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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수도권 입주 물량 7만 가구 하회
2027년부터 물량 반등 가능성 커, 이후 전망은 '불투명'
건설업황 침체로 올해 인허가 물량 급감할 가능성도
내년 수도권 아파트 공급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2022년 주택 인허가 물량이 평균치 이하로 급감한 영향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건설 업황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회복되던 인허가 물량이 올해 재차 미끄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 아파트 공급 위축
25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6만9,642가구에 그친다. 수도권 입주 물량이 10만 가구를 밑도는 것은 2016년(9만2,640가구) 이후 10년 만이다. 최근 10년(2015~2024년)간 수도권 연평균 입주 물량이 14만4,977가구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입주 물량은 사실상 평년 대비 반토막 난 셈이다.
분양업계에서는 지난 2022년 수도권 인허가 물량(14만415가구)이 평균을 밑돌면서 입주 물량도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인허가 물량은 3~4년의 시차를 두고 입주 물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향후 2~3년간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라며 “여기에 공사비 인상,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 등으로 인한 신축 공급 지연 가능성을 고려하면 결국 신축 프리미엄은 더욱 치솟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올해 인허가 물량 감소 우려
시장은 2027년 이후부터 수도권 입주 물량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입주 물량 수도권 인허가 물량은 2023년 18만2,266가구, 지난해 21만2,776가구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올해 인허가 물량이 재차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낙관적으로 호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실제 국내 건설업계는 지난해부터 업황 부진으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어렵게 따낸 수주 계약을 해지하는 업체가 속출할 정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사들의 '단일판매 공급계약 해지' 건수는 20건(공시 대상 기업만 집계)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13건) 대비 7건, 2020년(6건)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계약 해지 사례가 급증한 주된 원인으로는 공사비 상승이 꼽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공사비 증액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발주처가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며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100이었던 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30.45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사 '줄폐업' 이어져
경기 침체를 버티지 못하고 아예 문을 닫는 건설사도 급증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의하면 지난해 간판을 내린 종합건설업체는 641곳에 달한다. 이는 2005년(629건) 이후 최대치이자, 2021년(305건)과 대비 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보유 업종 중 일부만 폐업하거나 업종을 전문건설업으로 바꾼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폐업 사유는 ‘사업 포기’, ‘회사 도산’이었다. 지난해 부도 처리된 건설사 역시 30곳으로 2019년(49곳) 이후 가장 많았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통계상 지난 1월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58곳에 달한다. 이는 1월 기준으로 2011년(60곳) 이후 최대치며, 전월(40곳)과 비교하면 45% 늘어난 수준이다. 새해 첫 달에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2021년 20곳에서 2022년 31곳, 2023년 31곳, 지난해 40곳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폐업·부도 건설사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제기한다. 건설업계가 경기 호전 모멘텀(동력) 확보에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물량 감소, 경쟁 심화, 이익률 저하 등으로 대다수 건설 기업이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회복 국면을 기대하지만 의미 있는 물량 증가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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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서 기민당 재집권, AfD 2위 올라
메르츠 대표, 차기 독일 총리 유력
이민자·불황에 지친 獨 표심 ‘우클릭’
독일에서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중도우파 연합 정당이 승리를 거두면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극우 정당으로 분류되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이 2당으로 급부상하며 독일 정치 지형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전후 독일 정치사에서 극우 정당이 이처럼 높은 지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최근 거세지고 있는 유럽 내 보수주의 물결이 이어진 결과로, 늘어나는 이민자 및 그로 인해 불안해진 치안과 둔화하는 경제성장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獨 중도우파, 정권 탈환
24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독일에서 실시된 연방의회 총선거 결과 중도우파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28.52%의 득표율로 승리를 거뒀다. 극우 성향인 AfD는 20.8%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하는 돌풍을 연출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극우 정당이 얻은 가장 높은 득표율로, 2021년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늘었다.
반면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현 집권당인 중도좌파의 사회민주당(SPD) 득표율은 16.41%로 3위에 그치며 1887년 이후 최저 성적을 거뒀다. SPD의 현 연립정부 파트너 녹색당(Greens)은 11.6, 막판 돌풍을 일으킨 좌파당(The left)은 8.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독일은 선거법상 정당투표 득표율이 5를 넘거나 지역구 299곳에서 3명 이상 당선자를 내야 의석을 배분받는다. 이로써 전체 630석 가운데 CDU·CSU 연합이 208석, AfD 152석, SPD 120석, 녹색당 85석, 좌파당 64석을 확보했다. 연정 구성에 성공할 경우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CDU 대표가 총리를 맡을 전망이다. 메르츠 CDU 대표는 “이제 내 앞에 놓인 책임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승리를 선언했고, 숄츠 총리는 “씁쓸한 선거 결과”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독일의 정권 교체는 이민자 범죄 증가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결과다. 집권 SPD 정부가 이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CDU·CSU 연합과 극우 성향의 AfD가 동반 약진한 것이다. 메르츠 대표는 자신이 총리로 취임하는 첫날 국경을 닫고 불법 이민자들을 돌려보내겠다고 공약하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독일 경제의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독일 경제는 21년 만에 처음으로 최근 2년 연속(2023년, 2024년) 역성장했다. 독일 제조업의 근간인 자동차 산업도 휘청이고 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값이 급등한 가운데 탈원전 정책으로 물가 부담이 커지고 산업 경쟁력도 약해졌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존의 경제대국 독일은 지난 2년 동안 높은 에너지 가격과 중국 제조업의 맹공세에 시달리며 경기 침체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 속 숄츠 총리 내각은 경제난과 이민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민심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12월 취임한 숄츠 총리는 우파 자유민주당, 녹색당과 ‘신호등 연정’을 구성했지만 성장과 복지를 둘러싸고 자민당과 내내 갈등을 겪었다. 결국 지난해 12월 의회에서 숄츠 총리의 불신임안이 통과돼 독일에서 이른 총선을 치르게 됐다.
‘우향우’ 기류 강해진 유럽의회
전문가들은 이번 독일 총선에서 최근 몇 년간 유럽에 거세게 부는 보수 바람이 재확인됐다고 평한다. 지난해 6월 치러진 '제10대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중도우파 세력이 약진하면서 유럽 27개국의 정치·경제 연합체인 유럽연합(EU)의 정치 지형 전반에 변화가 예고된 바 있다.
유럽의회의 의석수 분석에 따르면 1당인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전체 720석 중 186석으로, 이전보다 10석(전체 705석)을 늘린 반면, 제2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35석으로 2위 자리는 지켰지만, 기존보다 4석이 줄었다. 전체 의석 수가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비중 감소는 더 크다. 제3당인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RE)도 이전 102석에서 23석이나 줄어든 79석에 그쳤다.
이에 반해 강경우파와 극우 성향 정치그룹은 크게 약진했다. 강경우파 성향 유럽보수와개혁(ECR)은 기존 69석에서 73석, ECR보다 더 극단으로 분류되는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49석에서 58석으로 의석이 대폭 늘었다. 이는 녹색당-유럽자유동맹(Greens-EFA)이 53석(-18석), 무소속이 45석(-17석), 레프트(The Left)가 36석(-1석)의 결과를 받아 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마린 르 펜(Marine Le Pen) 대표와 그의 정치적 제자로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20대 조르당 바델라(Jordan Bardella)가 이끄는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이 약 31.5%의 득표율로 30석을 차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성향 르네상스당(15.2%·13석)에 크게 앞섰다. 르네상스당은 유럽의회 RE의 일원이다. 그 외 RE 13석·레프트 9석 등이다.
독일에서도 EPP 일원인 CDU·CSU 연합이 30%의 득표율로 1위(29석)를 차지했고, 이탈리아에서는 신(新)파시스트에 뿌리를 둔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이탈리아형제들당(FdI)이 24석(득표율 28.8%)으로 의석수를 2배 이상 늘렸다. 이탈리아형제들당은 유럽의회 ECR의 일원이다. 이어 S&D 21석·EPP(9석)·ID(8석) 등이다.
성장 엔진 꺼진 유럽에 ‘MEGA’ 돌풍
유럽의회 선거 이후 치러진 EU 회원국 총선에서도 극우 열풍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현재 이탈리아·네덜란드·핀란드·슬로바키아·헝가리·크로아티아 등에서 극우 혹은 강경 우파 정당이 정부를 이끌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스웨덴에서 극우당이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으며, 지난해 9월 오스트리아 총선에서는 나치 부역자들이 세운 극우 자유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극우 정당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기회 삼아 세력 확장을 노리고 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주도하는 극우 포퓰리스트 성향 ‘유럽을 위한 애국자’(PfE)는 지난 7∼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모여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인용한 ‘메가(MEGA·유럽을 다시 위대하게)’를 강령으로 내세우는 등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유럽의 이 같은 민심 변화는 중동과 우크라이나 등에서 쏟아진 수백만 명의 난민 수용, 유럽 경제의 버팀목인 독일과 프랑스의 경제난 심화 등 ‘유럽 위기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지난 2년 동안 높은 에너지 가격과 중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정책금리를 다섯 차례 인하했다.
