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효성화학의 '아픈손가락' 효성비나케미컬, UAE 정유사에 매각

효성화학의 '아픈손가락' 효성비나케미컬, UAE 정유사에 매각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차수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정확성은 신속성에 우선하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선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효성, ADNOC에 1조원 상당 지분 매각 타진
베트남법인 부실화에 재무상황 악화
지난해 연속 영업손실·부채비율 5천% 육박
hyosungchemical_TE_001_20240603

효성그룹이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효성비나케미컬·Hyosung Vina Chemicals) 지분을 아랍에미리트(UAE) 정유사에 매각한다. 올해 3월 고 조석래 명예회장의 타계 이후 '각자 경영'을 선언한 효성그룹 3세들이 계열사 지분 정리에 나선 가운데 부채비율이 5,000%에 육박하는 효성화학의 위기 타개책이 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 1조원에 매각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해 말부터 효성비나케미컬의 지분 일부 매각을 타진해 왔다. 효성화학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UAE의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에 효성비나케미컬 지분 1조원어치를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효성화학의 올해 차입금 축소 계획은 크게 두 가지로, 특수가스사업부 매각과 효성비나케미컬 유동화"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효성비나케미컬 지분 매각 계약이 6월에서 7월께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효성비나케미컬의 유동화가 먼저 추진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효성화학의 이 같은 사업 정리는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의 수위 높은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차입금을 줄이지 않으면 채권단 관리 체제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효성화학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조6,275억원의 장단기차입금을 보유 중인데, 이 중 2조원 가량이 산업은행에서 빌린 돈이다.

효성비나케미컬, 지난해 순손실 전년비 358.7% 확대

효성화학의 재무 악화 원인은 효성화학의 100% 자회사 효성비나케미컬에서 비롯됐다. 비나케미컬은 지난해 시황 악화로 순손실(3,179억원)이 전년 대비 358.7% 확대됐다. 1조원 이상 투입한 현지 공장이 글로벌 수요 감소와 원가 부담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다. 실제 주요 제품인 PP의 톤당 수출가가 2022년 1,127~2,881달러에서 2023년 801~1,827달러로 대폭 떨어진 모습이다.

잦은 설비 결함도 추가 비용을 늘렸다. 이에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을 지원하며 재무 부담을 키웠다. 지난 2월에만 세 차례 채무보증 결정 공시를 냈다. 효성비나케미컬이 현지 신한·국민·하나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금액을 보증한다는 내용이었다. 효성화학의 효성비나케미컬에 대한 채무보증 잔액은 1조7,972억원으로, 중국 법인에 대한 채무보증 잔액이 1,009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베트남 법인은 모회사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비나케미컬의 매각은 조 명예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사안인 것으로도 전해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2022년 경영진회의에서 베트남 투자 책임을 물으며 격노, 비나케미컬을 무조건 정상화시켜 매각할 것을 주문했다"며 "당시 조 명예회장은 비나케미컬에 더 이상 투자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놨고, 올 초까지 비나케미컬이 비싼 영구채(표면 및 만기 이자율 8.3%, 중도 상환하지 않을 경우 11.8~13.8%)를 발행해 운영을 해왔던 것도 매각을 염두에 둔 행보였다"고 설명했다.

hyosungchemical_TE_002_20240603
효성비나케미컬 공장 전경/사진=효성화학

베트남 법인 매각 이후에도 적자 해소 쉽지 않을 듯

다만 업계에서는 베트남 법인을 매각하더라도 효성화학의 누적된 적자를 쉽게 해소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수천억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2년 2,631%에서 지난해 4,934%로 1년 전(2,632%) 대비 약 2,300%p 늘었으며 차입금의존도는 79.7%에 달한다. 또한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만 2조1,475억원에 달한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월 효성화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변경했다. 2022년 A(긍정적)이었던 신용등급이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는 모습이다. 신용등급 하향에 대해 한국신용평가는 “부진한 영업 수익성이 이어지고 있으며, 비우호적인 수급환경을 감안할 때 더딘 수익성 회복세가 예상된다”며 “이익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하며, 재무구조 또한 미흡한 수준”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단시일 내 영업현금흐름을 통한 재무부담 경감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에도 중국에서의 프로필렌과 PP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에 비우호적인 수급환경이 이어져 중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신용등급이 하락함에 따라 자금조달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8일부터 같은 달 12일까지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선 바 있는 효성화학은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차수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정확성은 신속성에 우선하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선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공장 설립·품질 개선 등 장기 계획 내세운 마이크론, 'HBM 주도권' 쟁탈전 본격화

공장 설립·품질 개선 등 장기 계획 내세운 마이크론, 'HBM 주도권' 쟁탈전 본격화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HBM 포기한 줄 알았는데", 5세대 HBM 기술로 시장 진출 성공
'주도권 쟁탈전' 본격화, 미국 정부서 61억 달러 보조금 지원받기도
엔비디아 납품 또 실패한 삼성전자, "마이크론에 사실상 뒤처진 셈"
HBM_Micron_up_TE_20240603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전략적 성과를 내고 있다. 시장 요구에 맞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시기적절한 생산능력 확대를 이룬 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칼 갈던 마이크론, 본격적인 '도약' 시작

2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AI 반도체 시장이 본격 개화하던 2022년 4세대 HBM인 HBM3 양산을 과감히 포기했다. 당시 자사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으로는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넘어설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2022년만 해도 마이크론의 HBM 시장 점유율은 10% 미만에 머물러 있어 한국 HBM 제조사엔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HBM3 공백 기간 동안 5세대 HBM인 HBM3E 기술을 연마해 온 마이크론이 시장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다. 마이크론은 우선 AI 반도체 칩의 고질적 문제인 전력을 메모리 단인 HBM에서 해결하기 위한 기술 고도화에 착수했다. 그 결과 경쟁사 대비 30%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하는 성과를 쟁취,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기술을 일정 부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간 약점으로 지목됐던 생산능력(CAPA)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장 건설에도 주력하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오는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일본 히로시마현에 차세대 D램 생산을 위한 새 공장을 건설한다. 이 공장에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로 10나노급 6세대 공정인 '1-γ'(감마·11~12나노미터) D램을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본격 가동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공장 설립에 매진하는 건 마이크론의 최종 목표가 단기 성과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마이크론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주도권 쟁탈을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Micron_HBM_roadmap_TE_20240603

HBM 후발주자인데, "기술 추격 속도 예상보다 빨라"

마이크론의 위협은 HBM3E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이크론은 HBM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시장 진입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장기 로드맵까지 구축하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와 'HBM 전쟁'을 대비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6세대 HBM(HBM4)을, 2027년 7세대로 추정되는 HBM4E까지 개발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다. 마이크론은 이를 통해 HBM 용량과 전송 속도 등 핵심 성능에서까지 한국 HBM과 맞붙을 수준까지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마이크론이 미국 기업이란 점도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의 높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에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충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마이크론의 뒤에 '팀 USA'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 마이크론이 미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지원받은 보조금은 61억 달러(약 8조4,1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인텔·TSMC·삼성전자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미 정부가 마이크론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사례다.

