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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인기 게임 '풋볼 매니저' 독점 서비스하는 넷플릭스, 회원만 플레이 가능
한 번의 투자로 반복적인 수요 창출, 게임으로 이용자 발길 붙잡는다
수많은 '오리지널 IP' 활용, '기묘한 이야기' 등 인기 IP 이미 게임화
'공룡 OTT' 넷플릭스가 멤버십 내 게임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어지는 수익성 개선 조치로 유료 구독자 수가 올해 1분기 최초로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유료 멤버십 구독자만이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을 통해 이용자 발길을 붙잡아 두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모바일 게임을 통해 '오리지널 IP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자체 게임 라인업 강화하는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2021년 11월 넷플릭스 구독 멤버십에 포함된 다섯 개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며 게임 산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트리플 타운, 코지 그루브를 개발한 '스프레이 팍스' △워킹 데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한 '넥스트 게임즈' △옥센프리를 개발한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 등 수많은 개발사를 인수하며 게임 사업을 강화해 왔다. 현재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게임 타이틀은 80개 이상이다.
지난 7일에는 일본 세가의 인기 축구 경영 게임 '풋볼 매니저 2024'의 모바일 버전을 독점 출시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유료 구독자는 해당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으나, 넷플릭스 사용자가 아니라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방식이다. 2005년부터 서비스해 온 '전통 명작'을 활용해 미진한 게임 사업의 주목도를 높이고,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독점작 외에도 수많은 모바일 게임이 넷플릭스의 '출시 예정 목록'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대부분 기존에 PC나 콘솔로 출시돼 많은 이에게 사랑을 받은 인기 IP다. 대표적으로 △ 신화를 기반으로 한 던전 크롤러 게임 <하데스> △2008년 출시된 아케이드 퍼즐 인디 게임 <브레이드> △'카타나(일본도)'를 중심으로 한 액션 게임 <카타나 제로> 등이 2024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용자 이탈 방지·IP 활용 '일석이조'?
스트리밍 사업에 중점을 두던 넷플릭스가 '게임'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는 이유는 무엇일까. 천문학적인 제작 비용이 투입되는 드라마, 영화 등의 영상 콘텐츠는 어디까지나 '일회성'이다. 이미 시청한 콘텐츠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시청하는 이용자는 사실상 극소수다. 필요한 콘텐츠만을 시청하고 다른 OTT로 이동하는 'OTT 유목민' 이용자가 급증하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게임은 반복해서 접속 및 이용해야 하는 콘텐츠다. 게임 서비스를 활용하면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그만큼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넷플릭스가 독점 서비스하는 게임의 경우 구독을 해지하면 아예 플레이할 수 없다. 드라마, 영화와는 달리 한 번의 투자로 반복적인 수요를 창출하며 기존 이용자의 발길을 붙잡아 둘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독점 게임이 주기적인 '킬러 콘텐츠' 출시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게임 사업이 'IP 활용'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넷플릭스 리앤 룸 부사장은 "넷플릭스의 세계관에서 드라마, 영화, 게임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 <나르코스>, <퀸스 갬빗> 등 자체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다수 출시한 상태다. 게임 시장의 주류 플랫폼으로 올라선 모바일 게임 시장을 중심으로 자체 IP 활용처를 점차 확장해 나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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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국적은 한국, 디지털 국적은 필리핀? 구독 편법 성행
결합 할인 대행업체에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까지, '도덕 결핍 심화'
근본 원인은 OTT의 구독료 인상?, "윤리 문제 외면해선 안 돼"
최근 글로벌 OTT를 싸게 이용하기 위해 국적을 대한민국이 아닌 제3국으로 둔갑하는 꼼수가 성행하고 있다.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업체가 줄줄이 구독료를 인상하고 나서면서 구독료 부담이 커지자 구독료를 조금이나마 아끼겠단 이들이 늘어난 탓이다. 특히 포털 사이트 등에서 이들을 상대로 수수료를 받고 외국 계정을 대여해 주는 대행업체까지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OTT 업계에도 위기감이 돋아났다.
스트림플레이션 속 자라나는 '편법'들
현재 우리 사회는 '디지털 고물가' 시대에 진입했다. 국내외 OTT 요금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고물가의 안개는 더욱 짙어졌다.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스마트폰, IPTV 등 다른 디지털 서비스에까지 도미노 요금 인상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 OTT 이용자들 사이에선 OTT 구독료를 조금이나마 아끼기 위해 국적을 변경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VPN(가상사설망)을 이용해 해외 계정인 것처럼 OTT를 가입하는 식이다. 포털에 ‘OTT 국적 변경’이라고 검색하면 다른 나라 계정을 편법으로 이용할 수 있게 안내하는 대행업체가 우후죽순 뜨기도 한다.
이 같은 편법이 가능한 건, 우리나라에선 불가능한 OTT 결합 할인을 대행업체들이 다른 나라 계정을 이용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별 이용자가 구독료나 소프트웨어 구매비를 줄이기 위해 국적을 변경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OTT가 보편화하면서 편법 계정 사업이 하나의 시장으로까지 자리매김하게 됐다. 실제 네이버 쇼핑에 따르면 '유튜브 프리미엄'은 지난 10월 10~30대 남성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거나 조회한 상품 1위를 기록했다. 10대와 20대 여성 사이에선 각각 3위와 2위를 차지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정식 상품을 결제하려면 유튜브를 통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포털 사이트를 통해 유튜브 프리미엄을 검색했다는 건 결국 우회 경로를 통해 구독 상품을 찾으려는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월 1만450원~1만4,000원을 내고 △광고 없애기 △영상 다운로드 △유튜브 뮤직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다. 외국엔 식구끼리 ID 공유를 허용하는 가족 결합 상품이 있지만, 우리나라엔 출시되지 않아 정상적인 경로로는 결합 할인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대행업체들은 VPN으로 우회 접속 계정을 만든 뒤 국내 이용자들을 '가짜 외국인 가족'으로 묶는다. 여럿이 함께 지불하니 구독료는 네다섯 명이 한 가족인 경우 한 달에 2,500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물론 이 같은 결합은 약관 위반이다. 유튜브와 글로벌 OTT들은 국적 변경을 기본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공식 경로가 아닌 방법으로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면 계정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도나 아르헨티나 등을 통한 우회 접속이 성행하자 계정 접속이 막힌 사례도 있었다.
