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일터로 돌아간 워킹맘 역대 최대, ‘고용의 질’은 글쎄

일터로 돌아간 워킹맘 역대 최대, ‘고용의 질’은 글쎄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수정

기혼 여성 고용률 4년 연속 증가세
경력단절 사유 41.1% ‘육아’
비정규직 등 고용 안정 담보 안 돼

미성년 자녀를 둔 기혼 여성 10명 중 6명은 일과 가정을 동시에 책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높은 기혼 여성 취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육아 등을 이유로 잠시 일을 쉬었던 여성들이 서둘러 일터에 복귀한 데 따른 결과다. 전문가 사이에선 높은 고용률이 고용의 질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한 고민 또한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통계청 ‘2024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기혼 여성 고용현황’ 발표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15~54세 기혼 여성은 76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기혼여성의 고용률은 62.4%로 전년 대비 2.4%p 오르며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일과 가정을 동시에 돌보는, 이른바 ‘워킹맘’ 비율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55%까지 하락했지만, 2021년 이후 4년 연속 증가 추세다.

일하는 기혼 여성을 종사상 지위별로 살펴보면 비임금근로자보다 임금근로자가 더 많았다. 워킹맘 중 임금근로자는 220만6,000명(82.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비임금근로자는 46만1,000명(17.3%)에 그쳤다. 또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176만9,000명(80.2%), 임시·일용근로자는 43만7,000명(19.8%)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만3,000명, 6,000명 증가한 수치다.

연령 계층별 고용률에서는 고령층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먼저 50~54세가 68.6%로 가장 높은 고용률을 보였고, 이어 45~49세(66.7%), 40~44세(62.2%), 35~39세(60.2%), 30~34세(56.3%) 등 순을 보였다. 지난해와 비교해 고용률이 감소한 연령대는 35~39세와 30~34세 두 계층으로, 이들 계층 내 워킹맘 수는 각각 1만 명, 4,000명 감소했다.

자녀 연령별 고용률을 살펴보면 자녀가 어릴수록 일보다 가정을 택한 여성이 많았다. 6세 이하 자녀를 둔 워킹맘의 비율은 55.6%였지만, 7~12세(64.3%)와 13~17세(69.2%) 자녀를 둔 워킹맘의 비율은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이는 어린 자녀를 직접 돌보는 여성이 많은 데 따른 결과로,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기 이후로는 다시 직장을 찾는 여성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자녀 연령별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이다. 전체 워킹맘의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35.3시간으로 지난해 남녀 전체 취업자의 주당 평균 노동 시간인 38.9시간을 소폭 밑돌았다. 자녀 연령별 주당 평균 취업 시간에서는 6세 이하가 32시간으로 가장 짧았고, 이어 7~12세(36.4시간), 13~17세(37.7시간)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0.9시간, 0.1시간, 0.3시간 줄어든 수치다. 많은 여성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수입의 일부를 포기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체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은 121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13만3,000명 감소했다. 이들이 직장을 그만둔 사유로는 육아가 41.1%(50만 명)로 가장 많았고, 결혼(24.9%·30만3,000명)과 임신·출산 (24.4%·29만7,000명)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사회 복귀 서두르는 여성들

팬데믹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해 온 기혼 여성 고용률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기혼 여성 고용현황’에 의하면 15∼54세 기혼여성 794만3,000명 중 18세 미만 자녀와 동거하는 여성은 260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워킹맘의 비율은 60.0%로 2016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력단절 여성은 134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8,000명 감소하며 전체 기혼 여성 중 17.0%를 차지했다. 경력단절 기간은 10년 이상이 53만9,000명(40.0%)으로 가장 맍았고, 5~10년(32만5,000명·24.1%), 3~5년(17만8,000명·13.2%) 순을 나타냈다. 통계청은 “단기 경력단절이 늘어나는 추세를 봤을 때 많은 여성이 일을 ‘그만두는’ 게 아니라 육아와 자녀교육을 이유로 일을 ‘쉬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현실화하는 일자리 양극화

이에 전문가 사이에선 일자리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기혼 여성들의 사회 복귀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바람직하지만, 가계 부담 등을 이유로 취업을 미룰 수 없는 경우에는 고용의 질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845만9,000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이 57.3%(484만4,000명)를 차지했다.

특히 비자발적 비정규직 근로자의 74.3%는 그 이유로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를 꼽았다. 일자리가 필요하지만, 원하는 수준의 안정적 일자리는 구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지역사회 내 여성들의 일자리가 경리직, 사무직, 단기 아르바이트, 서비스직 등으로 제한돼 고용의 질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정부나 기업의 고용 촉진 시도가 일자리의 양적 확대보다는 안정적이고 질 높은 일자리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MG손해보험 인수전 새 국면, IBK기업은행 등판설 재점화

MG손해보험 인수전 새 국면, IBK기업은행 등판설 재점화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수정

"금융시장 안정 위해 MG손보 인수 검토"
인수전 완주 의사 밝힌 메리츠화재
암울한 IBK연금보험, 기업은행엔 부담

MG손해보험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해 표류하는 가운데 IBK기업은행이 인수전 등판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메리츠화재 특혜 논란 속 이와 같은 움직임에 시장 참여자들은 연내 매각 불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업은행 검토 후로 연기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측은 현재 MG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내부 검토에 돌입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국책은행의 MG손보 인수설이 제기된 지 한 달여 만의 일로, 기업은행 측 관계자는 “10월 국정감사에서 얘기가 나온 이후 전반적인 검토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국정감사 기간 중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공동출자하는 방식으로 MG손보 매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은행이 정부의 예산과 직결되는 만큼 국책은행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당시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는 “부실 금융기관 정리를 통한 금융시장 안정에 기업은행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은행장과 상의하고 금융기관과도 협의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MG손보 매각 주체인 예금보험공사의 움직임 또한 기업은행의 인수전 등판을 강하게 시사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예정이었던 MG손보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돌연 연기하면서다. 메리츠화재 특혜 논란에 휩싸인 예보가 MG손보 인수전에 기업은행이 참여할 것을 고려해 우협 선정을 미루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예보 관계자는 “(신 의원실에서 우협 선정을 미뤄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면서 “최종 우협 선정은 기업은행의 검토가 나온 뒤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특혜 논란 속 경쟁자 맞이한 메리츠화재

