기술 연구를 위해 설립됐다.

화웨이는 앞서 지난 7월에도 ‘천재 소년 채용’ 프로그램을 실시해 물리·화학, 수학, 컴퓨터, AI 등 다양한 분야에 인재를 채용한 바 있다. 천재 소년 채용은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이 직접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최고 인재를 유치한다는 취지에서 2019년 시작됐다. 연봉은 개인 역량에 따라 최소 89만6,000위안(약 1억7,336만원)에서 최대 201만 위안(약 3억8,890만원) 수준으로, 화웨이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2025년까지 3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용 절차는 △서류 전형 △필기시험 △면접시험 △임원면접 △부장면접 △회장면접 △HR면접 등 순이며, 선정된 이들은 높은 수준의 도전 과제와 멘토링을 제공받는다.

이처럼 대대적인 화웨이의 인력 충원은 감원 및 몸집 줄이기에 한창인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 등 여타 글로벌 IT 업체들과는 상반된 행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네트워크 사업부 임원 등에 대한 업무 추진비를 대폭 축소했으며, 9월부터는 해외사업부 인력 중 영업·마케팅 직군과 관리직에서 각 15%, 30%를 감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비용 절감을 위해 최대 1만4,000개의 일자리를 줄이겠다고 밝힌 노키아도 10월부터 중화권과 유럽에서 2,300여 명에 대한 해고 안 협의를 시작했다. 또 에릭슨은 지난 2월 전 세계 법인에서 약 8,50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업무 효율화를 위해 직원들의 재택근무 비중을 50%에서 40%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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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메이트60’성공으로 스마트폰 사업 부활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인건비 지출 확대의 배경으로 급성장한 매출을 꼽았다.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에도 꾸준히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력 부문인 통신장비 사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단말기와 클라우드를 비롯한 신사업 분야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의 급성장이 눈에 띈다. 화웨이는 지난해 8월 자체 개발에 성공한 스마트폰 메이트60을 출시했다. 해당 스마트폰에는 중국에서 생산한 7나노 칩이 탑재됐다. 메이트60은 6,990위안(512GB 기준, 약 135만원)의 높은 가격에도 출시 후 6주 동안 160만 대가 넘게 팔리는 등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의 부활 신호탄이 됐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에 따르면 화웨이의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25% 증가한 2,220만 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순항하는 동안 자동차 사업의 성장도 이뤄졌다. 2019년 5월 설립된 화웨이 자동차 사업부는 설립 이래 5년 가까이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었지만, 올해 첫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상태다. 화웨이 자동차 사업부 매출은 6월 말 기준 100억 위안(약 1조9,37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매출(47억 위안·약 9,107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 1~3분기 화웨이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5% 증가한 5,859억 위안(약 113조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3.7% 감소한 628억 위안(약 12조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감소는 R&D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올해 3분기까지 전체 매출액의 21.7%를 R&D에 투자했다는데, 해당 비용에는 연구 인력의 인건비 또한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IT 업계 내 R&D 투자가 매출액의 10% 수준을 오가는 점을 고려하면 화웨이는 두 배 이상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셈이다.

애국 소비 최대 수혜, 애플 추월 목전에

이같은 화웨이의 성장세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이 안방이라는 이점을 톡톡히 본 결과다.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 열풍이 자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집중된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 화웨이는 앞서 언급된 메이트60을 비롯해 푸라70, 노바12 등 시리즈를 연이어 선보이며 매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그 결과 지난해 화웨이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5.4%로 비보(18.5%), 애플(15.5%)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앞서 미국의 강도 높은 무역 제재로 최신 반도체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공급받지 못하면서 스마트폰 사업 자체가 종료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시장의 평가가 무색해지는 성적이다.

내수 시장이 탄탄히 받쳐주면서 순이익률도 대폭 개선됐다. 지난 9월 화웨이의 발표에 따르면 회사의 상반기 순이익률은 13.2%로, 지난해(15%)에 이어 10%대를 유지했다. 화웨이의 순이익률은 2019년 8.7%, 2020년 9.2%, 2021년 9.8% 등 9% 선을 오가다 미국의 무역 제재가 본격화한 2022년 5.0%까지 떨어진 바 있다. 쉬즈쥔 화웨이 순환회장은 “상반기 전반적인 경영 상황이 예상치에 부합한다”고 평가하며 “우리는 전체 프로세스에서 고품질 전략을 관철 중이며, 산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해 생태계 번영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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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중과실' 결론, “고의성 없다” 판단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중과실' 결론, “고의성 없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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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 안갯속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 회계 의혹’ 
금유당국, 카카오모빌리티 과징금 40억 부과 예정
"고의성 없다" 결론, 다만 검사자료 검찰 이관·통보 병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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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고의 분식회계 의혹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를 중과실로 판단하고 검찰 이첩을 포함한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분식회계에 대한 고의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아 검찰 고발과 대표이사 해임 권고 등의 중징계는 피할 것으로 보이나, 당국은 그간의 검사 자료에 대한 검찰 통보 등의 조치를 별도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 '회계 분식 의혹', 중과실로 판단