OTT 서비스 가격, 1년 새 평균 '25%' 증가
이 같은 편법은 이용자들의 윤리 의식 부족이 가장 기본적인 문제지만, 일각에선 가격을 지나치게 인상하는 글로벌 OTT의 요금 정책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최근 들어 글로벌 OTT의 요금 인상은 무척이나 공격적이다. 아마존은 내년부터 광고형 요금제를 운영하면서 기존 광고 없는 요금제(월 14.99달러)를 2.99달러 인상할 방침이다. 지금처럼 광고를 보고 싶지 않다면 2.99달러를 더 내라는 셈이다. 디즈니는 지난 10월부터 기본 요금제를 월 10.99달러에서 13.99달러로 올렸고, 넷플릭스도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 기본 요금제(월 10.99달러)의 신규 가입을 제한함으로써 광고 없는 요금제의 최저가를 월 15.49달러로 인상했다. 맥스는 지난 7월 14.99달러에서 15.99달러로, 피콕은 9.99달러에서 11.99달러로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년 새 주요 OTT 서비스 가격은 평균 25%나 폭등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국가와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요금이 과하게 비싸다"며 "OTT도 가격을 지나치게 올리는 것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이용하게 만들어 플랫폼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 전략적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결국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OTT 구독료 인상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는 방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거듭된 적자로 사지에 몰린 토종 OTT들조차 눈치를 보고 있다. 요금을 올렸다간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몰리거나 가입자 이탈이 가시화되는 등 후폭풍이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티빙과 웨이브, 왓챠는 지난해 각각 1,192억원, 1,217억원, 555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지만, 이들 업체는 모두 월 7,900원짜리 요금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티빙은 요금제 인상을 타진하며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으나, 여타 토종 OTT들은 요금 인상의 '인'도 꺼내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OTT 업체의 '이중고', 끝나지 않은 '불법 사이트'와의 전쟁
OTT의 고역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콘텐츠에 대해선 중국의 불법 시청이 큰 문제 중 하나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인 더우반에서 우리나라 인기 콘텐츠인 넷플릭스 <이두나!>, JTBC <힘쎈 여자 강남순> 등을 몰래 시청하고 있다"며 "국내 콘텐츠의 불법 유통은 이제 일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는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도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2021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장장 2년간 운영된 바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 대책' 민당정 협의회에서 "누누티비는 월평균 1,000만 명이 접속해 피해액이 5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누누티비의 이용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누누티비 자체는 사이트 URL을 매일 1회씩 차단하는 등 고강도의 정부 압박과 트래픽 비용 부담으로 지난 4월 자진 폐쇄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유사 사이트가 우후죽순 등장하며 정부 제재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현재는 제2의 누누티비라 불리는 '후후티비', '짭플릭스' 등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는 이들 사이트에 대해서도 단속을 시작했으나 별다른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심위는 유사 사이트에 총 17번의 제재를 가했으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들은 URL을 변경해 가며 활동을 계속했다. 방심위의 조사에 의하면 이들 사이트의 누적 접속자 수는 1,900만 명에 달한다.
이에 한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차단하고 있는데, 도움은 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위법 행위자를 모두 검거해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문제는 일선 경찰서에서 이를 담당해 수사하고 검거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는 대부분 해외에 계정을 두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공조 수사'도 필요한 사안이 대부분인데,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문제 인식은 있지만 이를 바로잡을 방안이 마땅치 않아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결국 OTT 업체들은 각종 대행업체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로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일부 불법 콘텐츠 이용자들은 "값이 너무 올라 부담이 커져 어쩔 수 없었다"며 OTT 콘텐츠 불법 이용에 이유를 늘어놓기도 하나, 콘텐츠 불법 이용이 결과적으로 OTT 업체의 수익 개선 압박에 부담을 준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OTT 업체의 요금 체계를 개선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이용자들의 도덕적 결핍도 함께 해소해야 할 문제임을 분명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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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상 화면 의존하면 부정적인 영향 우려돼, "주의력 저하"
대면 vs. 비대면 대화, 뇌와 눈 활동의 차이 유의미
비대면 환경 개선 권고 및 대면 환경의 중요성 재강조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화면을 통한 의사소통, 뇌 활동과 사회적 각성 저하
11월 7일, 이미징 신경과학(Imaging Neuroscience)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컴퓨터 화면을 통해 다른 사람의 얼굴을 관찰할 때, 현실에서 직접 보는 것보다 특정 뇌 활동과 사회적 각성 수준이 낮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화면이 실제 대면을 자주 대체하는 세상에서 교육, 원격 의료 또는 전문적 교류에서 화상 회의 플랫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해당 연구는 가상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으로 앞서 언급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연구진이 가상과 실제 상호 작용의 차이를 감지하기 위해 사용한 뇌 활동 데이터와 사회적 참여에 대한 다중 평가 방법인 멀티모달 방식이 특히 인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상호 작용의 요인 고려 부족하나 가상과 실제 차이 입증
연구 저자는 총 28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안구 움직임, 동공 크기, 뇌전도(뇌파 검사 또는 EEG 사용), 뇌 혈류(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 또는 fNIRS 사용)를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총 3분 동안 서로를 몇 초간 응시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을 번갈아 가며 진행됐다. 실험의 절반은 실제로 마주 보고, 나머지 절반은 실시간 비디오 모니터를 통해 서로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화면에 표시되는 얼굴이 실제와 거의 일치하도록 이미지 크기와 카메라 각도를 조절했다. 각 참가자는 두 가지 유형의 실험을 모두 수행했다.
연구진은 수집된 거의 모든 유형의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가상 실험과 실제 실험 간에 참가자의 뇌와 눈 활동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실제 환경에서 파트너의 눈을 더 오래 응시했고, 가상 환경에서 사람들의 눈은 좌우로 더 많이 움직였으며, 이는 주의가 산만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각성과 감정적 참여를 나타내는 동공 지름은 실제 사람을 응시할 때 더 컸다.
뇌파 데이터에 따르면 얼굴 인식 및 움직이는 얼굴에 대한 민감도와 관련된 일부 뇌 활동은 대면 상황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또한 대면 실험에서 fNIRS 측정 결과, 시각적 주의력, 얼굴 처리 및 시각 자극과 관련된 뇌 부위에서 더 높은 수준의 활동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전의 연구들과 맥락을 같이한다. 4월에 발표된 한 연구 따르면 사람들은 Zoom을 통해 서로 대화할 때 실제보다 유창하지 못하며, 대화를 나누는 횟수도 적었다. 2022년에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는 뇌파를 사용하여 쌍을 이룬 참가자의 뇌 활동이 같은 방에 앉아있을 때보다 화면에서 사회적으로 동기화될 가능성이 작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대면 환경 개선할 수 있으나 대면 상호 작용 여전히 중요해
일각에선 얼굴 인식이 전부는 아니며, 침묵하고 가만히 응시하는 것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상호 작용에 대한 추가적인 실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에선 일반적으로 사회적 상호 작용이 의미하는 것과 비교할 때 매우 정적인 면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는 설명이다. 28명이라는 비교적 적은 표본 규모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화면 밝기나 이미지 해상도와 같은 변수로 인해 참가자가 유리를 통해 보는 것보다 모니터에 집중하기 더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화상 통화에서 작은 조정으로 온라인 연결 경험을 향상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설될 수 있다. 화상 회의는 이미 일상생활에 녹아들었다. 따라서 비대면 활동을 필요 이상으로 줄이기보다는 화상 통화의 단점을 잘 이해하고, 가상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보조 수단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연구진은 화면에 카메라가 내장된 모니터를 사용하면 더 쉽게 눈을 맞추고 더 많은 사회적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비디오 지연 시간과 오디오 결함을 줄이면 참여도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증강 현실 헤드셋이나 구글의 프로젝트 스타라인에서처럼 사람을 3차원으로 투영하는 것도 좋은 해결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진정한 해답은 때때로 대면 상호 작용을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삶은 화면 너머에 존재한다.
It's Not All in Your Head--You Do Focus Differently on Zoom
Virtual meetings and video calls don’t quite stack up to in-person interaction—and a new study proves it
If you’ve ever felt that a Zoom meeting or video call wasn’t scratching your itch for an in-person chat, science is on your side. Staring at another person’s face via a live computer screen prompts lower levels of certain brain activities and social arousal, compared with seeing them in reality, according to a study published last month in the journal Imaging Neuroscience.
In a world where screens now frequently supplant real-life sit-downs, the study hints that there could be social consequences to leaning heavily on video conferencing platforms for education, telemedicine or professional exchanges or in our personal lives. The new research also implies that improvements to virtual communication technology could make a difference.
“This is a very nice study,” says Antonia Hamilton, a social neuroscientist at University College London, who was not involved in the research. The researchers’ multimodal methods—multiple assessments of brain activity and social engagement that they used to detect differences between virtual and real-life interactions—were “particularly impressive,” she adds.
The study authors measured eye movements, pupil size, electrical activity in the brain (using electroencephalography, or EEG) and brain blood flow (via functional near-infrared spectroscopy, or fNIRS) among a total of 28 participants. Grouped into 14 pairs and fitted with electrodes and hatlike fNIRS devices, the participants spent a total of three minutes alternating between staring silently at each other for a few seconds and taking brief rest breaks. In half of the trials, pairs faced each other in person through a transparent pane of glass; in the other half, they did so through a live video monitor. The researchers controlled for image size and camera angle to ensure that the face shown on the monitor closely matched the person’s real-life appearance. Each participant completed both types of trial.