향후 전망도 암울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10월보다 0.2%포인트 낮은 1.0%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계속해서 경제 심리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IMF는 진단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도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어 유럽 내 강경 우파 돌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EU 무역적자를 이유로 유럽의 부가세를 사실상 관세로 간주, 고율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을 시사해 유럽 내에선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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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소득세 부당·과다 환급 점검 세무사회, 허위·과장 광고 삼쩜삼 고발 플랫폼 안내 불충분 무더기 소송 가능성도
지난해 상반기에만 65만 건이 넘는 소득세 경정청구가 쏟아진 가운데, 국세청이 꼼꼼히 확인하지 못하고 돌려준 환급금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국세청은 소득세 부당·과다 환급과 관련해 집중 점검을 예고하고 나섰다. 국내 최대 세무 플랫폼 ‘삼쩜삼’과 이용자들 역시 주요 조사 대상이다. 일부 납세자의 경우 이미 돌려받은 환급금을 토해내거나 심지어 가산세까지 부과될 수 있어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중복·부당 인적공제 사례 증가
25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은 지난해 환급된 소득세에 대한 부당·과다 환급 점검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오류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환급금 반납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나아가 관련 법령에 따라 가산세가 부과될 수도 있다. 국세청은 “소득세 경정청구가 급증한 가운데 중복·부당 인적공제로 세금을 환급받은 케이스 또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일손이 부족해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고 환급금을 내준 사례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소득세를 돌려받기 위한 경정청구는 2022년 37만3,000건에서 2023년 58만7,000건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65만3,000건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른 환급액도 2022년 3,539억원, 2023년 7,090억원으로 증가 추이를 보였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 플랫폼 업계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최근 소득세 환급 청구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세무 플랫폼은 소비자가 몰라서 돌려받지 못한 소득세 환급금을 찾아준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2020년 설립된 삼쩜삼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빠르게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섰다. 출범 초기에는 정보기술(IT) 개발자 등 프리랜서를 겨냥했지만, 최근에는 개인사업자에 근로소득자까지 몰리면서 작년 5월 기준 가입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삼쩜삼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지난해 소득세 정기신고를 진행했거나 환급을 조회한 직장인 361만 명 중 47.7%에 달하는 약 172만 명이 환급 대상자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자비스앤빌런즈
세무사들 “민감 정보 상업적 활용 안 돼”
그러나 지나치게 공격적인 마케팅이 문제가 됐다. 한국세무사회가 허위 과장 광고 등 이유로 삼쩜삼을 고발하고 나선 것이다. 세무사회는 삼쩜삼이 “숨은 환급액을 찾아보세요”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소비자를 현혹하고, 회원가입을 유도해 홈택스 등의 개인정보를 획득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많은 소비자가 회원가입 후 환급금 조회 및 신청에 나서고 있지만, 실상은 환급금이 전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지적이다.
세무사회는 “국가가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 개인정보와 국세기본법에 따라 비밀 유지 규정까지 적용되는 소득, 의료 등 과세 정보가 영리기업의 상업적인 목적에 의해 아무렇지 않게 수집되고 있다”고 짚으며 “그 시작은 환급금이 있는 것처럼 현혹하는 허위·과장 광고에서 시작되므로 국민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고발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30대 근로소득자 A씨의 피해 사례를 제시했다. 세무사회에 의하면 A씨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53만9,661원의 세금을 초과 납부했으니, 돌려받아 가세요”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회원가입 후에는 가족의 정보까지 모두 입력하면 환급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결국 환급금은 전혀 없었다는 전언이다. 세무사회는 삼쩜삼이 이처럼 애초에 환급 대상자가 아닌 이들을 대상으로 무작위에 가까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삼쩜삼의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광고 규정 및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삼쩜삼 관계자는 “(자사 서비스의) 예상 환급액 정확도는 96% 이상”이라며 “입력 오류, 미납 세액 등 변수 발생을 제외하면 세금 신고 후 3개월 이내에 환급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이 환급 신청 후 실제 환급액이 예상 환급액과 다르거나 0원인 경우, 고객센터 접수 후 환불 정책 가이드에 따라 수수료를 환불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부당 환급금 반납·가산세 책임 범위 불분명
이 같은 해명에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면서 삼쩜삼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됐다. 특히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미성년자인 B씨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온 환급 정보를 보고 정부의 코로나19 재난 지원금과 유사한 것으로 오인해 삼쩜삼에 회원 가입했으나, 개인정보를 뺏긴 것을 뒤늦게 인지하고 탈퇴했다. 실제 환급액이 없었음은 물론이다.
이번 국세청의 부당·과다 환급 점검에 따라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점도 삼쩜삼 이용자들의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국세청이 사전에 부당·과다 환급을 걸러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 또한 제기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통상 한 건의 소득세 경정청구를 점검하는 데 한 시간가량 걸린다”며 “경정청구 폭증으로 지난해 세무서 담당 조사관 1인당 평균 1,300~3,000건의 환급 신청서를 살펴봤다”고 말했다. 부당 청구를 철저히 차단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다.
국세청은 부당·과다 환급을 확인한 후 취할 조치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만약 가산세까지 물어야 한다면, 플랫폼 업체와 이용자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지도 논의해야 하는 탓이다. 업계에서 이번 점검으로 가산세 위협에 놓인 납세자들이 삼쩜삼 등 플랫폼의 안내가 불충분했다는 점을 들어 민원이나 소송을 제기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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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바이비트 해킹 사태 이후 시장 신뢰 상실
주요 암호화폐부터 파생 상품까지 전반적으로 하락세
"규제도 무서운데" 겹악재에 韓 투자자 한숨 깊어져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Bybit)의 해킹 사건으로 인해 시장이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해킹 피해가 발생한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후발 암호화폐) '이더리움'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더리움이 시장 신뢰를 잃으며 일부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카르다노 창시자 "이더리움 몰락할 것"
25일 암호화폐업계에 따르면, 3세대 암호화폐 카르다노(Cardano, ADA)의 창시자 찰스 호스킨슨은 최근 벌어진 바이비트의 14억6,000만 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 해킹 사건과 관련해 이더리움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드러냈다. 이번 해킹 피해는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파생 상품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스킨슨은 비트멕스 창업자 아서 헤이즈가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롤백을 통해 해킹 피해를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더리움 클래식"이라는 짧은 답변을 남겼다. 이는 2016년 DAO 해킹 사태 당시 이더리움이 블록체인 롤백을 통해 ETC(이더리움 클래식)로 분리됐던 과거를 조롱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이더리움은 ‘폐기된 인터넷 플랫폼’의 길을 가고 있으며, 이번 해킹 사태는 이더리움의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에도 "이더리움의 현재 방향은 결국 마이스페이스(MySpace)나 넷스케이프(Netscape)처럼 몰락하는 길"이라며 "결국 이더리움 프로젝트들이 더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한 카르다노로 이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의 지적대로 바이비트 해킹 사건 이후 시장은 이더리움으로부터 속속 등을 돌리고 있다. 막대한 피해로 인해 보안 취약성 논란이 부각된 결과다. 글로벌 암호화폐 미디어 유투데이는 "이더리움이 신뢰를 잃고 있으며, 일부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근 1년 비트코인 공포·탐욕 지수 추이/출처=얼터너티브
주요 암호화폐 가격 미끄러져
바이비트 해킹 사태는 이더리움을 넘어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충격을 안겼다.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비트코인에 대한 공포·탐욕 지수(Fear and Greed Index)는 25를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 구간에 진입했다. 비트코인 공포·탐욕 지수가 극단적 공포 수준까지 하락한 것은 지난해 9월 7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암호화폐 공포·탐욕 지수는 암호화폐 시장의 '심리 상태'를 수치화(0~100)한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투자자들의 심리가 부정적이라고 해석한다.
