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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11월 3주차 -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Z 세대들

[실리콘밸리] 11월 3주차 -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Z 세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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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AI, 챗GPT Plus 신규 가입 일시적으로 중단
유럽 지역 언어 특화된 오픈 소스 기반 LLM, '포로'
비트코인, 다시 반등 기미 보이나?

[실리콘밸리]는 Wellfound Inc(전 Angel.co)에서 전하는 해외 벤처업계 동향을 담았습니다. Wellfound Inc는 실리콘밸리 일대의 스타트업에 인사, 채용, 시장 트렌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저희 벤처경제(Ventue Economy)와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genZ_playground_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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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이슈 요약

서비스 일시 중단: 샘 알트만(Sam Altman) 오픈 AI CEO가 지난 6일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DevDay Conference) 직후 발생한 막대한 수요로 인해 챗GPT Plus의 새 가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오픈 AI는 유저의 입맛에 따라 챗GPT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GPTs',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챗GPT를 이용하고 사고팔 수 있는 'GPT 스토어', 그리고 300페이지 책 한 권을 통째로 프롬프트에 입력할 수 있는 'GPT4 터보' 등 파격적인 발표들을 쏟아냈는데, 이에 글로벌 유저들이 대거 주목하면서 챗GPT의 사용량도 대거 급증해 기존 서버에 부담이 생겼다는 설명입니다. 오픈 AI에 따르면 11월 2주차 챗GPT 주간 사용량은 1억 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오픈 소스 LLM: 핀란드 기반 AI 스타트업 사일로 AI(Silo Ai)가 유럽 국가 언어에 특화된 오픈 소스 기반 대규모언어모델(LLM)인 '포로(Poro)'를 소개했습니다. 사일로 AI와 핀란드의 투르크대학(the University of Turku)이 협력해 개발한 포로는 EU(유럽연합) 24개국의 언어를 지원합니다. 특히 포로 34B 모델의 경우 342억 개의 매개변수로 이뤄졌으며, ALiBi 임베딩이 포함된 BLOOM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피터 살린(Peter Sarlin) 사일로 AI CEO는 "포로와 같은 오픈 소스 모델은 AI의 미래며,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내놓는 LLM 모델들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니콘 양성 프로젝트: YC 컨티뉴어티 펀드의 전 운용 인력인 아누 하리하란(Anu Hariharan)이 B2B(기업간거래) 금융 서비스 제공 기업 브렉스(Brex)의 전 직원이었던 루카스 폭스(Lucas Fox)와 손잡고 35억 달러(약 4조6,159억원) 규모 펀드인 '아브라(Avra)'를 결성했습니다. 아브라는 매 분기 약 12개의 포스트 시리즈 A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8주 프로그램을 열어 제품-시장 적합성을 갖춘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선발할 예정입니다. 최근 마감된 첫 번째 프로그램에는 런웨이(Runway), 수파베이스(Supabase), 로보플로우(Roboflow), 헥스 테크놀로지(Hex Technology)와 같은 기업들이 투자 적합 스타트업으로 꼽혔습니다.

YC로부터 영감을 받은 예술가 투자: 글로벌 벤처캐피탈인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로부터 영감을 받은 인버전 아트(Inversion Art)는 투자, 멘토링, 네트워크 제공 등 광범위한 지원을 통해 예술가의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YC 프로그램 수료자이자 인버전 아트의 공동 창업자인 조이 플로레스(Joey Flores)는 YC를 통해 예술 커리어를 평생 직업으로 발전시켜 왔는데, YC가 그에게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다른 예술가들에게도 똑같이 전파하고자 하는 겁니다. 인버전 아트는 예술가가 수집가, 박물관 및 갤러리에 전통적으로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등 이들이 독립적으로 성공을 재정의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전직 군인들의 실리콘밸리 도전을 돕는다: 한때 실리콘밸리 내 최연소 투자자로 알려졌던 에네스틴 푸(Ernestine Fu)가 최근 군인 출신들의 스타트업 생태계 진입을 돕는 '브레이브 컨브닝스(Brave Convenings)'라는 이름의 조직을 창설하면서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벤처 펀드 브레이브 캐피탈(Brave Capital)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한 푸는 군인들이 여타 일반인 창업자보다 리더십, 적응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고 판단, 실리콘밸리에서 군인들이 창업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브레이브 컨브닝스를 통해 돕겠다는 구상입니다.

보험 중개 스타트업 지원: 브로커테크 벤처스(BrokerTech Ventures, BTV)가 2024년도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열고 스타트업들의 지원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BTV는 특히 초기 단계의 보험 중개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기술 혁신을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입니다. 그간 BTV는 지금까지 200건 이상의 관련 스타트업과 투자 프로젝트를 이끌어 왔으며, 총 2억5천만 달러(약 3,300억9,501만원) 정도의 자금을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팔의 틱톡 금지: 네팔 정부가 틱톡의 자국 내 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내각 회의를 거친 공식 결정입니다. 네팔 외교 장관 나라얀 프라카쉬 사우드(Narayan Prakash Saud)는 해당 회의 직후 인터뷰에서 앱이 즉시 금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들어 틱톡이 10대 사이에서 음란물 유통의 온상지가 되면서 사회적 문제를 크게 초래하고 있는 만큼, 네팔 정부의 전국적인 틱톡 전면 금지는 매우 합리적인 결정이었다는 게 나라얀 장관의 설명입니다.

CO2 모니터링: 캐나다 우주 스타트업 지에이치지샛(GHGSat)이 특정 발전소 또는 공장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CO2)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위성을 선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각국 산업계, 정부 가릴 것 없이 GHGSat의 새로운 위성에 주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경우 관련 데이터를 구매해 CO2 배출량을 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일 방법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정부 및 비영리 기관들은 아직 이들이 찾아내지 못한 숨겨진 CO2 배출량을 찾는 데 GHGSat의 위성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존의 위성들 또한 범지구적으로 CO2 배출량을 측정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나, GHGSat 위성의 경우 분석가가 원하는 특정 위치의 배출량까지 색출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되는 대목입니다. 한편 GHGSat은 이미 메탄을 감지하는 센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온실가스 주범으로 평가받는 메탄을 글로벌적으로 줄이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신경 소매: 신경과학 테크 스타트업 사이오닉(Cionic)의 창업자 제레마이아 로비슨(Jeremiah Robison)이 '신경 소매(Neural Sleeve)'를 개발했습니다. 신경 소매는 몸이 다소 불편한 사람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도록 인공 신경망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휴대용 장치로, 뇌졸중 또는 천식성 마비 등의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기능성을 향상시키고 일상적인 활동을 돕기 위해 설계됐습니다. 신경 소매는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일반인들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무인 결제와 팁 문화: 최근 퓨 연구소(Pew Research Center)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팁 결제 방식이 직접 결제에서 무인 결제로 변화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불편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게에 따라서는 무인 결제 방식으로 소비자가 주문할 때 만약 미리 설정된 옵션으로 팁을 주지 않을 경우 인터페이스를 통해 음식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데, 이에 소비자들 입장에선 무인 결제 인터페이스가 좋은 서비스에 대한 보상을 한다는 기존 팁 문화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팁을 강제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다시 오르나: 비트코인이 3,8000달러(약 5,014만원)선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지난 한 달간 비트코인은 38%의 가격 급등을 보였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완화, FTX 가상화폐 거래소 창립자 샘 뱅크먼 프리드(Sam Bankman-Fried)의 사기 혐의 유죄 판결,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는 여전히 변동성이 매우 큰 자산이며, 환경에 해로운 채굴 작업을 거쳐야 하는 등 투자자들의 비관적 시각이 잔존해 있는 만큼 설령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가상화폐 '붐'이 일었던 2021년의 높은 수준을 다시 찾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견해입니다.