In nearly every type of data collected, the study authors found significant differences between participants’ brain and eye activity when comparing the virtual and real-life trials. People looked at their partner’s eyes for longer in person than virtually. During the screen-based task, people’s eyes moved from side to side more, possibly indicating higher levels of distraction. Pupil diameter, a proxy for social arousal and emotional engagement, was larger among participants during the real-life staring task than when their eyes were directed at a computer monitor. Some electrical activity associated with facial recognition and sensitivity to moving faces was stronger among participants during the in-person task, according to the EEG data. And during the in-person trials, the fNIRS measurements (which are similar to those collected by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or fMRI, imaging) showed higher levels of activity in brain parts related to visual attention, facial processing and visual stimulation.
“We now have a wealth of information” demonstrating that video and real-life interactions are meaningfully different for human brains, says Joy Hirsch, senior author of the new study and a neuroscientist at the Yale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The context of live social interactions matters perhaps more than we thought.”
The findings are further evidence of what other recent research has begun to demonstrate: that virtual interactions may be less socially effective than those that are conducted in person. One study published in April found that people talk to each other less adeptly via Zoom than in real life—they take fewer turns in conversations. (Zoom did not respond to a request for comment.) A different study from 2022 used EEG to find that paired participants’ brain activity is less likely to sync up across a screen than when they are sitting in the same room.
“It’s reassuring to see that there’s an effect” across all these new measurements, says Guillaume Dumas, a computational psychiatry researcher and cognitive neuroscientist at the University of Montreal. Dumas was one of the authors on the 2022 EEG study but wasn’t involved in the new research. The novel results echo much of what Dumas’s previous work showed but also add to a specific understanding of how video calls change face perception—“which is an important aspect of our social life,” he says.
Yet facial perception isn’t everything, and Dumas notes that he would’ve liked to see tests of more active interaction rather than just silent, still staring. In the new study, he explains, “we are dealing with something that’s very static, compared to what we usually mean by social interaction.”
Jennifer Wagner, a developmental cognitive neuroscientist at the College of Staten Island, City University of New York (CUNY) and the CUNY Graduate Center, who also wasn’t involved in the new study, agrees. “While the results are compelling and contribute to our understanding of face processing, future work will be needed to determine if these differences between ‘in real life’ and ‘on-screen’ remain in conditions when faces are socially interactive,” Wagner says.
Other limitations include the relatively small sample size of 28 participants, Hirsch notes. Wagner adds that not all of the EEG data were in complete agreement. And it’s difficult to account for every factor of difference between looking at a screen and looking through clear glass: there is the possibility that variables such as screen brightness or image resolution made it harder for participants to focus on the monitors than through the glass, Dumas suggests. Yet those things are true in actual video calls as well—which implies that perhaps small, scientifically informed adjustments could boost our experience of connecting online.
The video meeting “is with us forever and ever,” Hirsch says—adding that her research obviously isn’t a reason to avoid such calls altogether (nor necessarily to ban remote work, which has its own benefits). Instead she hopes it will help people better understand the deficiencies of video calls and serve as an impetus to improve virtual communication. “One of the take-homes is that we can identify limitations of this technology and use it accordingly,” she says.
Perhaps monitors with cameras integrated into screens could enable easier eye contact and more social synchronicity, Hirsch says. Reducing video latency and audio glitches might improve engagement, according to Dumas. Augmented reality headsets or more three-dimensional projections of people (as in Google’s Project Starline) could be additional high-tech ways of addressing the problem, he says.
And perhaps the real answer lies in acknowledging that sometimes there’s no replacement for face-to-face interaction. Life, after all, exists beyond our screens.
로봇이 인간 CEO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대부분 전문가 고개 '절레'
AI는 패턴 인식만 잘할 뿐, 정성적 영역은 인간 대체할 수 없다
AI 활용한 단순 업무 자동화도 현실적인 문제에 가로막혀 있는 상황
최근 폴란드에서 AI(인공지능)를 탑재한 인간형 로봇이 기업 CEO를 맡아 화제다. 해당 기업의 회장은 인간형 로봇이 AI 기술을 앞세워 정확하고 빠르게 기업 경영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등 CEO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업계 및 학계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같은 AI CEO는 단지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AI 기술력으로는 정해진 패턴을 발견하는 데 이점이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기업의 미래 향방과 관련한 복잡한 의사결정의 경우 직관, 창의성, 고도의 논리적 추론력 등 정성적 능력을 요구로 하는 만큼 인간이 아닌 경우에서야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같은 맥락으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완전히 차지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자동화될 수 있는 업무를 제외하면 인력 구성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지금 당장 AI 부품 수급이 불균형 상태에 있는 데다, 여전히 고질적인 오류가 출력되는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도 남아 있는 만큼 인간의 일부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폴란드 주류기업 딕타도르, AI 휴머노이드 '미카' CEO로 임명
최근 AI의 일자리 대체 문제로 떠들썩한 가운데, 미국 언론 매체 폭스비즈니스에서 '미카, 세계 최초 AI 휴머노이드 로봇 CEO가 되다'라는 기사를 통해 세계 최초로 AI를 CEO로 임명한 기업의 사례가 재조명됐다.
폴란드 주류기업 딕타도르(Dictador)는 지난 9월 '미카'라는 이름의 AI 탑재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을 CEO로 임명한 바 있다. AI는 편견 없이 이성적인 선택만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후 약 한 달,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미카는 회의 진행 외에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이사회 결정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재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는 'Mika AI CEO'라는 미카의 공식 계정도 있다.
미카의 개발은 홍콩에 기반을 둔 로봇기업 핸슨로보틱스가 맡았다. 핸슨은 국내에서도 낯설지 않은 기업으로, 2016년 미카의 언니 격인 소피아를 개발해 화제를 일으킨 기업이다. 핸슨 로보틱스의 CEO 데이비드 핸슨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진정으로 안전하고, 선한 AI를 만들기 위해선 AI에게 사람을 배려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확신한다"며 "AI의 인간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카 AI, 인간 CEO의 연역적 추론은 대체하지 못할 것
다만 폭스비즈니스는 AI가 인류 대부분의 일자리를 빼앗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특히 미카 AI의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에 주목했다. 미카 AI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람 대신 광범위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딕타도르의 마렉 졸드로브스키 회장은 "단순 마케팅을 위해 미카를 임명한 게 아니다"라며 "실제 회사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AI 전문가들은 미카의 기술력이 인간 CEO를 대체할 수준은 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AI의 기술력은 다소 복잡해 보이는 데이터 안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귀납적인 알고리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복잡한 현실 속에서 기업의 중장기 미래 향방을 결정하기 위해선, 단순 패턴 발견을 넘어 현실 상황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인간의 정성적·연역적 추론 능력만이 빛을 발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AI 전문가는 "챗GPT로 인해 생성형 AI 등에 대한 각종 억측이 난무하지만, 챗GPT가 기반하고 있는 LLM 모델과 구성 방식을 고려한다면 미카를 포함한 생성형 AI는 기존 자료를 재구성하는 업무 등을 자동화하는 데 특화됐을 뿐, 고도의 논리적 추론, 창의성, 직관, 혜안이 필요한 분야는 여전히 고급 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AI 반도체 공급 부족, 환각 문제도 풀어야 할 문제
학계에선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긴커녕, 인더스트리에 초기 도입되는 과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매사추세츠공대(MIT) 커넥션 사이언스 연구소 소속의 더글라스 킴 연구원은 "현재 오픈AI나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생성형 AI 서비스들을 내놓고 있으나, 이같은 상황과 대조적으로 현재 대다수의 기업은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해당 서비스를 활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로 작동하는 GPT-4의 경우, 관련 계산을 수행하는 데 엄청난 양의 컴퓨팅 파워가 요구되는 만큼, 이에 걸맞은 고성능·고용량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이를 AI 반도체라고 하는데, 최근 생성형 AI 열풍이 불면서 반도체 AI에 대한 수요가 쏠려 정작 해당 수요를 충족시킬 정도의 반도체 공급에는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 IT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엔비디아가 주문받은 AI 반도체를 기업에 전달하는 데 2~3개월 정도 걸리고 있으며 해당 기간도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어 LLM의 고질병인 '환각(Hallucination)'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AI에 있어 환각이란 AI가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사실처럼 꾸며서 답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잘못된 데이터를 학습하거나 주어진 단어를 기반으로 다음에 위치할 단어를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생성형 AI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나타난다. 즉 생성형 AI가 아무리 빠르고 효율적으로 결괏값을 출력한다고 하더라도, 그 출력물을 완벽히 신뢰하긴 어려운 만큼 AI를 활용한 업무 수행에 있어서도 여전히 전문성이 있는 인력은 존재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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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본업' 이동통신 매출 성장 3% 미만에 그쳐 가파른 성장세로 전체 매출 중 비중 늘려가는 비(非)통신사업 글로벌 기업 아마존, IDC 이중화 의무 앞두고 국내 시장에 '눈독'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가 기존 유무선 통신 사업의 꾸준한 매출 증가와 함께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에 힘입어 우수한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업인 통신 3사가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세 둔화와 통신비 인하 압박 등을 이유로 수익 다변화를 위해 애써 온 비(非)통신 영역 서비스 확대가 조금씩 성과를 거두는 모양새다.