투자 심리가 냉각되고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요 암호화폐들의 가격도 줄줄이 미끄러지는 추세다.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5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4.82% 하락한 9만1,626.47달러(약 1억3,200만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2,518.79달러로 10.68% 하락했으며, XRP는 11.61% 급락한 2.27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솔라나는 16.11% 급락한 140.84달러에 거래됐다.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자 파생상품 시장도 함께 흔들렸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라스에 따르면 24일 오전 9시부터 25일 오전 9시까지 집계된 암호화폐 시장 내 롱 포지션(미래에 더 높은 가격으로 되팔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매입하는 시장 거래) 청산 규모는 총 8억1,307만 달러(약 1조1,640억원)에 달한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 '비명'
암호화폐 시장이 휘청이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 차원의 암호화폐 규제 강화가 예고된 상황 속에 바이비트 해킹 사태라는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가상자산위원회 회의를 열고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2단계 입법의 주요 과제와 향후 검토 방향을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암호화폐 상장 기준과 절차를 금융당국 규제로 관리하고, 암호화폐 시장에 자본시장 공시에 준하는 공시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밈 코인(인터넷과 SNS의 이미지나 유행어에서 영감을 받은 암호화폐)과 같은 부실 암호화폐의 가격 급등락으로 인해 이용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당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향후 규제 수준을 맞추지 못하는 암호화폐 발행사는 국내 상장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상장된 코인에 대한 규제는 유예 기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가상자산위원회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도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 국내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에 준비 자산에 대한 엄격한 관리 의무를 부과해 스테이블 코인의 신뢰성을 담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스테이블코인 이용자의 상환청구권을 명시적으로 보장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는 가상자산위원회 논의를 거쳐 올해 하반기 중에 가상자산보호법 2단계 입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사업자·시장·이용자를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른 시일 내 후속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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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이익 40% 감소하며 부진
中 테무와의 경쟁 심화로 비용 상승
실적 악화에 美 관세 조치도 리스크
지난해 중국 패스트 패션 업체 쉬인(Shein)의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며 시장 기대치는 물론 2023년 쉬인이 투자자 설명회에서 제시한 추정치에도 크게 못 미쳤다. 여기에 자국의 저가형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과 유럽의 규제 압박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기업가치를 낮춰 잡으라는 압박까지 받고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쉬인의 기업공개(IPO)도 성사가 불투명해졌다.
2년 전 제시한 추정치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
2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쉬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 감소한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로 추정된다. 연 매출은 19% 증가한 380억 달러(약 54조6,000억원)로 예상된다. 이러한 실적은 쉬인이 지난 2023년 투자자 프레젠테이션(PT)에서 제시한 실적 전망치인 매출 450억 달러, 영업이익 48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08년 설립 쉬인은 2023년 20억 달러(약 3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FT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Temu)와의 저가 경쟁을 꼽았다. 테무는 최저가 입찰 시스템을 통해 공급업체에 극단적인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때문에 쉬인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욱이 테무가 쉬인의 중국 공급업체 일부를 확보하면서 두 회사 간 업체 유치 경쟁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쉬인의 항공 운송비와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 이에 쉬인은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으나 결국 다시 패션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英 정치·금융권, 쉬인 IPO에 '부정적'
실적 악화와 수익성 하락으로 인해 쉬인의 런던증시 상장 작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쉬인은 오는 4월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초 영국을 찾은 도널드 탕 쉬인 회장은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과 런던 증권거래소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상장의 필요성과 상호 이익에 대해 어필했다. 이후에도 노동당 그림자 내각의 산업부 장관인 조너선 레이놀즈 의원 등 노동당 주요 정치인들과도 접촉하며 런던증시 상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최근에는 영국 내 1만7,000평 규모의 물류 창고 건설을 위해 부지 선정 작업을 진행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한 작업에도 돌입했다.
하지만 영국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쉬인의 IPO를 반기지 않고 있다. 영국 의회는 쉬인의 중국 제조 공장에서 이뤄지는 취약한 노동 관행과 공급망 내 강제노동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지난달에는 의회 상무무역위원회가 관련 청문회를 열었지만, 쉬인 측 변호인이 일부 질문에 대답을 회피하면서 쉬인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논란이 많은 기업이 영국 금융시장의 신뢰를 해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쉬인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중국에 대부분의 제조 시설과 공급망을 두고 있다.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한 만큼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거래하기에는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상장 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몸값을 낮추라는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쉬인은 2020년 제네럴애틀란틱과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1,000억 달러(약 14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2023년 펀딩 라운드에서는 대중국 규제 리스크, 이커머스 시장의 둔화 흐름 등을 이유로 660억 달러의 기업가치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원활한 상장을 위해 한 번 더 기업가치를 500억 달러(약 65조원)으로 낮춰잡았지만, 지난해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최근 일부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선 기업가치를 300억 달러(약 45조원)까지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중국 관세 폭탄에 '엎친 데 덮친 격'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조치 또한 쉬인의 상장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전 세계 매출의 28%에 해당하는 85억 달러(약 12조1,000억원)를 기록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800달러(약 116만원) 미만 수입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철회했다. 저가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쉬인으로서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800달러 미만 상품에 대한 면세 혜택 폐지는 보류됐지만, 업계에서는 쉬인의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군다나 유럽연합(EU)도 쉬인을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으로 지정하면서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최근에는 중국 당국의 규제를 받을 가능성도 짙어지고 있다. 중국 내 생산기지와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 역시 자국에 대부분의 생산시설과 공급업체를 두고 있는 쉬인이 영국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쉬인을 둘러싼 비즈니스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다 보니 업계에선 쉬인의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쉬인은 지난해 영국 규제당국에 IPO 관련 서류를 제출했는데, 오는 7월부터 상장 규칙 일부가 개정돼 이 기간 내에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상장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앞서 쉬인은 2023년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소(SEC)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2년 전인 2021년에도 뉴욕증시 상장을 시도했으나 미·중 무역 갈등, 신장위구르 지역 강제노동 등의 논란이 제기되며 보류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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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략 분야에 중국 투자 제한
중국 산업 발전 지렛대 역할 우려
‘딥시크 혁신’에 시장 이목 집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시한 미국 정부가 자국 전략 산업에 대한 중국 자본의 침투를 원천 차단하고 나섰다. 중국이 파트너 기업이나 제3국의 투자 펀드 등 우회로를 이용해 미국의 첨단 기술과 지적 재산을 노리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은 중국의 기술 발전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어 향후 자금 이동 방향에 많은 이목이 쏠린다.
“국익에 부합하는 투자만 수용”
24일(이하 현지시각)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중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미국 우선주의 투자정책’ 각서에 서명했다. 해당 각서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포함한 모든 법적 수단을 이용해 미국의 기술·핵심기반시설·의료·농업·에너지·원자재 및 기타 전략 분야에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CFIUS에 기술, 핵심 인프라, 의료, 농업, 에너지, 원자재 등 전략 부문에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도록 명령했다. 또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의 투자는 ‘패스트트랙’ 절차를 도입해 촉진하기로 했다. 특히 10억 달러(약 1조4,600억원) 이상 투자의 경우 환경 검토를 신속히 처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민감 시설 인근의 미개발 투자 및 부동산 거래에 대해서는 CFIUS의 권한을 강화하는 식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끝으로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외국 기업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고, 적대적 외국 기업의 연금 플랜 기여금 수령 자격을 제한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서를 통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항상 국익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 적대국이 첨단 기술, 지적 재산 및 전략 산업에서의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기업과 자산에 대한 투자를 체계적으로 지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중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러한 전략을 추구하는 데서 나아가 파트너 기업이나 제3국의 투자 펀드를 통해서도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에도 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중국이 미국을 사들이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규칙을 채택할 것”이라며 “명백히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투자만 허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 기업과 자본이 자국의 지적 재산을 훔쳐 공산주의 중국으로 가져가는 것을 막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된 주장이다.
딥시크 분전에도 中 증시 불확실성 여전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미국의 견제가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중국이 전략 산업에서 상당한 기술 진전을 이루면서 전 세계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의 혁신적인 AI 모델 'R1' 공개를 기점으로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CNBC에 의하면 23일 기준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중국 지수는 지난달 저점 대비 26.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딥시크 R1이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는 미국 빅테크 모델에 비해 비용은 적게 들이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면서 ‘중국도 AI 분야에서 겨뤄볼 만하다’는 기대를 심어줬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감안했을 때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이다. 제임스 리우 클리어노믹스 창립자는 “미·중 무역 전쟁 확대, 중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반복적 우려, 부동산 거품, 정부 경기 부양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같은 요인들이 2025년 변동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직접투자 유치에 총력
이 같은 기대와 우려 속 중국 정부는 외국계 기업과 민영기업에 대한 규제를 잇달아 철폐하겠다고 나서면서 경제 회복의 의지를 다졌다. 19일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마련한 ‘2025년 외국인 투자 안정 행동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해 온 제조업 외국인 투자 제한을 전면 철폐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외국인 투자기업의 중국 재투자 지원 강화 △외국인 투자 촉진 산업 범위 확대 △외국인 투자기업의 중국 내 차입 활용 제한 해제 △다국적기업의 투자 및 투자회사 설립 장려 △외국 기업 중국 내 합병 및 인수 시행 지원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채널 확대 등을 약속했다.
