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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 매물 쌓이는데 매수자가 없다, 수익성 후퇴·가맹 분쟁·평판리스크 삼중 압박

F&B 매물 쌓이는데 매수자가 없다, 수익성 후퇴·가맹 분쟁·평판리스크 삼중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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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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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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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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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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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프랜차이즈 F&B 매물, FI·SI들, 수년째 인수 ‘저울질’만
더본코리아 ‘오너리스크’·피자헛 ‘차익가맹금’ 사태로 부정적 인식 확산
현금흐름 & 브랜드보다 리스크 관리 더 중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외식 기업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등 계속된 악재 탓에 하루빨리 매각해 기업가치 훼손을 막으려는 움직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장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브랜드 경쟁 심화와 시장 포화, 수익성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팔고 싶어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매물 쏟아지지만 투자자 실종에 대부분 거래 무산

15일 F&B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굵직한 프랜차이즈 F&B 매물은 10여 개에 달하고 있다. 피자나라치킨공주, 디저트39, 노랑통닭, KFC, 피자헛, 명륜진사갈비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들이다. 여기에 노티드,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최근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탄 브랜드들도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시장에 알려진 브랜드들 외에도 중소형 브랜드까지 합하면 실제로는 몇백 개 이상의 F&B 매물들이 나와 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조심스럽다. F&B 브랜드의 주인 찾기 과정은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022년 매물로 나온 피자나라치킨공주는 지난해 9월 SG PE가 2,000억원에 사들이려다 무산된 이후 3년이 지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랑통닭 역시 최대주주인 큐캐피탈파트너스·코스톤아시아가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지난해 말 삼정KPMG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본격 매각에 나섰지만 아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는 못했다.

인수를 결정하더라도 펀딩 과정이 녹록지 않아 딜 클로징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명륜진사갈비 인수를 추진하기 시작한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자금 모집 과정에서 주요 공제회 등의 기관투자자(LP)들이 발을 빼면서 LP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B를 거느린 주요 PE들은 최초 투자 시점 대비 평균적으로 3~4배 높은 시세 차익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적합한 매각처를 찾고 있다. 

오너리스크·ESG 논란·가맹 분쟁 등, 외식업 한계 노출

업계에서는 국내 F&B 브랜드의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한다. 대부분 내수 기반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모델인 데다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장기적인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점포 확대만으로 매출을 늘리는 방식은 예전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F&B는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충성도가 매출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업종이다. 가격, 서비스 품질, 고객 서비스(CS) 등 사소한 변화에도 소비자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브랜드를 일관되게 관리하며 운영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런 와중에 더본코리아의 '오너리스크' 여파가 프랜차이즈 F&B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는 양상이다. 더본코리아는 증시 데뷔 당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상품 품질 논란, 산업용 조리기구 사용 의혹, 허위 광고 등 온갖 잡음을 내며 주가가 크게 폭락했다. 특히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각종 논란 이후, 국내 B2C 브랜드 사업의 평판 리스크가 예상보다 훨씬 치명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평가다.

1세대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피자헛 관련 분쟁은 F&B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기름을 부었다. 피자헛은 지난해 들끓은 '차액가맹금(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물품에 붙이는 유통 마진) 분쟁'으로 명성에 금이 간 상태다. 게다가 지난해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가맹본사가 제대로 알리지 않고 걷어간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고 낸 소송에서 이기면서, 다른 브랜드의 가맹점주들까지 가맹본부를 상대로 줄줄이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롯데슈퍼·롯데프레시, 교촌치킨, 푸라닭, BBQ, 굽네치킨, 두찜 등 10여 곳과 MBK파트너스가 보유 중인 BHC, 칼라일그룹의 투썸플레이스 등도 소송이 가시화한 상황이다.

직원 과로사로 도마에 올랐던 런던베이글뮤지엄 사례는 F&B 시장에 내재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7월 고속 성장을 달성해 온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일하던 한 20대 청년이 쓰러졌다. 런던베이글 경영진은 사모펀드(PEF)에 회사를 매각할 준비를 하던 상황이었다. 고인은 런던베이글이 회사 매각 직전에 새로 오픈한 신규 지점인 인천점에서 신규 매장 개점 전후로 운영 초기의 혼란을 감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F&B 산업에서 근로자 사망 사건은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직결돼 기업 인수 성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유행에 따른 매출 변동도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외식 시장은 트렌드 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산업 분야로, 최근 유행했던 디저트 브랜드나 특정 메뉴들은 몇 개월 만에 수요가 급감하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에 대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F&B M&A 시장이 계속 어려울 경우 프랜차이즈 폐업 가속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사회적 인식 악화와 수익성 약화 등의 부담 요인까지 맞물리며 매각 작업이 더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민도 수익성 둔화, 장기 침체로 가는 외식 생태계

외식 기반 플랫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민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 분위기는 더욱 냉각되고 있다. 앞서 DH는 2019년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40억 달러(약 4조7,50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코로나 특수로 배달 수요가 크게 늘며 쾌속 성장을 거듭했고, DH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외형 성장은 이어가고 있으나 수익은 뒷걸음치고 있다. 매출은 2023년 3조4,155억원, 2024년 4조3,226억원, 2025년 5조2,830억원 등으로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6,99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6,408억원을 거쳐 5,929억원까지 떨어졌다.

사업 환경도 녹록치 않다. 배달앱 수수료를 둘러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단체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를 중심으로 배달앱 상생 방안을 논의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도 진행 중이다. 수수료 인하 요구와 무료배달 경쟁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배달앱 사업자의 수익성 방어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DH가 배민의 기업가치가 더 낮아지기 전에 매각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배민은 여전히 국내 시장 지배력과 현금창출력을 갖추고 있으나, 경쟁 심화와 규제 압박이 커질수록 향후 몸값을 방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매각이 실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8조원 안팎의 비싼 가격은 원매자에게 부담이된 가능성이 큰 데다 배달앱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수수료 규제 압박이 커지는 점도 걸림돌이다. 특히 배달앱 수수료를 둘러싼 규제 논의는 배민의 향후 수익성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온라인플랫폼법과 분리해 별도 특별법으로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해당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배민을 포함한 배달앱 사업자의 수익성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국내 F&B 산업은 플랫폼 종속 심화, 소비 둔화, 가맹 갈등, 여론 리스크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중첩된 국면에 진입했다. 브랜드를 키울수록 사회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투자금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해지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외식업 M&A 시장 역시 장기 침체 흐름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배달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 구조 속에서 광고비·수수료 부담이 급증한 반면, 소비 경기 둔화로 가격 전가 여력은 급격히 약화됨에 따라 외식 브랜드 전반의 수익성 또한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는 평이다. 여기에 노동환경·가맹수수료·원가 공개 문제까지 사회적 쟁점으로 비화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내 F&B 산업은 규제·평판 리스크 관리 역량이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고위험 산업으로 재분류되는 흐름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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