SK텔레콤 클라우드 사업 매출 성장세 40% 육박
통신 3사가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3분기 이동통신 매출은 2조6,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1조7,081억원)와 LG유플러스(1조5,870억원) 역시 각각 1.6%와 2.7% 증가에 그쳤다. 해마다 3% 미만의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반면 통신사의 비통신 사업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IDC는 최대 40%에 가까운 고성장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IDC란 기업 등의 데이터를 저장 및 관리해 주는 ‘데이터 은행’ 역할의 시설을 의미한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경기도 성남시에 IDC 분당2센터를 개소한 후 올해 2분기 IDC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2% 늘어난 494억원을 기록했고, 3분기는 53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32.5% 성장했다.
LG유플러스도 올해 3분기 데이터 센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한 827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경기도 안양시에 2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IDC를 비롯해 총 6곳의 IDC를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경기 안양시에 두 번째 초대형 데이터 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새로운 데이터 센터가 개소도 하기 전에 12개 전산실의 예약이 모두 마감된 상태”라고 전했다.
최근 정부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DX)을 서두르면서 클라우드 사업도 함께 급성장을 기록 중이다. 클라우드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데이터 기반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등 각종 인프라를 제공하는 가상 온라인 공간을 말한다. KT는 정부 및 기업의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AI 등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 부담이 커질 것을 일찌감치 내다보고 지난해 4월 클라우드 사업을 독립 출범했다. KT클라우드는 올해 3분기 매출 1,93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보다 34.5% 늘어난 성적을 거뒀다.
IDC 확충으로 체질개선 속도 높이는 이통 3사
이같은 IDC 및 클라우드 사업의 고성장은 그간 통신 3사의 ‘캐시카우’로 여겨지던 이동통신 매출의 저조한 성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3사 모두 비통신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통신사들은 향후 성장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며 투자를 확대하는 등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유선 통신 사업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경기 양주시에 일곱 번째 IDC를 건설 중이다. LG유플러스 역시 2027년을 목표로 새로운 IDC를 오픈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KT클라우드는 출범 1년 만인 올해 5월 기업 가치를 4조원대로 인정받으며 6,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어 6월에는 한전KDN과 에너지 클라우드 사업 협력에 나서는 등 공공 클라우드 분야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통신 3사의 체질 개선과 관련해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챗GPT 등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전 세계에 AI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AI 학습에 쓰일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할 IDC를 찾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며 “2000년대 초반에 IDC 사업을 시작해 충분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통신사들은 적극적으로 기업 유치에 팔을 걷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먹통 후 1년, IDC·클라우드 중요성↑
국내에서 IDC와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결정적 계기로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카카오의 서비스 중단 사태가 꼽힌다. 당시 SKC&C의 판교 IDC 화재로 이곳 IDC에 입주한 모든 서비스가 중단됐고, 카카오에서는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T,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다수의 서비스가 사상 초유의 ‘먹통’ 사태로 이어지며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카카오와 네이버 같은 부가통신사업자에 IDC 이중화 작업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IDC 이중화를 위해서는 동일한 서버를 2개 이상 운영해야 하는 만큼 관련 기업들의 추가적인 서버 설치가 불가피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규모 IDC를 운영하는 통신사에 데이터 분산 수요가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DC와 함께 클라우드 전환 수요 역시 증가할 전망이다. IDC를 이중으로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중소기업은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산하는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15%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자, 아마존의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에 58억8,000만 달러(약 7조8,5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AWS는 급증하는 국내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해 데이터센터를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KT와 NHN, 메가존, 네이버 등 국내 다수의 통신 사업자가 클라우드 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독립 법인을 만들고,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기존 IDC를 보유하고 있던 기업들에 더 큰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DX 시대를 맞아 IDC 및 클라우드 시장 확대는 이미 시작된 상태”라며 “카카오 먹통 사태에서 시작된 당정의 이중화 입법이 완료되면 이들 사업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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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챗봇 '그록', 시니컬하면서도 재치 갖췄다
아마존의 드론 배송 서비스, 아직 갈 길 멀어
트위치, 닌텐도 스위치 앱 서비스 종료
[실리콘밸리]는 Wellfound Inc(전 Angel.co)에서 전하는 해외 벤처업계 동향을 담았습니다. Wellfound Inc는 실리콘밸리 일대의 스타트업에 인사, 채용, 시장 트렌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기관입니다.저희 벤처경제(Ventue Economy)와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이번 주 이슈 요약
엔비디아의 대학 후원: 플로리다대학(the University of Florida, UF)이 엔비디아의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 말라초우스키(Chris Malachowsky)와 미국 주 정부로부터 총 1억5천만 달러(약 1,966억6,188만원)를 후원받아 데이터 과학 및 IT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말라초우스키홀(Malachowsky Hall)을 이달 완공했습니다. 말라초우스키홀은 데이터 과학 및 인공지능(AI)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현재 UF는 말라초우스키 공동 CEO(최고경영자) 및 엔비디아의 지원으로 미국에서 유일하게 모든 학생들에게 AI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며, 학문 간 협력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무인 드론 배송 시대, 아직 멀었나: 아마존의 '무인 드론 배송 프로젝트'가 발표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당초 기대에 못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텍사스의 컬리지 스테이션(College Station) 근처에서는 드론 배송이 활성화돼 있으나, 그마저도 기술 및 운영 상의 한계 등으로 인해 내구성이 뛰어난 캔 수프 등으로 배송 물품에 제약이 있습니다. 아울러 무인 드론의 무게와 크기, 날씨 및 배송 조건에 대한 제약 등도 프로젝트의 성공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아마존의 고객들마저 무인 드론 프로젝트의 실용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아마존은 무인 드론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지만, 비전과 실행 간의 격차가 명백해 보입니다.