오토 파이낸스: 미국 핀테크 기업 램프(Ramp)가 고객 소비 관리 서비스를 간소화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과 통합합니다. 램프 사용자들은 이제 팀즈(Teams) 내에서 램프의 AI 어시스턴트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만큼, 도구 간 전환의 필요성이 없어졌습니다. 특히 램프를 대화식 에이전트로 상호 작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사용자는 간단한 프롬프트 작성을 통해 효과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도 있게 됐습니다.

SNS 사용을 위해선 부모님 허락을 먼저 맡아야: 메타가 10대 사용자들이 자사 SNS 모바일 앱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기 위해서 먼저 부모님의 허락을 받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10대들의 경우 SNS를 사용하면서 지나친 자기 비교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 잠재적인 성적인 위협 등의 문제가 특히나 크게 다가오는 만큼, 부모님께 SNS 사용의 책임을 맡기겠다는 게 메타의 구상입니다.

노션의 Q&A: 생산성 툴 노션(Notion)이 검색 엔진과 AI 챗봇 기능을 결합한 도구인 Q&A를 소개합니다. 매월 사용자당 8달러에서 10달러로 가격이 책정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 및 구글의 듀엣 AI(Duet AI)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반 자오(Ivan Zhao) 노션 CEO는 "Q&A는 유저의 구체적인 질문은 물론, 모호한 요청에도 모두 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현대의 지식 기반 업무의 복잡성을 해결하고, 효율적인 데이터 검색에 중점을 둔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성적 기업 분석도 AI가

투자자들이 AI를 활용해서 기업 CEO의 감정 상태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AI 스타트업 스피치 크래프트 애널리틱스(Speech Craft Analytics)는 자연어 처리 기법을 활용해 말하는 속도, 높낮이, 목소리 크기 변화와 같은 미묘한 차이를 잡아냅니다.

미 정부, 테크직군의 새로운 고용주

연방 및 지방 정부 기관이 뉴욕과 펜실베이니아 등의 지역에서 기술직군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UX 디자이너와 AI 전문가들의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줌(Zoom) 미팅이 우리를 좀비로 만든다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와 런던대학교(University College) 연구진들이 컴퓨터 화면에서 누군가의 얼굴을 응시하면 실제로 그들을 현실에서 만나는 것보다 뇌 활동과 사회적 흥분 수준이 낮아진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뉴욕시에서의 데모 비행

미국 항공 스타트업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과 독일 항공기 제조업체 볼로콥터(Volocopter)가 전기 수직 이착륙(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eVTOLs) 비행체의 대모 비행을 뉴욕시에서 진행했습니다.

로봇공학과 GPT의 만남

현실 세계와 무리 없이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반 로봇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로봇 개발이 완료되면 물류, 제조업, 소매업, 농업 및 의료 분야에서의 단순 반복 노동 작업의 완벽한 자동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우주에 혼자 있는가?

MIT 연구자들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AI가 인류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에 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래에 개발될 알고리즘은 대기와 태양계 샘플을 조사해 외계 생명 존재 여부에 대한 단서를 나타내는 특징적인 화합물을 찾아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 NASA 과학자는 "곧 머지 않은 시간 안에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번아웃 증후군 위험에 직면한 Z 세대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아사나(Asana)의 업무 분석 지수 조사(2022년 기준)에 따르면 이전 세대에 비해 Z세대(1997년~2012년 출생자)의 번어웃 증후군이 심각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총 근로자의 63%가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는데, Z세대는 무려 84%가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 됐습니다. 또 해당 지수는 Z세대 근로자들이 다른 모든 세대보다 더 빈번하게 업무 마감 기한을 놓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평균적으로 Z세대 근로자는 매주 전체 업무 중 4분의 1의 마감 기한을 놓치며, 이는 베이비붐 세대의 6%, X 세대의 10%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그 외 소식

스웨덴의 AI 기반 심장 박동 모니터링 장치 생산 업체 아코라이(Acorai)가 250만 달러(약 33억744만원)를 투자받았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정밀 의료 서비스 제공업체 글록스 테라퓨틱스(Glox Therapeutics)는 시드 라운드에서 500만 달러(약 66억1,489만원)의 자금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서울에 본사를 둔 엔터테인먼트 기업 모드하우스(Modhaus)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K팝 팬 참여 기술을 개발하면서 시리즈 A 펀딩 라운드에서 미국 투자 회사 스퍼미온(Sfermion)으로부터 800만 달러(약 105억8,271만원)를 조달했습니다.

런던에 본사를 둔 모바일 커리어 코칭 서비스 제공기업 블룸(Bloom)은 시드 라운드에서 1,000만 달러(약 132억1,735만원)를 투자받았습니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협업 3D 디자인 서비스 제공기업 베찌(Bezi)는 1,300만 달러(약 171억8,255만원)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영국의 나노의학(Nanomedicine) 스타트업 바이아노티스(ViaNautis)는 시리즈 A 라운드에서 3,000만 달러의 자금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Gen Z is already burned out, but what now? | Wellfound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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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MS 자체 AI 칩 공개, '마이아·코발트 100' 선보여

[해외 DS] MS 자체 AI 칩 공개, '마이아·코발트 100'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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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아는 새로운 AI 가속기 제품군 
코발트는 클라우드 용 Arm 기반 CPU
클라우드 하드웨어의 비용과 성능 최적화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출처=Microsoft

마이크로소프트가(MS) 15일(현지 시각)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위한 맞춤형 사내 칩 두 개를 공개했다. MS는 자체 칩을 개발함으로써 고객들에게 가격과 성능 측면에서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CEO는 이그나이트 행사에서 첫 번째 AI 가속기 칩인 '마이아'와 범용 클라우드 워크로드를 위한 사내 CPU인 '코발트'를 소개했다. 이 두 칩은 2024년에 고객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앨런 프리스틀리(Alan Priestley) 부사장은 MS가 자체 AI 칩을 개발함으로써 '하이퍼스케일러'로서의 위치를 강화하는 것은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ChatGPT와 같은 거대한 언어 모델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큰 비용이 들지만, MS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는 이를 자사 맞춤형 칩으로 최적화하여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으므로, LLM을 활용하려는 소비자와 기업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이아, AI 가속기

마이아는 전략적 파트너이자 ChatGPT를 개발한 OpenAI의 협력 아래 개발되었다. OpenAI를 통해 LLM이 새로운 하드웨어에서 어떻게 실행되는지를 분석했다. MS는 마이아 100 서버 보드를 위한 특별 제작된 랙을 도입했는데, 일반적인 데이터 센터 랙보다 더 넓어 전원과 네트워킹 케이블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 데이터 센터 설계도에 쉽게 적용되도록 디자인된 것이 큰 장점이다.

출처=Microsoft

사티아 나델라 CEO는 행사에서 "우리는 마이아 100을 위한 엔드투엔드 랙을 설계했다. AI의 전력 수요는 다른 클라우드와는 확연히 다른 인프라가 필요하고, 네트워크 밀도뿐만 아니라 훨씬 더 많은 냉각 장치가 요구됐다"라고 전했다. 또한 마이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공동 설계하기 위해 8비트 이하 데이터 유형인 MX 데이터 유형의 첫 번째 구현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모델 학습과 추론 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MS는 이미 차세대 마이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범용 워크로드를 위한 코발트 CPU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코발트 CPU 칩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제품에서 효율성과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적화되었다. 이미 워싱턴주 퀸시의 MS 데이터 센터 내부에 구축된 이 칩은 128개의 코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저전력을 사용하도록 설계했다.

출처=Microsoft

MS는 코발트를 Microsoft Teams 및 SQL 서버와 같은 범용 컴퓨팅 워크로드에 사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가상 머신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그나이트 행사에서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AMD의 가상 머신을 강조했었다. Azure ND MI300x v5 가상 머신은 기업의 AI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AMD의 Instinct MI300X를 탑재하고 있다.