아직 기술력에 확신은 없지만 기술 추격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면서 마이크론만의 위세를 떨치고 있기도 하다. 앞서 지난 2월 마이크론이 2분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H200 GPU에 탑재될 HBM3E 양산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하고 나서자 국내 업계에선 의아하단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일각에선 마이크론의 발표 가운데 양산과 출하 시점에 대한 표현이 모호하다는 점을 들며 기술적인 검증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시각도 나온다. 결국 후발주자로서 기술력에 의구심이 여전하단 의미지만, 한편으론 "최소한 마이크론의 기술 수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매우 근접했다는 게 드러난 것 아니겠나"라는 반응도 적잖이 나타났다. 실체가 어떻든 마이크론의 존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단 방증이다.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 못 한 삼성, 이대로 무너질까

이런 가운데 최근 외신에선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여전히 통과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5세대 HBM(HBM3E)'에 대한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4월 테스트에 실패했다는 결과를 받았다"며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이 문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지는 명확지 않다"며 "엔비디아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뒤처질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통의 발언도 전했다.

앞서 언급했듯 마이크론은 이미 엔비디아에의 HBM 납품을 공식화한 상태다. 엔비디아가 HBM 시장 내 최대 고객으로 꼽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이미 마이크론에 뒤처진 셈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건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를 아시아 AI 수혜주 추천 목록에서 제외했다. HBM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한 데다 엔비디아 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를 평가절하한 것이다. 마이크론의 도약이 가시화한 가운데 아직은 선두권을 유지 중인 한국 업체들이 후일 결국 무너지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미 정부 지원 아래 '기술 추월' 시작한 마이크론, 한국 위주 HBM 시장에 지각변동 일어날까

미 정부 지원 아래 '기술 추월' 시작한 마이크론, 한국 위주 HBM 시장에 지각변동 일어날까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미국도 HBM 경쟁력 제고 본격화, 미 정부도 마이크론 '밀어 주기'
HBM 선두 점했던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추격 아래 '지각변동' 가능성
인력 유출 문제도 심각, "유출 사전 차단 방책 사실상 없어"
micron_HBM3E_20240603
마이크론사의 HBME 메모리 홍보용 이미지/사진=마이크론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물리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지개 켜기에 나섰다. 물론 국내 업체가 그간 이뤄 온 성과를 단기간에 무너뜨리진 못할 거란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선이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는 견해도 나온다. 마이크론이 국내 HBM 대비 성능이 앞선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는 데다, 미 정부가 마이크론을 노골적으로 밀어주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HBM 선점 노리는 마이크론, 전력 성능서 강점 보이기도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이크론이 준비 중인 차세대 HBM은 전력 소모량 측면에서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 대비 우위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조합한 AI 반도체에 있어선 저전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저전력을 구현해야 막대한 데이터센터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발열 문제도 해결될 수 있어서다.

마이크론의 차세대 HBM은 'HBM3E 12단'으로 추정된다. D램 셀을 12단으로 수직 적층한 것으로, 업계 사상 처음 상용화가 시도되는 제품이다. 마이크론 차세대 HBM 출시 소식에 시장의 기대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전 제품 역시 전력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마이크론은 앞서 지난 2월 공개한 HBM3E 8단에서도 경쟁사 대비 30% 전력 효율이 우수한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에 힘입어 세계 최대 AI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 공급에도 성공했다. 현 상태가 유지될 경우 차세대 HBM 시장에서 업계 주도권을 잡는 기업은 마이크론이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 보인 마이크론, '한국 업체 위주' 시장 타파하나

마이크론이 HBM에 힘을 싣는 건 HBM의 시장 성장 폭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글로벌 HBM 시장이 2023년 11억 달러(약1조4,600억원)에서 2027년 51억7,000만 달러(약 7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일각에선 전망치보다도 최대 3~5배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HBM이 일반 D램보다 영업이익이 훨씬 높은 데다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란 시선에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 간 HBM 경쟁에도 물이 올랐다. 국내 기업의 영향력도 커졌다. SK하이닉스를 선두로 그 뒤를 삼성전자가 따라가는 모양새가 거듭 연출되면서 HBM 시장 대부분이 국내 시장의 영향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마이크론이 내놓은 HBM3E 8단 제품을 이미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기존 공정을 통해 이미 16단 제품 개발까지 성공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마이크론이 8단 제품을 내놓은 시기 업계 최대 용량인 36GB HBM3E 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쌓아 올린 성과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마이크론의 성장세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르단 점이다. 마이크론은 우선 현재 시장에서 가장 앞선 제품인 4세대 HBM3를 건너뛰고 곧바로 5세대 HBM3E 양산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약점으로 지목됐던 생산능력(CAPA)도 빠르게 늘렸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HBM 생산능력은 올 연말 기준 12인치 웨이퍼 2만 장에 달한다. 아직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생산능력의 20% 정도지만, 내년께 생산능력이 3~4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심해선 안 된다.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한 이후론 대규모 설비 투자도 진행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연간 시설투자 계획을 기존 75억 달러에서 최근 80억 달러(약 11조원)으로 상향했다. 아울러 미국 뉴욕주와 아이다호주에 신규 공장도 건설 중이다. HBM 시장 선점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america_micron_TE_20240603