AI를 향한 IBM의 뜨거운 관심: 미국 글로벌 IT 기업 IBM이 생성형 AI를 다루는 기업들에 다양하게 투자하기 위해 5억 달러(약 6,551억3,750만원) 규모의 벤처 펀드인 'AI 벤처 펀드(AI Venture Fund)'를 결성했습니다. AI 벤처 펀드를 통해 IBM은 미국 AI 분야의 책임 있는 혁신을 지원하고, 자사 내에서도 AI에 대한 혁신적인 활용을 도모할 예정입니다. 앞서 IBM은 오스틴에 본사를 둔 미국 AI 스타트업 히든레이어(Hidden Layer)에 5,000만 달러(약 655억1,000만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에 참여한 바 있으며, 지난 8월엔 오픈소스 AI 플랫폼 허깅 페이스(Hugging Face)에 총 2억3,500만 달러(약 3,078억9,700만원) 규모의 시리즈 D 자금 조달 라운드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비서도 직접 만들 수 있다: 오픈AI가 개발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생성형 AI 툴로 '어시스턴트 API(Assistants API)'를 선보였습니다. 개발자들은 어시스턴트 API를 활용해 직접 본인 업무에 최적화된 '비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서는 외부 지식을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챗GPT와 같은 오픈AI의 생성형 AI 모델에도 액세스할 수 있습니다. 어시스턴트 API는 파이썬(Python) 및 코드 인터프리터(Code Interpreter)를 기반으로 구동되며, 현재 베타 버전으로 모든 개발자들에게 오픈소스 형식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내 상사가 AI라고?: 폴란드 주류기업 딕타도르(Dictador)가 미국 로봇 제조기업 핸슨로보틱스(Hanson Robotics)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미카(Mika)를 CEO로 선정해 화제입니다. 딕타도르는 미카가 CEO로서 전사적 의사결정 등 중대한 업무들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대부분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렌스 사이모네티(Lauren Simonetti) 폭스비즈니스(Fox Business) 기자는 자신의 칼럼에서 "미카는 사람과의 대화 중 '상당한 지연'이 있었다"며 "거리에서의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로봇 CEO는 단지 기계에 불과할 뿐, 인간 고유의 연역적 추론 능력을 대체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입장이 대다수였다"고 밝혔습니다.
회의록 정리도 AI가: 협업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피그마(Figma)가 업무 회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첫 번째 AI 서비스인 피그잼 AI(FigJam AI)를 내놨습니다. 오픈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피그잼 AI는 사용자가 간단한 프롬프트를 입력하기만 하면 회의 안건, 조직도, 플로우 차트 등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정리해 줍니다. AI 인터페이스는 반짝이는 효과 아이콘으로 표시되며, 챗GPT 스타일로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것은 물론, 정렬 및 요약 옵션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의 AI 침공기: 유튜브가 유저들에게 영상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챗봇 AI를 실험 중입니다. 이 챗봇은 영상에 대한 유저의 질문에 답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관련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는 영상 댓글을 AI 기반으로 분리하는 서비스도 실험 중에 있습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구글이 서비스 전반에 AI를 통합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탈중앙화 SNS: 미국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업 모질라(Mozilla)가 탈중앙화 소셜미디어 네트워크 서비스 '페디버스(fediverse)'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기존 소셜 네트워크 시장을 장악한 메타(Meta), 스냅(Snap), 틱톡(Tiktok) 등의 이윤 중심 대기업과는 달리 모질라(Mozilla)는 오직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춰 비즈니스를 전개하고자 합니다. 모질라는 현재 소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페디버스에 대한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사용자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개발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제 돈 내고 게임하세요: 2024년 1월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대부분 직원인 23만8,000명을 대상으로 무료 제공되고 있는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Xbox Game Pass Ultimate) 혜택이 중단됩니다. 엑스박스 직원들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내부 스토어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12개월 패스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사내 채팅 플랫폼을 통해 강력하게 반대 의견을 피력했고, 결국 엑스박스 CEO 필 스펜서(Phill Spencer)가 상황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번 혜택 중단 결정은 엑스박스 게임 패스 요금 인상과 함께 이뤄졌습니다.
유머 탑재 챗봇: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인 xAI가 내놓은 새로운 챗봇 '그록(Grok)'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그록이 기존 대규모언어모델(LLM)과 달리 틀에서 벗어나 다소 반항적이며 유머가 섞인 대답을 내놓는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또 X(옛 트위터)의 텍스트 데이터에 실시간으로 접속해 최신 답변을 내놓는 것이 챗GPT, 바드, 라마2 등의 경쟁 LLM 모델 대비 크게 차별화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위치 오프: 미국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에 탑재돼 있던 트위치 앱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앱을 다운로드 한 사용자의 경우 2024년 1월 31일부로 엑세스가 거부될 예정입니다. 2021년 말 출시된 해당 앱은 유저들 사이에서 스트리머의 방송에서 채팅을 볼 수 없다는 등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또한 스트리머에게 후원하려면 스위치가 아닌 다른 디바이스를 사용해야 했으며, 자신의 게임 플레이를 스트리밍하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트위치 고위 관계자는 "최근 트위치 앱을 닌텐도 스위치에서 제거하기로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지만, 그럼에도 닌텐도는 여전히 트위치와 소중한 파트너 관계며, 스위치 커뮤니티가 트위치 및 스트리머에게 제공한 모든 지원에 감사한다"고 전했습니다.
민트 서비스 종료: 개인 맞춤 재무관리 앱 민트(Mint)의 서비스가 전면 중단됩니다. 기존 서비스를 종료하는 대신 더 큰 모바일 앱인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에 새롭게 합병한다는 구상입니다. 민트 사용자들은 2024년 3월 23일부로 더 이상 액세스할 수 없게 되며, 해당 날짜 이전에 크레딧 카르마로 마이그레이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크레딧 카르마에선 지출 및 순자산 추적 등 민트의 일부 기능이 유지되지만, 월간 예산 설정 및 사용자 지정 카테고리 설정 등은 사라질 예정입니다.
당신의 직업 특성은 무엇인가요?
미국 심리학 연구소인 '이미지너리 인스티튜드(Imagenary Institute)'가 IT 업계 종사자들을 '일의 선호도'를 기반으로 아홉 개의 페르소나로 나눴습니다. 이미지너리 인스티튜드는 IT 업계 종사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습니다. "당신은 원격 근무의 자유를 추구하는 아바타(Avatar)인가요? 아니면 출근 또는 사무실 생활을 열망하는 '커뮤니티 탐구자(Community-seeker)'인가요? 그것도 아니라면 원격과 대면 근무를 번갈아 하는 '통합자(Integrator)' 또는 영원히 사무실 생활을 벗어나려는 '반항자(Rebel)'인가요?"
학위보다는 실력이 우선
올해 실시된 새로운 조사에 따르면 거의 절반의 기업이 일부 포지션에 대해 높은 학위 요구를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대신 기업들은 시간 관리, 전문성 및 비판적 사고와 같은 수요가 높은 스킬 셋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I가 나 대신 잡 어플라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줄리안 조셉(Jullian Joseph)이 AI 기반 구직 자동화 툴인 레이지어플라이(LazyApply)를 활용해 5,000개의 포지션에 취업 신청을 넣은 결과, 20개의 면접 기회를 얻었지만 최종적으로는 계약직만 오퍼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물 코드 해독
과학자들이 고양이, 돼지의 발성 및 표정 등 개체 간 의사소통을 분석하기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을 통해 동물의 감정 상태를 해독하고, 농장의 관리 상태를 개선하고, 개체 보존을 돕겠다는 구상입니다.
틱톡을 커리어 코치로
틱톡이 Z세대를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틱톡은 Z세대의 쇼핑, 검색, 뉴스, 심지어 직업 조언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웰파운드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절반이 틱톡에서 커리어 조언을 얻고 있으며, 학교 선생님보다 틱톡 인플루언서들의 동영상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5년 내 주 4일 근무 현실화?