파트너 협력 및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MS가 자체 칩을 출시한다고 해서 엔비디아나 AMD와의 협력을 종료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전히 엔비디아의 H100 칩을 사용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롭게 발표된 H200 칩에 대한 액세스도 추가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 AMD의 MI300 칩에 대한 액세스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Azure 하드웨어시스템및인프라(AHSI) 부문의 라니 보카르(Rani Borkar) 부사장도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와의 성능 비교 질의를 피하고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AWS와 Google이 앞서 커스텀 칩을 공개한 것을 미루어보아 MS의 자체 칩 출시도 업계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목적이 있으며, 이는 기술적 혁신과 다양한 선택권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자체 칩 기술을 발전시키면서도 기존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유지하며, 공급망 다각화로 큰 이점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Microsoft Unveils Its First Custom, In-house Chips

Microsoft developed two new chips, including an AI accelerator, to better control the cost and performance of its Azure hardware stack.

At a Glance

  • Microsoft unveiled two new chips, one specially made for intense AI workloads, to better control its infrastructure stack.
  • Maia is a new line of AI accelerators while Cobalt is its Arm-based CPU meant for general purpose cloud workloads.
  • Microsoft said developing its own chips makes it easy to control the cost and performance of its cloud hardware stack.

Microsoft today unveiled its first two custom, in-house chips including an AI accelerator designed specifically for large language models. The tech giant said developing its own chips would let it “offer more choice in price and performance for its customers.”

At the company’s Ignite event, CEO Satya Nadella showed off Maia, its first internally developed AI accelerator chip, and Cobalt, its first custom, in-house CPU meant for general purpose cloud workloads. Both chips are set to be available to customers in 2024.

Alan Priestley, vice president analyst at Gartner, said it makes sense for Microsoft to join other hyperscalers who have developed their own AI chips. "Deploying large scale infrastructure to host large language models like ChatGPT is expensive and hyperscalers like Microsoft can leverage their own custom-designed chips, optimized for these applications to lower operational costs – reducing cost to consumers and businesses that want to use these large language models."

Maia, the AI accelerator
The Maia 100 AI Accelerator is designed to power internal AI workloads running on Azure. Microsoft enlisted the help of OpenAI, its strategic partner and maker of ChatGPT, to provide feedback on how its large language models would run on the new hardware.

Sam Altman, CEO of OpenAI, said in a blog post: “We were excited when Microsoft first shared their designs for the Maia chip, and we’ve worked together to refine and test it with our models.”

Microsoft had to build racks specifically for the Maia 100 server boards. These racks (pictured below) are wider than what typically sits in the company’s data centers. The company claims that the expanded design “provides ample space for both power and networking cables, essential for the unique demands of AI workloads.”

Next to the Maia racks are “sidekicks” that supply cold liquid to cold plates that are attached to the surface of Maia 100 chips, to remove heat.

"We've designed Maia 100 as an end-to-end rack for AI," Nadella said at the event. "AI power demands require infrastructure that is dramatically different from other clouds. The compute workloads require a lot more cooling as well network density."

Microsoft is already working on the next generation of Maia AI chips. Pat Stemen, partner program manager on the Microsoft AHSI team, said in a blog post: “Microsoft innovation is going further down in the stack with this silicon work to ensure the future of our customers’ workloads on Azure, prioritizing performance, power efficiency and cost.”

Cobalt CPUs to power general purpose workloads
Cobalt CPUs are built on Arm architecture and is optimized for greater efficiency and performance in cloud native offerings. These chips already are powering servers inside Microsoft’s data center in Quincy, Washington (pictured below). Each chip has 128 cores and is designed to use less energy.

The company is using Cobalt for general purpose compute workloads, like Microsoft Teams and SQL servers, but is also planning on expanding its scope to virtual machine applications. At Ignite, Microsoft highlighted virtual machines from AMD that are optimized for AI workloads. The Azure ND MI300x v5 Virtual Machine features AMD’s Instinct MI300X as it is designed to support AI innovation for enterprises including AI model training and generative inferencing.

The goal of making custom chips
Rani Borkar, corporate vice president for Azure Hardware Systems and Infrastructure (AHSI), said in a blog post that “the end goal is an Azure hardware system that offers maximum flexibility and can also be optimized for power, performance, sustainability or cost."

AI workloads can be expensive to run. Building its own custom chips lets Microsoft ensure they perform optimally on its most important workloads, testing different frequency, temperature and power conditions. “By controlling every facet – from the low-power ethos of the Cobalt 100 chip to the intricacies of data center cooling – Microsoft can orchestrate a harmonious interplay between each component,” the company said.

Microsoft already builds its own servers and racks to drive down costs and give customers a “consistent” experience. Chips were the final missing piece. Prior to 2016, Microsoft had bought most layers of its cloud hardware off the sh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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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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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근무 효율 떨어트려 현장서 사라지는 재택근무, 직원 위한 하이브리드 출근제 고려할 필요도

근무 효율 떨어트려 현장서 사라지는 재택근무, 직원 위한 하이브리드 출근제 고려할 필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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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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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거대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작은 사건도 무관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하나하나 신중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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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친화적 회사가 매출 성장률 더 높다?
현장 목소리와는 상반된 결과, "재택근무로 인한 기업 생산성 하락은 입증된 사실"
임직원 만족도도 생산성에 영향↑, 거점 오피스 등 다른 출근방식도 고려해야
재택근무자들이 줌(ZOOM)을 통해 회의하는 모습/사진=Unsplash

최근 재택근무를 도입한 기업의 매출 성장률이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재택근무 시 근로자의 생산성이 떨어져 비즈니스 효율성을 떨어트린다는 이유로 재택근무가 점점 중단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비즈니스 효율성 제고를 위해 완전한 사무실 출근보다 거점오피스 활용, 하이브리드 근무제 등 다양한 방식의 근무 형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재택근무와 매출 성장률 비례한다?

14일 기업의 근로 형태를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 회사 스쿠프테크놀로지스(이하 스쿱)가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함께 재택근무와 매출 성장률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스쿱은 미국 내 총 554개의 상장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던 2020~2022년 당시 재택근무 여부와 매출 성장률을 비교한 결과, 재택근무를 도입한 회사는 평균 21% 성장했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는 평균 5% 성장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롭 새도우 스쿱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회사 지도자들이 아직도 과거의 방식(사무실 출근 등)을 고집하고 있다”며 “재택근무 친화적 기업이 높은 성장세를 그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주요 인력의 이탈을 막고, 보다 넓은 지역에서 인재를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뒷받침됐다”고 강조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데비 로비치 선임 파트너는 “재택근무가 반드시 더 높은 매출 성장률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이번 조사는 유연한 근무 방식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광범위하게 살펴본 최초의 조사”라고 평가했다.

재택근무, 기업 생산성 떨어트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 기업 상황이 조사 결과와는 상반된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의 사업주는 "회사가 성장하고 매출이 증가하기 위해선 회사의 효율성이 제고돼야 한다"며 "재택근무가 오프라인에 비해 업무 처리가 늦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건 이미 입증된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재택근무가 대면근무 업무 효율성의 70%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기업 입장에선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사무실 출근을 통해서라도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현대모비스는 재택근무, 거점오피스 근무 비중이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업무 분담, 재택근무에 대한 생산성, 성과 관리가 잘 되는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모비스의 행보가 사실상 재택근무를 폐지하는 수순이라고 해석한다. 실제로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이같은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 비중은 현대 그룹 내에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포스코 그룹이 제공한 거점오피스서 근무하는 직원들/사진=포스코

대다수 국내 기업, 재택근무제 속속 폐지

현재 국내 산업계는 재택근무를 폐지하고 사무실 출근으로 다시 돌아오는 분위기다. 지난 5일 한경총이 발표한 '매출 50대 기업 재택근무 현황 조사'에 따르면 올해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기업은 58.1%로 2022년 72.7%, 2021년 91.5%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재택근무 확대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64.5%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사무실 출근)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한화그룹은 올해 초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한 이후 정보통신 부문 등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전면 폐지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OTT 플랫폼 티빙도 재택근무에서 사무실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전면 출근제로 전환했다.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을 비롯한 국내 주요 게임사들 역시 일찌감치 재택근무를 해제하고 전면 출근을 시작했다. 신작 개발을 위해 개발자 간 밀접한 협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 1위 카카오도 재택근무를 폐지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7월 사무실 출근을 기본으로 하되 필요시 재택근무를 신청할 수 있는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도'에 조직장 승인이 필요하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나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카카오 직원들은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사실상 재택근무를 전면 폐지하겠단 거네", "재택근무가 가능하긴 한 건가? 조직장 승인 받고 재택근무 하더라도 회사에서 눈치 엄청나게 줄 텐데" 등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일각에서는 완전한 사무실 출근보다는 거점오피스 활용, 재택과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단 주장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근무 문화를 확대하면 임직원 만족도와 업무 능률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라며 "모든 직원에게 출퇴근 정책을 강제하기보단 개별 팀에 근무 방식을 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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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거대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작은 사건도 무관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하나하나 신중하게 전달하겠습니다.