이로써 그간 MG손보 인수전의 강력한 우협으로 거론된 메리츠화재는 또 하나의 복병을 만나게 됐다. 이미 정치권과 노조 등의 반발에 제동이 걸려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경쟁자까지 나타난 것이다. 지난달 국감에서 신 의원은 “MG손보 매각 수의계약 입찰에서 서류 미비로 낙찰을 못 받은 메리츠화재가 서류를 보완할 수 있도록 (금융위가) 공고 기간을 10월 2일까지 연장했다”며 메리츠화재 특혜 논란에 불을 지핀 바 있다. 또 MG손보 노조도 메리츠화재가 MG손보를 인수하게 되면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피력해 왔다.

메리츠화재 측은 이번 인수전을 완주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면서도 ‘주주의 이익에 부합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 13일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주당 이익을 증가시키고 주주 이익에 부합할 경우 완주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확실성 커지는 보험사 인수전

기업은행 역시 변수는 있다. 현재 기업은행은 공동출자 또는 전략적투자자(SI)로 MG손보 인수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기업은행이 자회사로 보유 중인 생명보험사 IBK연금보험의 상황이 좋지 않아 추가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금보험을 비롯한 저축성보험 상품만 판매하는 IBK연금보험은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재무 건전성 관리 부담이 한층 커진 상태다.

IBK연금보험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205.7%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150%)을 너끈히 충족한다. 다만 이는 경과조치를 반영한 수치로,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 지급여력비율은 89.9%로 보험업법이 제시하는 최소 기준치(100%)를 밑돈다. 올해 초에 기업은행이 IBK연금보험에 긴급 자금을 수혈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은행은 2020년 12월 IBK연금보험에 1,5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 초에도 유상증자 참여 형태로 1,5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매각 작업이 더디다는 점도 기업은행에는 부담이다.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한 보험사조차 매각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매각 작업이 한창인 동양·ABL생명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ABL생명의 패키지 인수 계약을 맺고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를 남겨둔 상태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가 부당대출 등 내부통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금융감독원 자회사 편입 심사가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 내에서는 연내 MG손보 매각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은행과 메리츠화재 모두 손을 뗀다면 예보와 금융당국은 다음 단계를 논의해야 하는데, 최악의 경우 청산 결정까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예보 관계자는 “현재 우협 선정과 관련해 어떤 일정도 계획된 바가 없다”면서 “여러 가지 검토할 부분들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포스코' 올해만 두 번째 셧다운, 中 저가 공습에 수익성 붕괴

'포스코' 올해만 두 번째 셧다운, 中 저가 공습에 수익성 붕괴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포스코, 4개월 새 공장 2곳 폐쇄
공급 과잉·저가산에 수익성 악화
현대제철도 中 공세에 구조조정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이 45년 9개월간의 가동을 마치고 문을 닫았다.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중국 등의 저가 공세에 따른 결정이다. 자동차, 조선 등 국내 핵심 산업의 뒤를 단단히 받치며 ‘메이드 인 코리아’ 신화를 쓴 한국 철강 산업이 미중 무역 갈등 여파에 시름하는 모습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 폐쇄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45년 넘게 가동해 온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전날 폐쇄했다. 이는 지난 7월 포항 1제강공장 폐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주요 철강 설비 셧다운(shutdown)이다. 제강 공정은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조정하는 제철소의 핵심 공정이고, 선재 공정은 고로에서 생산된 빌렛(billet·반제품)을 제품화시키는 후공정에 해당한다.

1제강공장은 국내 최초 일관제철소 건립을 위한 마침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포항제철소 1기 공장 중 후판공장·열연공장은 1972년 먼저 준공됐고, 1973년 6월 9일 쇳물을 만드는 고로에 불이 켜졌다. 같은 달 1제강공장 준공을 끝으로 포항제철소는 비로소 국내 최초 일관제철소 건립을 완성할 수 있었다. 1제강공장은 대한민국 최초로 전로를 도입해 철강을 생산하기도 했다. 1980년대 자동차 산업 부흥기에는 타이어코드와 자동차 엔진밸브용 제품을 이곳에서 생산했고 이후 선재부터 세계 최대 두께 후판용 슬래브까지 생산한 이력이 있다.

1선재공장은 1979년 2월 28일 가동을 시작해 두 차례 합리화(최신 설비로 교체)를 거쳐 45년간 누적 2,800만 톤의 선재 제품을 생산했다. 1선재공장에서 생산한 선재는 못, 나사 등의 재료, 자동차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 등으로 활용돼 왔다.

포스코 스테인리스 냉연 코일 제품/사진=포스코

중국산 저가 공습 '치명타'

하지만 두 공장 모두 전방 업계의 부진과 외국산 철강재 유입의 여파를 끝내 이기지 못했다. 이 같은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다. 건설 경기를 비롯한 중국 내수 침체로 자국에서 과잉생산된 철강이 소비되지 못하자, 저가 제품이 대거 국내로 유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작년 세계 선재 시장 생산 능력은 2억 톤에 달했지만, 실제 수요는 9,000만 톤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1억4,000만 톤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중국 선재 공장은 내수 건설 경기가 부진하자 제품을 저가로 주변국에 수출하기 시작했고, 이는 글로벌 선재가격을 끌어내리는 기폭제가 됐다.