마이크론 밀어 주기 나선 미 정부, 인력 유출 움직임도

마이크론이 단기간 성장을 전략으로 삼을 수 있었던 건 자국 중심 반도체 지원 정책을 쏟아내는 미 정부의 덕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마이크론 투자액의 상당 부분은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으로 충당됐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미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지난 4월 61억 달러(약 8조3,7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는데, 이는 인텔·TSMC·삼성전자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최근엔 미 정부가 엔비디아의 입지를 본격 활용할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엔비디아를 마이크론의 중심 동력으로 삼아 자국 반도체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단 것이다. 엔비디아는 HBM 시장 최대 고객이자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 공급을 위해 엔비디아 측에 샘플 단계를 면밀히 거쳐야 하는 반면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엔비디아 공급망에 들어갈 수 있다"며 "마이크론의 기술력이나 생산능력이 국내 기업 대비 한참 떨어지더라도 (마이크론이) 빠르게 추격에 나설 힘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미국 차원의 인력 유출이 점차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인력 유출은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SK하이닉스 전 연구원이 마이크론 임원으로 이직하면서 사실상 기술 유출이 발생한 게 대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에서 D램과 HBM 설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2022년 7월 SK하이닉스에서 퇴사한 뒤 마이크론에 임원급으로 이직했다. A씨는 SK하이닉스 퇴직 당시 마이크론을 비롯한 경쟁업체에 2년간 취업하거나 용역·자문·고문 계약 등을 맺지 않는다는 내용의 약정서도 작성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재판장 김상훈)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A씨가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며 얻은 정보가 경쟁사인 마이크론으로 흘러갈 경우 SK하이닉스의 경쟁력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SK하이닉스가 A씨를 상대로 낸 전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업계는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의 불안은 여전하다. 법원의 판결은 사후처분일뿐, 실질적으로 기술 유출을 사전 차단할 방책은 없다시피 한 것 아니냐는 시선에서다. 미 정부의 밀어 주기가 노골적으로 반복되는 가운데 인력 유출 가능성이 거듭 점쳐지는 만큼 사전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할루시에이션 논란 휩싸인 AI 오버뷰, 구글 "서비스 개선 중"

할루시에이션 논란 휩싸인 AI 오버뷰, 구글 "서비스 개선 중"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구글 신규 서비스 'AI 오버뷰', 출시 이후 오답 행진
부랴부랴 관련 기능 개선하며 여론 진화 나선 구글
여전히 견고한 AI '할루시네이션'의 장벽
ai_serch_google_20240603

구글이 최근 발표한 새로운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AI 오버뷰(개요)’의 기능 개선에 나섰다. 소비자에게 공식적으로 서비스 개선 방향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할루시에이션(Hallucination, 환각) 논란 진화에 착수한 것이다.

"피자엔 접착제" AI 오버뷰의 황당 답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AI 오버뷰가 잘못된 답변을 제시하는 문제와 관련해 개선 사항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구글 검색을 총괄하는 리즈 라이드(Liz Reid) 부사장은 “사용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높은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에 피드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를 감사하고 중요하게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구글은 지난 14일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에서 AI 오버뷰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AI 오버뷰는 구글의 기존 검색 엔진에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해 이용자 질문에 AI가 생성한 답변과 관련 링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구글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음성과 사진, 동영상으로도 검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 해외로의 서비스 확장을 예고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 출시 이후 각종 소셜미디어(SNS)에서는 'AI 오버뷰가 잘못된 답변을 내놨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일례로 한 사용자가 '미국에 무슬림 대통령이 몇 명 있었느냐’고 질문하자, AI 오버뷰는 "미국에 무슬림 대통령이 한 명 있었고, 그는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오답을 제시했다. 피자에 치즈가 달라붙지 않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피자 소스에 접착제를 추가하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더해 AI 오버뷰는 “사람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돌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UC 버클리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하루에 적어도 하나의 작은 돌을 먹어야 한다”고 답했다. 한 이용자에게는 “개를 뜨거운 차에 두는 것은 항상 안전하다”는 비상식적인 답변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구글 측은 “이런 (SNS상에서 확산한) 오답 사례는 대개 사람들이 자주 하지 않는 질문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글의 사태 진화

소비자들 사이에서 AI 오버뷰 기능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자, 구글 측은 부랴부랴 사태 진화에 나섰다. 라이드 부사장은 "AI 오버뷰 출시 전 대대적인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 기능을 사용해 새로운 검색을 많이 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AI 오버뷰 기능이 아직 추가적인 학습이 필요한 '과도기'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그는 잘못된 결과를 생성하기 위해 고의로 부정확한 검색을 하거나, SNS 게시물 중 AI 오버뷰의 답변을 조작한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구글은 부정확하거나 이상하다고 판단되는 오버뷰 답변에 대응하기 위해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사용자가 생성한 콘텐츠 중 잘못된 정보가 포함된 것은 제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 오버뷰가 내놓은 답변 덕분에 검색 결과에 대한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더버지는 오버뷰가 여러 오답을 내놓자 구글이 이를 수동으로 정정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실 구글의 생성형 AI가 '오답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글이 지난 2월 자체 AI 모델 제미나이에 추가한 이미지 생성 기능도 독일 나치군과 미국 건국자를 유색인종으로 묘사하며 시장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구글은 출시 20여 일 만에 해당 서비스를 중단했고, 관련 문제 해결에 착수한 상태다. 

AI_te_20240603

'할루시네이션'의 한계

구글의 AI가 맞닥뜨린 할루시네이션 문제는 현재 글로벌 AI 시장의 최대 난제로 꼽힌다. 할루시네이션은 생성형 AI 모델이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현재 대다수 생성형 AI는 △잘못됐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 △존재하지 않는 사실 △정보의 맥락을 오해한 답변 등 할루시네이션의 ‘족쇄’에 붙잡혀 있는 실정이다.

할루시네이션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불완전한 학습 데이터가 지목된다. 생성형 AI는 출시 이전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후 사용자의 질문 내용에 가장 가까운 데이터의 조각들을 선택해 조합·제시한다. 이용자가 AI 모델이 학습한 데이터에 없는 정보를 요청하거나 학습 데이터 자체에 문제가 있을 경우, 기존 학습 데이터의 조각을 ‘적당히’ 조합해 잘못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현시점 AI를 활용한 기술은 필연적으로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IT업계 전문가는 "현재 기술 수준에서 대형언어모델(LLM)은 100점짜리, 즉 완벽한 대답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현재의 AI 모델은) 기존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80~90점짜리 '모범 답안'을 제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글의 AI 오버뷰는 아직 발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할루시네이션을 당장 완벽히 없앨 수는 없지만, 노력을 기울여 줄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Notice] Service URL move to Korean subdomain

[Notice] Service URL move to Korean subdomain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The Economy
Bio
https://economy.ac
[email protected]
The Economy Administrator

Dear all,

As of June 1, 2024, the The Economy's service URL has been switched to the following Korean subdomain.

This is due to a part of service ownership transition to GIAI LLC, scheduled to be completed by 2025 Q1. The company has tentatively allocated 6 months duration of 301 redirection until the main domain to host English version of news journals.

Despite the main service's URL redirection, all individually running Korean news journals will keep the original URLs.

The company officials aim to minimize time losses given to URL redirection, but at this point, we are unable to preplan the course of transition due to uncertainties embedded in the search engines' and visitors' adaptabilities.

Along with Korean subdomain redirection, we truncate translation services for all websites. There has been multiple rounds of internal discussions that the AI translated contents are exposed to potential delivery of incorrect information. Although we are not afraid of offering experimental AI products, it is come to our understanding that the incorrect information may tarnish credibilities of GIAI's research/news media group and we are also concerned about the unintended potential financial/reputational losses to companies in the incorrectly translated articles.