[해외 DS] 학생들이 직접 ChatGPT 사용해 봐야 AI 교육 효과 있어

[해외 DS] 학생들이 직접 ChatGPT 사용해 봐야 AI 교육 효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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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돌파', AI 도구를 수업에 적극적으로 도입한 한 교수
ChatGPT 보다 인간의 지성이 더 우수함을 경험한 학생들
빠른 정답 보다 느리지만 두뇌를 자극하는 과정을 인내해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사진=AI Business

ChatGPT의 '전문가스러운' 텍스트 생성 능력은 고등 교육계에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었다. AI 도구를 단순히 금지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크리스토퍼 하웰(Christopher Howell) 교수는 엘론 대학교의 종교학 수업에서 '정공법'을 택했다.

교수의 입장에서 학생이 ChatGPT를 평가한 결과, "실망스럽다"

그의 선택은 학생들이 직접 ChatGPT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첫째, 학생들이 어쨌든 텍스트 생성 AI를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금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점을 인정했다. 둘째, 책임감 있게 사용하려는 학생들조차(즉, 부정행위를 일부러 저지르지 않는 학생들도) 이 기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했다. 놀랍게도 많은 학생들이 ChatGPT를 완벽한 검색 엔진으로 오해했는데, 한 학생은 ChatGPT를 연구 도구로 활용하다가 가짜 출처를 논문에 포함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하웰 교수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모델의 결함에 대한 교육을 통해 이러한 실수를 방지하는 것이었다.

하웰 교수는 AI 기반의 과제를 구성했다. 각 학생은 ChatGPT를 활용해 자신의 에세이를 작성하고, 지시에 따라 '채점'하는 과정을 거쳤다. 학생들은 마치 교수가 평가하는 것처럼 문서에 코멘트를 남기도록 요청받았다. 그런 다음 하웰 교수는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ChatGPT가 출처를 혼동한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알 수 있었는가? 소스를 올바르게 활용했는가? 실제 출처를 잘못 이용한 적이 있는가? 주장은 설득력이 있었는가, 아니면 논리가 빈약했는가?

결과는 놀라웠다. 63개의 에세이 모두 오류가 발견됐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이 사실에 놀랐고, 기술에 대한 환상이 많이 깨졌다고 전했다. 이러한 과제는 AI 리터러시(이해력)와 ChatGPT의 책임 있는 활용뿐만 아니라 수업에서 AI의 활용, 에세이 작성의 목적, 기계 시대에서 인간의 존재 이유 등에 관한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편 ChatGPT의 에세이를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AI 도구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실험 전에는 ChatGPT의 유창함에 속아 자신의 능력을 저평가하는 학생들이 많았었다. 다른 교실에선 아직 이를 인식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웰 교수는 위의 유사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자아 인식을 심어주어야 하며, 그들의 관점과 비판적 사고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일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AI 활용과 두뇌 발달, 학생의 성장을 위한 고민

학교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재나 성적이 아니다. 학생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겪는 실제 사고 과정이 단순히 '해치운' 과제를 제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논리 전개를 유도하는 것이 학교 교육의 중추적인 역할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ChatGPT를 사용하여 과제를 대신 수행하면 이러한 인지적 경험을 놓칠까 많은 교육자가 걱정하는 이유다. 수학 문제를 풀거나, 자료를 종합하거나, 시를 쓰는 것은 학생의 두뇌를 향상하게 시키는 과제의 예다. 학생이 과제를 수행하면서 뉴런이 물리적으로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여, 다음번에 더 빠르고 쉽게 작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습 능력과 생산성도 실제로 증가한다.

2018년 유럽 연합의 교육에 대한 정책 보고서(AI의 잠재적 영향에 관한)는 학생 시절의 학습 과정이 인지 형성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한다. 또한 이 보고서는 어린 두뇌가 중요한 발달 단계에 있는 동안 인공 기술에 의존하는 법을 배우면 근본적인 영향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학생들이 학업에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뇌 구조를 형성하는 데 실패할 수 있다는 뜻이다. 2022년에 발표된 더 최근의 인공지능 프런티어(Frontiers in Artificial Intelligence) 논문도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저자들은 '인지 오프로딩(cognitive offloading)', 즉, 작업을 AI에 맡기면 즉각적인 작업 수행 능력은 향상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 해결 능력 저하, 기억력 저하, 심지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의 저하가 부정적 영향에 포함된다.

ChatGPT는 인간이 세상과 관계를 맺는 데에 필요한 감각이 없다. 단순히 '올바르게 들린다'는 열정 없고 무감각한 대답 보다 인간의 사유는 세상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훨씬 더 동적이고 심오하다. 앞으로 챗봇이 올바른 답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는 생각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으나, 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은 올바른 답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단 올바른 사고 과정을 습득하는 데에 집중해야 비판적인 사고를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의식적인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삶을 편하게 해주는 기술에 의존하면 미래의 일을 위한 능력을 개발하지 못해서, 장기적으로는 생성형 AI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하웰 교수의 실험은 교육자와 학생 모두에게 큰 경종을 울린다.


To Educate Students about AI, Make Them Use It

A college professor and his students explain what they learned from bringing ChatGPT into the classroom

ChatGPT’s ability to produce humanlike text on command has caused a crisis in higher education. Teachers and professors have been left bewildered, wondering what to do about a technology that could enable any student to fabricate assignments without actually learning. Although there is an understandable temptation to simply ban it from the classroom, I (C.W. Howell) took an alternative approach in my religious studies classes at Elon University.

I decided, instead, to have the students engage with ChatGPT directly. I chose to do this for two reasons. First, it would be difficult if not impossible to actually forbid it; students were going to use the text-generating AI no matter what. Second, unfortunately, even the students who tried to use it responsibly (that is, without just cheating wholesale) did not really understand the technology. A common and critical error is that many students mistakenly believe it is an infallible search engine. One student tried to use ChatGPT as a research tool and, unaware that it could confabulate fake sources and quotes, incorporated fraudulent information into an otherwise innocent paper. My goal was to prevent this type of misstep by teaching students about the flaws in models like ChatGPT.

To do so, I created an AI-powered class assignment. Each student was required to generate their own essay from ChatGPT and “grade” it according to my instructions. Students were asked to leave comments on the document, as though they were a professor assessing a student’s work. Then they answered questions I provided: Did ChatGPT confabulate any sources? If so, how did you find out? Did it use any sources correctly? Did it get any real sources wrong? Was its argument persuasive or shallow?

The results were eye-opening: Every one of the 63 essays contained confabulations and errors. Most students were surprised by this, and many were less impressed by the technology than they had been before doing the homework. I hope that other professors and teachers might benefit from incorporating assignments like this into their curricula as well.

In addition to teaching AI literacy and the responsible use of ChatGPT, this assignment also stimulated exciting and deeply insightful reactions from the students—about the use of AI in class, the purpose of essay-writing, and being human in an age of machines. I asked two of them, Cal Baker and Fayrah Stylianopoulos, to share their perspectives and insight on AI in education.

