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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형 칩 승부수 띄운 Arm, 엔비디아와 손잡고 인텔·AMD 중심 PC용 CPU 시장까지 정조준

완성형 칩 승부수 띄운 Arm, 엔비디아와 손잡고 인텔·AMD 중심 PC용 CPU 시장까지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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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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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역대급 보상안까지 내걸며 완성형 칩 제품 사업에 집중
x86 아키텍처 위주였던 PC 시장에도 '도전장', 엔비디아와 협력 구도
인텔·AMD가 이끌던 점유율 경쟁, Arm 진영 공세에 판도 급변 전망

영국 반도체 설계 자산(IP) 기업 Arm이 완성형 반도체를 직접 설계·판매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시장 공략을 위해 공격적인 베팅을 이어 가는 양상이다. 이에 더해 Arm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손잡고 PC 시장에 뛰어들며 기존 x86 아키텍처 기반 경쟁 구도에도 도전장을 던지고 나섰다.

Arm의 사업 확장 전략

1일(이하 현지시각) 가디언이 자체 확보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문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Arm은 기존 라이선스 중심 모델에 완성형 칩 제품 사업을 병행하는 구조로 체질 전환을 추진 중이다. 반도체 IP 사업을 유지한 채 고부가가치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독자 칩 라인업을 추가하는 전략이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전환을 통해 회사 매출을 5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Arm 이사회는 이에 발맞춰 하스 CEO에게 영국 기업 역사상 최대 수준의 성과급 보상 계획을 제안했다. 하스 CEO가 오는 2029년까지 시총 1조 달러(약 1,500조원)를 달성하고, 2031년 3월까지 2조 달러(약 3,000조원)를 돌파하면 최대 8억 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주식 보상을 지급하는 식이다. AI 슈퍼사이클의 지속을 전제하며 고위험·고수익 보상을 내놓은 것이다. 이 같은 과감한 베팅은 관련 사업에 대한 내부적 자신감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Arm은 지난달 실적 발표 자리에서 자체 개발 AI 칩의 2027~2028년 합산 매출 전망치를 20억 달러(약 2조9,000억원)로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지난 3월 대비 두 배 가까이 상향 조정된 수준이다.

다만 미 규제 당국이 이러한 Arm의 행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변수다. 지난달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Arm의 반도체 기술 라이선스 관행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FTC는 올해 초 Arm에 조사 착수를 통보하고 관련 문서 보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문서 보전 명령은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하기 앞서 진행하는 증거 확보 절차다. 당국은 향후 조사 과정에서 Arm이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기술 접근을 제한하거나, 특정 고객에 차별적으로 제공했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FTC 조사의 발단은 퀄컴의 문제 제기였다. 퀄컴은 지난 2024년 Arm이 반도체 업체들의 핵심 기술 접근을 막고, 라이선스 정책을 자의적으로 변경해 경쟁을 저해한다며 FTC를 비롯한 주요국 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2021년 퀄컴의 CPU 설계 업체 누비아 인수를 계기로 점화한 양 사 간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양상이다. Arm은 퀄컴이 누비아의 Arm 라이선스를 적절한 승인 없이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분쟁을 벌여 왔지만, 지난해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은 주요 쟁점에서 퀄컴에 유리한 판단을 내렸다. Arm은 현재 항소를 진행 중이며, FTC 제소 역시 퀄컴이 상업적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제기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PC용 CPU 기술 공급도 본격화

Arm은 자체 칩 개발 외에도 다방면에서 입지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PC 시장이다. 지난달 30일 악시오스·로이터통신 등 복수 외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MS는 이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및 MS 빌드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엔비디아 칩 기반 윈도 PC를 공개할 예정이다.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 칩 기반 PC가 MS의 자체 하드웨어 브랜드인 서피스 및 델 등 주요 제조사의 제품군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Arm 기술을 활용해 MS 윈도 운영체제(OS)를 구동하는 CPU를 설계해 왔다고 전해지며, 실제 PC에 적용되는 칩은 Arm 기반 CPU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하나의 시스템온칩(SoC)으로 통합한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위주로 쓰이던 Arm 아키텍처가 PC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키워 나가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계기로 Arm 진영이 기존 x86 아키텍처 기반 PC 시장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x86은 인텔이 개발한 명령어 집합 구조(ISA)로, 수십 년간 윈도 운영체제와 함께 성장하며 PC 산업의 기반이 돼 왔다. 현시점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생산성 소프트웨어, 게임 등 주요 프로그램 대부분이 x86 환경에 최적화돼 있으며, 델·HP·레노버 등 주요 PC 제조사들도 x86 기반 제품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구성 중이다. 이 같은 생태계를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해 온 대표적 기업으로는 인텔과 AMD가 꼽힌다. 인텔은 오랜 기간 PC용 프로세서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으며, AMD는 라이젠(Ryzen) 시리즈 및 서버용 제품을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다.

CPU 시장 경쟁 구도 뒤집힐까

기존 CPU 시장의 경쟁 구도 역시 인텔과 AMD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다. AMD가 인텔을 급속도로 추격하며 시장 판도가 변화해 온 것이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머큐리 리서치 발표에 따르면, AMD가 올해 1분기 서버용 x86 CPU 부문에서 기록한 매출 기준 점유율은 46.2%에 육박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p, 직전 분기 대비 4.9%p 증가한 수준이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최근 클라우드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AMD의 서버용 CPU 제품군인 에픽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며 존재감이 두드러진 것이다. 이에 더해 서버용 GPU 인스팅트 제품군도 AI 관련 서버용 제품 수요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같은 기간 AMD의 소비자용 x86 CPU 부문 매출 점유율은 31.4%로 전년 동기 대비 4.8%p, 직전 분기 대비 0.2%p 늘었다. 서버용과 소비자용을 포함한 전체 CPU 매출 기준 점유율은 38.1%로 전년 동기보다 6.5%p 커졌다. 이러한 AMD의 급성장으로 위기에 빠진 인텔은 대규모 엔터프라이즈·공공·통신·금융 데이터센터에 깊게 깔린 제온(Xeon) 생태계를 발판 삼아 입지 강화 기회를 모색 중이다. 자체 생산 기반을 회복하고, 이를 기존 생태계와 결합해 미국 데이터센터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Arm 진영의 급성장은 이 같은 구도를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인텔 대 AMD'가 아닌 'x86 진영 대 Arm 기반 AI 인프라 진영'으로 경쟁이 확장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전문가는 "최근 Arm 진영이 윈도 환경에서의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크게 개선하면서 CPU 시장의 판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며 "만약 Arm 기반 칩이 PC와 서버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구동된다는 인식이 확산할 경우, Arm은 과거 AMD가 인텔의 점유율을 잠식했던 것 이상의 변화를 시장에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AI 데이터센터가 급속도로 성장하며 전력 효율이 CPU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상황"이라며 "저전력·고효율을 강점으로 하는 Arm 기반 프로세서가 주목받기 시작하면 현시점 '추격자'인 AMD 역시 추격당하는 위치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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