미국에서 점점 더 많은 근로자들이 5년 내에 4일 근무제가 일반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아가 이들 대부분이 4일 근무를 위해 더 긴 근무 시간, 원격 근무, 근무 삭감 등을 기꺼이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업계 소식
글로벌 지식 커뮤니티이자 미국판 '네이버 지식인'인 쿼라(Quora)가 자체 개발한 AI 챗봇 '포(Poe)'가 사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Poe가 원조 AI 챗봇인 챗GPT 프로의 강력한 경쟁서비스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마이스페이스(Myspace) 창립자인 크리스 드월프(Chris Dewolfe)가 셀카를 사용해 콘텐츠를 개인화하는 비디오 생성형 AI인 플라이 랩스(Plai Labs)를 소개했습니다.
미국 AI 스타트업인 패브릭(Fabric)이 AI를 기반으로 개선된 파일 시스템과 워크 스페이스를 제공해 유저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모바일 앱을 출시했습니다.
미국 AI 스타트업 린디(Lindy)가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을 넘어 실제 '직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생성형 AI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그 외 소식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비즈니스 뱅킹 스타트업 Sock이 시드 펀딩으로 280만 달러(약 36억8,194만원)를 투자받았습니다.
런던 기반의 블록체인 결제 플랫폼 듀(Due)는 시드 펀딩으로 330만 달러(약 43억3,943만원)의 자금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제공 기업 코페르니쿠(Coperniq)는 시드 라운드에서 400만 달러(약 52억6,364만원)의 자금을 투자받았습니다.
메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부동산 중개 플랫폼 제공업체 파이널 오퍼(Final Offer)는 시리즈 A 라운드에서 500만 달러(약 65억8,025만원)의 자금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메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에너지 회사 어클라리티(Aclarity)는 시리즈 A라운드에 1,600만 달러(약 210억5,119만원)를 투자 받았습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데이터 모니터링 툴 개발기업 클라우드퓨즈(Kloudfuse)는 2,300만 달러(약 302억6,109만원)의 자금을 투자받았습니다.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AI 기반 클라우드 비용 최적화를 연구하는 스타트업 캐스트 AI는 3,500만 달러(약 460억4,862만원)의 자금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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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농업 부문 VC 투자 감소하면서 자금조달 어려워져
에어로팜, 앱하비스트 등 동종 업계 스타트업 파산 신청도
바워리도 지난달 2차 구조조정에 이어 신규 농장 가동 연기
수직농업 스타트업 바워리 파밍(Bowery Farming·이하 바워리)이 재정적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구글벤쳐스(GV)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 등으로부터 3억 달러(약 4,000억원)를 투자받기도 했지만 애그테크(AgTech) 분야의 투자 부진으로 기업 가치가 하락하고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2년 새 투자금 3배 이상 감소, 기업가치 85% 하락
애그테크 분야에서 유망기업으로 인정받아 온 바워리는 2015년 설립 이래 GV, 제너럴 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 테마섹 등 주요 VC로부터 7억 달러(약 9,150억원) 이상을 조달했다. 지난 2021년에는 미국 최대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트리니티자산운용(Trinity Asset Management) 등이 참여한 투자자 그룹으로부터 15억 달러(약 19조6,000억원)의 신용공여를 확보해 실내농장 네크워크를 성장시켰다.
이어 지난달에는 시리즈 D라운드를 통해 8,500만 달러(약 1,1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다만 이는 당초 목표액인 2억2,000만 달러(약 2,86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바워리는 지난 2021년 피델리티자산운용(Fidelity Management & Research, FMR)이 주도한 시리즈 C1라운드에서 3억2,000만 달러(4,100억원)를 확보했지만 2년 새 투자금이 3배 이상 감소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지난 10월 바워리는 1차 감원에 이어 5개월 만에 2차 감원을 실시했다. 구조조정의 범위와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마케팅과 경영 부문에 대한 감원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당초 올해 1분기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던 조지아와 텍사스의 농장 2곳의 가동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수직농업과 같은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에서의 투자가 크게 악화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애그테크 분야의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FMR은 현재 바워리의 기업가치를 23억2,000만 달러(약 3조3,000억원)로 평가했다. 지난 2021년 시리즈 C1라운드 당시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2년새 85% 이상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바워리는 시리즈 D라운드를 마친 후 "이번 라운드에는 기존 투자자가 일부 참여했다"며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은 바워리의 비즈니스 원칙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파트너들의 지속적인 신뢰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투자사들 "바워리 재정 위기로 이자 상환 어려워"
이런 가운데 KKR 어드바이저는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3분기 어닝콜에서 "직전 분기 바워리가 이자 상환 방식을 PIK(현물 지급)로 전환했다"며 "현재 대출금이나 이자를 상환하지 못할 재정적 위기에 노출된 상태로 여신거래약정을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리니티자산운용도 11월 1일 발표한 3분기 어닝콜에서 동일한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바워리의 이자 미계상(non-accrual) 상태는 9월 30일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지난달 시리즈 D라운드를 통해 조달한 8,500만 달러(약 1,100억원)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바워리는 "현재 KKR를 비롯한 대출기관들과의 계약에 따라 이자비용을 집행하지 않았다"며 "당초 예산에 편성된 이자비용이 집행되지 않으면서 이자 미계상 상태로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출금을 상환하고 있으며 채권자들과의 관계도 좋다"며 "대출기관의 우려와 달리 지난 3분기 신용공여 원금 1,500만 달러(약 196억원)를 상환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바워리의 대출담보 추정가치가 급락하면서 공정가치도 하락했다. 공정가치는 대출기관이 해당 기업에 대한 채권투자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매 분기 공시한다. 올해 3분기 KKR는 바워리에 대한 채권투자의 비용 대비 공정가치를 22%로 평가했다. 이는 이자 미계상 상태가 아니었던 2분기 81%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바워리에 대한 채권투자 비중이 작은 트리니티는 2분기 비용 대비 공정가치를 99%로 평가했다.
최근 자금조달 시장이 경색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실내농업 부문에서 철수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실내농업 부문의 VC 투자액은 2억7,550만 달러(약 360억원)로 전년 동기 21억 달러(약 2,700억원) 대비 87% 감소했다. VC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실내농업 기업이 벤처기업 수준의 투자와 수익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내농업은 자본 집약적인 산업으로 초기 단계부터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고정경비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자비용이 늘어날 경우 재정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피치북의 애널리스트 알렉스 프레드릭(Alex Frederick)은 "실내농업은 매우 자본 집약적인 산업"이라며 "그동안 이 부문 기업들은 생산시설의 설치, 확장, 운영을 위한 비용을 투자자들에게 과도하게 의존해 왔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실내농업 기업인 에어로팜(AeroFarms), 앱하비스트(AppHarvest), 카레라(Kalera) 등은 파산법 제11조에 따라 파산보호신청서를 제출했다.
바워리 "생산·비용·상업적 측면에서 견고한 상태"
채권 등 부채에 변동금리를 적용받은 바워리도 1년새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났지만, 실내농업 부문의 경쟁사들보다는 나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여전히 매장에서 바워리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기존 농장들도 건재하다. 현재 바워리는 농장 5곳을 운영 중이며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 아마존 프레쉬(Amazon Fresh), 앨버슨(Albertsons) 등 글로벌 식품 체인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바워리의 마이클 린턴(Michael Lynton) 이사는 "바워리의 운영체계는 생산, 비용, 상업적 측면에서 매우 안정적이며 견고하다"며 "다양한 유통경로를 통해 소매업계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바워리는 스스로를 미래농업의 아이콘으로 홍보해 왔다. 바워리는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며 물 사용량도 전통 농업기술 대비 10% 수준으로 절감했다. 크리스피 리프(crispy-leaf) 상추와 같이 신품종을 독점 개발했고 지난해에는 딸기 수확 로봇을 개발한 스타트업 트랩틱(Traptic)을 인수하기도 했다. 한편 트랩틱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루이스 앤더슨(Lewis Anderson)은 인수 이후 바워리의 로보틱스 총괄책임자로 선임됐지만 현재는 바워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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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40% 할인 '광고형 요금제' 패키지 수주 내로 출시 예정
가입자 수 늘려 광고 단가 띄우고, 가격 인상 불만 잠재우는 '일석이조'
최근 들어 '연간 요금제' 설문 실시한 넷플릭스, 장기 이용자 확보 전략 세우나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 맥스가 '패키지 상품'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 두 회사가 통신업체 버라이즌을 통해 기존 월 요금(17달러)보다 저렴한 10달러 전후 광고형 요금제 묶음 상품을 수주 내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할인 혜택'을 내세워 기존 이용자 이탈을 막고, 신규 이용자 유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양상이다.