Cal Baker, sophomore:

The most crucial element of schoolwork is not the course material or grade: The actual thinking processes a student undergoes while working through an assignment are more important than simply turning in the completed task. The details in the work seldom matter as much as this thinking. If students use ChatGPT to do assignments for them, I worry that they will miss out on these cognitive experiences.

In most cases, the material itself is seldom why a school assignment was given in the first place; rather, it is what occurs in a student’s brain as they complete the assignment that is the backbone of schooling. Doing a math worksheet, synthesizing sources or writing a poem are examples of assignments that improve a student’s brain. As a student works, their neurons form new connections, allowing them to work more quickly and easily the next time around, as well as increasing their capacity for further learning and productivity.

Completing assignments with an AI like ChatGPT could harm a student’s cognitive development. A 2018 European Union policy report on the potential impacts of AI on education explains that a student’s brain is in a “critical phase” of development. It further warns of “quite fundamental consequences” if young brains learn to rely on artificial cognitive technologies while in their critical development phases. In other words, if they don’t put their own effort into schoolwork, students might miss out on developing the brain structures needed to solve problems for themselves. A more recent Frontiers in Artificial Intelligence paper, from 2022, reached a similar conclusion: the authors speculate that while “cognitive offloading” tasks to AI “can improve immediate task performance, it might also be accompanied by detrimental long-term effects.” These effects might include diminished problem-solving abilities, worse memory and even a decrease in one’s ability to learn new things.

On the surface, the more an individual practices something, the better at it they are likely to become. But on a deeper level, the processes that go on in a student’s brain as they undertake these assignments are the most important part. If a student turns to AI instead of doing the work themself, the neural pathways they would use for that assignment will deteriorate instead of being formed and retraced. This will ultimately end up hurting students. If they depend on technology that makes their lives easier in the short term, they will fail to develop their abilities for future work, thereby making their lives more difficult in the long term.

Fayrah Stylianopoulos, sophomore:

Although ChatGPT is certainly dangerous if abused, I recognize that it has the potential to support students on their academic journeys. At its best, ChatGPT can be a versatile resource, introducing fresh, interactive ideas into the classroom for both teachers and students to enjoy. For instance, it can suggest unique learning experiences based on standardized objectives, drafting lesson plans and prompts for student assignments. ChatGPT can even quiz students on their own class notes (in short answer or multiple-choice format no less), although it is worth noting that students might be better served cognitively by writing their own questions and recall cues.

However, the ubiquity of AI in academic spaces compels students to reflect on who they are, and on what ChatGPT is.

AI-generated text can sound right, but sequential plausibility is not the same thing as truth. Grading ChatGPT’s essay for this assignment made it apparent that students, for this reason and others, are much smarter than large language models like ChatGPT. Unfortunately, few realize this. Many students feel insignificant or unintelligent when faced with such technology. We need to affirm students and instill in them the confidence to realize that their perspectives matter, and their critical thinking cannot be automated.

Some critics have likened large language models like GPT-3 to trained parrots that repeat familiar phrases without an inkling of what their subtle contexts could mean to human listeners. If this passionless and detached precedent of simply “sounding right” is rewarded in classrooms, it will have a tragically homogenizing effect on human thinking and dialogue. I believe there is something to be said for the essential, profound stake we share in the fate of this world, which is something humans (and parrots too) have, but that ChatGPT does not. Despite all its incredible ability, ChatGPT has no sense of relationship to us or to the world. How can such a detached voice have anything to offer us that we do not already possess?

I worry that if students over-rely on machine learning technology, they will learn to think like it, and focus on predicting the most likely “right answer” instead of thinking critically and seeking to comprehend nuanced ideas. Science fiction often depicts artificial intelligence taking over society, leading to a technological singularity (where technology irrevocably surpasses humanity) and the end of the world. But I’m not worried about AI getting to where we are now. I’m much more worried about the possibility of us reverting to where AI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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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형 자산 증권화 나선 뮤직카우, 조각투자 제도권 안착 앞당길까

비정형 자산 증권화 나선 뮤직카우, 조각투자 제도권 안착 앞당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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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카우, 금감원에 증권신고서 제출
"투자자 보호 체계 구축에 만전"
'급성장하는 시장, 사기행위 늘 것' 우려도
뮤직카우 서비스 화면 예시/출처=뮤직카우

음악수익증권 플랫폼 운영사 뮤직카우가 최초의 비금전 신탁수익증권 발행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뮤직카우는 전날 금융감독원에 비금전 신탁수익증권의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해당 증권신고서가 통과되면 비정형 자산이 금융당국의 증권 발행 가이드라인에 맞춰 증권화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가치산정 모델의 신뢰성 향상에 중점”

지난해 4월 미등록 증권업으로 분류돼 서비스가 중단되며 위기를 맞은 뮤직카우는 올해 금전신탁수익증권 형태로 사업 제재 면제 조치를 면제받아 지난 9월 다시 영업에 나서며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뮤직카우의 음악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리며 자본시장법상 규제를 적용받게 됐지만,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및 투자자 보호조치 이행 등을 전제로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간 조각투자 업체들은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위해 당국에 제출할 증권신고서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지난 9월에는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 투게더아트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자진 철회했다. 제도권 진입의 길을 터주면서도 심사는 까다롭게 하겠다는 금융당국을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10월에는 또 다른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운영 열매컴퍼니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후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열매컴퍼니는 미술품 가격을 객관적으로 산정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미술품 가격 평가에 주관적이고 자의적 요소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객관적 감정평가를 맡길 수 있는 기관마저 드물어 금융당국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에 뮤직카우는 증권신고서를 준비하며 투자자 보호 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울였다고 전해진다. 앞선 조각투자 업체들의 증권신고서 승인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가치산정 문제가 대두된 만큼 해당 부분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음악 저작권료는 징수 시스템이 체계화돼 있어 가치산정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나 정보가 명료한 편”이라며 “가치산정 모델의 신뢰성 향상과 객관성 확보에 철저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증권신고서 전체의 완성도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뮤직카우는 이번 증권신고서가 승인되는 대로 신규 음악수익증권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금융위원회

‘367조원 규모’ 시장 성장 가능성에 우려도 커져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열린 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조각투자 상품 거래를 허용하되 안전한 장외 유통시장을 마련해 새로운 기술변화를 선제적으로 포용하는 데 뜻을 모았고, 이어 2월에는 새로운 시장 개장에 앞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조각투자 제도권 편입에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장내시장 개설을 위한 금융당국의 규제특례 심사는 1년 넘게 지연되며 관련 기업들의 사업 불확실성을 키웠다. 늦어도 10월에는 조각투자 장내시장 개설을 위한 규제특례 심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투자 업계의 전망이 빗나간 모습이다.

이처럼 제도 안착이 미뤄지는 배경에는 불공정 사기행위 등에 대한 업계 안팎의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 조각투자 활성화로 인한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정보가 부족하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위법 행위도 급증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실제로 최근 서울에서는 조각투자 방식으로 미술품을 공동 소유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를 발행한 후 시세를 조종하는 방식으로 4,000여 명에게 피해를 입힌 일당이 구속기소 돼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 가해자가 발행한 투자증서가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 자본시장법 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적용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조각투자 시장은 2030년 367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세상의 모든 실물자산과 지식재산권(IP)을 조각투자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무한에 가까운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는 관련 업계와 그에 따른 막대한 부작용을 경계하는 금융당국의 신중한 행보 사이에서 뮤직카우를 비롯한 조각투자 업체들이 제도의 안착을 앞당길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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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EX 규모 감소에 '경영공백' 우려 띄운 카카오, 정작 대중들은 "글쎄"

CAPEX 규모 감소에 '경영공백' 우려 띄운 카카오, 정작 대중들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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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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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CAPEX 집행 규모 감소 전환, 업계 "SM 시세조종 수사 때문"
'먹통 사태' 원죄 못 씻은 카카오, "애초부터 사업 확장에만 집중하지 않았나"
"일시적 변동에 일희일비해선 안 돼, 성급한 결과 도출 경계해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모습/사진=카카오