이에 포스코는 현재 적자 사업, 비핵심 자산 125개를 선정해 처분하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포스코가 보유한 중국 유일의 제철소 장자강포항불수강(PZSS) 매각에 돌입한 것도 자산 구조 개편의 일환이다. PZSS는 2010년 중반까지만 해도 매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까지 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였다. 한국 연간 스테인리스강 생산량(200만 톤)의 절반이 넘는 11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대형 시설로, 포스코는 시설을 짓는 데만 1조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철강 자립화를 추진하면서 공급 과잉이 발생해 2015년부터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PZSS는 지난해에만 1,69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이는 포스코 해외법인 38곳 가운데 가장 큰 손실이다. 이에 포스코는 PZSS 정리로 뜻을 모았다. 여기엔 중국 경기 둔화로 건설 자재 등에 주로 쓰이는 스테인리스강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이 때문에 영업 적자는 2022년 820억원에서 1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했다. PZSS 외에도 포스코그룹 내 38개 해외법인 중 적자를 본 회사는 13개에 달한다. 포스코의 아르헨티나와 튀르키예 법인 등도 지난해 7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며 부담을 가중시켰다.

현대제철도 '포항 2공장' 문 닫기로

중국 철강의 저가 공세에 휘청이는 건 비단 포스코만이 아니다. 포스코에 이어 국내 2위인 현대제철도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장기 특별 보수’에 돌입한 상황이다. 충남 당진제철소는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특별 보수 공사에 착수했고, 인천 공장 역시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특별 보수를 진행했다.

그간 보수 공사를 반복하며 가동률을 낮췄던 포항2공장은 전격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포항2공장의 제강·압연 연간 생산 규모는 각각 100만 톤, 70만 톤 규모로, 특수강과 건설 현장에 투입되는 봉형강 생산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침체에 이어 중국의 물량 밀어내기까지 더해지면서 부진이 지속되자 현대제철도 생산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현대제철의 최근 실적은 이 같은 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5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7.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5조6,24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5% 줄었고, 순손실은 162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철강업계는 지금의 보릿고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건설 경기의 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데다, 현재로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국내 업계에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철강산업에서 강력한 반중국 정책을 예고한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철강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으로 우회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20%까지 인상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삼성·SK, 테슬라 자율주행차량 선점 위해 'HMB4 경쟁'

삼성·SK, 테슬라 자율주행차량 선점 위해 'HMB4 경쟁'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세화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수정

테슬라, 슈퍼컴 성능 강화 위해 삼성·SK에 러브콜
공정방식 바뀌는 HBM4, 삼성 '역전' vs SK '수성'
엔비디아 대항해 빅테크 커스터마이징 수요 늘어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하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에 대한 빅테크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테슬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HBM4 시제품을 요청했다. 이는 수요 급증에 물량 확보가 어려운 HBM3E(5세대 ) 시장의 상황이 HBM4에도 이어질 것이란 판단하에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AI 전환 선언' 테슬라, 자율주행차에 HBM4 탑재 가능성

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최근 테슬라로부터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도조(Dojo)'에 탑재할 HBM4 공급 요청을 받고 시제품을 개발 중이다. 맞춤형 HBM을 주문하는 다른 빅테크들과 달리 테슬라는 범용 HBM4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추후 시제품이 나오면 성능을 비교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한 곳을 메인 공급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업체의 특성상 안전이 중요한 만큼 HBM4 패키징 성능과 안정성이 수주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가 HBM4 공급을 요청한 것은 도조의 성능을 끌어올리려면 그에 걸맞은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테슬라는 '단순한 전기차 기업을 넘어 AI 기업이 되겠다'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뜻에 따라 도조의 성능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도조의 초기 모델에는 3세대 HBM2E가 들어갔지만, 성능 향상을 위해서 HBM4를 대량 공급 받아 업그레이드 버전을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전기차의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한 전략으로 현재 개발 중인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테슬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드시 잡아야 할 핵심 고객사로 꼽힌다. 글로벌 자율주행차량 시장은 내년 209조원에서 2035년 1,347조원으로 연평균 40%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차량은 센서 데이터 처리, 실시간 의사결정 등을 위해 대규모 데이터 처리가 필수적인 만큼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를 필두로 HBM에 대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테슬라는 양사 경쟁을 부추겨 HBM4 적층에 활용할 자체 패키징 기술을 끌어올리고, HBM 성능과 전력 효율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HBM4에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확보 관건

현시점 양사 간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는 것은 SK하이닉스다. 패키징·수율 등 기술적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한 데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HBM3E 양산에 성공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로 불리는 '블랙웰' 시리즈의 양산에도 참여하면서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 왕좌'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달 실적발표 자리에서 "HBM은 이미 내년 물량까지 솔드아웃(매진)"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HBM4부터는 이전 세대와 다른 공정 방식이 적용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HBM3E까지는 메모리업체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연결하는 베이스다이를 만들었지만, HBM4부터는 파운드리 업체와 협업해서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정 방식이 확 바뀐다는 점에서 HBM4는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에는 판세를 뒤엎을 기회로, 앞서가는 SK하이닉스에는 시장 주도권을 더욱 확고히 할 승부처로 꼽힌다.