5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6일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검사를 진행해 온 금융감독원은 매출 회계처리를 하면서 고의적으로 과대 계상했다고 보고 '고의 1단계'를 적용해 금융위에 제재안을 올렸으나, 금융위는 수 차례 논의 끝에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중과실'로 판단, 최종 통보할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 관계자에 따르면 △과징금 총액 약 40억원 △전임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감사인지정 2년 등의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된 것으로 보이지만, 당국이 그간 금감원이 진행해 온 검사 내용 등을 검찰로 이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어 사법적 처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았지만, 검사 자료를 바탕으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도 있어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선 리스크가 모두 해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의 판단을 하지 않은 대신 검찰 통보를 별도로 논의하겠다는 것은 당국이 예상보다 냉정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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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총액법 아닌 순액법 적용했어야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2020년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체로부터 수수료로 받아 모두 매출로 잡았는데, 운임의 일부를 마케팅 참여 명목으로 돌려주는 구조가 문제시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면허사업자를 가진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 케이엠솔루션과 가맹 계약을 체결하고, 택시법인이나 개인택시가 케이엠솔루션과의 가맹 계약을 맺어 ‘카카오T블루’ 택시의 차량 배차 플랫폼과 전용 단말기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임의 20% 수수료를 받았지만, 가맹택시 업체들이 광고나 마케팅에 참여하면 운행 건수에 따라 운임의 16∼17%를 되돌려줬다. 그럼에도 20% 전체를 자사 매출로 집계한 것이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적용한 매출 20%를 총액법이 아닌, 두 계약을 하나로 보는 순액법을 적용해 가맹수수료에서 제휴수수료를 뺀 3~4%가량을 매출로 잡아야 함에도 전체를 집계한 것은 고의적 매출 부풀리기에 해당한다고 봤다. 가맹 계약(케이엠솔루션·운수회사 간)과 업무 제휴 계약(카카오모빌리티·운수회사 간)이 사실상 동일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금감원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연결 매출 7,915억원 가운데 3,000억원가량을 이러한 방식으로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2020~2022년을 더하면 모두 6,000억원가량의 금액이 된다. 플랫폼사의 경우 매출이 기업가치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고의성에 대해선 회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갈린다. 총액법과 순액법을 적용하는 것이 회계업계에서는 둘 다 통용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회계학회나 업계에서는 어느 쪽이 맞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IPO 시 공모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회사가 매출 부풀리기를 했다고 보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고의가 아닌 '과실'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회계 조작 부인하며 내민 근거는 '감리 기간' 이후 체결한 계약

카카오모빌리티 측도 고의적 분식회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영업이익과 현금흐름 변화 없이 매출만 부풀린다고 해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도 아닌 데다 중대한 회계 위반을 저지를 만한 명분도 없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상장을 위해 무리하게 매출을 부풀렸다는 해석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맹 계약을 맺지 않고 업무 제휴 계약만 체결한 사례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이는 감리 기간 이후에 체결한 계약인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말 수요응답형 대중교통(DRT) 사업 건으로 특정 업체와 업무 제휴 계약을 맺었는데, 금감원의 감리 대상 기간은 2020~2022년이므로 당국은 사실상 감리 기간엔 업무 제휴 계약만 맺은 경우가 단 1건도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 가맹 계약을 맺은 업체에 대해서만 업무 제휴 계약을 맺었다는 뜻이다.