카카오의 올해 3분기 CAPEX(설비투자) 집행 규모가 3년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최종 결정권자들에 대한 고강도 수사가 이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카카오 측은 "곤두박질치는 주가와 실적 견인을 위해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수사가 장기화되며 카카오의 투자 시계가 당분간 멈출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다만 반론도 적지 않은데, 애초 카카오라는 기업 자체가 설비투자에 그리 힘쓰는 기업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검찰 출두 명령을 받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감싸기 위해 경영공백이란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카카오 3분기 CAPEX 1,544억원, 전년 대비 17.3% 감소

15일 카카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 3분기 CAPEX에 1,544억원을 집행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3% 감소한 수치다. CAPEX란 기업이 미래의 이윤 창출을 위해 미리 투자하는 비용이다. CAPEX 지출액은 곧 기업의 투자 규모를 의미하는데, 때문에 CAPEX는 해당 기업의 투자 여력과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따라서 카카오의 CAPEX 감소는 현재 사업 확장과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카카오의 CAPEX 추이를 살펴보면 카카오는 매년 1분기 CAPEX를 소규모로 집행하다가 2~4분기엔 투자를 확대하는 흐름을 이어왔다. 투자 규모도 매년 확대해 왔는데, 올해 3분기엔 이 같은 흐름이 끊어진 셈이다. CAPEX 규모가 전년 대비 줄어든 건 2020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에 업계에선 "카카오의 CAPEX 감소는 SM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된 주요 경영진에 대한 고강도 수사가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놨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시세조종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후 검찰과 금감원 특별사법경찰은 4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을, 8월에는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무실을 각각 압수수색 했으며, 지난달 18일 법원으로부터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결국 검찰은 지난 13일 카카오 투자의사 결정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배 대표를 구속 기소했고, 이날 김 센터장까지 불구속 송치했다. 카카오 1·2인자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카카오의 신사업 및 투자에 당분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1·2인자가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리더십 부재에 따른 경영공백이 우려된다"며 "사실상 주요 투자나 신사업 결정은 최고결정권자인 이들에 의해 이뤄지다 보니 공백이 장기화하면 카카오의 투자 시계는 내년까지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9월 26일 준공 완료된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모습/사진=카카오

"카카오, 애초부터 설비투자에 소홀했다"

다만 일각에선 카카오의 CAPEX 규모 감소를 무조건 경영공백의 결과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카카오 자체가 CAPEX에 소홀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로 드러난 카카오의 실태는 대중들을 충격에 빠트린 바 있다. 당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카카오의 CAPEX 규모는 경쟁 기업인 네이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면 카카오의 M&A(인수합병) 금액은 네이버를 앞섰는데, 이는 결국 플랫폼 관리나 연구개발 투자보단 사업 확장에만 집중한 카카오의 면모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당시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며 사업화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가 지난 2013년 일찍이 강원 춘천시에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을 완공했음을 고려하면 상당히 뒤처진 셈이다.

카카오의 CAPEX 규모가 감소한 건 먹통 사태 발생 이후 카카오 입장에선 이례적으로 CAPEX 규모를 대폭 확대한 탓이 더 큰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4% 감소했음에도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CAPEX 비용으로 6,428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2021년 3,707억원과 비교하면 57%나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비용이 포함되는 유형자산 투자엔 4,529억원을 사용하며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더 투자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지난 9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완공했으며, 2026년까지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에 제2데이터센터도 마련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단기적인 CAPEX 규모 감소를 경영공백 우려로 확장하는 데 경계를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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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후발주자' 디즈니플러스·쿠팡플레이의 맹추격, 잊혀진 유료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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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늦지 않았다' 특화 콘텐츠로 승부 거는 디즈니플러스·쿠팡플레이
OTT 경쟁하는 사이 움츠러든 유료 방송 수요, 올 상반기 성장률 '0%대'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와 OTT 중심으로 재구성되는 국내 콘텐츠 시장

국내 OTT 업계 후발주자인 디즈니+와 쿠팡플레이가 '특화 콘텐츠'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디즈니+는 검증된 웹툰·웹소설 IP를 기반으로 한 '서민 영웅' 작품에 힘을 쏟는 한편, 쿠팡플레이는 축구, 농구 등 스포츠 콘텐츠를 필두로 빠르게 덩치를 불려 가는 추세다. 반면 OTT 경쟁에 밀린 유료 방송 시장은 올 상반기 '성장률 0%'의 굴욕을 떠안으며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디즈니+와 쿠팡플레이의 '넷플릭스 추격'

디즈니+는 서민 영웅 서사를 그린 웹툰 IP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3분기 실적 공신으로 꼽았던 디즈니+ 오리지널 <무빙>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초능력을 숨기며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품은 채 살아온 부모의 이야기로, 소중한 사람과 일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서민 영웅의 모습을 그렸다.

디즈니+가 지난 8일 공개한 <비질란테> 역시 웹툰 IP를 영상화한 작품이다. 낮에는 모범 경찰대생으로 활동하는 남주혁(김지용 역)이 밤에는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자경단원(비질란테)이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나라 정서에 적합한 서민 영웅 서사로 공개 하루 만에 디즈니+ 한국 TV쇼 부문 1위에 올랐으며, 지난 10일에는 OTT 통합 검색·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가 집계한 '통합 콘텐츠 랭킹'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다른 후발 주자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에 힘을 실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200만 명에 그쳤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1년여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제작비 부담이 없고, 각 종목 팬들을 장기간 붙잡아 둘 수 있는 '스포츠 중계'가 성장세를 견인한 것이다. 올해 7월에는 유럽 최정상 팀인 '맨체스터 시티'와 스페인 라리가의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한국에 초청, 친선경기를 주최하며 스포츠 팬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OTT 격돌 속 힘 빠지는 유료 방송

OTT 업체 사이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유료 방송은 0%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굴욕을 맛봤다. OTT 오리지널 작품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대다수 소비자가 유료 방송 대신 OTT 구독을 선택하면서다. 최근 들어서는 '유료 방송은 끊어도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는 끊을 수 없다'는 식의 웃지 못할 농담마저 나도는 추세다.

유료 방송이 '침체기'를 맞이했다는 사실은 통계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료 방송 가입자 수는 3,634만7,495명으로 전년 대비 9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성장률은 0.2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년 3~4%대의 가입자 증가율을 보였던 IPTV는 1.21% 성장하는 데 그쳤고, 케이블TV(SO) 가입자는 약 5만 명 감소했다. 오리지널 '독점 콘텐츠'로 무장한 OTT가 유료 방송을 밀어내며 세력을 넓히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콘텐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재구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룡 OTT'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디즈니+와 쿠팡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그 아래에 토종 OTT '터줏대감'인 티빙과 웨이브가 자리하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OTT와 오리지널 콘텐츠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장에 사실상 유료 방송이 설 자리는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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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프로 골프에 '풀스윙' 날린 넷플릭스, 이번엔 실시간 중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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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중계 시장 뛰어든 넷플릭스, 15일 골프 행사 '더 넷플릭스 컵' 생중계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풀스윙'으로 PGA 발칵 뒤집어, 차후 스포츠 행보에 주목
이용자 유인·락인 효과 큰 스포츠 중계로 OTT 시장 '포화 위기'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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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넷플릭스 컵' 홍보 이미지/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가 1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윈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이벤트성 골프 행사 ‘더 넷플릭스 컵’ 중계에 나선다. 넷플릭스 역사상 최초의 스포츠 실시간 중계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풀스윙> 등으로 넷플릭스의 '스포츠 영향력'이 입증된 가운데, 아직 정복하지 못한 실시간 스포츠 중계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양상이다.