The experiment on translations will be re-applied to our other products in the future.

As always, we appreciate your support.

All the best,

The Economy Korea, an arm of GIAI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The Economy
Bio
https://economy.ac
[email protected]
The Economy Administrator

국내 1호 대체거래소 내년 출범, 증권가 'IT 인프라 재편'에 분주

국내 1호 대체거래소 내년 출범, 증권가 'IT 인프라 재편'에 분주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대체거래소 체제 도입에 맞춰 최선집행 의무기준 마련
키움증권은 IT 역량 개발에 승부, 미래에셋은 인력 충원부터
실패 전철 피하려면 거래시간 연장 외 차별화된 매력 발굴 필요
nextrade_TE_001_20240603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운영 모식도/출처=금융위원회

최근 증권업계에 대체거래소(ATS)발 자본시장 IT 인프라 재편 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 증권시장 초유의 거래소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서 증권사마다 투자자에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주문을 실행하는 최선집행의무기준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새로운 기준을 자동으로 이행할 수 있는 솔루션 도입부터 이를 구현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길게는 원장시스템까지 대대적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체거래소(ATS)발 자본시장 IT 인프라 재편 움직임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EXTRADE)'는 지난달 스마트오더라우팅(SOR) 솔루션 1차 개발을 마치고, 현재 국내 7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연말 모의거래를 마친 후 내년 1분기 중 출범을 목표로 하는 넥스트레이드는 출범에 앞서 거래 매체에서의 증권사 주문 호가 시스템 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기존 한국거래소가 증권 거래를 독점할 때는 오로지 하나의 시장에서 하나의 가격에 대해서만 주문과 거래가 이뤄졌지만 시장 이원화가 이뤄질 경우 어떤 주식에 대해 동시간대 수급량에 따른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 주문을 최선의 조건으로 집행하기 위한 기준을 사전에 알리고 이 기준에 따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유리한 시장을 골라 주문하는 최선집행의무가 적용됐다. 이런 이유로 SOR 솔루션 도입을 준비하는 각 증권사는 현재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수 있는 최선집행기준을 마련하는 데 한창이다.

최선집행의무는 각기 다른 시장에서 나온 호가를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처리하기 위한 기준이 된다. 만일 증권사 내부적으로 특정 시장을 선택했다면 그 이유 역시 기준에 명시해야 한다. 적합한 기준을 수립해 주문을 집행하는지 여부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3개월마다 점검을 받아야 한다.

현재 각 증권사 전략실에서는 최선집행기준이 향후 복수시장 체제에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비중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 아직 시장에 수요가 형성되지 않은 호가를 새롭게 만든 투자자의 주문을 잔량 기준으로 어느 시장에서 먼저 체결해 줄 것인지, 거래량을 기준으로 체결해 줄 것인지 등에 따라 거래에 따른 손익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넥스트레이드와 테스트를 진행하는 7개 증권사 역시 전략 노출을 경계하면서 시스템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증권사들, SOR 솔루션 도입에 총력

키움증권이 자체 SOR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 역시 이 같은 이유에서다. 복수 거래 체제에서도 브로커리지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회사 내부에 SOR 솔루션 TF를 구성해 자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솔루션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은 물론 넥스트레이드나 코스콤을 통한 서비스와는 다른 전략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콤 역시 SOR 솔루션 개발을 마쳤다. 코스콤 SOR 솔루션은 중소형 증권사가 주요 공략 대상이다. 이미 코스콤이 중소형 증권사를 대상으로 종합원장관리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이와 원활한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IT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 가운데서도 내부 시스템의 여건상 넥스트레이드가 아닌 코스콤의 SOR 솔루션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향후 회사의 디지털 혁신 내지 신사업 방향에 따라 원장시스템과 SOR시스템을 별도로 가져가야 할지 여부를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달라지는 제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4월 인공지능(AI)·IT·디지털 분야 인재 채용 공고를 올렸다. 채용분야는 AI, 트레이딩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등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전산관리비로 키움증권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045억원의 비용을 지불했다.

nextrade_TE_002_KIM_20240603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사진=넥스트레이드

특색 없는 2부 리그 전락 우려 목소리도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ATS의 성공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키움증권처럼 복수 시장 체제를 시장 확대 기회로 삼아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는 증권사가 있는가 하면, 시장 안착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으로 갈리고 있다.

넥스트레이드가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거래시간 연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기존 거래시장(코스닥·코스피)의 '2부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현재 거래수수료가 0.0027%로 타 글로벌 거래소들과 비교해 최저 수준인 데다, 상장 예정 종목들이 기존 유가증권시장(840종목)과 코스닥(1.718종목) 내에서만 선별될 것으로 알려져 거래시간 이외의 부분에서는 차별화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거래시간만을 늘리는 시도 역시 과거에 실패로 끝난 전례가 있다. 지난 2001년 한국ECN증권은 정규 장 마감 이후인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를 운영한 바 있다. 그러나 하루 거래대금이 30억~40억원 수준에 그치면서 3년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한국ECN증권의 대표였던 이정범 사장은 해당 서비스 출범 당시 "활황에는 열등재도 잘 팔린다", "수요는 창출된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성공을 낙관했지만 이는 결국 오판으로 끝났다.

과거 출범했던 다수의 해외 대체거래소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독일의 노이어 마르크트(New Market)와 일본의 자스닥(Jasdaq)은 미국 나스닥(Nasdaq)의 성공에 주목하며 야심 차게 출범했으나, 결국 기존 시장에 흡수합병됐다. 기존 시장과의 차별점이 없어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한 탓이다.