중국은 이러한 조치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자금 이동을 가속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이번 행동계획은 외국인 투자가 대외 개방 수준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며, 신품질 생산력을 발전시키고 중국식 현대화를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는 980억 위안(약 19조6,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이는 최근 3년 이내 최저치로,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는 2023년 8% 감소한 이후 지난해부터 지난 1월까지 27% 추가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재무부는 “중국 경제는 미국 투자자를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제한적인 투자 환경 중 하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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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우크라에 안전 보장 제공 준비
유럽 평화유지군도 포함, 트럼프도 “찬성”
트럼프 "광물협정 합의 접근, 젤렌스키 곧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트럼프 대통령 인스타그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이후 유럽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유럽 평화유지군을 배치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러시아가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외국 평화유지군을 배치하는 것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상반된 것으로, 종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트럼프 "푸틴도 유럽군 파병 찬성할 것"
24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와의 회담을 시작하기 전 “우리의 공동 목표는 우크라이나에 견고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평화가 존중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며 “(병력 배치는) 최전선이 아니라 평화 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며, 이를 보장하기 위해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에 따르면 유럽 평화유지군 배치는 프랑스와 영국 주도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 서명하는 경우에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의 표시로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이 배치될 예정이다.
이에 트럼프는 “유럽의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3차대전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현명하다면, 수주 안에 전쟁이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의 '광물 협정' 체결과 관련해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이번 주 혹은 다음 주에 미국에 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희토류 등 자원에 대한 미국의 지분 획득 등을 위한 "최종 합의에 가까이 와 있다"며 "우크라이나 의회의 승인이 필요할 것이지만 나는 성사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선 "적절한 시기에 모스크바를 방문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5월 9일 러시아 전승절에 맞춰 방문하는 것에 대해선 "조금 이른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러시아와 경제 발전 협력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나는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이뤄질 주요 경제 개발 거래에 대해 심각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대화는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적은 바 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더 이상 러시아의 침략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확실한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유럽은 더 강력한 파트너가 될 준비가 돼 있으며, 국방 측면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나토 유럽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 확대를 시사한 것으로 외신들은 평가했다.
EU, 우크라에 200억 유로 추가 군사지원 추진
현재 국제사회는 미국과 러시아가 종전 협상에 돌입한 상황에서 종전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재침공을 어떻게 막을지를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우크라이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원하지만,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우크라이나의 향후 평화 유지를 위해 나토 가입이 허용된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의향이 있다”고 배수진까지 쳤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200억 유로(약 30조99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안을 준비하고 있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번 지원안에는 포탄과 미사일과 같은 군사 물자뿐만 아니라 정부와 경제 운영에 필요한 현금 지원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공급은 에스토니아 총리를 역임한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조율하고 있으며 이전의 군사 원조 규모를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외교관들은 헝가리 등 특정 국가의 반대를 고려해 지원안은 EU 패키지가 아닌 개별 회원국 간 공동 분담금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지원안 추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을 서두르며 러시아와 일방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유럽 각국은 이번 전쟁이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마무리될 경우 향후 러시아가 역내 안보에 더욱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 지원보다 러시아 에너지 구매에 더 많은 지출
한편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재정 지원금보다 러시아산 화석연료 구매에 더 많은 자금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최근 펴낸 보고성에서 EU가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219억 유로(약 32조8,000억원) 상당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EU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재정 지원금은 187억 유로(약 28조원)로 집계돼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액이 17%가량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바브 라구난단 CREA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러시아 화석연료를 구매하는 것은 사실상 크렘린에 자금을 제공해 침공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이는 즉각 중단돼야 하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미래뿐만 아니라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어 EU가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러시아로의 자금 유입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으로 불리는 노후 선박을 통해 제재를 피하며 석유를 수출하고 있다”면서 “이 선박들이 러시아 화석연료 수출 수익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는 지난 한 해 전 세계 화석연료 수출로 2,420억 유로(약 362조5,000억원)를 벌어들였으며 전쟁 발발 이후 누적 수익은 1조 유로(약 1,500조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세수의 절반가량이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 같은 수익은 전쟁 자금으로 직결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EU는 추가 제재를 논의하고 있다. 앞서 EU 대사들은 지난 19일 16차 대러시아 제재안에 합의했으며 여기에는 러시아산 원유를 가공한 뒤 타국산으로 둔갑시켜 수입하는 ‘정제 우회로’를 차단하는 방안과 터크스트림 가스관을 통한 가스 유입을 제한하는 조치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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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 지역, 가격 하락세 뚜렷
강남권 아파트는 꾸준히 상승세
'똘똘한 한 채'에 초양극화 이어져
내수 침체 장기화와 '똘똘한 한 채' 선호 속에 서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강남권과 한강 벨트, 강북의 대형 고급 주택 등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가격이 우상향하는 데 반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은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지역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서울과 지방 간 부동산 격차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지방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원정투자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원·도봉·강북구, 매물 쌓이고 수요 줄어
24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초구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12.44% 올랐지만, 이른바 노·도·강으로 불리는 서울 외곽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1~2%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월부터 2월 3주차까지 노원(-0.16%)·도봉(-0.17%)·강북(-0.13%) 지역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노·도·강 지역은 3~4년 전 서울 전역에 나타난 부동산 상승세 속에 집값이 올랐는데, 이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갭투자가 가능해 자금이 여유롭지 않은 수요층의 투자가 꾸준했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아파트 가격은 하락했다. 최근에는 일부 소유주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매물은 쌓이고 수요가 줄어들어 부동산 가격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주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아파트(전용 41.3㎡)는 4억원에 팔렸다. 2022년 비슷한 조건의 매물이 6억원대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3년 새 2억원가량 떨어진 셈이다. 도봉구 창동 동아청솔 아파트(전용 84.97㎡) 매물도 신고가 대비 2억원 정도 낮은 8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신축 아파트 분양권에도 마이너스 프리미엄, 이른바 '마피'가 붙은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화건설이 강북구 미아동에 짓는 한화 포레나 미아 아파트(전용 80㎡) 분양권은 현재 10억3,251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해당 매물은 시스템 에어컨 5대, 발코니 확장 등 유상 옵션을 포함했음에도 6,000만원의 마피가 붙었다. 한화 포레나 미아의 다른 면적 매물들도 분양가격 그대로 내놓은 '무피(無 프리미엄)'부터 약 1,000만~5,000만원의 마피 조건이 붙었다.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전용 84㎡) 분양권 역시 기존 분양가에 7,000만원의 마피가 붙은 13억1,7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웃돈 붙은 강남 3구·마용성은 연일 신고가
반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뜨거운 시장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6월 입주를 앞둔 서초구 메이플자이(3,307가구)는 일반분양 가격이 3.3㎡(평)당 6,705만원으로 확정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고도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여기에 10억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입주권 매물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17억원대에 공급된 전용 59㎡의 호가는 두 배가량 올라 현재는 28억~39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에 공급된 조합원 물건의 경우 프리미엄이 45억원을 웃도는 사례도 있다.
강남 3구와 마찬가지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용산구도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에 공급된 일반분양 아파트에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용산구 호반써밋 에이디션 전용 84㎡는 분양가보다 15억7,000만원 오른 30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최근에는 강남 3구와 용산구를 넘어 한강과 붙어 있는 인기 주거 지역도 억 단위 프리미엄이 붙었다.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1,063가구)이 대표적이다. 전용 101㎡가 지난달 18억7,113만원에 거래됐는데 이 면적대 분양가는 15억4,000만~17억6,000만원으로 4억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가격이 오른 건 기존 아파트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준공 10년 내 아파트, 압구정·여의도 일대의 재건축 단지, 강북권의 대형 평형 인기 단지 등의 가격이 꾸준히 뛰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조치로 호재를 품고 있는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전용 84㎡)는 이달 역대 최고가인 33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마포구 마포프레스티지자이(전용 59㎡)도 이번 달 18억4,500만원에 신고가를 다시 썼고, 여의도의 재건축 추진 단지인 시범아파트도 올해 3.3㎡당 1억원 시대를 열었다.
서울 아파트 원정투자하는 지방러도 증가세
똘똘한 한 채 열풍 속에 지방 등 타지역 거주자(외지인)가 서울 아파트를 사는 원정투자도 증가했다. 지난해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율은 21.5%로 2006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2006년 이후 10년간 17~18%대를 유지하다가 2017년 19.9%로 증가했고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던 2021년 처음으로 20.0%를 넘어섰다.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거래 절벽 현상이 발생하면서 2022년 18.7%로 주춤했으나 2023년 다시 20%대(20.9%)를 회복했다.