넷플릭스, '광고 금광' 스포츠 중계 나선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는 셀 수 없이 많은 장르의 영상물을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스포츠 경기 생중계는 단 한 번도 진행하지 않았다.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업체 입장에서는 스포츠 경기의 중계권료가 상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공동 최고경영자(CEO) 테드 사란도스는 2022년 12월 UBS 글로벌 콘퍼런스 현장에서 “넷플릭스는 스포츠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에 찬성한다”고 발언, 스포츠 중계 예정이 없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Basic with ads)'가 출시된 이후 급변했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스트리밍 도중 광고를 송출하는 요금제로 대규모의 가입자를 유치, '광고 수익'의 매력에 눈을 뜬 것이다. 스포츠 경기를 실시간 중계할 경우 하프타임(전반전과 후반전 사이 주어지는 중간 휴식 시간) 광고를 따낼 수 있다. 시청자가 광고를 건너뛸 수 없는 하프타임 광고는 광고주 입장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광고처로 꼽힌다. 주기적으로 열리는 스포츠 경기를 실시간 중계할 경우, 구독자가 증가하며 광고 수익이 함께 느는 '선순환'도 노려볼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차후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기업이 차후 스포츠 리그 자체를 사들여 중계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리그를 인수할 경우 리그 운영 주체에게 중계권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어 중계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넷플릭스가 월드 서프 리그(SWL)의 인수를 검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넷플릭스가 전미프로농구리그(NBA) 중계권을 사들여 스포츠 실시간 중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풀스윙'이 증명한 넷플릭스의 스포츠 영향력

넷플릭스가 스포츠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풀스윙>을 통해 입증됐다. <풀스윙>은 골프 대회 시즌에 맹활약을 펼치는 프로 골퍼들의 모습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2018~2019년 대흥행한 레이싱 다큐멘터리 <F1, 본능의 질주> 제작진이 참여해 치열한 프로 골퍼의 삶을 그려냈다.

프로 골퍼들의 노력을 생생하게 담은 해당 작품은 'OTT 열풍'을 타고 대흥행했다. 여러 출연자의 이야기를 교차하는 연출, 회차별로 달라지는 다양한 주제 등이 이용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다큐멘터리의 '비인기 장르' 장벽도 넷플릭스의 영향력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190개국에서 32개 언어로 제공된 <풀스윙>은 미국과 영국에서 2위, 아일랜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성공을 거머쥐었다.

<풀스윙>을 시청한 이용자들은 '프로 골프'의 매력에 푹 빠졌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넷플릭스의 <풀스윙>이 PGA투어 시청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풀스윙> 시청을 계기로 PGA 투어 중계방송에 유입된 이용자가 많다는 의미다. 실제 미국의 통합 정보분석 기업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풀스윙> 시청자의 63%가 PGA 투어 중계방송을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시장 조사 업체 엑셀런트 옴니버스는 <풀스윙> 시청자의 36%가 SNS상에서 프로 골프 관련 콘텐츠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풀스윙> 시청 이후 골프 관련 프로그램, 뉴스 등을 찾아 읽는 시청자는 27% 수준이었다. 완성도 높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하나가 미국 프로 골프 시장 전반에 '폭풍'을 불러온 것이다.

스포츠 중계, 넷플릭스의 '새 먹거리' 될까

넷플릭스는 그간 주문형비디오(VOD·Video on demand) 서비스, 대규모 투자를 통한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앞세워 덩치를 키워왔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OTT 시장은 기존 VOD 서비스만으로는 성장하기가 어려운 포화 상태다.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촉발한 막대한 콘텐츠 투자 지출 역시 OTT 기업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중계는 '공룡 OTT' 넷플릭스가 지금껏 정복하지 못한 새로운 먹거리다.

스포츠 생중계는 기본적으로 시청자의 서비스 체류 시간이 길고, 해당 종목에 관심이 있는 팬을 한 번에 끌어모을 수 있는 매력적인 사업이다. 수개월간 진행되는 프로리그, 약 1년 가까이 진행되는 시즌제 스포츠 경기의 경우 드라마·영화 대비 '락인 효과(새로운 서비스가 나와도 소비자들이 여전히 기존 서비스에 머무르는 현상)' 역시 훨씬 크다. 성장 정체 타파를 위해 움직이는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딱 좋은 먹잇감인 셈이다.

이미 넷플릭스는 지난 3월 크리스 록의 스탠드업 코미디 쇼 ‘선택적 분노’(Selective Outrage)를 생중계하며 관련 인프라의 테스트를 마친 바 있다. 과연 이번 '더 넷플릭스 컵' 생중계는 PGA 시장 흐름을 바꿔놓은 <풀스윙>의 골프 흥행을 계승하고, 넷플릭스만의 새로운 '스포츠 문화' 조성에 일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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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람도 없는데 판매 1위라고? 이커머스 '트래픽 어뷰징', 처벌만으로 잡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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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어뷰징 금지' 네이버쇼핑, 어뷰징 행위 처벌 수위 높인다
"안 팔렸는데 왜 상단에",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신뢰 훼손 가능성
처벌 강화는 정답이 아니다? 알고리즘 활용해 어뷰징 '예방'해야

네이버 쇼핑이 내달부터 트래픽 어뷰징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쇼핑은 최근 트래픽 어뷰징 제재 강화에 대한 공지를 입점 판매자들에게 전달했다. 트래픽을 임의로 조작하거나, 허위 리뷰를 작성하며 e커머스 시장의 질서를 해치는 '트래픽 어뷰징'을 근절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업계에서는 단순 제재만으로 어뷰징을 막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검색 알고리즘 개선 등 기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어뷰징 막아라', 관련 페널티 강화

트래픽 어뷰징은 높은 트래픽을 확보하는 만큼 상품 노출 순위가 높아지는 플랫폼 특성을 악용, 상품이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도록 유도하는 불법 행위를 뜻한다. 주로 '슬롯', '리워드' 등의 어뷰징 프로그램을 사용, 일정 기간 정해진 횟수만큼 상품을 검색·클릭해 트래픽을 높인다. 소액으로 매출 향상 효과를 낼 수 있다 보니 최근 들어서는 어뷰징이 일종의 '마케팅 수단'이라고 주장하는 판매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네이버 쇼핑은 트래픽 어뷰징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 플랫폼 내에서 어뷰징 행위가 적발될 경우에는 상품 순위 하락, 카탈로그 매칭 해제 등 각종 페널티를 부과해 왔다. 내달 19일부터는 페널티 기간을 최소 30일에서 90일로 확대하고, 영구 페널티 적용 기준도 적발 누적 건수 3회에서 2회로 강화한다. 쇼핑 검색 신뢰를 훼손하는 트래픽 어뷰징을 '근절'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네이버 쇼핑은 어뷰징 근절을 위해 상시 트래픽 신고 채널을 운영, 접수되는 사례를 확인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 판매자가 불법·사기 어뷰징 대행사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스토어 가입·등록 단계부터 안내하기도 한다. 또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허위 리뷰·위조 상품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어뷰징 대응책 마련을 위한 '이용자 보호 및 자율규제위원회'(가칭)를 출범하기도 했다.