'할인 혜택'으로 이용자 붙잡는다
현재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는 월 6.99달러, 워너브라더스의 OTT서비스 디스커버리 플러스는 월 9.99달러다. 두 서비스의 결합 상품 가격이 월 10달러선에서 형성될 경우 할인율은 약 40%에 달한다. 이처럼 대형 OTT 플랫폼이 손을 잡을 경우, 특정 OTT 플랫폼의 콘텐츠를 시청한 후 금세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유목민 소비자'를 붙잡아둘 수 있다.
특히 가입자 성장세가 중요한 광고형 상품을 패키지로 엮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광고 요금제의 가입자 수는 광고주들을 끌어들이고, 채널의 광고 단가를 결정하는 지표다. 지난 7월 스펜서 노이만 넷플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주 "광고 수익이 주목할 만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 수익이 올해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발언한 바 있다. 만약 결합 상품을 통해 광고 요금제 가입자가 증가할 경우 골칫거리였던 광고 요금제의 수익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계정 공유 단속 정책으로 실질적인 요금 인상을 단행한 넷플릭스의 경우, 할인율이 높은 결합 상품을 통해 이용자 불만을 일부 잠재울 수도 있다. 이어지는 수익성 개선 조치로 지친 소비자에게 '혜택'을 앞세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 월트디즈니는 훌루, ESPN+, 디즈니+ 등 자체 온라인 OTT 3개 패키지 상품을 월 12.99달러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 소비자 발길을 붙잡아두고 있다.
넷플릭스, '연간 요금제' 설문 실시
이외로도 넷플릭스는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연간 요금제' 이용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넷플릭스는 최근 일부 구독자에게 '넷플릭스 설문조사 참여 요청'이라는 제목의 설문조사 이메일을 보냈다. 해당 설문의 5점 척도 조사 중에는 '연간 구독으로 이용료가 저렴해진다면 서비스 연간 구독 시작을 고려한다'는 질문이 포함돼 있었다.
연간 요금제는 구독료 1년 치를 한 번에 내는 장기간 구독 상품이다. 티빙, 웨이브, 디즈니+ 등 대다수 OTT 업체는 12개월 치 월 이용료에 일부 할인을 적용해 연간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관련 설문이 진행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국내외 주요 OTT와 같이 연간 요금제 출시를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OTT 플랫폼 입장에서 연간 요금제는 유료 가입자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효자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OTT는 케이블TV, 인터넷TV(IPTV) 등과 달리 2~3년 의무 약정이 아니다. 이용자는 볼 만한 콘텐츠가 없으면 언제든지 구독을 해지할 수 있다. 이는 OTT가 구독자에게 '킬러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당장 다음 달 매출이 휘청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약 넷플릭스가 연간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장기간 고정 가입자와 매출을 유지하며 이 같은 '구독 해지' 리스크를 일부 경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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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내년도 정부 예산안' 본격 심사, 쟁점은 대폭 삭감된 R&D 예산
과기계 "시급성 우선으로 필요한 부분만 복원", 정부에 관점 변화 주문
중복투자 및 좀비기업 만연, 이런 풍토 조성한 연구비 집행 방식 바꿔야
대폭 삭감된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두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여당은 나눠 먹기와 중복 등 비효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예산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반면, 야당은 졸속으로 만들어진 예산안에 동조할 수 없다며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과학기술계에서도 예산 삭감이 연구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과기계에 만연한 관행의 근본 원인이 정부 제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 "모든 성과 허사로 만들 수도", 여당 “일부 예산 증액 가능성 있다”
국회가 이번 주부터 656조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12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주 종합정책질의를 마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번 주부터 소위원회 심사를 진행한다. 14~17일엔 감액 심사, 20~24일엔 증액 심사에 나선다. 이후 30일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하는 게 목표다. 이번 심사의 최대 쟁점은 정부가 국가 건전재정 확보를 이유로 대폭 삭감한 R&D 예산이다.
정부가 제시한 내년도 R&D 예산안은 25조9,1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삭감된 수준이다. 당초 올해 6월 마련된 예산안은 2023년도 24조9,392억원에서 2% 증가한 25조4,351억원으로 편성됐으나, 지난 8월 최종예산안에서는 대폭 삭감된 바 있다. 지난 6월 28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나눠 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따른 것이다.
정부 R&D 예산안을 보면 기초연구(-6.2%), 정부출연연구기관(-10.8%) 관련 예산이 크게 줄었고, 4대 과기원 주요사업비도 약 12% 삭감됐다. 노벨과학상급 기초연구 성과를 키우겠다는 목표로 2011년 설립된 IBS 주요사업비 역시 올해 2,104억8,600만원에서 내년 1,82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야당은 정부가 비효율성 제거를 명분으로 명확한 기준도 없이 삭감 결정을 내렸다며 강력한 제동을 걸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R&D 사업을 제로(0) 베이스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지 단 4일 만에 비효율적인 부분을 골라내 5조원이 넘는 예산을 잘라낸다는 것 자체가 졸속이라는 주장이다. 또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원들이 연구 현장을 떠나고 해외로 가거나 다른 직업을 알아보는 상황에 대한 문제점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4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도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 없는 삭감은 이제까지의 연구 성과를 허사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반면 여당은 건전 재정에 기반한 정부안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과학기술계와 학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일부 R&D 예산의 경우 증액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기초 원천 기술연구와 인재양성 관련 부분 등에 대해서는 증액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춰지면'이라는 전제를 걸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이번에는 구조조정 원칙을 고수하고, 2025년 예산안부터 복원폭이 넓혀 나가겠다는 입장으로 해석했다.
과기계, 이번 심의에 마지막 희망 걸었다
전례 없던 규모의 R&D 예산 삭감에 연구 현장은 현재까지도 거센 반발과 함께 당장 내년부터 불어닥칠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학기술 분야와 학계는 이번 국회 예산안 심의 절차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이들은 정부 R&D 예산만큼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배제한 국가 대계 차원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전면 복구가 당연하지만, 굳이 손을 대야 한다면 시급성을 우선으로 필요한 부분만 복원하는 선택과 집중 방식의 관점 변화도 주문했다.
현재 과기계는 국가 미래 성장 단초인 기초연구에 대한 안정적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초 R&D 예산 삭감 전에는 내년부터 NST 산하 각 출연연이 차세대 미래 연구를 위해 총 1,168억원 규모의 신규 과제 50개를 추진할 예정이었다. △가속팽창하는 우주 원리에 관한 연구(한국천문연구원·11억4,000억원)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EARTH 기술개발(한국건설기술연구원·20억원) △과학기술정보 서비스를 위한 거대 초지능 기술연구(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14억원) 등 의미가 큰 것이었는데 예산 삭감으로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정부 R&D 예산 삭감이 신진 연구자들의 연구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과기계는 25개 과학기술 출연연에서만 1,200명이 넘는 신진 연구자가 감원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뿐 아니라 기존 연구자들의 인건비 삭감도 불가피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출연연의 한 연구자는 “출연연의 R&D 예산을 깎는 건 사실 임금을 깎는 것과 같다”며 “우리를 불필요하고,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면서 여기 몸담고 있는 사람들도 박탈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사기업보다 처우가 좋지 않아도 국가출연연구소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 동기마저 뺏긴 상황에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국내 연구 풍토 먼저 개선해야
하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동안 적지 않은 거품이 끼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5년간 국가 R&D 예산은 10조원 이상 급증했고, 연구비 배분 방식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100억원대 정부부처 과제를 200여 개 기업에 나눠준 사례도 있었는데,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R&D 지원이 아닌, 중소기업 보조금이라는 웃지못할 이야기까지 돌았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육성을 이유로 중소기업 예산 배정을 확대하면서 지역·성별·연령별로 연구비를 배분해 R&D 포퓰리즘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으며, 대북사업 관련 중소기업들이 R&D 과제를 중복으로 따낸 사례도 속출했다.