엄격한 현행법 또한 넥스트레이드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 모습이다. 넥스트레이드가 기존에 구상했던 토큰증권(STO),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의 거래가 자본시장법에 막혀 표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 감시를 비롯해 기업 상장, 청산·결제 등의 역할을 한국거래소의 도움 없이는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처럼 넥스트레이드에 대한 비우호적 예상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체거래소의 개장 시점은 점차 다가오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넥스트레이드가 내세운 슬로건과 같이 빠르고(Fast) 혁신적인(Innovative)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기고] '시민 데이터 과학자'라는 어리석은 정책

[기고] '시민 데이터 과학자'라는 어리석은 정책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효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수정

'인공지능 전문가 = 코딩 전문가 = 개발자' 라는 잘못된 상식이 여전히 시장에 퍼져 있어
STEM 전공으로 석·박 훈련을 받지 않은 '시민 데이터 과학자' 만으로 충분하다는 주장 여전히 상존
훈련 받은 전문가들에게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인 결과물에 수십조원 예산 낭비 말아야

최근들어 머신러닝, 딥러닝, 생성형AI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계산과학(Computational Science)을 처음 접했던 것은 박사 과정 중 시뮬레이션 관련 보조 수업을 찾던 2013년이었다. 미국 대학들의 대학원 과정 중 고학년 과정들은 해당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들이 드물기 때문에, 인근 대학의 박사생들이 타 대학 수업을 들으러 가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당시 MIT에서 열렸던 한 계산과학 수업에 보스턴 일대 주요 대학의 학생들이 모두 모인 탓에 교실이 매우 비좁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야 어느 정도 상식이 됐지만, 당시에는 자세한 내용을 몰랐기 때문에 수업의 상당 부분이 대학원 수준의 통계학을 가르치는데 할애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었다. 학기 초반부는 그렇게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의 재미없는 수업이 진행되다가, 후반부에 들어가서야 계산과학의 다양한 방법론들이 수리통계학 중 인간의 손으로 깔끔하게 계산해낼 수 없는 부분들을 컴퓨터에 의존한 계산을 하는 전공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었다.

Citizen Data Science
사진=Pexel

계산과학에 대한 접근성 비약적으로 향상

당시 수업에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전공을 줄여 표현하는 미국식 용어) 분야의 다양한 전공 출신들이 모여있었는데, 통계학 훈련이 부족했던 학생들은 초반부에 떨어져 나갔고, 후반부에는 과제 하나하나가 컴퓨터를 학대해야 답을 낼 수 있는 과제들이어서 몹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 R, Matlab 같은 연구용 프로그래밍 언어만 쓰던 우리와, 컴퓨터 과학 전용 언어인 C를 쓸 수 있던 전공자들 사이에 몇 가지 차이가 있었는데, C를 써서 돌아가는 계산들은 우리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으로 계산 결과가 빠르게 나왔다. 반면, 수학적인 각종 변환을 지원해주는 패키지가 없다보니 C를 쓰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는데, 그런 종류의 수업 2개를 들으면서 언젠가 C와 동급의 계산 속도를 지원해주면서 고급 통계학 기반 패키지를 갖춘 시스템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했었다. 우리가 수업을 들으면서 만들어 뿌리는 패키지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10년 남짓이 지난 요즘, Python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R, Matlab의 접근성을 빌려오고, 그래픽 카드(GPU) 기반의 하드웨어적인 계산 속도 지원이 추가되면서 당시 우리가 느꼈던 문제의 일부분을 해결해준 상황이 됐다. 인공지능(AI)이라고 이름을 바꿔 단 계산과학이 업계의 관심을 끌면서 관련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패키지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하드웨어적으로도 10년 전과는 비교도 안 될만큼 많은 발전이 있었다.

예전에는 '계산 효율성(Computational Efficiency)'을 최대화하기 위해 '계산 비용(Computational Cost)'의 구성 요소인 CPU, 시간, 전력 소모 등의 변수들에만 집중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GPU가 방정식의 변수로 추가되면서 계산 비용을 단순한 1차 함수로 평가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시민 데이터 과학자를 저비용 훈련으로 만들 수 있다?

자본 투자와 기술 발전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수 많은 시너지가 있지만, 반대로 부작용도 속속 노출됐다.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가 개발자가 코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AI 전문가와 같은 직군이라고 착각했던 수 많은 비전문가들의 오해다. 정부 관계자들이 그런 오해를 가진 덕분에 한국은 최소 수조원, 최대 수십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개발자 양성 교육에 쏟아부으면서 '인공지능 교육'을 했다고 과대 포장을 했다. 기업들도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주가 부양을 하기 위해, 회사의 기술력을 홍보하기 위해, 등등의 이유로 과대 포장을 따라했고, 결국 진짜 AI 전문가를 키우는데 필요한 대학원 교육에는 큰 보조금이 들어가지 못했다.

또 하나 부작용을 들자면 '시민 데이터 과학자(Citizen Data Scientist, CDS)'를 양성할 수 있다는 주요 비전문가들의 착각이다. 고급 통계 패키지들에 대한 접근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누구나 쉽게 '내 첫번째 딥러닝 프로젝트(My First Deep Learning Project)'라는 이름으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자신이 AI 전문가라고 과대포장하는 내용을 등록하기 시작했고, STEM 관련 석·박 대학원 훈련을 받은 최상위권 인재가 아니어도 누구나가 쉽게 데이터 과학을 할 수 있다는 식의 홍보가 오랜 기간 진행됐다. 대학원 과정은 커녕, 영미권 대학의 학부 2-3학년 과정만 가르쳐도 F 학점을 받거나,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도망가는 수준의 인력들이어도 프로그래밍 패키지를 실행만 할 수 있으면 전문가라고 포장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접근성 민주화'가 낳은 부작용, 비전문가 대량 양산

이쪽 분야에서는 접근성의 확장을 '민주화(Democratized)' 됐다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민주화 과정이 코드 접근성만 높였지, 그 코드가 실행하고 있는 고급 통계학, 그 통계학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수학에 대한 접근성은 전혀 높이지 못했다. 세상의 모든 데이터들이 그렇게 수학, 통계학에 대한 접근성이 0인 상태에서도 패키지만으로 '분석' 작업이 됐으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STEM 교육을 받은 인재들에게 미국 정부가 특별 비자 지원까지 해 줄만큼 고급 인재 대접을 받는 것이다.

지난 정권에서 '인공지능 = 코딩'이라는 황당한 공식을 수십조원의 예산을 투입해가며 시장에 홍보한 탓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다. 일부 기업들, 언론사들이 여전히 '시민 데이터 과학자'를 키워내는 교육과정을 제공한다고 사람들을 모은다. 대학을 세우고 국내 명문대 STEM 전공 학, 석, 박사 출신들을 받아 해외 명문대의 학부 2-3학년 수준 과정을 가르쳐보면서 새삼 알게 된 내용이지만, 한국의 수학 교육 수준은 글로벌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심하게 낮은 수준이다. 그렇게 시장 수준이 낮기 때문에 시민 데이터 과학자를 길러낼 수 있다는 착각이 계속 남아있는 것인지, 그런 홍보가 계속되는 탓에 시장 수준이 높아지지 않는 것인지, 원인 변수와 결과 변수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인과관계를 넘어 결론만은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런 훈련을 받은 인력들이 뽑아낸 '데이터 분석 결과물'은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은 사람들에게 조롱의 대상 밖에 안 될 것이다. 국민 세금 수십조원을 써서 만든 결과물이 조롱의 대상 밖에 되지 못한다면 그 예산 집행은 옳은 집행이었을까?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효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기고] 같은 눈높이를 갖춘 인력들로 구성된 학회의 장점

[기고] 같은 눈높이를 갖춘 인력들로 구성된 학회의 장점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효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수정

학회에 간다는 것이 매우 재밌는 일이라는 걸 깨달은 것은 박사 학위 과정 2년차에 '미국 산업응용수학회(Society for Industrial and Applied Mathematics, SIAM)'에 초청 받았던 즈음으로 기억한다. 막 대학원에 들어갔던 시절에는 당장 수업을 따라가기도 버거웠고, 교수님들 논문 발표를 따라가는 것은 커녕, 가깝게 지내는 박사생들이 무슨 연구를 하는지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들이 마냥 대단해보이기만 했었다.