먼저 SK하이닉스는 HBM4에서도 16단까지는 '어드밴스드 MR-MUF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곽 사장은 "16단 제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HBM3E 12단보다 학습 성능은 18%, 추론 성능은 32% 향상됐다"며 "이미 12단에서 양산성이 검증된 어드밴드스 MR-MUF 방식을 계속 적용하되 백업으로 하이브리드 본딩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HBM4 16단에서도 어드밴스드 MR-MUF 방식을 적용한다면 이미 검증된 공정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안정적인 생산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HBM3E 경쟁에서 밀린 삼성전자는 내년 HBM4에서 본격적인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내년 하반기까지 HBM4 개발을 끝내고 양산까지 돌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당초 목표인 2026년보다 6개월 가까이 앞당긴 것이다.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경쟁사인 대만 TSMC와도 손잡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최대 강점으로 설계·생산·파운드리를 총괄하는 '턴키(일괄 수주)' 능력을 앞세우기보다, 고객이 원하면 HBM4만 직접 설계·생산하고 베이스다이 제작은 TSMC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HBM4의 핵심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의 도입 일정도 앞당겼다. 린준청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9월 6일 타이베이 난강구 난강 전람관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4' 이종 집적 글로벌 서밋 기조연설에서 "하이브리드 본딩은 두께와 열 저항 감소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며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 시제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브리드 본딩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기에 앞서 비용과 제조 안전성, 칩 휘어짐 통제 등 과제가 남아 있다며 이에 잘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견제하는 빅테크들, '맞춤형 HBM4' 요구 증가

이런 가운데 고객사인 빅테크의 수요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칩 설계를 통해 엔비디아를 견제하는 가운데 맞춤형 HBM4를 주문하는 사례가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메타, MS, 구글이 자사 AI 칩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맞춤형 HBM4 메모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엔비디아가 독점해 온 HBM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 AI 칩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그간 HBM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기술 요구 사항이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인정돼 왔다. 이렇다 보니 메모리 업체들도 AI칩 시장 점유율 90%에 달하는 엔비디아의 사향에 맞춘 HBM을 생산할 수밖에 없었다. HBM 표준이 엔비디아의 설계에 최적화돼 다른 AI 칩 제조사들은 이와 경쟁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 때문에 그간 메타, MS, 구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AI 칩을 선보였지만, 이들 제품은 성능 면에서 엔비디아의 AI 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HBM4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HBM4는 GPU와 HBM을 연결하는 베이스 다이에 고객 요구에 맞춘 맞춤형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로직 공정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특정 기능을 HBM에 직접 통합하는 것이 가능해져, 커스터마이징이 용이해졌다. 이에 메타, MS, 구글이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HBM4에 대해 보다 높은 커스터마이징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성능과 차별화된 기능을 내세워 빅테크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세화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코스피 PBR, 올해 들어 최저치 경신하며 '밸류다운'

코스피 PBR, 올해 들어 최저치 경신하며 '밸류다운'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수정

코스피 PBR 0.85로 1년 만에 최저
나홀로 1배 미달·변동 폭도 역주행
트럼프 당선 등 '미래 악재' 선반영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과거 금융위기 수준인 0.85배까지 하락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기술력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따른 통상 마찰 리스크, 중국발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올해 들어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앞세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주력했지만,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저평가 현상이 연초보다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 PBR, 블랙먼데이 이후 내림세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PBR은 지난 13일 연중 최저치인 0.85배를 기록한 이후 15일까지 3거래일 연속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1일 0.84배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국내 상장기업의 가치 제고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올해 초 코스피지수 PBR은 0.9대 후반에서 출발해 우상향 곡선을 그려 왔다. 지난 3월 21일에는 1배를 넘어섰고 7월 9~16일에는 1.03배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8월 5일 블랙먼데이(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를 계기로 주가 급락장을 거치면서 코스피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은 추세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8월 1일 이후 1배를 밑돌며 소수점대로 내려선 코스피지수 PBR은 아덜 11일에는 0.89배까지 내려가 현재까지 0.9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2월 23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상장사 2,601곳 중 72.0%인 1,873곳의 PBR이 감소했다.

美 PBR 5배 수준, 日·英도 1배 넘어서

문제는 이 같은 저평가 현상이 유독 한국 증시에서만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PBR이 0.85배에 그쳤던 15일,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PBR은 5.15배에 달했다. 선진시장(DM)으로 분류되는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와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도 각각 1.65배, 1.43배 수준이었다. 한국과 함께 신흥시장(EM)으로 분류되는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의 니프티(Nifty)50 지수(3.74배), 대만 자취안(加權) 지수(2.53배),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1.12배) 모두 1배 수준을 넘어섰다.

코스피의 나 홀로 부진 속에 주요국 PBR이 역주행한 것도 주목할 지점이다. 코스피지수 PBR은 올해 초 0.97배에서 현재 0.85배로 0.1배 넘게 감소했다. 반면 미국 S&P500(4.29→5.15배), 일본 닛케이225(1.31→1.43배), 대만 자취안(2.12→2.53배) 등 주요국 증시는 올해 들어 랠리를 이어가며 PBR 역시 증가했다. 영국 FTSE 100 지수(1.6→1.5배), 인도 니프티50 지수(3.2→3.0배),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1.2→1.0배)는 소폭 하락했지만 코스피지수와 달리 모두 1배 수준을 상회했다.