더욱이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계약을 맺지 않고 업무 제휴 계약만 체결한 시기는 지난해 11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인 택시든 개인택시든 (계약 과정에서) 분리 체결의 자율이 있었는지, 분리 체결을 단 한 건이라고 한 사례가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한 이후기도 하다. 이 원장이 공개적으로 엄포를 놓자, 카카오모빌리티가 두 계약을 분리했다는 근거로 삼을 만한 계약을 뒤늦게 맺은 것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DRT는 장기간 검토해 온 사업”이라며 “체결 의도를 감리와 연계해 보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이동 빅데이터는 그 자체로 경제적 실질을 갖고 있다”며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 역시 이동 빅데이터 확보를 기술 경쟁력 개발의 선결 조건으로 삼고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업무 제휴 계약을 맺은 이유는 플랫폼 서비스 고도화와 미래 혁신산업 연구 개발을 위한 투자일뿐 가맹료를 돌려주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는 반박이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가 새로 출시한 서비스에 두 계약 간 대가성에 대한 단서가 숨어 있다. 지난 7월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료를 2.8%만 받는 새로운 가맹 택시 브랜드인 ‘네모 택시’를 출시했는데, 네모 택시 가맹 운수회사는 업무 제휴 계약을 맺을 수 없도록 내부 규정을 만들었다. 그간 가맹 택시 운행 데이터에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반박해 온 것을 고려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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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DS] 美 대선 여론조사, 이번엔 믿어도 될까?

[해외DS] 美 대선 여론조사, 이번엔 믿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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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응답률 1%까지 감소, 표본 왜곡 우려 ↑
과거 선거 결과 반영한 가중치에도 사라지지 않는 근본적 한계
시뮬레이션조차 선거 결과 정확히 예측 못 해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 보도와 전략, 유권자들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마이클 베일리(Michael Bailey) 조지타운대 미국정치학 교수이자 '기로에 선 여론조사: 설문조사 방식을 다시 생각하다(Polling at a Crossroads: Rethinking Modern Survey Research)'의 저자는 “우리는 큰 오류에 취약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과소평가되면서 이러한 문제가 두드러졌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이 같은 실수를 교훈 삼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해결책은 찾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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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더 이상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사람들

여론조사의 성공 여부는 표본의 질에 크게 좌우된다. 응답자가 많고 표본의 대표성이 높을수록 데이터의 신뢰도 역시 높아진다. 그런 점에서 20세기 후반 유선 전화의 보급은 여론조사에 황금기를 가져왔다. 이 시기 여론조사 기관들은 무작위 전화 통화를 통해 다양한 인구 집단의 의견을 수집할 수 있었으며, 응답률도 약 60%로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발신자 표시, 문자 메시지의 증가, 스팸 메시지 확산 등 기술적 변화로 인해 전화를 받거나 원치 않는 문자에 응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권위 있는 뉴욕 타임스와 미국 시에나 칼리지의 여론조사조차 응답률이 약 1%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예외적인 경우가 많아, 자발적 응답이 예측에 반영될 경우 심각한 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

“응답률이 1%까지 떨어지면 더 이상 무작위 표본이라 할 수 없다. 사실상 게임은 끝난 셈이다”라고 베일리 교수는 단호히 말했다. 제한된 데이터를 유의미한 통찰로 전환하기 위해 여론조사 기관들은 점점 더 복잡한 모델링에 의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기법은 나이, 인종, 성별, 정치 성향 같은 주요 변수에 맞춰 왜곡된 표본에 가중치를 부여해 전체 유권자 집단을 반영하려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편향된 소수의 응답을 통해 전체 유권자에 대한 통계를 추정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무작위 표본 추출의 황금기에는 여론조사가 “과학적 방법에 기반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확률적인 결과를 내는 방식이었다”고 베일리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제는 원본 데이터에 여러 모델링 결정을 계속 덧붙여야 하고, 그 가정들이 맞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모델의 가정이 틀렸다면?

여론조사 기관들은 데이터를 실제 유권자 집단 비율에 맞추기 위해 신중하고 정교한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결국 이 역시 학문적인 추측에 불과하며, 가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합리적인 가정들이지만 서로 다를 수 있다. 어느 가정이 맞는지 알 수 없다”고 조지워싱턴대 데이비드 카프(David Karpf) 미디어·공공문제 교수는 강조했다.

여론조사의 정확도는 11월 5일(현지 시각 기준) 실제 유권자들이 내리는 결정에 달려 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으로 알 수 없는 부분이며,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실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2016년 전체 여론조사의 88%가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율을 과대평가했다. 조사 결과, 저학력 백인 유권자 중 트럼프 지지층을 크게 놓쳤으며, 교육 수준을 반영해 데이터를 가중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드러났다. 2020년에는 교육 수준 가중치를 추가했지만, 이번에는 인구 통계 외의 다른 요소를 포함하지 않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은 맞았지만, 여론조사의 93%가 그의 우세를 과대평가했다.