구글에는 어뷰징이 없다? 문제는 '알고리즘'

네이버 쇼핑의 트래픽 어뷰징은 플랫폼 자체의 신뢰를 훼손하는 문제다. 결제 건수·리뷰·평점이 하나도 없는 어뷰징 이용 상품이 최상단에 노출될 경우, 소비자가 검색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의심'을 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심각성을 인지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올 초부터 트래픽 어뷰징을 통한 상품 검색 순위 조작을 집중적으로 감시, 제재에 나서고 있다. 트래픽 어뷰징이 명백한 소비자 기만행위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도 관련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필터링 로직을 개선할수록 프로그램도 점차 발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고 창구인 '네이버 트래픽 어뷰징 신고' 채널마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신고 후 조치가 미진할뿐더러, 신고 처리의 결과 역시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이 아닌 조회수와 같은 단순 기준값을 사용해 어뷰징 문제가 발생한다고 본다. 구글과 같이 자체적인 고성능 알고리즘을 사용할 경우 어뷰징 악용 사례 자체가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많은 어뷰징 서비스 사이에서 공정한 쇼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어뷰징 행위 자체를 무효화할 수 있는 '기술적 개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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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걸테크 흐름 '역행'하는 韓, 이익 좇는 정치권과 찢어진 기술 혁신의 꿈

리걸테크 흐름 '역행'하는 韓, 이익 좇는 정치권과 찢어진 기술 혁신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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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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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몸 사리기' 선택한 정치권, 리걸테크 족쇄는 언제 푸나
잠잠한 국회 논의에 리걽테크 기업은 '답답'하기만
앞서 나가는 해외 국가들, "이대론 뒤처질 수밖에"
국회 내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의 모습/사진=강훈식 의원실

리걸테크를 사실상 허용하는 변호사법 통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법안소위 단계에서 좌절됐다. 정쟁과 변호사 사정 봐주기가 국내 기업의 기술 발전을 가로막고 있단 비판이 쏟아진다. 국회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었다. 특히 유니콘팜 측의 반발이 거세다. 유니콘팜은 17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도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타다' 등의 혁신 서비스가 전통산업과의 충돌로 사라진 데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단 반성에서 출범한 초당적 의원 연구단체다. 이들은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국내 기술 혁신은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 비판하고 있다.

좌절된 변호사법, 유니콘팜 "재논의 필요해"

국회 유니콘팜은 15일 리걸테크 산업의 족쇄를 풀 수 있는 법안이 법사위 법안소위 단계에서 좌절된 데 재논의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앞서 법사위 법안소위에 오른 변호사법 개정안은 정보 비대칭이 심한 법률 시장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법률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폭넓게 보장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변호사 광고 제한사항을 대한변호사협회(변협) 규정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하는 게 골자다. 법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변협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으로, 사실상 '리걸테크 활성화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변호사법은 양당이 법안 논의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소위 의제로도 다뤄지지 않았다.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측이 상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가운데 여당 의원들도 굳이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8월 당 의원이 모두 참석한 워크숍에서 해당 법안을 '7대 민생 입법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며 처리 의지를 나타냈다. 박광온 당시 원내대표가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만나 “타다가 많은 교훈과 과제를 남겼다”며 “민주당이 혁신의 편에 서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민주당은 변호사법을 직접 '혁신성장지원법'이라 명명하며 정기국회 때 최우선적으로 꼭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민주당이 갑작스레 태도 전환에 나선 건 내년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큰 선거를 앞두고는 ‘협회를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이익집단을 대변하며 회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협회 등 직역단체의 뜻을 거스르면 선거에 불리하단 인식이 베이스로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2019년 12월 총선을 앞두고 택시업계 조직표를 의식한 의원들이 혁신산업을 죽이는 ‘타다 금지법’을 처리했듯, 다시 선거가 다가오자 직역단체 표를 고려한 의원들이 혁신산업을 살리는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로톡 변호사 징계 취소에 기대감 높아졌지만

변호사법에 대한 기대는 상당히 높았다. 앞서 지난 9월 법무부가 로톡 가입 변호사 123명에 대한 변협의 징계를 모두 취소하면서 리걸테크 성장에 탄력이 붙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19일 법사위 법안제1소위에는 총 5건의 리걸테크 관련 법안이 상정돼 변협과 로앤컴퍼니(로톡 운영사) 간 열띤 토론이 벌어졌지만 법안 의결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변협 징계 관련 결론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 이유였다. 여기서 징계위가 로톡의 손을 들어준 만큼 이제는 리걸테크 관련 법안을 막아낼 여력이 변협 측엔 거의 없었다. 리걸테크 활성화 법안을 발의한 한 의원실 관계자도 "당장은 국정감사 등의 이유로 법안 추진이 어렵지만 법무부 결정이 난 만큼 연말이나 내년 초쯤에는 법제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으면서 전문가들 사이의 논의도 점화됐다. 정신동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다른 법을 개정하지 않고 변호사가 아닌 이가 유상의 법률 사무를 제공할 수 있게 하려면 리걸테크 산업에 관한 특별법이 필요하다"며 "대신 특별법이 서비스 이용자별로 다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법 개정 대신 특별법을 제정하는 배경은 법 개정도 제정만큼이나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개정해야 하는 법도 많다. 독일 법률서비스법이 변호사가 아닌 이도 기술을 이용해 유상의 법률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분야는 채권추심, 사회보험 및 법정연금 자문, 외국법 자문 등 세 가지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당 분야를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외국법자문사 특별법 등으로 규율하고 있는데, 이를 하나하나 개정하기보단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절차를 줄여야 한다는 게 골자다.

리걸테크와 변협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 영역을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법률서비스법의 주무 부처를 법무부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변협이 법무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단체여서다. 법무부가 법률서비스법의 주무 부처가 되면 변협과 리걸테크를 모두 법무부가 관리·감독할 수 있게 된다. 박재윤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률서비스법이 제정돼도 리걸테크 산업은 변협에서 그동안 감독해 온 부분과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법을 만들 때부터 변협의 권한을 벗어나는 부분을 확실히 해줘야 리걸테크 업체들이 안심하고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발전하는 리걸테크, 흐름 가로막는 국회

그러나 결국 법안 처리는 유야무야됐고, 리걸테크 산업의 발전을 꿈꾸던 이들의 치열한 논쟁은 설레발에 지나지 않게 됐다. 이에 일각에선 정치권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기술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대로 가다간 해외 기업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한 국내 기업들이 결국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미국은 리걸테크 산업의 가파른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산업 초기엔 변호사 검색과 법률 정보 검색 분야가 주를 이뤘지만 이후 광학문자인식(OCR), 텍스트 분석 기술이 발전하며 전자 서명 및 법률 문서 자동 작성 등으로 서비스 범위가 확장됐고, 전자증거개시가 도입되면서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법조계에서도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미국변호사협회(ABA)는 변호사에게 기술적 역량 강화에 대한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매년 테크쇼(TECH SHOW)를 개최해 법률 시장에 활용 가능한 기술 정보를 활발히 교류하도록 하고 있다. 기술 친화적 환경이 미국의 리걸테크 기술을 세계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독일도 제도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허용하며 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 국회도서관이 발간한 '최신 외국입법정보'에 따르면 독일은 리걸테크 기업을 종합적으로 안내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더군다나 현재 독일을 포함한 영국, 프랑스 등 다수의 유럽 국가는 변호사가 비변호사와 이익을 공유하는 형태의 사업 모델까지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산업 발전을 적극 뒷받침하는 제도적 지원 아래 우리나라보다 인구수는 약 1.6배에 불과하지만 법률서비스 시장은 4~5배 큰 규모의 성장을 이루며 빠르게 발전 중이다.

일본도 우리를 앞서 나가고 있다. 일본은 2005년 변호사 광고 플랫폼 '벤고시닷컴' 등장 이후 플랫폼 이용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고, 격론 끝에 '네트워크 사회에서 정보를 모아 판단하는 것이 국민의 상식이며 시장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 지 고민하되 변호사 이용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이용하는 방향'으로 플랫폼 허용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벤고시닷컴은 2014년 IPO(기업공개)에 성공하며 성장 기반을 다졌고, 이후 다양한 리걸테크 신기술을 도입하며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리걸테크는 시대적 흐름이다. 이미 해외에선 7,000여 개의 리걸테크 기업이 성장하고 있고, 상장 기업은 20개에 육박한다. 그러나 현재 국내 시장에서 리걸테크는 로앤컴퍼니가 유일하게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됐던 것을 제외하면 성과가 거의 없다시피 한다. 기업 규모나 투자 규모를 살펴봐도 국내 리걸테크 산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리걸테크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거의 없다. 해외에서 격론을 펼치며 닦아 놓은 길을, 국내 정치권과 변협 측이 애써 무시하고 있는 탓이다. 아직 우리나라도 늦지 않았다. 규제가 해소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져 있던 국내 리걸테크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장이 열리게 된다. 당장의 총선에 얽매여 미래시를 저버린 정치권의 각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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