박사 1학년 시절 듣던 수업에서 교수님들이 쓰고 있는 중이라는 논문으로 수업을 하시는데, 기본 가정을 너무 부실하게 잡아서 연구 목적이 달성될 것 같지 않아보이는 논문의 가정을 별 생각없이 지적했더니, 교수님이 '너무 논문 평가자처럼 볼 필요는 없다.(You act too much like a critic. You don't have to.)'라며 받아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부터는 논문들의 수준을 좀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됐고, 누군가의 논문을 지적할 수 있는 만큼, 내 논문의 조잡함도 함께 이해하게 됐던 것 같다.

seminar
사진=Pexel

'수학=언어'라는 훈련이 되어야 연구를 연구로 이해할 수 있다

대학원에서 가르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논문 심사를 거쳐 외부 학회에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졸업 논문을 승인하는 구조를 갖춘지 2년째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 문화권 출신 학생들 대부분이 연구를 하고 싶어서 대학원을 가는 것이 아니라, 학위를 따고 싶어서 대학원을 가기 때문에 논문 주제부터 잘못 잡는 경우가 많아 결국 졸업을 못하는데, 반면 논문 심사를 무사히 통과하는 수준까지 성장하는 학생들의 논문을 보면 속칭 '탈한국'을 하는데 성공했구나는 생각이 들어 교육자 입장에서 뿌듯한 마음이 든다.

그 학생들과 평소에 대화를 나눠보면 딱 박사 1학년 때 눈이 열려서 내 논문이 매우 부끄러웠던 시절 같은 느낌이 든다. 자기 논문의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어떻게 고쳐야 할지 막연하게나마 이해가 됐는데, 아직 배운 내용이 부족하고, 고민해야 할 주제가 넘쳐난다는 것을 감은 잡은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수학적으로 기초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채 단순히 데이터만 구해와서 인공지능이라고 불리는 계산 방법론 몇 개만 적용해본 것으로 조잡한 논문만 발표하는 국내 명문대 교수들의 학회들에 불편한 감정이 많았는데, 수학적인 훈련이 어느 정도 됐다보니 본인의 무지를 깨닫는 대학원생들을 보면서는 오히려 반가운 감정과 응원하는 감정이 생기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첫 해에는 논문 발표 중에 계속 쏟아져 나오는 연구자들의 질문에 학생들이 대답을 못할까봐 두려운 감정이 컸다. 논문 지도 수업 내내 여러차례 지적했던 내용들인데도 대답을 못하는 것을 보면서 아쉬운 감정도 있었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 일부러 질문하는 것처럼 답변을 해준 적도 있었다.

올해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연구자들이 논문 지도 수업 중에 내가 했던 질문과 똑같은 질문을 하면 우습기도 하고, 대답을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몇 달이나 시간을 줬는데 왜 못 고쳤나'는 꾸중을 하고 싶은 감정도 솟구쳤다.

비슷한 질문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역시 훈련을 받은 연구자들의 시선은 크게 다르지 않구나는 것도 이해하게 됐고, 반대로 저 학생들이 같은 시선을 갖추게 되면 더 이상 가르칠 필요없이 스스로 노력해서 성장하는 길만 남았다고 생각하니 박사 논문 지도를 그렇게 깐깐하게 하는구나는 이해도 새삼 얻게 됐다.

같은 눈높이를 갖춘 인력들로 구성된 학회의 장점

처음 SIAM 학회에 발표자로 뽑혔다는 이메일 답장을 받았던 무렵, 고작 박사 2학년에 갓 올라간 주제에 그런 유명한 학회에서 발표를 해도 될까는 두려움이 컸었다. 아예 모르는 내용을 질문 받고는 얼어버리는 것은 아닐까는 걱정도 있었고, 과연 내 연구에 다른 연구자들이 관심이나 있을까는 불안감도 있었다. 가장 결정적으로는 수학적으로 훈련도가 높지 않은데 미국 최대 수학 학회에 참가하는 실력자들에게 민폐를 끼치게 되지 않을까는 자기 불신이 밑바닥에 깔려 있었다.

다행히 둘째 날 오후 발표 순서를 배정 받았고, 첫째 날에 다른 발표들을 매우 열심히 들으면서 그 학회에는 수학 이외에 매우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초청을 받았고, 자기들 세부 전공에서 하는 연구 방식은 다르지만, 쓰는 언어가 '수학'인 덕분에 서로 의사소통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었다. 거기다 내가 쓰고 있는 언어가 그들과 같은 언어고, 내 연구가 그들의 연구보다 그렇게 수학적으로 모자라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니 안도감이 생기더라.

둘째 날 오후에 연구실 동료와 발표를 나눠 맡으며 질문에 답변을 다 하고, 쉬는 시간에 전 세계 다양한 국가, 다양한 전공 출신의 연구자들에게 평소에 보지 않았던 관점에서 색다른 질문을 받으면서, 이런 것이 연구고, 이런 것이 학회 행사라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게 됐던 것 같다. 특히, 그들과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눈높이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나니 더 편하게 진행하던 다른 연구들을 공유할 수 있었고, 그들의 경험담 하나하나가 내 연구의 방향을 미세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부터 10년 남짓이 지났는데, 여전히 학회에 가면 초급 연구자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그들이 쓰는 언어를 이해하고, 어떤 부분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는 것이 고급 연구로 받아들여지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덕분에 불편함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선 것에 만족감을 얻는다. 전공이 같지 않더라도 수학적 도구를 쓰는 눈높이가 비슷한 인력들이 모인 학회라면 얼마든지 다른 연구를 이해하고, 나 스스로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배움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학회 논문 발표를 들으면,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느끼는 쾌감 덕분에 더 많은 학회를 찾아가고 싶어진다.