증권가는 주요국 간의 통상 마찰, 중국의 과잉 생산과 저가 수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부진에 더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의 여파로 지수가 조정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시장이 미래의 악재를 선반영하는 특성을 가진 만큼 코스피 수준이 역대급으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길 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우려가 최대가 되는 시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전이 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현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반응이 과도한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차이나쇼크·팬데믹 등 위기마다 '과매도'

과거에도 코스피 가격이 언더슈팅(과도하락) 구간에 진입한 사례가 있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을 제외하고 코스피지수가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이다. 2007년 10월 2,065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시작으로 기업들이 줄도산하자 이듬해 10월 938까지 급락했다. 코스피지수가 반토막(-54.5%)이 난 것이다. 앞서 외환위기 때는 72.5%, 2002년 닷컴 버블 때는 55%가량 폭락한 바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차이나쇼크로 인한 애플의 실적 부진으로 코스피지수 PBR이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한 0.85배로 하락했다. 당시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내수 부진까지 더해져 중국의 성장률은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의 부진 우려에 PER은 9.36배로 9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도 급락하며 각각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PBR이 0.77배까지 하락했다. 이 시기는 팬데믹으로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이탈이 발생한 시점으로 2020년 1월 2,277이었던 코스피가 두 달 만에 1,457까지 급락했다. S&P의 부정적인 전망도 불안감을 키웠다. 당시 S&P는 "한국 기업은 교역 의존도가 높아 신용등급 하방 압력에 취약하다"며 "밸류체인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가 급감하면 기업의 신용등급에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실제 당시 주가 급락하면서 전체 시가총액이 1,500조원에서 1,200조원대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중국 가자마자 다시 한국행, '무비자'라더니 中 입국 거부

중국 가자마자 다시 한국행, '무비자'라더니 中 입국 거부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이동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수정

결핵 완치 증명 요구, 입국 거부 상황 발생
‘입국 목적 불분명’ 무비자 입국 거부 사례도
주중대사관 "목적·일정 상세 설명해야"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중국이 한국 일반 여권 소지자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가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입국이 거부당하는 속출하고 있다. 외교 당국은 입국 목적이나 체류 일정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결핵 완치’ 입증 못해 입국 거부

20일 주중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국인 A씨는 중국에 입국하려다 거부당했다. A씨는 수년 전 중국에서 결핵 확진 판정을 받은 이력이 있는데, 이번 중국 입국 과정에서 결핵이 완치됐음을 입증하지 못해 입국이 불허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대사관은 "결핵 완치의 증명 방법은 관계기관들과 협의해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입국 목적이 불분명할 경우에도 무비자 입국이 거부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국 목적 불분명'은 한국이나 미국 등 세계 각국이 불법체류나 범죄 등 가능성을 우려해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할 때 적용해 온 사유다. 주중대사관에 따르면 한국 국민이 내년 말까지 중국에 15일 이내 일정으로 비자 발급 없이 갈 수 있는 입국 목적은 △비즈니스 △관광 △친지 방문 △경유 등인데, 중국 당국이 무비자로 도착한 한국인의 입국 목적이 이 범위를 벗어나거나 명확하지 않다고 볼 경우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中 비판 유튜버도 '거절'

실제 무비자 입국 조치 이후 다른 한국 국민이 입국 목적 불분명으로 중국 공항에서 발걸음을 돌린 사례도 있다. 한국인 B씨는 지난 주말 중국에 입국하려다 거부 당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중국 당국은 B씨의 입국 거부 사유를 주중대사관에 별도로 통보하지 않았으나 B씨가 유튜브 등을 통해 중국의 정치 체제를 비판한 전력이 있는 사실을 포착하고 입국을 거부한 것으로 외교 소식통은 보고 있다. 중국은 체제 비판자나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입국하려는 사람들에 대해서 입국을 거부하는 경우가 믾다.

대사관은 무비자 입국 시에는 입국 목적과 체류 계획을 명확히 설명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숙소와 지인 연락처 등도 준비하고, 입국 후에는 주숙등기 절차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무비자 입국 조치는 내년 말까지 계속되는 만큼 한국과 중국 간의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지만,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더라도 입국 거부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비자 훈풍에 모처럼 웃고 있는 여행업계 '비상'

이에 국내 여행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이 사상 첫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뒤 중국을 찾는 관광객이 2배가량 급증하고 있는 와중에 브레이크가 걸렸기 때문이다. 여행업체 트립닷컴은 11월 2~8일 한국발 중국행 항공권 예약이 전주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0% 증가했다고 밝혔다. 패키지 예약도 크게 늘었다. 인터파크트리플에 따르면 11월 초 중국 패키지 예약 건수는 전월 동기 대비 91% 증가했고 예약 인원도 6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중국 비자는 까다로운 발급 절차와 통상 10만원이 넘는 대행수수료 등으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사업이나 관광 목적은 최대 15일간 무비자로 중국에 체류할 수 있게 되면서 일본처럼 부담 없이 가는 여행지가 됐다는 평가다.

더욱이 올해 들어 중국여행 수요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국내 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3분기 실적을 보면 패키지 관광객의 중국 비중이 16%에 달했다. 전년 동기보다 112% 증가한 수치다. 하나투어 측은 "전국 장년층 계모임에서 '장가계 안 가본 사람이 없다' 할 정도로 패키지 여행의 대명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여행 업계는 이번 입국 거부 사례 등이 예약 축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무비자 정책이 나오면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와중에 입국 거부자가 연이어 발생해 예약 건수가 대폭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이동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한미 '3자 연합'에 반대표 던진 의결권 자문사, 국민연금 표심 향방은

한미 '3자 연합'에 반대표 던진 의결권 자문사, 국민연금 표심 향방은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의결권 자문사 ISS·글래스루이스, 한미 '3자 연합' 제안 반대 권고
임 대표이사 고발로 경영권 분쟁發 법정 공방 본격화
개인·기관 등 주주 표심 향방도 변수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3자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 이하 3자 연합)의 주주제안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시장의 이목은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에 영향을 받는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집중되고 있다.