이에 반해 지난해 서울 거주자가 지방 아파트를 사들인 비율은 2023년(5.4%)과 비슷한 5.5%에 그쳤다. 7~8%대를 기록했던 예년 수준과 비교하면 2%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만 오른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서울과 지방 아파트값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했다"며 "전국의 주택 수요가 서울로 집중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파트 가격 하락 가능성이 거론되는 서울 외곽 지역이나 강남권 등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서울 노른자 땅의 아파트들은 잠시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자치구별 원정투자 비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강동구가 27.3%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았고, 이어 광진구(25.6%), 은평구(25.3%), 금천구(24.7%), 영등포구(24.0%) 순으로 나타났다. 중저가 단지가 많아 외지인 투자 관심 지역으로 꼽히던 노·도·강 지역에서는 도봉구(20.4%→15.8%)와 강북구(36.0%→16.4%)로 하락 폭을 키웠다. 서초구(25.0%→21.2%)와 강남구(22.6%→21.5%)도 지난해 여름 이후 아파트값 급등으로 서울 내 다른 지역으로 외지인 수요가 이동하면서 원정투자 비율이 전년 대비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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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발에 부딪힌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전자파 피해 등 허위 정보로 공포 심리 확산
정부, '전자파 신호등' 설치 등 인식 개선 방안 마련
국내 인공지능(AI)업계가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데이터센터 설립 부지 인근 지역 주민들이 전자파 피해 등 근거가 부족한 낭설에 휩쓸려 반기를 들고 있어서다. 일파만파 확산하는 님비(NIMBY, 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는 이롭지 아니한 일을 반대하는 행동) 현상으로 인해 시장 곳곳에서 데이터센터 착공 지연·건설 무산 사례가 누적되는 가운데, 정부도 시민 인식 개선을 위해 각종 대응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데이터센터 건립 지연 사례 속출
25일 AI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는 데이터센터 건립이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 업체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수도권에서 데이터센터 용도로 인허가를 받은 총 33건 사업 중 절반 이상인 17곳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거나 지연됐다. 인허가를 받은 사업 가운데 35%는 1년 이상 착공하지 못했고, 공사를 진행 중인 사업 중 약 30%는 인허가 후 착공까지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됐다. 과거 4년간 개발된 데이터센터들이 인허가 후 평균 4~5개월 내 착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느린 수준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건립에 제동이 걸린 배경에는 주민 반발이 있다. 일례로 마그나PFV㈜가 추진하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데이터센터 사업의 경우, 2023년 3월 건축 허가를 받았으나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착공이 크게 지연됐다. 고양시 역시 지난해 8월 말 착공 신고서를 최종 반려하며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착공 지연에 따른 비용이 급격히 늘자 시공사인 GS건설은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지난해 10월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가 고양시의 착공신고서 반려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뒤에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아예 데이터센터 건설이 무산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앞서 네이버는 2019년 용인시에 데이터센터 ‘각 용인’을 지으려고 했으나, 해당 계획은 일부 주민과 지역 정치권 반발로 무산됐다. 네이버는 이후 건립지를 변경해 세종시에서 ‘각 세종’을 준공했다.
"전자파 나온다" 주민 인식 악화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소음, 백연 현상 등으로 건강이 악화된다는 ‘괴담’에 휘둘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데이터센터 건립 시에는 주민들이 전력·냉각수 과다 사용 등과 관련한 불만을 주로 표출하는데, 국내에서는 유독 특고압 선로로 인해 발생하는 전자파 관련 우려가 많다"며 "아무리 업체 측에서 해명을 해도 여론이 쉽게 바뀌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전력 시설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극저주파로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주민들 사이에서 과도한 공포 심리가 확산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데이터센터는 철저히 밀폐된 방어 시설로 구축돼 있다"며 "설령 주거 단지 등이 매우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다고 해도, 실제 측정 시에는 전자파가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래전파공학연구소가 실시한 전자파 인체 노출량에 대한 측정 평가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16개 지점에서 전자파 강도가 가장 높은 특정 지점의 반경 2m 내 전력 설비 전자파(ELF) 노출량은 최대 14mG(밀리가우스)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인체 보호 기준으로 삼는 국제비이온화방호선위원회(ICNIRP) 기준인 883mG의 1.5%에 불과한 수치이자, 전기밥솥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기장(V/m) 측정값 역시 0.35 V/m으로 인체 보호 기준값(4,166 V/m) 대비 매우 미약한 수준이었다.
정부 차원의 대처는?
이 같은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도 움직이고 있다. 장기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진흥과 과장은 지난해 11월 개최된 '스마트엔터프라이즈 2024' 세미나에서 데이터센터 부지 인근에 전자파 신호등의 시범 설치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전자파 신호등은 말 그대로 전자파 강도 측정 결과를 LED 전광판에 청색, 황색, 적색으로 표시해 전자파 발생 상황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설비다. 현재 이동통신사 기지국 근처에 주로 설치돼 있다.
장 과장은 "전자파 신호등 설치를 데이터센터 업자들은 다소 꺼리지만, 지역 상생 모델 구축 차원에서 전자파가 전혀 유해하지 않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국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이 따른 만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전자파 신호등 설치 외에도 전문가가 참여하는 지자체 협력 토론회, 컨퍼런스 등을 통해 지자체 및 지역민과의 소통을 강화, 데이터센터 관련 인식 개선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정부가 직접 인식 개선에 착수한 배경에는 글로벌 데이터센터업계의 '코리아 패싱(한국 배제)' 현상이 있다. 최근 전 세계 각지에서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한국은 이 같은 투자 열기에서 소외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수의 빅테크 기업이 한국에서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상황이 변했다”며 “강력한 규제 및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 정책, 지역 님비 등이 시장 성장을 막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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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AI Square 가입에 썼던 이메일 주소로 [email protected]에 제목 형식을 '[글로벌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이름 및 간단 소개'으로 한 이메일
메일 예시
제목: [글로벌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지원자 홍길동 - 제 꿈인 디지털 노마드로 살 수 있는 길이 보여서 지원합니다
내용:
출신 학교: 지구대학교
출신 전공: 영어영문학과
간단한 포부: UpWork.com에서 영어 <-> 한국어 번역 알바만 하면서 취준을 했었는데, 챗GPT 때문에 고작 한 단어에 1센트 밖에 못 받으면서 일을 해서 돈을 거의 못 벌었습니다ㅠㅠ [글로벌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과정에서 말씀하시는 프로젝트들을 몇 번 보기는 했지만, 제가 할 수 없는 일이라 항상 아쉬워했었는데,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그 프로젝트들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당장은 힘들더라도 몇 년 후에는 제가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글로벌 프로젝트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간 서울의 비싼 주거비를 내면서 취준하는게 부모님께 너무 죄송했는데, 6개월 동안 직장인 1달 월급만 내고 남은 인생을 디지털 노마드로 살 수 있다면 꼭 해보고 싶습니다.
퀴즈 관련
저 퀴즈는 스스로 푸는 경우에는 3문제 중 1문제도 못 맞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아래의 Cheat sheet을 여러 번 읽어보고 준비가 됐다 싶을 때 도전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GIAI Square는 GIAI 본사 팀과 합의해서 만든 커뮤니티인데,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고급 지식에 대한 이해도, 습득력, 문장 이해력 등을 두루두루 갖춘 인력들에게만 게시판을 열자는 목적에서 Quiz를 만들었습니다. 문제를 만들 때부터 이미 저 문제를 자기 힘으로 풀어내는 인력이 거의 없을 것이다는 것을 알고 만든 만큼, Cheat sheet을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저희 GIAI에서 운영 중인 SIAI 입학에도 같은 최소 조건을 걸었습니다만, [글로벌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도 평소에 영어권의 개발 문서를 끊임없이 읽고 소화해야하는 만큼, 생존을 위한 최소한 요건도 같다고 보고 이렇게 정했습니다.
모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기회를 줬을 때 학습할 수 있는 의지, 끈기, 기초 역량은 갖추고 있어야 교육을 따라올 수 있고,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SIAI의 AI 대학원 입학을 위해 위의 퀴즈에 참석했던 분이 보내주신 메일의 일부입니다.
퀴즈 3문제를 모두 맞춘 뒤 메일 보냅니다. 퀴즈가 어려울까봐 걱정했는데 정말 최소한의 노력과 성의를 보여라 정도의 난이도여서 안심(?)하며 응시했네요.