더 큰 문제는 매년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 연구 경쟁력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산업에서 패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AI 비즈니스 역량은 그간 R&D 부문에서 축적해 온 경쟁력 대비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데이터분석 업체 토터즈가 발표한 ‘글로벌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 세계 62개국 중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은 6위로 나타났다. AI 경쟁력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기술과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바꿔내는 비즈니스 역량 부문은 여전히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반적 평가는 6위지만 ‘사업화(Commercial)’ 부문은 8.3점으로 18위를 기록, 평가 부문 중 가장 저조했다. 사업화 경쟁력은 전체 부문에서 7위를 기록한 이스라엘(40.5점)의 5분의 1 수준이며 8위와 9위를 기록한 독일(10.3점)과 스위스(13.3점)보다도 낮다.
이렇듯 연구비의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이 낮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원인은 우리나라의 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에서 찾을 수 있다. PBS는 연구자나 연구기관이 경쟁을 통해 과제를 수주해 인건비나 연구비를 충당하는 제도로, 1996년 연구 경쟁력을 키운다는 취지에서 도입됐으나, 프로젝트별로 예산이 집행되다 보니, 각 기관이 얼마나 많은 과제를 수주하느냐에 따라 예산 확보가 달라졌다. 이에 연구자들 사이에선 장기적 관점에서 연구를 책임지기보단 자신의 연구 목적에 맞지 않는 과제라도 여러 개 수주해 적당히 기준에 맞는 성과만 내는 문화가 형성됐다. 국내에 만연한 연구비 나눠 먹기, 과제 쪼개기식의 예산 배분 관행 모두 PBS에서 비롯됐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연·지연등으로 점철된 특정 인맥의 연구자들이 연구 과제를 독식하거나, 상용화로 이어지지 않는, 그야말로 '연구를 위한 연구'가 넘쳐나고 있다. 부처별, 분야별, 단계별 칸막이에 가로 막힌 탓에 중복 투자도 만연해 있으며, 국가 R&D로 명맥을 유지하는 이른바 좀비기업들도 여전히 판치고 있는 형국이다. 전 세계 유례가 없는, 무려 99%라는 R&D 과제 성공률에도 혁신 연구가 배출되지 못하는 것도 이같은 연구 풍토 때문이다. 정부는 연구자들에게만 화살을 돌리기 보다는 혁신성장을 위한 큰 그림 없이 단순히 예산을 배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인식하고, 잘못된 연구 풍토를 조성한 연구비 집행 방식부터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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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 공유 단속 정책 국내 상륙 소식에 '넷플릭스 파티원' 모집 플랫폼 급성장
OTT 서비스로 영리 활동을? OTT 업체 약관·저작권 라이센스 위반 소지 있어
부담 가중된 계정 공유 대신 저렴한 '광고 요금제' 택하는 소비자도 급증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이 국내에 본격 상륙한 가운데, 'OTT 파티(다수의 인원이 모여 OTT 구독 비용을 나눠 내고 계정을 공유하는 것)' 모집을 위한 플랫폼이 소비자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심화로 인해 촉발된 '요금 절약' 수요를 흡수하며 덩치를 불려 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계정 공유 모집 업체가 OTT 업체 약관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차후 플랫폼은 물론 서비스 이용자에게도 법적 책임이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다.
'넷플 파티, 여기서 모집하세요' 중개 플랫폼 성황
넷플릭스는 최근 국내 '계정 공유 단속' 정책 시행을 예고하고 나선 바 있다. 해당 정책이 국내에 도입될 경우, 기존 계정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넷플릭스 난민’은 300만 명에서 4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내 넷플릭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200만 명 중 60%가 계정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들 중 60%가 다른 사람과 요금을 분담(컨슈머인사이트 조사)하고 있다고 가정해 단순 계산한 수치다.
'넷플릭스 파티'의 형태 자체가 급변하는 가운데, 계정을 공유할 '파티원' 모집을 중개해 주는 업체들이 고개를 들었다. 플랫폼이 개인 모집 파티의 고질적 문제인 '사기 피해'를 막는 보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OTT 계정 공유 중개 플랫폼들은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단속을 새로운 이용자 유치 기회로 보고 있다.
계정 공유를 유료화한 '계정 공유 단속'은 사실상 요금 인상안에 가깝다. 이들 업체는 1인이 납부해야 하는 구독 비용이 증가한 만큼, 안전하게 계정을 공유하고자 하는 수요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용자들이 콘텐츠 화질에 제한이 있는 1인용 베이식 요금제(월 9,500원)보다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고가 요금제 계정 공유(월 9,000원)를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계정 공유 중개는 '불법'이다?
대표적인 중개 서비스로는 '링키드'가 있다. 링키드는 공유자(파티장)와 피공유자(파티원)의 공동 구독 계약을 중개하는 서비스로, 중개·보증 과정에서 수수료를 취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 다른 OTT 중개 플랫폼 피클플러스의 사업 형태 역시 링키드와 유사하다. 이들은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을 적용한 새로운 중개 상품을 선보이며 발 빠르게 수요 선점에 나섰다.
문제는 계정공유 이용자 모집을 통한 영리 활동 및 영업 활동이 약관 위반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현재 대다수의 OTT는 자사 서비스를 활용한 영리 및 영업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계정 공유를 통한 영리 활동은 단순 약관 위반을 넘어 저작권 라이선스 부여 범위를 벗어날 위험이 있다.
계정공유 모집 업체 중 OTT와 공식 제휴한 곳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들 업체는 사실상 무단으로 약관을 위반하고 저작권을 침해하며 영리 활동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차후 플랫폼 사업자는 물론, 이용자 역시 약관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OTT 업체들이 방관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제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적고, 절차가 번거롭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계정 공유는 별로' 광고 요금제 수요 증가
계정 공유 단속, 가격 인상 등을 필두로 한 '스트림플레이션'은 중개 플랫폼의 등장 외에도 수많은 변화를 초래했다. 소비자의 광고 요금제 수요가 급증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3일 한국 등 9개국을 시작으로 스트리밍 중 광고를 송출하는 대신 요금을 낮춘 '베이식 위드 애즈'(Basic with ads) 요금제를 출시했다. 월 요금은 한국에서 5,500원, 미국에서는 6.99달러로 책정됐다.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는 출시 약 1년 만에 전 세계 1,500만 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지난 5월 약 500만 명이던 광고 요금제 이용자 수가 3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수익성 개선 방면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넷플릭스의 2023년 1분기 수익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베이식 위드 애즈 요금제 가입자는 월 15.49달러를 납부하는 ‘스탠더드’ 요금제 가입자보다 수익성에 더 많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넷플릭스 외 글로벌 OTT 플랫폼들도 하나둘 광고 요금제를 출시하고 나섰다. 최근에는 토종 OTT인 티빙이 광고 요금제 출시를 예고하기도 했다. OTT 구독료에 부담을 느낀 일부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광고 요금제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특히 가격에 민감한 10대 소비자가 광고 요금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미디어렙 메조미디어가 발행한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리포트'가 만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이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 10대의 OTT 광고 요금제 이용 경험은 응답자 중 40%로 20대(28%), 30대(21%), 40대(32%), 50대(18%)보다 눈에 띄게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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