의결권 자문사 "3자 연합 제안 반대해야"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최근 한미사이언스 3자 연합의 주주제안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3자 연합은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제안한 바 있다.

ISS는 "3자 연합은 거버넌스(지배구조), 실적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납득할 만한 대답을 제공하지 못했다"며 "현 경영진의 중장기 전략 및 밸류업 계획은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지지를 받는 반면, 3자 연합이 제공한 사업 계획은 별다른 점이 없는 데다 대주주인 3자 연합 구성원을 신규 이사회 멤버로 선임해야 한다는 것도 스스로 주장하고 있는 소유와 경영 분리 및 거버넌스 개선 차원에서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또 다른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도 3자 연합의 제안에 반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6.04%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연금은 통상적으로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 등을 참고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시 주총이 일주일가량 남은 만큼,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발전'에 변수 늘어나

주목할 만한 부분은 분쟁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가 국민연금의 표심 외에도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19일 공시에 따르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외 3인의 그룹사 고위 임원, 그리고 라데팡스파트너스 김남규 대표 등 총 5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 부회장의 지분 매각 및 상속세 재원 확보를 지원하고, 올해 초 송 회장이 추진한 한미약품과 OCI홀딩스와의 합병을 주도했던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고발 전 철저한 내부 감사와 법률 검토를 거쳤으며, 사안의 엄중성을 고려해 고발을 진행했다”며 “기업의 본연적 이익, 주주 수만 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고발 사항에 대한 모든 항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지만, 언론을 통해 공방전으로 흐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모든 사항에 대한 부당함을 법적 절차를 통해 밝히겠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회사의 중요한 소송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사회 의결 등을 거치게 돼 있다”며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형제 이사들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으로 소송을 남발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 표심 잡기 나선 3자 연합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들의 표심 역시 차후 분쟁 흐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3자 연합은 전문경영인 선임 등 방안을 앞세워 주주 설득에 나선 상태다. 지난 7월 송 회장은 신 회장과 연합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고,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전문경영인 체제 지원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그룹 고 임성기 창업주의 백기사를 자처하며 가족과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는 신 회장도 1,644억원의 사재를 동원해 송 회장의 전문경영인 체제에 힘을 실었다.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역시 이 같은 내용에 찬성하고 있다는 것이 3자 연합의 설명이다.

3자 연합이 추구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는 대주주는 이사회에서 한미를 지원하고, 전문경영인이 선두에서 한미를 이끌어 나가는 구조다. 이와 관련해 3자 연합 측은 "한미의 철학과 비전을 가장 잘 이해하는 대주주로서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고 전문경영인과 함께 한미의 경영을 신속히 안정시키겠다"며 "소액주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회사와 주주가 모두 함께 발전하는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보탤 예정이며, 한미약품그룹을 그 어떤 제3의 세력도 넘볼 수 없는 탄탄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주가 하락에 주주 반대까지"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 암초

"주가 하락에 주주 반대까지"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 암초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이수페타시스 주가, 유상증자 소식 발표 이후 '햐항곡선'
"유상증자 순항하기는 어렵다" 얼어붙은 국내 증시
주주행동주의 열풍도 주가 하락에 영향 미쳐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기습 발표한 이수페타시스의 조달 금액이 대폭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유증 소식 발표 이후 주가가 유증 예정발행가 이하로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의 침체, 주주행동주의 열풍 등이 이수페타시스의 유증 움직임을 가로막았다는 평이 나온다.

미끄러지는 이수페타시스 주가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는 전날 2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일 대비 5.88%(1,250원) 상승한 수준이지만, 유증계획을 발표한 지난 8일 종가(3만1,750원)와는 격차가 크다. 앞서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8일 시간외거래가 종료된 뒤 공시를 통해 5,500억원 규모의 유증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약 2,998억원을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제이오 인수에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제이오 인수는 주식 및 출자증권을 양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수페타시스는 우선 내년 3월 7일 기존 최대주주 강득주 대표이사의 지분 575만 주를 1,581억원에 매수하고, 동시에 제3자 배정 유증에 참여해 신주 546만 주를 997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제이오가 발행하는 4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인수한다. CB 전환에 따라 발행될 수 있는 신주 수량(215만 주)을 감안하면 최종적으로 이수페타시스가 확보하는 제이오 주식은 1,336만 주(지분율 33.3%)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유증 계획을 발표한 뒤 이수페타시스의 주가가 한 번도 유증 예정발행가(1주당 2만7,350원)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규모 유증에 대한 거부감과 이수페타시스와 제이오의 부족한 사업 시너지가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가 예정발행가를 하회하면 투자자들을 유증에 끌어들일 명분이 약화하며, 조달 금액이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커진다.

국내 증시의 침체

시장에서는 이수페타시스가 현재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수를 뒀다는 평이 비등하다. 최근 한국 증시가 '혹한기'를 맞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유증가 순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가 공시한 유증 규모는 4조5,807억원에 그쳤다. 작년(9조4,799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유증 규모가 유럽발 재정 위기로 증시가 흔들린 2012년(3조2,234억원)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기업공개(IPO)를 포기하는 기업도 늘었다. 최근 한 달 동안 케이뱅크, 동방메디컬, 미트박스글로벌, 씨케이솔루션 등 네 곳이 상장을 철회했다. 야놀자,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조 단위 몸값을 자랑하는 비상장사들은 국내 증시 상장을 포기하고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국내 증시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이 흔들리자 자진해서 시장을 등지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상장폐지에 나선 기업은 SK렌터카, 쌍용C&E, 비즈니스온, 제이시스메디칼, 커넥트웨이브, 락앤락, SBI핀테크솔루션즈, 코엔텍, 신세계건설 등 9곳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4곳) 대비 2배로 늘어난 규모다. 이달 15일부터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착수한 SBI핀테크솔루션즈 측은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모시장에서 자금 조달 필요성도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들은 집단행동 나서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에 불어닥친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 열풍이 이수페타시스 유증의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주행동주의란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주주행동주의자들은 배당금이나 시세차익에만 주력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부실 책임 추궁, 구조조정, 경영 투명성 제고 등 경영에 적극 개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국내 증시 주주들은 액트·헤이홀더·비사이드 등 주주행동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소통하면서 의견을 결집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를 활용해 실제 주주 여부를 확인하기 때문에 주주 간 응집력이 한층 강력하다는 특징이 있다. 10월 말 기준 주주행동 플랫폼의 전체 가입자 수는 약 15만 명 수준이며,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10조원에 달한다.