그간 글로벌 팀원들 사이에서 너무 어려운 퀴즈로 사람들을 쫓아내는게 아니냐는 말도 있었는데, 기대했던대로 Cheat sheet을 꼼꼼하게 읽은 분들은 쉽게 그 벽을 넘을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설명회 - 3월 22일
설명회: 3월 22일(토요일) 오후 5시
장소: 온/오프라인 (추후 공지)
참석 인원 제한
제한 인원: 한 기수에 15명
사무실이나 강의장에 좌석도 많지 않고, 실 서버를 다루는 연습을 해야하는데, 실 서버의 숫자도 제한적입니다. 그 외 각종 장비들을 실제로 써 봐야하는 점을 감안해서, 딱 사무실 유지 비용 나오는 인원만 뽑겠습니다.
15명보다 많으면 후보 번호를 배정하고, 7월, 10월 기수로 입학하게 됩니다.
예상 Q&A
Q.그간 GIAI에서 운영하는 SIAI는 수학만 널리 알려져 있는데, 교육 난이도가 매우 높은가요?
A.많은 개발자 분들이 위의 교육에 [개발자 양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에 굉장히 자존심이 상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위의 프로그램은 상위 5%의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Entry 노동력 시장에서 생존이 가능한 특화 교육입니다
논리적 사고력을 갖추고 있고, 밤새 영어 문서를 읽고 또 읽고,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일단 시키는대로 테마 설치하고, 플러그인 깔아보고, 플러그인 끼리 충돌 일어나는 걸 고쳐볼려고 서버에 'sudo ~' 라고 명령어를 넣었다가 서버에 문제가 생겨서 밤을 새면서 서버에 모든 프로그램을 다시 깔아보는 식의 '노가다'를 하는 교육입니다. 그렇게 '삽질'하다 보면 그 명령어가 무슨 뜻인지 깨닫고 제대로 코드를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거에요.
전 그간 이쪽 업무를 '디지털 노가다'라고 폄하해왔었습니다.
수학적 직관이 필요하다거나, 엘리트 급만 교육에서 살아남는다거나 하는 교육이라면 제가 굳이 '노가다'라는 표현을 쓰진 않을 겁니다.
이 시장은 원래 인도, 동남아 같은 개발 도상국 애들이 들어가는 저급 기능직이라는 생각에 한국과는 인연이 없다고 봤었습니다만, 이제 한국이 중국에 기술적으로 추월을 당하고 먹고 살 거리가 없는 나라가 된 만큼, 한국 젊은이들도 1960~70년대 청년들이 눈을 낮추고 독일에 광부/간호사로, 중동 건설 현장으로 갔던 심정으로 돌아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만들어 봅니다.
실제로 생존을 위해서 수학 지식, 코딩 경험 같은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끈기, 성실성, 논리적 사고력, 영어 읽기 능력이 필요합니다.
하나 더, 위의 교육은 SIAI 이름으로 운영되지 않습니다. GIAI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교육입니다.
위의 기고 글에 언급된대로, 원래는 GIAI India를 통해서 진행하려고 했던 프로젝트입니다.
Q.실제로 하게 되는 일의 난이도는 어떤가요?
A.일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저 같은 비개발자가 저희 회사 서버를 여기까지 만드는데 외부 도움을 거의 쓰지 않았기도 하고, 프리랜서로 만나보는 인력들도 WordPress, Moodle, Drupal 같은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 개발을 매우 잘하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그런데, 글로벌 시장에서 아무리 적게 잡아도 40%, 아마도 50% 이상의 웹사이트가 WordPress로 만들어져 있을 겁니다. Moodle은 교육을 하는 기관이면 거의 다 씁니다. 요즘 Canvas LMS가 뜨지만, 여전히 Moodle로 교육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관의 비중이 훨씬 높습니다. Drupal의 경우엔 비중은 전체의 2%라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Adobe가 운영하는 Enterprise CMS가 설치비만 5만 달러 받는 게 부담스러운 많은 기관들이 웹사이트가 커지면 Drupal을 씁니다.
한국이 콜라파고스(Korea + Galapagos)라서 잘 안 써서 모를 뿐, 밖으로 나가면 PHP 기반의 위의 3개 플랫폼만 제대로 알아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언어로 개발 공부를 해야할까는 Reddit 질문에 이런 답변을 본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PHP dev means you have a job
전문 PHP 개발자를 훈련시키는 게 아니라, 오픈 소스 플랫폼을 살짝씩 고쳐서 기업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이 업무의 핵심입니다.
그냥 설치만 한다고 구글SEO가 완벽하게 되지도 않고, 세부 셋팅이 귀찮은데, 기업들 사정에 맞춰서 다 하나씩 해 줘야 구글 검색에도 잘 나오고, 웹사이트가 해킹도 안 당합니다.
그 귀찮아 보이는 일들을 잘 할 줄 아는 사람도 드물기 때문에, 그런데 그 시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본인 역량만 갖추면 '디지털 노마드'로 '먹고 사니즘'을 해결하는데 충분한 돈을 벌 수 있을 겁니다.
Q.개발자는 잘 만드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하던데, 너무 듣던 내용이랑 다른 것 같습니다
A.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다른 게 정상입니다.
이건 한국에서 보는 일반적인 개발자 트랙이 아니니까요.
이 시스템을 통해 길러진 개발자는
(이미 갖춰진 시스템 위에서 사소한) 문제를 고치는 사람
이지, (새로운 시스템을) 잘 만드는 사람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에 일반적인 루트로 취직하는데는 별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빨리 만들고, 오류 있어도 표 안 나도록 감추는 센스가 중요한 업무가 아니라, 이상한 걸 고쳐주는 해결사 스타일 역량이 이쪽 업무의 핵심입니다.
아마도 저희 회사처럼 오픈소스 플랫폼을 쓰면서 가끔씩 개발 지원이 필요한 N개 회사들 여러 곳을 관리하면서 수익을 내는 '관리형' 회사들에서 더 원하는 인재가 될 겁니다.
Q.왜 이렇게 이상한 과정을 만드냐구요?
A.이 시장이 글로벌에서 제일 인력 수요가 많더라구요.
그리고 '잘 하기' 위한 기술력 측면에서 Entry barrier가 제일 낮았습니다.
오히려 많이 읽어보고,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고, '해결사 스타일'이면 수십년 벌어먹고 살 수 있을 겁니다.
어차피 국내 기업에 IT직군으로 취직해도 40 넘으면 닭 튀켜야 된다면서요?ㅋ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WordPress, Moodle, Drupal은 20년이 넘은 오픈 소스들이고, 20년 간 쌓아놓은 네트워크를 대체할만한 경쟁자가 시장에 거의 없습니다.
센스만 있으면 60, 70까지 닭 안 튀겨도 될 겁니다.
Q.왜 6개월만 하나요? 그 중 3개월만 '출근'인 이유는 뭔가요?
A.그만하면 배울 내용들은 다 배웠고, 나머진 일 하면서 혼자 찾아서 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6개월 동안 교육도, 가르치는건 지식이 아니라, 지식을 찾아가는 과정과 고객사의 생각을 읽는 방식입니다. 개발 지식이라고 가르칠만한 내용은 크게 없습니다. 개발은 학위 과정이 아니니까요.
3개월은 얼굴 보고 친해지라고, 그 다음 3개월은 이제 대세가 된 클라우드들을 직접 써보면서 기업의 상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훈련을 하라고, 그리고 후배들 교육시켜보면서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익혀라는 겁니다. 고객사는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 답답한 사람들일 거에요.
3개월 간 먼저 겪어본 과정인만큼, 후배들이 무슨 잘못된 생각을 하는지 가늠하기 쉬울 겁니다. 그렇게 남들의 실수, 오해를 추적하는 훈련이 되면 고객사를 상대할 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Q.전 아싸라 사람들이랑 엮이기 싫고, 그냥 시키는 일만 빠르게 잘 하는 유형인데요
A.그럼 다른 거 하세요. 기획서 주는대로 개발 빨리 잘하는거 좋아하는 직장을 찾아가시면 됩니다.
그간 한국에서 이쪽 개발/디자인 직군 사람들을 써 보니, 대부분 대화 능력, 문서 작성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대신, 뭘 해라고 시켜 놓은게 이해만 되면 빠른 속도로 하더라구요. 국내 IT 외주 기업들이 대부분 그런 분들을 좋아합니다.
Q.영어로 쓰기, 말하기를 다 잘하면 장점이 있나요?
A.위의 기고 글에서 언급한대로 한국인 개발자들이 개발 실력이 매우 좋아도 이 시장을 뚫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영어 실력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어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있으면 이 시장에서 개발자들 팀을 이끄는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성장할 수도 있고, 본인이 개발 역량을 더 길러서 혼자서 돌아다니는 Fly solo 프리랜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주변 사람들한테 영어 잘하면 괜히 통·번역 대학원 가지 말고, 이거 해라고 충고하고 다녔습니다.