반대로 같은 눈높이를 갖추지 못한 분들, 같은 언어를 쓸 수 없는 분들의 이름 뿐인 학회에는 초청을 받아도 참석하기가 싫어진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잘못된 내용, 틀린 내용을 발표하거나, 고급 연구가 아니라 단순한 기업 설명회 수준의 발표에 지나지 않는 자리를 '학회'라고 이름을 붙여놨기 때문이다. 그 분들께 미안하지만, 그런 학회를 피할 수 있는 눈을 갖추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르친 학생들이 뼈아픈 질문을 받고 자기 논문의 부족함에 자책하는 것을 보면서, 저렇게 시련을 이겨내면서 탄탄한 역량을 갖추고 나면 언젠가 나처럼, 혹은 나보다 더 뛰어난 연구자 분들처럼, 불안한 마음으로 학회를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배움에 대한 기대감으로 학회를 찾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반대로, 내실이 없는 학회를 피할 수 있는 시야를 갖추고 좀 더 생산적인 일에 노력과 열정을 쏟게되면 좋겠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효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해외 DS] AI도 속는 착시, 인간과 얼마나 닮았나?

[해외 DS] AI도 속는 착시, 인간과 얼마나 닮았나?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수정

GPT-4V, 실제 픽셀 색상 대신 사람이 인지하는 색상을 묘사
챗봇도 인간처럼 주관적으로 색상을 해석했을 가능성 시사해
착시 연구를 통해 인간 시각 인지와 AI 작동 방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Optical Illusions Can Fool AI Chatbots ScientificAmerican 20240530
사진=Scientific American

2015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파랑-검정 vs 흰색-금색 드레스' 사진은 사람마다 색깔을 다르게 인지해 화제가 됐었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학의 디미트리스 파파일리오풀로스(Dimitris Papailiopoulos) 컴퓨터공학 교수는 착시를 일으키는 이 사진을 떠올리며 흥미로운 실험을 시작했는데, 오픈AI의 챗GPT와 구글의 제미나이와 같은 챗봇이 인간의 뇌를 속이는 착시 현상에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했던 것이다.

인간의 시각 시스템은 다양한 조명 조건에서도 물체를 일관된 색상으로 인식하도록 진화해 왔다. 때문에 한낮의 밝은 햇빛 아래에서도, 주황빛 노을 아래에서도 나뭇잎은 녹색으로 보인다. 이러한 적응력 덕분에 우리 뇌는 다양한 방식으로 착시를 일으키는 색상을 보게 된다. 아델슨의 체커그림자 착시, 빨간색이 없는 코카콜라 캔이 빨갛게 보이는 착시 등이 대표적인 예다.

파파일리오풀로스 교수는 시각 프롬프팅에 특화된 GPT-4V를 이용한 일련의 실험을 통해 챗봇 역시 인간과 동일한 착시 현상에 속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챗봇은 이미지의 실제 픽셀 색상보다 사람이 인지하는 색상에 기반하여 이미지를 묘사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어 파란색 필터가 적용되어 실제로는 파란색과 녹색 값이 큰 연어회 사진을 보고도 챗봇은 이를 분홍색으로 인식했다. 이는 챗봇이 학습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파파일리오풀로스 교수가 직접 제작한 '색 항상성 착시' 사진에도 똑같이 반응한 결과로, 챗봇이 인간처럼 시각적 착각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줬다.

Target combo ScientificAmerican 20240530
왼쪽은 일반적인 과녁 이미지, 오른쪽은 색채 항상성 착시 현상을 보여주는 파란색 필터 이미지다. 필터를 입힌 이미지 속 과녁의 중심은 빨간색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파란색과 녹색 값이 더 높다/사진=Scientific American

인간처럼 색깔을 주관적으로 해석해

파파일리오풀로스 교수는 "이번 실험은 공식적인 연구는 아니었고,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실험이었다"라며, 해당 결과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챗봇이 이미지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원본 이미지를 수정하는 것이 아닐지 의심했지만, OpenAI 측은 GPT-4V가 이미지를 해석하기 전에 색온도나 다른 특징을 조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파파일리오풀로스 교수는 챗봇이 인간의 뇌처럼 이미지 속 물체들을 서로 비교하고 픽셀을 평가하여 문맥에 맞게 색상을 해석하는 법을 학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캐나다 맥길대학의 블레이크 리처드(Blake Richards) 컴퓨터과학·신경과학 교수 또한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며, 챗봇이 인간처럼 물체를 식별하고 해당 유형의 물체가 일반적으로 어떻게 보이는지에 따라 색상을 해석하는 방법을 학습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AI 모델이 이미지 속 색깔을 미묘하게 해석하는 방식은 인간의 시각 인지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리처드 교수는 AI 모델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며 색깔을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현상은, 인간 역시 비슷한 학습 과정을 통해 색깔을 주관적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을 시사할 수 있다며, 인간과 기계의 시각 인식 능력이 생각보다 유사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챗봇이 항상 인간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챗봇은 때로는 인간처럼 착각에 빠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논리적인 판단을 내리거나 전혀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한다. 사실 인간과 AI는 생각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인간의 뇌는 정보를 앞뒤로 주고받는 복잡한 연결망으로 이루어져 있어, 외부 정보를 바탕으로 정보의 빈틈을 채우고 추론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반면 대부분의 AI 모델은 정보가 입력에서 출력으로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단순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지 못한다.

물론 인간의 뇌처럼 정보를 순환시키는 신경망 모델도 있지만, 대다수의 머신러닝 모델은 순환적인 양방향 연결을 갖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가장 널리 쓰이는 AI 모델은 정보가 입력에서 출력으로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피드포워드(feed-forward)' 방식이라 인간의 복잡한 사고 과정을 완벽히 따라잡지 못한다. 하지만 AI 시스템이 착시 현상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고 나면, 착시 현상 연구를 통해 현재 널리 사용되는 단방향 AI 모델의 한계를 명확히 파악하고, 나아가 인간처럼 정보를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착시 연구 통해 인간 시각 인지 과정과 AI 작동 방식을 엿보는 게 핵심