이수페타시스 주주들 역시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결집한 상태다. 최근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들은 주주대표 선출에 나서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주주대표 후보자로 나선 한 소액주주는 “행동주의펀드와 함께 주주환원에 앞장서겠다”며 “소액주주 대표가 되면 행동주의펀드와 연대해 유증 철회, 제이오 인수 취소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기준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는 이수페타시스 주식 164만9,875주(지분율 2.61%)를 보유 중이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D램 가격 '속수무책'

중국산 저가 공세에 D램 가격 '속수무책'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트렌드포스 "내년에 D램 가격 하락할 것"
트럼프 재집권 앞두고 저가 공세 이어가는 中 기업들
규모 막대한 中 3기 빅펀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영향은?

내년 글로벌 D램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낸드플래시·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변수가 두드러지며 D램 생산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발(發) 저가 메모리 반도체 물량 공세마저 거세지면서다. 시장은 차후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한층 공격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2025년 D램 가격 하락 전망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2025년 D램 가격 전망을 '상승'에서 '하락'으로 변경했다. 당초 트렌드포스는 3대 공급 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가 공격적으로 HBM 생산 능력 확장에 나서면서 일반 D램 공급이 제한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최근 시장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기존 전망을 뒤집었다.

우선 트렌드포스는 최근 낸드플래시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생산 기업들이 일부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을 D램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중순 5달러에 육박했던 128Gb(기가비트) MLC 낸드 가격은 현재 3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HBM 시장의 경우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여타 공급 업체들이 HBM3E 12단 부문에서 엔비디아의 인증을 제때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기업들이 확보한 HBM 생산 능력을 기존 D램 생산으로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공격적인 생산 능력 확장도 D램 시장에 막대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공격적인 캐파 증설로 인해 레거시 반도체 공급 과잉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도 "중국 D램 업체들의 내년 생산량은 전년 대비 99% 증가하고,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은 올해 5.3%에서 9.0%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D램 쏟아내기'

실제 최근 중국 메모리 업계는 '저가 대량 공급'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 해외 판로를 최대한 확보해 놓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중국 주요 메모리 제조사 양쯔메모리(YMTC)의 천난샹 회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국제 반도체 박람회에서 “중국 반도체 업계는 하나의 그룹처럼 뭉쳐 공동의 도전에 맞설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 D램 시장 1위 업체인 CXMT의 생산 능력(웨이퍼 기준)은 2년 전 월 7만 장에서 올해 말 20만 장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베이징과 허페이에서 확장 중인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능력은 월 30만 장까지 상승하게 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CXMT가 2026년쯤 미국 마이크론을 제치고 세계 D램 점유율 3위 자리를 꿰찰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에 더해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중국 D램 업체 푸젠진화도 DDR4를 주력으로 양산하며 생산 능력을 월 10만 장 이상까지 늘리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의 D램 판매가가 지나치게 저렴하다는 점이다. 대만 IT 매체 디지타임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각)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중국 메모리 업체의 소비자용 DDR4 가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3대 D램 업체 제품의 절반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저가 물량이 대규모로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경우 전반적인 시장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확대되는 中 정부 보조금 규모

중국 D램의 공세는 차후 한층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 중국은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빅펀드) 3기를 공식 출범했다. 빅펀드 3기 조성 규모는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3,440억 위안(약 64조5,900억원)에 달한다. 미국이 인텔·삼성전자·TSMC 등에 390억 달러(약 53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자 중국 역시 지원 규모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빅펀드 3기는 중국 재정부(17.4%), 중국 국가개발은행 산하 CDB캐피탈(10.5%), 국유기업인 상하이궈성그룹(8.7%)이 주요 출자자며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 등 4대 국유은행도 6.3%씩을 출자했다. 특히 중국 국유은행들은 처음으로 빅펀드에 자금을 댔다. 빅펀드는 2014년 이후 5년 주기로 설립되고 있으며 5년 동안 투자를 집행한 후, 다음 5년 동안 투자금을 회수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빅펀드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빅펀드 투자에 힘입어 SMIC, 화홍반도체 등 파운드리업체의 연간 성장률이 5% 미만에서 20%로 상승하면서 팹리스 기업이 필요로 했던 반도체 생산 능력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부문 강자로 꼽히는 YMTC, CXMT도 빅펀드의 대규모 투자를 발판 삼아 낸드플래시와 D램 생산에 성공했다. 시장에서 차후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막대한 규모의 빅펀드 3기를 등에 업고 물량 공세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행동주의 펀드 KCGI, 부당 매각 혐의로 소액주주들에 피소, 시장 ‘충격’

행동주의 펀드 KCGI, 부당 매각 혐의로 소액주주들에 피소, 시장 ‘충격’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활발한 주주활동 중 돌연 지분 매각
한양증권 인수에도 영향 미치나
한국형 행동주의, 가치투자 본질 흐린다?