그 분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찾아봐도 없다고 하길래 한 1년 정도 고민하다가 개설합니다.
우리나라가 진짜 콜라파고스 (Korea + Galapagos) 더라구요.
어떻게 글로벌에서 제일 수요가 많은 직군에 이렇게 교육 프로그램이 없다는게 말이 되나 싶었습니다.
Q.무사히 과정을 마치면 앞으로 취직은 어떻게 되나요?
A.우선 실력이 뛰어난 친구들 위주로 해서 저희 GIAI가 필요한 프로젝트들을 몇 개 배정해 줄 겁니다. 그럼 UpWork.com 같은 프리랜서 플랫폼에서 트랙 레코드가 쌓일텐데, 그걸 출발점으로 삼아 개인적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해도 되고, 위의 영어 잘 하는 동기들과 팀을 꾸려도 됩니다.
2기, 3기 정도 교육을 거치고 나면 영어 실력이 뛰어난 담당자 3명 정도가 평소에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고, 나머지 20명 남짓의 개발자들과 채팅을 하면서 'PM 1명 + 개발자 N명' 형태의 팀을 단기로 만들어 프로젝트가 돌아가는 방식이 될 걸로 보입니다.
Q.혹시 앞으로 더 고급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을 만드실 계획도 있나요?
A.저는 개발자가 아니라 못 할 것 같습니다. 저희 조직 전체에 개발자가 아예 없습니다.
저희 GIAI는 자체적인 연구 조직과 더불어 SIAI라는 이름으로 AI/Data Science 대학 교육을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Data Science 교육과 프로젝트가 주 목적인 연구·교육 기관인 만큼, 단순 개발 프로젝트들은 외주를 쓰거나, 아니면 본 [글로벌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게 될 각종 오픈소스들로 웹 개발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Q.그럼 GIAI는 어떻게 도움을 주나요?
A.명칭은 미확정입니다만, GIAI Dev team 이라는 이름의 팀 소속이라는 점을 프리랜서 플랫폼에 밝히고, 프로젝트 이력이 공유되어서 구조화된 조직이라는 점을 고객사에 어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프로젝트 보고서를 알차게 만들어서 서로 공유하는 과정도 운영하고, B급 개발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S급 AI/Data Science 프로젝트까지 모든 레벨의 프로젝트가 다 가능한 조직이라는 점을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추가됩니다.
여러분들이 '대기업', '대기업', '대기업' 노래를 부르듯이, 큰 조직의 일원이라는 점을 들이 밀면 프로젝트 수주하기가 용이합니다.
배경에 있는 GIAI의 여러 서비스를 보고 난 고객사들은 단순한 WordPress 아르바이트에게 시급을 준다는 관점으로 프리랜서 고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역량을 갖춘 전문 IT기관에 작은 프로젝트를 의뢰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게 될 겁니다.
기고 글에 언급한 GIAI India 아이디어가 나온 이유도 같습니다.
Q.프로젝트를 하나도 못 따면 어떻게 되나요?
A.솔직히 가능성이 0%인 사건은 아닙니다.
그러나, 교육 내용이 모두 평소에 다른 기업들이 요청하는 프로젝트들 위주로 돌아가는데다, 가격 경쟁력을 위해 욕심을 어느 정도 희생하면 충분히 시장에서 수익성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GIAI India 설립을 위해 겪어본 인도의 개발 업체들이 하고 있는 사업 모델을 그대로 베껴왔습니다.
남들이 돈을 벌고 있는 사업 모델을 그대로 베껴오는데도 실패하면 그건 사업 모델의 실패가 아니라 역량 부족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Q.매일 출석해야하나요?
A.딱히 하루 종일, 매일 출석해야 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처음 3개월 동안은 출석 안 하면 서버 접근도 힘들 것이고, 무엇보다 그렇게 만든 동료가 있어야 프로젝트 수주할 때 도움이 될 겁니다. 팀에 안 끼워 주면 어떻게 할려구요?
그 다음 3개월 동안은 후배들 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얼굴 한번도 안 보고 교육 시키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역시 나중에 팀 동료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서 가끔이라고 나오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생들이면 공강 많을 때 도서관 대신에 온다고 생각해도 되고, 주말에도 개방할테니 평소엔 시험 기간 빼고 나온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제 포인트는, 사무실에 안 나와도 그냥 6개월 동안 영어로 구글링만 하고 산다고 생각해야 된다는 겁니다.
저도 GIAI 동료들 중 일부는 제 LSE 석사 시절 동기 소개로 Zoom으로만 만났었는데, 나중에 스위스에서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었던 덕분에 지금까지 저희 팀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글로벌 기업에서 일한 분들은 여러 오피스 출신 동료들과 비슷한 경험이 다들 있을 겁니다.
Q.지금은 영어를 못 하지만, 앞으로 영어 실력을 더 키워서 저도 'Fly solo'하고 싶은데요?
A.지난 3년간 SIAI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국 석사 학위를 보유한 영국인과 함께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따로 운영해 왔습니다. GIAI에서 프로젝트 발주를 위해 나눈 대화 등을 모두 포함해, IT산업에 특화된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들으면 됩니다.
철저하게 토론 수업 형태로 이뤄지고, 미리 토론에 쓸 수 있는 발표 스크립트를 준비하는 과정을 2달 8차례 거치며 단순히 '입이 열렸다'가 아니라 '어떻게 논리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는 평가를 자주 전해들었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쪽 업계가 별로 고급 영어를 쓰지 않아도 되니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돈 쓰는 고객 입장에서 Broken English를 구사하는 개발자에게 시급 30달러를 주기보다, 영어 잘하는 개발자에게 시급 35달러를 주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40달러여도 저는 영어 잘하는 개발자를 쓰고 싶습니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확하게 알고 싶거든요.
25시간짜리 프로젝트면, 250달러 더 쓰고 제대로 사정을 아는게 더 남는 장사이기도 합니다. 다음에 추가 프로젝트 열 때, 내가 뭘 업그레이드해야하는지 정확하게 알면 비용을 확 줄일 수 있지 않겠습니가?
이런 격차를 못 메우면 어쩔 수 없이 영어 잘하는 분들께 끌려다녀야 됩니다만, 극복할려는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려 있습니다.
이것도 데이터가 몇 년치 쌓이면 내부적으로 만든 ChatGPT 대체재를 이용해서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한 2-3년 봅니다.
Q.시급 15달러 짜리, 그것도 영어 잘 하는 PM이랑 수익 배분하고, 프로젝트도 몇 개 못 따고 끝날 것 같은데, 돈 버리는거 아닌가요?
A.역시 가능성이 0%인 사건은 아닙니다.
하나 사례를 이야기 합시다. 미국 미네소타에 사는 PM과 원화로 약 3천만원에 해당하는 웹사이트 이전 이야기를 하고 난 다음에 그 PM이 데리고 있는 말레이시아 개발자와 프로젝트 상세 사항을 이야기하다가, 그 개발자가 PM 3~4명에게서 프로젝트를 받고 있고, 연간 20만 달러 정도의 수익을 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매우 성공한 사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성공한 것도 결국 본인 역량이 뛰어났기 때문일 겁니다.
평소에 읽고 이해하는 습관, 논리적 사고력 훈련이 안 되어서 입학 시험도 탈락하는 분이 SIAI에 입학만 하면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다는 착각을 했다가, 자기가 원하는 프로그램에 입학 안 시켜준다고 SIAI를 비방하는 글을 국내 주요 커뮤니티 곳곳에 올린 사례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걸러내야 위의 가능성을 0%로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거꾸로 위의 말레이시아 개발자 같은 성공 사례를 조금이라도 더 만들어 낼 수 있겠다 싶어서, 저희 퀴즈(GIAI Square Membership Quiz (For Level 1) - GIAI Square)를 만들었습니다.
저희 교육은 수학적 필요 역량이 높으면 박사, 낮아지면서 석사, 학사, 비학위 과정으로 내려갈 뿐, 논리적인 사고력, 즉
왜 이걸 여기서 이렇게 했을까?
회사 사정이 어땠길래 이렇게 한 건가?
바꿔야 될 것 같은데 어떻게 바꿔야 할까?