더욱이 2020년 선거는 여론조사 기관들이 의존하던 인구통계 변수만으로는 트럼프 지지를 완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에 올해 많은 여론조사 기관들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더 직접적인 접근을 사용하고 있다. 바로 응답자가 지난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를 기준으로 가중치를 부여하는 '회상 투표 가중치'(recall-vote weighting) 방식이다. 이 방식은 2024년 여론조사를 2020년의 투표율에 맞추는 효과를 내며,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지지율이 다소 부풀려지는 결과를 낳는다.

하지만 이 기법에는 몇 가지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우선 2024년의 유권자 집단이 2020년과 동일할지는 알 수 없다. 특히 2022년 중간선거에서 여성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율을 고려하면 그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게다가 4년 동안 유권자 구성은 크게 변할 수 있다. 일부 유권자들은 사망하고, 새로운 유권자들이 18세가 되어 투표권을 얻으며, 많은 사람들이 다른 주로 이주한다. 또한 4년 전 자신이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신뢰할 만한 답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사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이 기법의 근본적인 한계 점이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단순히 표본 내 트럼프 지지자의 비율을 맞추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트럼프 지지층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만약 표본이 2020년 트럼프 지지자를 충분히 대표하지 못한다면, 회상 투표 가중치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2020년에 트럼프에게 투표했지만 지금은 그에게 실망한 사람을 떠올려보라. 그런 사람은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베일리 교수는 짚었다. 민주당 측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회상 투표 가중치를 사용해도 여론조사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선거 시뮬레이션도 큰 도움 안 돼

개별 여론조사가 신뢰하기 어렵다면, 여론조사 집계 사이트의 상황은 어떨까? 이들 사이트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의 설문조사 결과를 결합하고, 538(전 파이브서티에이트)의 설립자이자 대선 예측의 '귀재'로 불리는 네이트 실버(Nate Silver)가 대중화한 선거 시뮬레이션 방식을 자주 사용한다. 이렇게 수집된 여론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 10,000번의 선거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는 이런 시뮬레이션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2016년 538은 클린턴이 71.4%의 시뮬레이션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승리한 28.6%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특정 시점의 후보 지지율을 보여주는 대신 선거 결과를 예측하려는 이러한 시도는, 2016년 여론조사 실패 이후 미국 여론조사협회 보고서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크리스틴 올슨(Kristen Olson) 네브래스카 링컨대 사회학 교수는 “미디어와 정치적 담론에서 이러한 여론조사 집계 사이트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그들은 알 수 없는 오류가 포함된 모델 입력값을 사용했고, 투명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오늘 수업 시간에 예시로 보여줬는데, 538의 여론조사 목록 중 몇 곳을 클릭해보면 ‘이 사람들이 누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들의 배경을 전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어 놀랍다”고 말했다. 일부 기관은 당파적 성향이 뚜렷하며, 다른 곳은 조사 방법조차 공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과학적 기준에서 보면 균형 잡힌 접근과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또한 538 예측 페이지에서도 언급하듯이 여론조사 결과가 접전이라고 해서 선거 결과가 꼭 접전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후보들 간의 승률이 팽팽해 보이지만, 승자는 여전히 상당한 차이로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있다.

“지금 대중이 겪는 어려움은 여론조사를 보면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론조사는 그 답을 제공할 수 없다”고 카프 교수는 말한다. 그는 여론조사가 또다시 트럼프의 지지율을 과소평가하고 그가 패배할 경우, 최종 결과가 오차 범위 내에 있더라도 선거 부정 주장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여론조사 기관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그들이 직면한 현실의 일부이며 회상 투표 가중치 적용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여론조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람들에게 큰 위안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여론조사 기관들조차 여론조사 결과를 멀리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결국 선거일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그날이 되어야만 알 수 있다.

원문의 저자는 앨리슨 파샬(Allison Parshall)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부편집장입니다. 영어 원문은 Why Election Polling Has Become Less Reliable | Scientific American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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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I 프라이데이스' 美 본사 "영업 부진에 부채 상환 불능" 파산보호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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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IF, 파산법 11장에 따른 자발적 청원서 제출
미국 법인 운영 39개 매장에만 해당
美 외식업계에 부는 파산 바람 “올해 파산 최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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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GI 프라이데이스

경영난에 시달리던 미국 패밀리레스토랑 TGI 프라이데이스(TGI Friday‘s, 이하 TGIF)가 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다. 시대 변화에 적응하는 데 실패한 데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기조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TGIF 챕터11 신청 "장기간 재정난"