국내 유명 행동주의 펀드 KCGI가 반도체 제조업체 DB하이텍의 지분을 부당 매각해 소액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로 피소됐다. 그간 국내 시장에서 소액주주와 기업 오너 일가가 갈등을 빚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행동주의 펀드와의 충돌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행동주의 펀드의 본질을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영권 위협해 단기차익 올리는 ‘그린메일’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KCGI가 고의로 DB하이텍의 경영권을 위협해 단기 차익을 얻고, 이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손실을 줬다”며 KCGI를 검찰에 고소하고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냈다. KCGI의 행위가 미국에서도 엄격하게 제한되는 ‘그린메일’이라는 게 소액주주연대의 주장이다. 그린메일은 투자자 등이 회사 경영권에 위협을 가하는 방식으로 프리미엄을 받고 단기차익을 얻는 행위를 의미한다.

문제가 된 부분은 KCGI의 DB하이텍 지분 매입 및 매각 과정이다. KCGI는 지난해 3월 DB하이텍의 지분 약 7.05%(313만 주)를 매입하고 경영권 참여를 선언했다. 이후 소액주주들과 손잡고 이사회 회의록·회계장부 열람신청 등 활발한 주주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불과 9개월 만인 12월 28일 경영구조 개선을 이뤄냈다며 지분 5.65%를 DB하이텍의 모회사인 DB아이앤씨에 매각했다. 해당 거래는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금액은 당일 종가 5만8,600원보다 12.6% 높은 6만6,000원이었다.

이 과정에서 KCGI는 막대한 차익을 실현했고, 해당 소식이 알려진 후 DB하이텍 주가는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19일 종가 기준 34,000원까지 내려왔다. 소액주주들의 대규모 손실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경우 이같은 투자로 수익이 날 경우 해당 회사의 재무구조가 취약해지고, 제2·제3의 그린메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수익의 50%를 과세하는 등 강력한 반(反)그린메일 조항을 두고 있다.

KCGI는 DB아이앤씨 측에서 먼저 DB하이텍의 지분 매입 의사를 밝혔으며, 이에 응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KCGI 관계자는 “DB그룹 쪽에서 KCGI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수용하면서 펀드가 가진 지분을 매입하겠다고 요청해 왔다”며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기업의 성장성을 높이는 일이라 판단해 배당을 포기하는 대신 프리미엄을 받고 넘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액주주연대는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KCGI가 DB하이텍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기 이전에 DB하이텍 측과 공모해 지분을 사전 매입하고, 이후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승인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CGI 측은 “DB하이텍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경영구조 개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참여했을 뿐”이라고 잘라 말하며 “투명한 경영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에서 공모는 절대 불가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연내 예정이던 한양증권 인수는 안갯속

KCGI는 유명 애널리스트인 강성부 전 LK투자파트너스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사모펀드(PEF) 업체로,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강성부 펀드’라는 별칭으로 더 익숙하다. 기업 거버넌스(의사결정과정) 개선과 주주 권익을 강조한 공격적 투자가 특징이며, 국내 행동주의 펀드 중에서 매우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중소 우량 증권사인 한양증권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단숨에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번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와의 법정 공방으로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KCGI의 움직임도 속도를 늦추게 됐다. KCGI는 지난 9월 학교법인 한양학원, 백남관광, 에이치비디씨 등과 한양증권 지분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29.59%를 약 2,204억원에 매입하는 내용이다. 당시 한양학원 측은 연내 매각대금 수령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KCGI의 당초 계획은 SPA 체결 직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11월 중순에 접어든 현시점에도 KCGI는 금융당국에 심사 신청을 하지 못한 상태다. 김태원 KCG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준비할 게 많아 단기간 내 신청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COO는 “꼼꼼하게 잘 준비해 (금융당국을) 납득시키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며 “연내 신청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마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자료 보강 요구 등 심사 과정에 따라 심사는 연장될 수 있다. 통상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돌입하기 전 인수 주체 측과 물밑에서 여러 차례 교류하며 신청 시기를 가늠한다. 단기간에 신청이 힘들다는 김 COO의 발언은 당국과 조율해야 할 내용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출자자들의 한양증권 지분 인수 참여 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KCGI 측에서 내부적으로 정리를 마친 뒤에 미팅을 제안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 호재로 끌어올린 주가, 피해자 양산

시장에서는 KCGI를 비롯한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을 따라 투자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때 KCGI가 저격하는 기업에 투자해 단기 차익을 거두는 투자 방식인, 이른바 ‘강따(강성부 따라잡기)’가 유행했던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KCGI로 대표되는 한국형 행동주의가 가치투자의 본질을 흐린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대부분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장기적 성장을 함께한다는 철학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단타’의 재료로만 활용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KCGI의 주요 포트폴리오였던 오스템임플란트에 따라 들어간 투자자들은 불과 한 달여 만에 40%가 넘는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KCGI가 2022년 12월 지분 5% 이상 보유 신고를 하고 오너 퇴진을 압박하자, 주가가 치솟은 것이다.

문제는 이들 투자자가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동안 반대편, 또는 뒤늦게 진입한 다른 누군가는 그만큼의 손해를 봤다는 점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KCGI의 지분 5% 공시가 있은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해 8월 자진 상장 폐지했다. 기업의 본질적 가치가 그대로인 상태에서 ‘단기 호재’를 이용해 억지로 끌어올린 주가는 언제나 피해를 낳는 법이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행동주의를 ‘시장에서 수익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전략’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종국엔 본질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모펀드 제1의 목표인 수익 극대화와 행동주의 펀드의 가치 실현 사이에서 균형점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