는 끊임없는 의문을 요구하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업에서 개발 요청을 받았는데, 잘 모르다보니 자기들이 원하는 내용을 제대로 전달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걸 곧이 곧대로 듣고 '시키는대로 했다'고 하면 그 기업에게 두 번 다시는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못합니다. 저는 그렇게 인연을 끊은 개발자가 한국에만 한 트럭입니다. 영어권에서도 같은 일을 겪으면 두 번 다시 대화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를 넘겨 짚고, 다시 찾아가서 질문해보면서 왜 그런 '이상한' 질문을 했는지 끊임없이 확인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질문을 많이하면 싫어하니까, 최대한 정확하게 그들의 사고 흐름을 이해하고 꼭 찝어줘야 기업이 자기가 원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그걸 바탕으로 기업이 만족하는 결과물을 뽑을 수 있습니다.
위의 말레이시아 개발자와 30분간 Zoom 미팅을 하면서 저는 Drupal이라는 CMS에 대해 엄청나게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기존에 생각했던 내용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것도 깨달았고, 덕분에 프로젝트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었습니다. 앞으로 문제가 생기면, 대형 프로젝트 발주를 해야할 때는 그 분을 찾아갈 겁니다.
제 첫 직장이었던 D모 외국계 증권사의 IBD 팀에서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을'이 A급 '갑'을 고객사로 얻는 방법은 위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Q.시급 15달러 프로젝트 말고 더 많이 벌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A.아마 처음에는 트랙 레코드를 쌓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저가 수주를 해야 될텐데, 고객 후기가 5개, 10개씩 쌓이고 나면 시급 20달러, 25달러로 점점 올려도 일거리를 쉽게 수주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보통 시금 30달러, 35달러 인력들과 일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수익성은 트랙 레코드가 쌓인 상황에서 업무 시간대를 서유럽과 미국으로 옮겨야 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시급 100달러 짜리 업무도 엄청 많은데, 업무 시간대가 비슷한 분들과 같이 일을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시급 100달러 짜리 인력을 한 번 써서 웹사이트 SEO 문제를 몇 개 해결한 적이 있었는데, 그 분 실력이 매우 뛰어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 갖고 있는 SEO 지식의 1/3은 그 분께 프로젝트 의뢰하고 1시간 남짓동안 TeamViewer로 제 화면을 공유해드렸던 날 얻은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런 분들은 1년 10만 달러 이상을 번다고 UpWork.com에서 매년 공개하는 상위권 프리랜서 리스트에 꾸준히 이름이 올라오는 분들이기도 합니다.
믿기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게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Q.여기에서 AI도 배울 수 있나요
A.전 코드 복붙하는 국내 IT학원 강의는 안 합니다.
Q.저희한테 받는 돈으로 수익성이 안 날 것 같은데, 어떻게 조직을 운영하실 계획인가요?
A.맞습니다. 아마 수강료로는 사무실 월세와 여러분들이 쓰는 서버, 전기세 같은 비용을 겨우 낼 수 있을 겁니다.
중간에 많은 사람이 어렵다고/쉽다고/수익성이 안 난다고 등등의 이유로 그만두면 아마 저도 다음 기수를 더 받지 않고, 지난해에 계획했던대로 한국 오프라인 사업을 정리할 겁니다. 다른 글에서 확인했겠지만, 지난 2024년 초부터 온라인으로 완전 이전을 준비했고, 국내 운영 중인 사업 중 온라인으로 운영 불가능한 사업은 모두 접었습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부터 저도 스위스로 베이스를 옮길 계획이었습니다만, 마지막 Q&A에 있는 이유로 한국 시장에 도움이 되는 길을 한번 제시해보는 중입니다.
수익성은 수강료 대신, 여러분들이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GIAI 이름을 팔았을 때 얻는 수수료에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약 10% 정도 생각하는데, 100명 인력을 길러내서 1인당 1억씩을 벌어오면 회사에 10억이 떨어집니다. 각종 수수료와 광고비, 유지비 등을 제외하면 한 5억이 될 것 같은데, 3년 정도 인력 길러내서 그 정도만 되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력 대비 큰 수익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에 일자리를 뺏기지 않았고, 그 돈이면 제가 손을 떼고 한국에서 전문 담당 강사를 배정할 수도 있을 돈이 되니까요.
가장 큰 이유는, 저인망으로 작은 프로젝트들을 하면서 쌓인 저희 GIAI의 Credential이 GIAI의 주력 사업인 AI 프로젝트 수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GIAI India로 기대했던 수익 모델과 동일한데, 차이점은 인도 학원/컨설팅 조직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그걸 한국에서 하는 겁니다.
[글로벌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과 직접 관계는 없습니다만, SIAI로 진행되는 고급 AI 교육도 같은 수익 모델을 목표로 만들었습니다. 저희 기관 전체가 인력 양성에서 나오는 수익은 조직 유지비로 쓰고, 그들 인력으로 뽑아내는 콘텐츠로 진짜 수익성을 내자는 철학으로 운영됩니다.
Q.학생들 포부 말고, 당신의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A.위의 교육 프로그램은 저도 인도에서 '베껴온' 아이디어입니다. 기고 글에서 말했던대로, 그간 SIAI에서 고급 AI/Data Science 교육을 하면서 쌓은 Credential을 수익화하기 위한 사업 전략 중 일환으로 GIAI 본사에서 진행했던 License 계약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한국인들 몇 십명이 영혼이 갈려가며 힘겹게 만든 Credential인데, 정작 외국 애들이 우리의 고통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걸 보고 있기가 많이 불편했었는데, 어떻게 우리가 한번 시도라도 해 보고, 실패하고 난 다음에 인도에 넘겨주는게 맞지, 지금처럼 시도도 안 하고 그냥 넘겨주면 우리는 바보인가 싶었습니다.
좀 엉뚱한 이야기를 해 볼까요?
조선 고종은 총알 한 발 안 쏴보고 나라를 일본에 넘긴 어리석은 군주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자결한 이준 열사 보낸 것 말고는 역사책에 저항으로 기록 남은 것도 없습니다. 그 사이 일본은 청나라와 러시아를 전쟁으로 몰아내고, 미국과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고, 영국과는 영일동맹을 맺으면서 한반도에 대한 영유권을 확보했습니다. 그렇게 허무하게 나라 넘기고 우리 민족이 했던 건 고작 3.1 운동 밖에 없었습니다. 뒤늦게 만주 벌판에서 총알 몇 만 발 쏘고, 상해 홍커우 공원에서 폭탄까지 던져가며 독립운동을 했다지만, 미국의 미드웨이 해전 대승, 원자폭탄 2개 투하 덕분에 독립을 어부지리로 얻은 것에 불과한 탓에 1945년 이후에 국제사회에서 승전국 지위도 얻지 못했고, 나라가 2개로 갈라지는데도 미·소의 영역 다툼에 휩쓸려야 했고, 1951년 미국과 일본이 맺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으로 겨우 독립국의 지위와 현재의 영토를 국제사회에서 인정 받았을 뿐입니다. 우리나라 사람 서명 하나도 안 들어간 그 종이 몇 장이 얼마냐 중요하냐면, 그 조약 문서에 독도가 없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일본에게 독도 영유권으로 간섭을 받습니다.
제가 그냥 조용히 유럽 팀과 인도 기관의 License 계약을 보고만 있으면 을사조약에 저항 한 번 못하던 고종과 하등 다를 것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무슨 가쓰라-태프트 밀약 맺는 걸 보는 기분이더라구요. 발틱 함대를 대마도 앞 바다에서 격퇴시킨 일본의 무력을 망해가던 나라의 힘으로는 극복할 수는 없었겠지만, 총알이라도 한 발 쏴 보고 을사조약을 맺었으면 최소한 시일야방성대곡 같은 글은 쓰지 않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밟힌 지렁이가 한번 꿈틀거려 본다는 마음으로 개설해봅니다.
6070의 무능과 게으름으로 우리나라는 이제 2류 국가가 됐습니다. 국가가 상품 경쟁력을 잃은 탓에 2030 청년들만 실업으로 고생하는데, 그래도 누군가가 한 번은 이런 무능을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되지 않겠나 싶었습니다. 꼭 100년 전에 나라 잃고 브나로드 운동을 했던 선각자들을 어줍잖게나마 흉내내보려는 건데, 너무 거만하게 보이려나요?
그간 한국에서 제대로 된 AI 교육이 아니면 사기 교육이다는 목소리를 높이다보니 제 도전 상대가 6070 꼰대들이거나 3류 코딩 학원 출신의 우중(愚衆)이었습니다. 그들을 부정하다보니 온갖 Backlash를 당했고, 그것 때문에 정나미가 떨어져서 한국에 발 붙이고 싶지도 않았습니다만, 그래서 SIAI 경영권도 유럽 애들한테 넘기고 한국을 등질려고 했는데, 위에 쓴대로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눈 뜨고 보고 있기가 너무 괴로워서, 마지막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한번 더 시도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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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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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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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