최근 4개의 오픈 소스 비전-언어 멀티모달 모델을 평가한 연구팀은 모델의 크기가 잠재적인 요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더 많은 가중치와 변수를 사용하여 개발된 모델이 작은 모델보다 착시 현상에 대한 인간의 반응과 더 유사하게 반응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연구자들이 실험한 AI 모델은 이미지 내 착시 요소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뛰어나지 않았고 (평균 정확도 36% 미만), 인간의 반응과 일치하는 경우는 평균적으로 16%에 불과했다. 또한 모델이 특정 유형의 착시 현상에 대해서는 다른 유형보다 인간의 반응을 더욱 밀접하게 모방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와 비슷한 착시 실험을 진행한 아마존웹서비스(AWS) AI 랩의 응용 과학자인 와시 아마드(Wasi Ahmad)는 AI 시스템이 착시 현상을 해석하는 능력 차이는 정량적 추론과 정성적 추론 중 어떤 것이 요구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간은 두 가지 추론 모두 능숙하지만, 머신러닝 모델은 쉽게 측정할 수 없는 것에 관한 판단을 내리는 데에는 덜 익숙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AI 시스템이 해석을 잘하는 세 가지 착시 유형은 모두 주관적인 인식뿐 아니라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한 속성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러한 AI 시스템의 특성은 인간의 편향을 복제할 수도, 완화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책임감 있는 활용을 요구한다. 같은 관점에서 자연어 처리와 인간-로봇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조이스 차이(Joyce Chai) 컴퓨터과학 교수는 AI 시스템을 책임감 있게 활용하려면 인간의 경향이 어디에서 복제되고 어디에서 복제되지 않는지뿐만 아니라 AI 시스템의 취약점과 약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델이 인간과 일치하는 것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라며, 어떤 경우에는 모델이 인간의 편향을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방사선 이미지를 분석하는 AI 의료 진단 도구는 시각적 오류에 취약하지 않아야 한다고 예시를 들었다.

하지만 때로는 AI가 인간의 편향을 모방하는 것이 유익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에 사용되는 AI 시각 시스템이 인간의 실수와 유사하게 작동하도록 설계한다면, 차량의 실수를 예측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 수 있다. 이에 대해 리처드 교수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가장 큰 위험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항상 운전 중에 실수한다"고 말하며, 오히려 기존 도로 안전 시스템이 처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자율주행차의 "이상한 오류"를 우려했다.

OpenAI의 GPT-4V와 같은 대규모 머신러닝 모델은 설명 없이 결과만 제공하는 불투명한 시스템, 즉 '블랙박스'로 불리곤 한다. 하지만 인간에게도 익숙한 착시 현상은 이러한 블랙박스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알테쉬 초저가 공세에 밀린 동대문패션타운, ‘한 집 건너 공실’

알테쉬 초저가 공세에 밀린 동대문패션타운, ‘한 집 건너 공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임선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미디어의 영향력을 무겁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예리한 시각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패션의 성지' 동대문 일대, 공실로 몸살
벼랑 끝 몰린 맥스타일, 10곳 중 9곳 텅 비어
'알·테·쉬' 진격에 도매 플랫폼도 줄줄이 폐업
Dongdaemun_Fashionmall_001_TE_20240531

한때 '패션의 성지'로 불리던 동대문 일대가 죽어가고 있다. 부품, 원단, 도매, 소매 모든 부문에서 예전 같은 활기는 사라진지 오래고, 주변 건물 대부분 공실률이 절반을 넘는다. 시장을 지탱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코로나19로 발길을 뚝 끊으면서 하염없이 추락한 동대문은 최근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플랫폼의 '초저가 경쟁' 가속화에 나날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모습이다.

동대문패션타운, 공실률 급증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이곳 도소매 상가건물 32곳 중 14곳의 공실률이 두 자릿수다. 소매상가인 맥스타일은 공실률이 무려 86%에 이른다. 점포 10곳 중 9곳 가까이 비어 있는 셈이다. 디자이너클럽(77%)과 굿모닝시티(70%)에서도 절반 이상의 점포가 문을 닫았고, 혜양엘리시움(44%), 헬로에이피엠(37%) 등의 공실률도 늘고 있다.

동대문 패션타운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중반부터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방문객이 줄자 소매시장이 먼저 타격을 입었다. 2016년 사드 사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국인을 비롯한 관광객 유입이 사실상 끊겼다.

엔데믹 이후에도 회복은 요원하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회복세를 보이지만 동대문을 찾는 관광객 자체가 줄고 있다. 밀리오레 2층에서 여성복·아동복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하루 방문객 중 국내 손님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해외 관광객들도 예전보다 줄었고, 이들 대부분이 예전처럼 의류 대량구매를 하기보다는 순수 관광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 매출에 타격이 크다”고 했다.

C커머스로 발길 돌린 소비자들

여기에 더해 최근 이용자가 폭증한 알테쉬 등 C커머스가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 이들이 초저가 의류를 판매하면서 동대문 패션타운의 입지가 더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동대문에서 유통되는 옷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으로 대체된 데다 알리와 테무에서 비슷한 옷을 싸게 주문할 수 있는데 누가 동대문을 찾아오겠냐”고 토로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특히 동대문 도매시장의 경우 지금까지는 디자인 기획력과 품질에서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중국 업체의 염가 공세를 막아냈지만, 중국의 의류 산업 수준이 점점 높아지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지금은 중국산과 품질 차이가 있지만, 격차가 더 좁혀지면 도매시장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인들은 동대문 도매시장을 찾던 외국인 바이어 수가 최근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광저우·항저우 도매시장에서 파는 옷의 품질이 좋아져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바이어들까지 동대문으로 향하던 발길을 끊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도매상의 주요 고객이었던 국내 소매상도 중국 도매상과 C커머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동대문 도매상과 소매상을 이어주던 플랫폼이 하나둘 폐업하면서 위기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2년 설립된 도매 플랫폼 ‘링크샵스’는 올 초 문을 닫았다.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처음으로 사입 중개 서비스를 시작해 한때 벤처캐피털에서 200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받았지만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결국 폐업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또 다른 도매 플랫폼인 ‘골라라’가 서비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coupang-car-daegu-20240531_002
사진=쿠팡

알테쉬 공세에 '쿠팡' 입지도 위태

C커머스발 쓰나미로 인해 시름을 앓는 건 동대문만이 아니다. 국내 이커머스 1위 업체 쿠팡도 C커머스 플랫폼의 공세에 힘겨운 상황이다. 2018년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인기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플랫폼 마케팅을 본격화하며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10월 한국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K-베뉴)를 개설해 한국 셀러를 끌어모으기 시작했고 상품 영역도 가공·신선식품으로 확대했다. 1년 새 한국 시장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물류센터 설립 등을 포함해 3년간 11억 달러(약 1조4,471억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나면서 쿠팡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쿠팡은 연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흑자 6천억원을 달성하며 창립 13년 만에 '유통 제왕'으로 공인받았다.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중국산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한국 시장을 파고들면서 더는 과거와 같은 성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와이즈앱 기준 1년 새 증가한 쿠팡 앱 이용자 수는 57만 명으로 알리익스프레스(463만 명)와 테무(581만 명)에 한참 못 미친다. 기존 토종 업체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던 와중에 중국 업체들이 가세하며 글로벌 이커머스 격전지로 변모한 양상이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임선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미디어의 영향력을 무겁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예리한 시각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