2일(현지시간) TGIF는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부채를 해결하고 레스토랑을 장기적인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파산법 11장에 따른 자발적 청원서를 오늘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연방 파산법 챕터11은 기업이 법원의 감독 아래 영업을 지속하면서 채무를 재조정하는 절차다. 로히트 마노차 TGIF 회장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앞으로 최적화된 기업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파산보호 신청은 미국 내 39개 레스토랑을 소유·운영하는 미 법인에 한정되며, 세계적인 가맹 브랜드와 지식재산권을 소유한 ’TGI 프라이데이스 프랜차이저, LLC‘는 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해당 법인은 41개국의 56개 사업체에 판매한 가맹 브랜드의 권리를 소유하고 있다. 또한 TGIF는 “모든 레스토랑은 정상 영업을 유지하며 고객들에게 평소와 같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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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GI 프라이데이스

영국업체와 매각 협상도 결렬

TGIF 파산의 주된 원인은 코로나19 등이지만, TGIF는 이미 수년 전부터 어려움을 겪어왔다. 산업 리서치회사 테크노믹의 연구 책임자인 케빈 심프에 따르면 1965년 설립된 TGIF의 인기는 2008년 미국 내 601개의 레스토랑과 매출 20억 달러(약 2조7,610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치폴레 맥시칸그릴, 후터스 등 경쟁사에 밀려 사업이 오랜 기간 부진에 빠지며 부채가 쌓인 것이 독이 됐다. 신메뉴 개발과 프로모션 등 투자 여력이 줄어들면서 고객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에도 빠졌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무 상태는 더욱 나빠졌고 2022년부터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결국 부채를 상환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에 현재 미국 내 매장 수는 163개로 작년 269개에서 100개 이상 줄었고, 지난해 매출도 7억2,800만 달러(약 1조50억원)로 전년보다 15% 감소한 상황이다.

재정난에 몰린 TGIF는 결국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이마저도 결렬됐다. 앞서 영국의 레스토랑 운영 기업 호스트모어는 지난 4월 TGIF를 2억2,000만 달러(약 3,03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으나 지난 9월 거래가 무산됐다.

미국서 식당체인 파산 잇달아

올해 미국에서 챕터11 파산보호를 신청한 요식업체는 TGIF만이 아니다.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생선 타코 전문점 루비오스 코스탈 그릴도 지난 6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루비오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불황을 견뎌내고 매출이 회복 중에 있었으나 식자재 비용, 인건비 증가에 이어 외식 비용을 줄이려는 고객 발길까지 끊기게 됐다. 이후 루비오스는 파산 절차를 밟던 도중 지난 8월 투자회사 트루캐피탈 매니지먼트에 인수됐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지중해식 체인 로티도 지난 8월 파산 신청을 했다. 로티는 2020년 초까지만 해도 6개 도시에서 42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연 매출 5,500만 달러(약 756억5,000만원)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급격히 줄었고, 수십 개의 매장을 폐쇄하는 등 사업 규모를 축소했다. 이에 대해 저스틴 시몬즈 로티 CEO는 "팬데믹 이후에도 소비자들은 외식을 덜 하고 있다"며 "팬데믹 지원금과 건물주의 임대 혜택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밖에 바닷가재와 새우 등 메뉴로 인기를 끌었던 해산물 레스토랑 체인 레드 랍스터도 파산보호를 신청해 지난 9월 법원의 승인을 받았고, 이탈리아식 체인 부카 디 베포, 멕시코 레스토랑 체인 티후아나 플랫츠도 올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업체들이다.

이들 요식업체의 공통된 매출 악화 배경으로는 소비자의 외식 감소와 외식 트렌드 변화가 꼽힌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외식 횟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시장 조사 회사 블랙박스 인텔리전스의 조사 결과, 올해 들어 지난달 6일까지 미국 레스토랑의 동일 매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감소했다. TGIF와 같은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 방문객은 4.5%가량 줄었다.

미국 자산운용사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의 모건 맥클루어 전무 이사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레스토랑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고, 은행들도 외식업체 대출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사 역시 올해 약 100개의 외식업체에 대한 투자를 검토했으나, 대부분 중단했다"면서 한동안 외식업계의 고통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외식업계 경영진과 파산보호 전문 변호사, 은행들 역시 2025년까지 미국 외식 시장에서 더 많은 음식점이 파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파산 정보제공 업체 뱅크럽시데이터는 코로나19 이후 올해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많은 파산 신청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고, 패스트 캐주얼 체인 카바의 브렛 슐만 CEO는 특히 50개 미만의 매장을 가진 음식점 체인이 위기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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